노동사회과학연구소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저지 투쟁과 국유화문제

 

조남수 │ 노동전선 정책국장

 

 

  1. 산업재해 사고와 일가족 사망사고가 계속적으로 신문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자본의 이윤추구 때문에 산업재해로 무수한 노동자들의 귀한 목숨이 사라져 가고 있다. 가정에서는 생존 문제에 절망한 가족들의 동반 자살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거리에서는 생존권 문제에 부닥친 이스타 항공과 아시아나케이오 해고 노동자들의 정리해고 철회 투쟁이 전개되고 있다. 이밖에도 소성리 사드 철거 투쟁,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 동지들의 투쟁, 공무원 해직자의 원직 복직 투쟁, 국가보안법 철폐 투쟁, 세월호 진상규명 투쟁 등이 진행되고 있다. 이 사회의 이러한 단면은 지금 불가(佛家)에서 일컫는 무간지옥을 연상하게 한다.

 

  1. 올해 초부터 전 세계적으로 휩쓸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전대미문의 역병이 아직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비관적인 것은 이 사태가 언제 종식될 것인지에 대한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태를 분석하여 새로운 이름을 명명하여 입에 풀칠을 하는 일부 식자들은 코로나 전후를 구분한다. 그러나 이 사회는 코로나 이전에도 청년실업, 노인 빈곤, 고강도 저임금의 비정규직의 만연, 사회 양극화 등으로 막다른 골목에 처하여 마지막 비상구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다만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이러한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에서 출발한 모든 사회적 문제들이 더욱더 증폭되어 나타나고 있는 점이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차이일 뿐이다. 즉 다른 말로 표현하면, 코로나 이후에는 이 사회의 온갖 병폐들이 더욱더 만개하고 있다.

 

  1. 코로나 국면에서 우리가 생각해볼 문제는, 과연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이 사회 체제가 모든 사람을 인간답게 살 수 있게 하는 구조인가 아닌가의 문제이다. 과학기술문명이 고도로 발달하여 소위 AI 단계까지 다다른 세상에서 사회 구성원 대다수의 빈곤의 문제가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사회 시스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반증이 아니겠는가? 이 사회는 역사상 최고의 생산력을 자랑하는 국가독점자본주의 사회이다. 즉 무진장하게 자본을 축적한 소수의 독점자본이 국가권력과 융합된 사회이다. 그런데 한쪽에서는 소수에 의한 부의 축적과 독점이 상상을 초월할 지경이고, 다른 한쪽에서는 빈곤의 축적으로 많은 사람이 고통의 늪에서 헤매고 있다는 사실이다. 영국의 토머스 모아는 16세기 초에 영국 농민들의 비참한 처지를 ‘양이 사람을 잡아먹는다’라고 표현하였다. 지금 이 사회는 ‘기계가 사람을 잡아먹는’ 사회로 표현해야 할 것 같다. 지금 현실에서는 고도로 발전한 과학기술문명이 대다수의 노동자를 현장에서 황량한 거리로 내몰고 있는 형국이다.

 

  1. 이는 구체적으로 말하면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전하면서, 한쪽에서는 각종 다종다양한 상품들이 흘러넘치고 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이 상품을 소비할 실질적인 구매력을 갖춘 많은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역설적인 상황이 지금의 현실이다, 즉 생산현장에서는 사회구성원들의 수요를 채워줄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없으며 그것이 오히려 과잉생산으로 표현되는 데 반해, 그 반대편 즉, 판매 시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거리의 시장, 온라인 쇼핑, 백화점, 식당 등 모든 곳에서 상품과 서비스가 부족해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실질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사람이 부족해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주류 경제학은 이것을 절대로 인정하지 않는다. 상품이 생산된 만큼 항상 팔린다는 것이다. 즉 수요와 공급은 일치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일찍이 주류경제학 일각에서도 생산과 소비간의 불일치를 인정한 바 있다. 물론 왜 유효 수요가 부족한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이 빠진 한계는 있지만, 공급은 충분한데 유효 수요가 부족한 상황을 표현하는 ‘자동조절 신화의 붕괴’라는 개념은 일말의 진실을 담고 있다.

 

  1. 그런데 이 생산과 소비의 불일치라는 역설적인 현상은 단순히 일반인의 눈에 쉽게 보이는 소비 현장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근본적으로 자본주의 체제의 생산 현장에서 발생하는 ‘상대적’ 과잉생산에서 기인하는 문제이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본 간의 사활을 건 경쟁이 필수이고, 이러한 치열한 경쟁은 자본 간의 전쟁을 통하여 필연적으로 소수의 자본이 승리하여 소수에 의한 자본의 집적・집중으로 나아간다. 자본의 집적・집중은 이 사회에서 재벌이라고 일컫는 독점자본으로 나타나게 된다. 주류 경제학에서는 독점 자본의 형성으로 생기는 긍정적인 효과를 ‘규모의 경제’라고 표현하고 있다. 즉 자본의 규모가 커짐으로 해서 생기는 생산 비용 절약 등 여러 측면에서 규모의 경제가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소수의 자본가의 손에서 민중들의 삶과 고혈을 뽑아내는 착취의 도구로서만 사용된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측면 또한 존재한다.

 

  1. 이 사회의 조선산업도 소위 ‘규모의 경제’를 자랑하고 있다. 이는 조선산업 자체가 어느 정도 규모의 자본을 필요로 하고 어느 정도의 규모가 있어야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선산업 업종도, 경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의 구조적 위기인 공황을 피해갈 수 없다. 조선산업 업종 또한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활황, 공황, 침체 등의 산업순환을 피해 갈 수는 없는 것이다. 조선 업종 내에서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은 지속적인 과잉설비의 투자를 초래한다. 이것은 호황 국면에서는 별문제가 되지 않으나, 공황과 장기적 불황국면에서는 노동자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산업구조 조정이라는 형태를 띠고 나타난다. 물론 자본은 이러한 국면에 대비하여 정규직에 대한 노동자 통제의 방법 그리고 생산 비용절감을 위한 하도급을 통한 하청제도를 이용하고 있다.

 

  1. 코로나 국면은 노동운동에게 동전의 양면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 같이 보인다. 코로나 사태는 이 사회에서 근본적인 자본과 임금노동의 모순을 증폭시켜 드러냄으로써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로의 이행의 필연성을 제시하고 있다. 생산은 대규모적으로 전개되면서 사회 구성원들의 대다수인 노동자의 피와 땀으로 생산해내지만, 그것의 생산물은 생산수단을 소유한 소수 자본가에 의해 전유된다. 노동자는 자신이 생산해 낸 것에 대하여 소유권이 없을 뿐만 아니라 겨우 생존할 만큼의 임금만 받아 생존하고, 노동자가 만들어낸 생산수단(기계학, 자동화, AI 등)이 도리어 노동자를 해고의 위협에 항시적으로 노출시킨다.

 

  1. 현대중공업으로의 인수・합병 문제는 자본주의 생산의 근본적인 문제인 생산의 무정부성을 드러내고 있다. 즉 개별 기업은 사회 전체가 원하는 수요를 예측하여 생산하지 않고 개별 자본 간의 경쟁으로 말미암아 항상 초과하여 생산하고 있다. 그리고 어떤 시기에는 상품의 부족이 나타나고 이로 인해 인민들은 고통받는다. 이것은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농산물 파동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시기는 농산물이 초과 생산되어 수확하지 않고 바로 논이나 밭에서 썩혀 버려지고, 어떤 시기는 평상시의 몇 배 가격으로 팔리고 있다. 그러나 조선산업의 경우, 주문에 따라서 조선 제작에 들어간다는 점에서 상품의 과잉생산이 아니라 과잉 설비 투자가 주요 문제가 된다. 물론 경기순환에 따라서 적정한 규모의 과잉 설비가 문제가 될 수 없다 할 수 있으나, 어쨌든 전 세계적으로 조선업종에서도 독과점이 엄연히 현실에서 존재하는 이상 과잉설비가 문제가 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로 인하여 공황국면에서는 노동자의 대량 실직의 문제가 구조적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1. 지금 공황국면에 대해 엎친 데 덮친 격인 코로나 국면에서 제기되는 과잉 생산의 문제는 단순히 한 기업의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는 전 사회적 문제를 제기한다. 그 문제는 독점 산업과 국가 기간산업에 대한 국유화라는 유일무이한 해결책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다른 말로 하자면, 대우조선해양은 이 사회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선박에 대한 수요에 의지한다. 또한 대우조선이 보유하고 축적한 조선에 대한 경험과 기술은 당연하게도 인류가 역사적으로 축적해온 지식과 과학기술 문명의 산물이다. 그러므로 ‘규모의 경제’를 자랑하는 대우조선해양은 이 사회 전체의 것이고, 특히 그곳에서 피땀을 흘리며 일구어 온 대우조선해양의 노동자의 것이다. 그러므로 일각에서 주인이 없기 때문에 주인을 찾아주자고 하는 주장은 허무맹랑한 언어도단이 아닐 수 없다.

 

10 자본주의에서 독점자본주의와 국가독점자본주의는 자본주의 발전의 최고의 단계이자 최후의 단계이다. 독점자본주의와 국가독점자본주의는 자본주의의 최후의 단계로서 자본주의 이후의 다음 사회, 새로운 사회의 물질적 토대를 준비한다. 자본주의 다음 사회로서 사회주의 사회의 주요한 특징은, 자본주의 생산에서 발생하는 생산의 무정부성을 극복하고 계획경제를 실시한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 사회의 주요한 국가기간산업과 거대한 독점자본은 사회주의로의 이행의 물적 기초이다. 즉 다음 사회, 사회주의 사회의 견지에서 독점자본은 계획경제를 실시할 수 있는 기본적 토대가 된다. 계획경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생산의 사회화에 기초한 생산 수단의 대규모적인 집적과 집중이 필수적인 조건이기 때문이다. ‘규모의 경제’라고 일컬어지는 대우조선의 존재는 이런 의미에서 사회주의로의 이행을 위한 물적인 기초이다. 이상과 같은 의미에서 자본주의하에서 독점자본과 대우조선의 국유화라는 과제가 제기될 수 있다.

 

  1.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 독점자본과 기간산업의 국유화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간산업의 국유화는 사적 자본이 독점으로까지 성장하지 못한 상태에서 자본이 원활하게 증식할 수 있도록 사적 자본에게 도움을 주는 형태의 사회적 기간산업의 국유화가 대부분이다. 그렇지만 지금에 있어서는 이미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달하였고, 이러한 상태에서 사적 자본은 독점자본으로까지 성장하여, 공공부문의 공기업, 국유기업에 대해서까지도 자신들의 이윤추구를 위한 사유화를 요구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리고 공황 국면에서 파산한 거대 기업에 대한 구제 금융을 통한 국유화, 즉, 대기업, 독점자본들에 대한 공황구제책으로서의 국유화 또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국유화의 주요한 하나의 형태이다. 서유럽의 사회민주주의 정당들은 2차 대전 이후 주요하게 국유화를 추진했었다. 그러나 예를 들면 프랑스의 미테랑 대통령 때 시도했던 산업의 국유화는 성공적이지 못했고 사회민주주의 정당이 집권했을 때 도리어 국유기업의 사유화가 진행되기도 했다. 이는 서유럽의 사회민주주의 또한 독점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데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것은 그곳에서 노동자 민중의 정치적 힘이 매우 미약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1. 일각에서는 조선 산업 생태계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지역에서 대우조선을 포함한 지역의 조선 업종의 지역 공기업화를 주장한다. 그러나 첫째 대우조선해양이 생산하는 것은 지역의 수요가 아니라 전 세계적 수요이다. 이것은 지역의 전반적인 경기 상황과 노동자들의 고용이 전 세계적 경기 상황과 수요 상황에 따라 변동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노동자의 고용 측면에서는 지역 경기와 직결되기도 한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의 운영에 관련되는 종사자는 약 2만 1천 명이다. 종사자의 가구와, 관련 하청업체 종사자와 그의 가족 수까지 포함하면 이것은 단순히 지역의 차원을 뛰어넘는 것으로서 국가적인 문제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하나의 지역적 판단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경제와 전국적, 전 계급적 차원에서 노동자 고용의 측면에서 판단되어져야 한다. 그러므로 대우조선해양의 국가소유로의 전환 이외에는 뚜렷한 해결의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1. 다른 한편으로 일각에서 대우조선해양의 공기업화를 주장하고 있다. 자본의 이해를 전 세계적으로 보장하는 신자유주의가 발흥하고 유행하면서 신자유주의의 주요한 정책의 하나가 사유화(민영화)였다. 이는 사적 거대자본이 거대한 국가 기간산업까지 접수할 정도로 성장했다는 측면을 반영한다. 사실 사적 자본이 국유기업을 인수하는 징검다리로서 국영기업의 공기업화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 물론 대우조선의 공기업화는 실질적으로 사적 기업이나 다름없는 대우조선이 국가 기간산업이라는 명분하에서 공공부문이라는 명분을 획득할 수 있는 효과가 생기게 한다. 그렇지만 독립채산제의 공기업은 정부의 예산 정책에 따라 언제든지 구조조정의 위협에 놓일 수 있다. 그리고 국유화된 기업은 종사자들이 공무원 신분이 된다. 그런데 공기업화는 그 과정에서 어차피 국유화와 동일하게 험난한 이데올로기 싸움과 법적인 전쟁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므로 불완전한 공기업화보다는 고용이 확실히 보장되는 국유화를 위한 투쟁이 바람직해 보인다. 어차피 공기업화든 국유화든 자본과 국가를 상대로 한 역관계에 의해 결정된다. 즉 노동자들의 일치단결된 투쟁이 국유화의 여부와 그 향방을 결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불완전한 공기업보다는 확실한 국유화로 나아가야 한다.

 

  1. 현대중공업에 의한 대우조선의 인수・합병은 주요하게 EU를 포함한 몇 개국의 기업결합심사라는 마지막 관문을 남겨두고 있다. EU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합병할 경우 현대중공업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에서 세계 시장점유율이 21%로 되어 독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에 의한 대우조선해양의 인수・합병에 대한 해외 기업결합심사가 어떤 식으로도 결론이 나도 대우조선 노동자에게 쉬운 문제는 아닐 것이다. 만약 해외 기업결합심사가 승인되면 대우조선의 현대중공업으로의 인수합병의 장애물이 제거되기 때문에 합병 절차가 진행됨에 따라 사측의 구조조정의 칼날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해외에서 기업결합 심사가 승인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 또한 회사 경영진이 대우조선의 독자생존을 추구함에 따라 무자비한 해고의 칼날로 구조조정을 밀어붙일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1. 대우조선해양이 ‘규모의 경제’이고, 중요한 국가기간산업의 하나이므로 국가가 실질적으로 책임을 지는 국유화로 나아가야 한다. 물론 그간의 국가소유의 산업은행이 실질적으로 관리・경영하고 있기 때문에 대우조선해양이 이미 국유기업이 아닌가라는 반문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국영기업은 국가가 그 기업을 하나부터 열까지 책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그간의 산업은행 경영체제하에서 국유기업이라면, 거기서 해고가 발생하고, 임금이 도리어 삭감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는가? 그러므로 산업은행이 경영하는 대우조선은 실질적으로 국유화된 것이 결코 아니다. 자본주의 하에서 공기업과 민간 기업은 상시적으로 구조조정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는 반면에, 국유화된 기업은 그 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공무원으로서 실질적으로 신분이 안정적으로 보장되어 해고가 자유롭지 않다는 측면에서 국유화와 공기업화는 차이가 있다.

 

  1. 코로나 국면은 지금까지 사회에서 입에 담지 못했던, 기간산업과 파산한 기업의 국유화 문제를 제기한다. 특히 현실 사회주의가 패배하면서 그에 대한 평가를 보면, 사회주의 하에서 국유기업은 국가가 소유・관리하지만 실질적 사회화가 아니라 형식적 사회화였다. 이것은 한동안 운동진영에서 금기시되어온 영역으로 여겨진다. 그렇지만 현실 사회주의 하에서 국유화에 대한 평가는 논외로 치더라도, 지금 이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공황에 더하여 코로나 역병으로 인한 가히 파국적 상황에서 어떠한 전술적 슬로건을 제출할 것인가의 문제가 제기된다. 물론 지금은 운동진영이 일치단결되고 변혁의 주체역량이 성숙하여 정치권력을 장악할 수준이 안된 상황이다. 그러므로 이상과 같은 측면에서 지금의 정세에서 파산기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국유화 슬로건은 전술로서 고려해볼 만한 것으로 여겨진다.

 

  1. 다른 한편으로 전 세계적 경제위기와 더불어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적 충격은 가히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거대 기업뿐만 아니라 중소 자영업자의 휴업, 폐업과 이에 따르는 노동자의 해고로 사회의 대다수가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이고 이러한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므로 사회 전체가 사회구성원 전체에게 서로 공동의 책임을 진다는 철학에 기초하면 지금의 형국에서 위기에 처해진 거대한 사적 기업과 국가기간 산업의 국유화 담론의 공론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지금 사회적으로 생존의 문제가 회자되고 있는 쌍용자동차, GM 자동차, 이스타항공, 아시아나항공, 대우버스, 한국케이츠 등의 기업은 국유화라는 해결책 이외에는 답이 없어 보인다. 이러한 측면에서도 대우조선해양 또한 국유화 담론의 한 중심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18 다시 한번 강조하면, 1980년대 초 신자유주의의 발흥 이후 세계적으로 공공부문 축소, 사회복지 축소, 국・공유기업의 사유화, 규제완화 등의 신자유주의 정책이 계속적으로 노동자・민중의 삶을 더욱더 황폐화시켰다. 부르주아 식자들도 신자유주의는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실패하였다고 고백하고 있다. 자본과 국가는 노동자・민중들에게 서로 간의 계속적인 경쟁을 통한 각자도생의 길을 강요하고 있다. 이에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전제하에서 사회라는 집단 내에서 그 구성원 서로가 모든 영역에서 서로를 책임을 지는 방향으로, 지금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의 모든 사태의 해결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1. 이러한 방향에서 코로나 국면을 이용하여 각자도생의 길을 거부하고 사회 전체가 유기적으로 생산을 계획하고, 생산물을 통제・분배해야 한다는 것을 전 사회적으로 어떻게 공론화를 시킬 것인가? 즉 국가 기간산업 국유화와 독점 재벌의 몰수・국유화를 대중적으로 어떻게 설득시켜나가야 하는 과제가 있다. 파산 상태에 빠진 국가 기간산업, 즉 자동차산업, 항공산업, 조선산업에 대한 해결전망을 어떻게 세우고 이들 산업에 대한 국유화로 가져갈 것인가에 대한 전 사회적 설득이 선행되어야 한다. 누차 강조하였듯이 노동자계급이 정치권력을 장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국유화라는 것은 당연히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현 정세 속에서 노동자계급이 독자적 진지를 강화하고 대중들의 정치적 의식을 고양시키는 전술로서 파산 위기에 처한 대기업의 국유화는 적절한 전술로 여겨진다.

 

  1. 다른 한편으로 자본은 그들의 축적의 위기를 항상 노동자・민중들에게 전가하고 국가의 지원을 호소하고 재정적 지원을 당당하게 받는다. 자본은 그들의 위기 국면에서 항상 노동자들에게 희생을 강요한다. 그렇지만 이 사회의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 분배하여 실질적으로 이 사회를 운영하는 노동자들은 당당하게 구조조정 저지, 고용 안정을 요구하고 투쟁해야 한다. 자본은 노동자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부를 대대손손으로 승계하는 진정한 철밥통인데, 노동자도 고용 유지를 위한 생존권 투쟁을 당당하게 제기할 필요가 있다.

 

21 지금 시국은 전체 운동에서 엄혹한 정세이다. 코로나 국면으로 노동운동의 정치적 위기, 산업구조 조정, 기후 위기 등이 눈에 띄게 부각되고 있는 형국이다. 자본과 정권이 그들의 통치상의 위기국면에서 노동을 무력화시키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사회적 합의주의 공세를 취하고 있다. 독점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민주당과 연결된 노동계 내의 사회적 합의주의를 지지하는 세력이 민주노총 내에 하나의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 지난 노사정 원포인트 합의 기도에서 드러났다. 이는 민주노총 내적으로 민주당 연대 세력을 고립화시켜 타격하는 것이 필요하고 노동운동의 변혁적 역량이 많이 왜소화된 상태를 극복하고 노동운동의 계급적 세력이 다시 한번 일어서는 노동운동진영의 진지의 강화가 시급하다는 것을 가리킨다. 노동운동의 변혁적이고도 정치적인 전망을 시급히 세워나가야 하는 임무가 앞에 놓여 있다.

 

  1. 코로나 국면에서 좌파의 전국적인 정치적 결집을 통한 변혁적 노동운동의 주체를 강고하게 형성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11월 말과 12월 초에 예상되는 자본과 국가에 의한 노동법 개악을 저지하기 위한 투쟁을 매개로 좌파들의 전국적 결집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노동법 개악 저지 투쟁을 매개 고리로 한 좌파활동가 대회를 통하여 국가 기간산업, 자동차산업, 항공산업, 조선산업의 국유화 투쟁을 중심적으로 배치하여야 할 것이다. 좌파 정치세력은 좌파활동가 대회를 전후로 하여, 반노동・반민중 문재인 정권에 맞서서 대우조선 국유화 투쟁과 노동법 개악 저지투쟁으로 힘을 결집시켜야 한다.

 

23 대우조선해양 투쟁에서 해외 기업결합심사에 매달리면 의도하지 않게 청원운동으로 빠지면서 대중투쟁 동력을 상실할 우려가 있다. 그러므로 조합원에 근거하고 전 사회적 설득력을 가진 전국적 투쟁으로 상승・발전시키기 위하여 대우조선의 국유화로 대정부투쟁을 전개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보인다. 즉 어차피 대우조선 문제는 대우조선이 국가기간산업이면서 동시에 지역에서 차지하는 경제적 위상으로 인하여 정치적 문제의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는 조건을 가지고 있다. 대우조선이 매각 저지 투쟁을 단위 노동조합의 차원을 넘어 전국화시키고 전 계급적 투쟁으로 상승・발전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24 조선산업에서 정규직에 비해 비정규직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대우조선 또한 사내 하청을 통한 비정규직의 수가 정규직을 초월한다. 그러므로 대우조선 인수합병저지 투쟁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대와 단결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비정규직 사내 하청 노동자들이 합병회사의 구조조정의 1순위가 되리라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그러므로 지금의 대우조선 인수합병저지 투쟁과, 향후 필연적으로 초래될 구조조정 저지 투쟁에 정규직 노동자와 하청노동자와의 계급적 단결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또한 원・하청의 노동조합의 노동자적 단결로 중층 하도급 제도를 기반으로 하는 하청 제도 자체의 철폐 투쟁을 벌여 나가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단결을 지역의 원・하청 공동 투쟁으로 상승・발전시키고 전국적 단결 투쟁으로 모아나가야 한다.

 

  1. 예전의 쌍용자동차의 구조조정에 맞선 치열한 투쟁 사례에서 보듯이, 대우조선해양의 구조조정 반대 투쟁은 조합원들의 거대한 대중투쟁을 준비하고 이를 기반으로 싸워나가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구조조정 반대 투쟁의 핵심인 조합원의 고용보장과 해고 금지를 위한 싸움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인디언이 기우제를 지내면 100% 비가 온다. 왜냐하면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이다’라는 유명한 속담이 떠오른다. 이러한 싸움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대우조선의 활동가들의 통일 단결된 결집과 교육과 훈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26 지금 민주노총 선거 운동이 점차 가열차게 진행되고 있다. 두말할 필요 없이 노동조합에서 선거는 주요하게는 대중들의 조직화와 정치의식의 고양의 장이다. 이번 선거투쟁은 노동법 개악이 쓰나미처럼 몰려올 상황에서 치러진다는 점에서 주요하게 노동법개악 저지 투쟁과 대우조선 국유화 투쟁을 주요한 쟁점으로 세워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해관계 당사자와의 간담회를 시작으로 전국적 결의대회 등으로 인수합병을 저지시켜나가는 투쟁을 상승시켜야 한다. 그리고 이것을 이루어 나가는 과정도 전국 투쟁으로 만들기 위하여 거제에서 출발하여, 부산, 대구 등의 영남권에서 출발하여 충청권, 전라권을 거쳐 수도권으로 집결시키는 투쟁이 필요해 보인다. 노사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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