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회원마당: 책 소개(6)] ≪맑스주의와 자유주의―쓰딸린 인터뷰(Marxism versus Liberalism, An Interview; Joseph Stalin―H. G. Wells)≫

 

김병기 | 회원

 

* 원문은 다음의 인터넷 주소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michaelharrison.org.uk/wp-content/uploads/2020/08/Marxism-versus-Liberalism-Interview-with-H-G-Wells.pdf

 

 

이 인터뷰(24쪽)는 긴장감이 있다. 맑스주의자와 자유주의자의 논리가 충돌한다. 질서와 법, 개혁과 혁명, 비폭력과 폭력, 계급 화해와 적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등에 관한 서로의 입장을 명확하게 밝힌다. 자유주의자의 정치적 시각과 사고방식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있다.

영국 작가 웰스(Wells)는 러시아를 한 번(1914년), 쏘비에트 공화국을 두 번(1920, 1934년) 방문했다. 1920년 방문 때는 고리끼(Gorky)의 도움으로 레닌을 방문하기도 했다. 1934년 7월, 쓰딸린을 인터뷰할 당시에는 펜(PEN) 클럽 회장이었다.

≪쏘련 공산당(볼쉐비끼)사≫에 의하면, 자본주의 국가들은 경제 공황에(1930-33년) 깊이 빠져 있었다. 미국의 생산량은 1929년에 비해 65%, 독일 66%, 프랑스 77% 그리고 영국은 86%에 불과했다. 수천만 실업자들이 굶주림에 처해 있었다. 그에 반해, 공황과 무관한 쏘비에트 공화국의 1933년 생산량은 1929년에 비해 201% 증가했다. 지주인 꿀라끄(Kulaks)의 영향력은 소멸되었고, 성공적인 집단 농장 정책으로 사회주의 경제는 크게 강화되었다. 사회주의는 전진하고, 자본주의는 후퇴하는 형세다.

자유주의는 부르주아 사상이다. 신자유주의의 뿌리다. 자유주의에 관련된 사상가는 홉스(Hobbes), 로크(Locke), 벤담(Bentham), 밀(Mill) 등을 들 수 있다. 중도 보수인 자유주의는 대의정치체ㆍ다당제ㆍ개인주의 등을 옹호한다. 모택동은 ≪자유주의와의 전투(Combat Liberalism)≫(총 12쪽)1)에서, 자유주의 세력의 반혁명적인 사례를 다양하게 열거하면서 자유주의를 기회주의, 소부르주아 이기주의라고 비난했다.

그럼 한국의 자유주의 정치 세력은 어떤가 보자. 독점자본의 왼쪽에 있다. 오른쪽에는 군사 독재 잔재 세력이 있다. 그들이 국가보안법 철폐 운동과 계급 적대적인 노동 운동을 외면ㆍ방해ㆍ억압한 지도 이제 꽤나 오래되었다. 김대중ㆍ노무현 10년 정권 동안 그랬었고, 지금 문재인 정권도 그렇다. 그런데 수구ㆍ보수 언론은 집요하게 그들을 진보ㆍ좌파라고 부른다. 대중을 현혹시키고, 사회주의 운동의 전진을 가로막기 위한 의도적인 술책이다. 그들 자신들도 스스로를 그런 모습으로 분장한다. 가증스럽고 뻔뻔하다. 그러나 그들의 참 모습은 독점자본ㆍ국민의힘과 함께하는 신자유주의 세력에 불과한 보수 집단이다.

 

아래는 인터뷰 요약이다.

 

웰스(이하 W): 루스벨트와 면담을 했다. 미국의 경제는 새로운 방식으로 재건되고 있다. 레닌은 자본가로부터 비즈니스를 배워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제 자본가는 당신에게 사회주의 정신을 배워야 한다. 사회주의적인 계획 경제가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서 일어나는 일이 미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감명을 받았다. 그런 의미에서, 모쓰끄바와 워싱턴이 서로 출발점은 다르지만, 사상적으로 어떤 연관성이 있지 않을까?

쓰딸린(이하 S): 쏘련과 미국은 추구하는 목적이 다르다. 미국은 자본주의를 그대로 놔둔 채, 그 경제 체제로 인해 생겨난 손실과 피해만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한다. 우리는 낡은 경제 체제를 파괴하고, 그 기반 위에 새로운 경제 체제를 건설한다. 설사 미국이 그들의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할 수 있다고 해도, 자본주의 체제에 내재하는 무정부적인 생산과 공황을 피할 수는 없다. 주관적으로는, 그들이 사회를 새롭게 재건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생각하면, 미국에서 새로운 사회 건설은 가능한 일이 아니다.

미국에서 계획 경제는 실행될 수 없다. 계획 경제가 뭔가? 계획 경제의 특성은 뭔가? 실업을 없애는 것이다. 자본주의 경제에서 실업률을 어느 정도 줄일 수는 있다. 그러나 노동 시장에 압력을 가하고,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산업예비군이 사라지는 완전 고용을 실현할 수는 없다. 자본가를 없애지 않고,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를 폐지하지 않고, 계획 경제를 실시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W: 당신이 말을 어느 정도 동의하지만, 이것을 강조하고 싶다. 어떤 나라가 계획 경제 정책을 채택하고, 지속적으로 차근차근 실천하다 보면, 금융과두제를 폐지하고 사회주의를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다. 루스벨트의 뉴딜(New Deal) 정책의 영향은 매우 강력하다. 나는 그것을 사회주의 사상이라고 여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모든 건설적인 세력은 함께 뭉쳐야 한다. 두 세계의 적대감을 강조하기보다는 함께 공동의 목소리를 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S: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한, 계획 경제의 실현은 불가능하다는 나의 입장이 루스벨트의 개인적인 자질, 즉 지도력ㆍ용기ㆍ결의 등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물론 이론적으로, 자본주의 체제가 점진적으로 사회주의를 향해서 나아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루스벨트가 자본주의의 체제에 도전한다면, 실패할 것이다.

루스벨트는 은행ㆍ기업ㆍ농장ㆍ선박 등을 통제할 수 없다. 그것들이 사적으로 소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루스벨트는 노동자ㆍ엔지니어ㆍ기술자 등에게 명령을 내릴 수 없다. 그들은 고용주의 말을 듣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자본주의 국가는 자본가의 손아귀에 있다. 이런 의미에서, 그의 개인적인 능력과 상관없이, 루스벨트는 당신이 주장하는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W: 만약에 국가가 은행을 관리하고, 다음에는 교통ㆍ중공업ㆍ무역 등을 단계적으로 관리해 들어가면, 즉 그런 총괄적인 관리는 국가 경제의 모든 분야를 국가가 소유하는 것과 같다. 이것이 사회화의 과정이다. 사회주의와 개인주의는 검은색과 흰색처럼 정반대의 의미가 아니다. 계획 경제의 도입은 경제를 조직하는 사람들에게 크게 의존한다. 사회주의 조직에 헌신하는 숙련된 기술자에게 크게 의존한다. 조직이 사회주의에 우선한다. 조직이 없는 사회주의는 단순한 이념에 불과하다.

S: 개인 이익과 집단 이익은 상반되지 않는다. 집단주의, 즉 사회주의는 개인 이익을 인정한다. 다만 개인 이익을 집단 이익과 결합시킨다. 더 나아가서, 사회주의 사회만이 개인 이익을 충족시키고 보호한다. 그러나 우리는 자본가와 노동자의 계급 대립을 인식하고 있다. 한쪽에는 자본가가 있다. 그들 자신의 이익과 이윤만을 좇는다. 다른 쪽에는, 그들에게 노동력을 팔아야만 살아갈 수 있는 노동자가 있다.

이렇게 이해관계가 상반되는데 어떻게 화해할 수 있겠는가? 사회주의 투쟁을 하는 사람으로 이렇게 얘기할 수 있다. 루스벨트가 자본가의 이익을 희생시키고, 노동자의 이익을 보장하는 정책을 계속 밀고 나가면, 자본가는 그의 자리에 다른 사람을 앉힐 것이다. 자본가들은 모여서 이렇게 말한다. 대통령은 왔다 가지만, 우리는 영원하다. 이런저런 대통령이 우리 이익을 보호해 주지 않는다면, 우리는 다른 대통령을 앉힐 것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자본가의 의지를 거스르면서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W: 인류를 부자와 빈자로 단순하게 나누는 것에 반대한다. 물론 이익만을 추구하는 사람은 있다. 그러나 여기서도, 서구에서도, 그런 사람을 쓸모없는 인간으로 여기지 않는가? 투자를 통해서 이윤을 얻는 것이 주된 목적이 아니고, 불편하지만 불가피한 일(Inconvenient necessity)로 간주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가? 이윤 추구보다는 다른 어떤 것에 더 헌신적인 엔지니어와 경제를 조직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가?

내 견해로는, 자본주의 제도에 불만을 느끼고, 그래서 미래의 사회주의 사회에서 큰 역할을 하고 싶어 하는 다양한 계급의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부자와 빈자라는 두 트랙(Two track)으로 접근하는 것은 무익한 일이다. 그들은 현재의 세계가 매우 혼란스럽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당신이 주장하는 계급 전쟁이라는 적대감은 터무니없는 선전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S: 당신은 인류를 부자와 빈자로 나누는 나의 견해를 단순하다고 반대한다. 물론 당신이 언급한 대로, 기술자라는 중간 계층이 있다. 또한, 그 중간 계층에는 좋은 사람ㆍ나쁜 사람 등 다양한 종류의 사람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먼저, 인류는 부자와 빈자로, 즉 유산자와 착취당하는 사람으로 분열되어 있다. 그리고, 적대적인 두 계급의 한쪽에 서거나, 아니면 중립을 지키는 중간 계층이 있다. 당신처럼 부자와 빈자 간의 근본적인 계급 분열과 투쟁을 무시할 수 있다. 그러면 그것은 근본적인 사실을 무시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계급 투쟁은 계속될 것이고, 그 투쟁의 결과는 프롤레타리아, 즉 노동계급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W: 빈자는 아니지만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 않나?

S: 물론이다. 소지주ㆍ장인ㆍ소상인 등이 있다. 그러나 국가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은 그런 사람들이 아니라, 사회에 필요한 것들을 생산하는 노동 대중이다.

W: 자본가계급에도 여러 유형이 있다. 예를 들어, 모간(Morgan)은 이윤만을 생각하는 사회 기생충이다. 록펠러(Rockefeller)는 오일 산업에서 뛰어난 조직력을 발휘했다. 포드(Ford)는 생산 라인을 합리적으로 조직했다.

최근 영어권 국가에서 쏘련을 바라보는 시각에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다수의 사람이 사적 이윤에 근거한 체제가 붕괴되고 있다는 사실, 낡은 체제가 종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두 세계 간의 적대감을 전면에 드러내기보다, 가능한 한 폭넓게 건설적인 세력들을 결합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

S: 자본가는 조직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쏘비에트 인민은 그것을 배워야 한다. 그러나 이윤에 충실한 사람들 중에, 세계를 새롭게 건설하려는 사람은 별로 없다. 우리와 그들이 다른 점이다. 당신은 포드를 긍정적으로 언급했다. 그런데, 당신은 노동자에 대한 그의 태도를 모르는가? 그가 얼마나 많은 노동자를 길거리로 내몰았는지 모르는가? 자본가는 이윤에 꼼짝없이 묶여 있는 사람이다. 세상의 어느 자본주의 국가도 자본가의 이윤 추구를 막을 수는 없다.

자본주의는 생산을 조직하는 사람과 기술자 즉 중간 계층에 의해서가 아니라, 노동계급에 의해서 폐지된다. 엔지니어와 생산을 조직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의지에 따라 일을 하지 않고, 고용주의 명령에 따라 일을 한다. 그것은 자본가의 이익에 봉사하는 것이다.

10월 혁명 후에 다수의 기술 관료들이 새 사회 건설에 동참하지 않고 방해했다. 그들이 사회주의 건설에 동의하고 참여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풍부한 우리의 경험에 의하면, 기술자 계층은 한편으로는 해롭고, 다른 한편으로는 기적을 만든다.

영국이나 프랑스에서, 자본가에 맞서면서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고자 하는 기술자들이 많다고 생각하는가? 아닐 것이다. 그런 기술자는 별로 없다. 더 나아가서, 사회를 변혁하려면 정치권력이 필요하다. 당신은 권력의 문제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지 않는 것 같다. 사회를 바꾸고 싶어도 권력이 없으면 할 수가 없다. 기껏해야 권력을 잡고 있는 계급의 조력자가 될 뿐이다. 자본가계급을 대신할 위대한 계급은 노동계급이다. 세계 변혁은 복잡하고,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이런 위대한 과업에는 위대한 계급이 요구된다. 큰 배가 먼 항해를 떠난다.

W: 맞다. 먼 항해를 하려면 선장과 항해사가 필요하다.

S: 그건 사실이다. 그러나 먼 항해를 위해서 가장 먼저 요구되는 것은 큰 배다. 배가 없으면 항해사가 무슨 일을 할 수 있는가?

W: 큰 배는 인류이지 계급이 아니다.

S: 당신은 명백하게 모든 사람은 선하다는 가정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러나 사악한 사람도 많다는 사실을 잊지 마라. 나는 자본가에게 선함 (Goodness)이 있다고 믿지 않는다.

W: 몇십 년 전에는 기술자가 많지 않았다. 그런데 할 일과 기회는 많았었다. 그런 이유 때문에 그들은 혁명적이지 않았다. 지금은 기술자 계층이 남아돈다. 그래서 그들의 사고방식이 변했다. 전에는 혁명적인 얘기를 듣지 않았었지만, 지금은 귀담아듣는다. 과거와 달리, 지금의 영국 왕립 협회 회장도 혁명적 견해를 갖고 있고, 인류 사회를 과학적으로 재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신이 하는 계급 전쟁 선전은 이런 큰 변화에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S: 그런 변화를 잘 알고 있다. 자본주의가 궁지에 몰려 있다는 증거다. 자본가는 빠져나갈 출구를 찾고 있지만, 자본주의를 혼란에 빠뜨리지 않고 빠져나갈 방법은 없다. 광범한 기술자 계층도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W: 서방 세계에서 반란이나 폭력 혁명 같은 공산주의자 선전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치부한다. 전제 군주 폭정하에서는 그런 선전은 의미가 있었다. 그렇지만, 서방 체제가 붕괴되는 현재의 상황 속에서는 공산주의 선전이 자신감ㆍ능률ㆍ생산성 등을 강조해야 할 것이다.

S: 당신은 낡은 체제가 붕괴되고 있다고 올바르게 언급했다. 그러나 그 낡은 체제가 고목나무처럼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쓰러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크게 잘못된 판단이다. 장기간의 혁명 과정, 즉 계급 투쟁을 통해서 낡은 체제는 새로운 체제로 대체된다. 그 과정은 매우 고통스러운 투쟁이고, 생사가 달린 투쟁이다. 혁명으로 권력을 잡은 세력은 낡은 체제를 복원하려는 반혁명 세력의 반격을 무력으로 방어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만 한다.

낡은 체제는 붕괴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저절로 붕괴되는 것은 아니다. 파씨즘을 봐라. 파씨즘은 낡은 체제를 폭력적인 방식으로 지탱하려는 반동적인 세력이다. 그런 파씨스트에 맞서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그들과 논쟁이나 말다툼을 할 거냐? 그들을 설득하려고 노력할 거냐? 모두 실효성이 없는 일이다.

공산주의자는 폭력 수단을 조금도 절대화ㆍ이상화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낡은 체제가 스스로 역사의 무대에서 떠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파씨즘처럼 낡은 체제는 언제나 폭력적인 수단으로 스스로를 방어하기 때문이다. 우리 공산주의자가 노동계급에게 폭력에는 폭력으로 대응하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W: 그러나 지금 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봐라. 반동적인 폭력이 조직적인 폭력 행위로까지 타락하고 있다. 그런 반동적인 폭력과 맞서 싸울 때, 사회주의자는 경찰을 적으로 간주하기보다 법에 호소해야 한다. 경직되고 낡은 사고인 폭동이나 반란 같은 주장은 쓸데없는 일이다.

S: 풍부한 역사적 경험이 공산주의자에게 가르치는 중요한 교훈이 있다 ― 낡은 계급은 자발적으로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17세기 영국의 역사를 기억해 보자. 많은 사람이 낡은 사회 체제가 부패했다고 말하지 않았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롬웰(Cromwell)에게 그 낡은 체제를 무력으로 부수라고 요구하지 않았었나?

W: 크롬웰은 헌법적 근거 위에서, 헌법적 집행이라는 이름으로 그것을 실행했다.

S: 헌법의 이름으로 폭력을 사용했고, 왕을 참수했고, 의회를 해산했고, 다른 사람들을 체포하고 처형했다!

그럼 러시아 역사를 보자. 짜르 체제가 썩었다는 것은 오랜 기간 동안 명확하지 않았었나? 그런데, 그 낡은 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려야만 했었나? 그럼 10월 혁명은 어떤가? 러시아 자본주의가 썩었다는 것은 명확하지 않았었나? 그런데, 국내외 적으로부터 10월 혁명을 방어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려야 했었나?

18세기 말 프랑스를 보자. 왕족과 봉건 체제가 썩었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명확하지 않았었나? 그럼에도, 대중적 반란을 피할 수는 없었다.

이런 역사적 사실처럼, 어느 계급도 자발적으로 스스로 다른 계급에게 권력의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이것이 공산주의자가 역사로부터 배운 사실이다. 부르주아가 그들의 자리를 스스로 양보한다면, 우리 공산주의자는 환영하겠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공산주의자는 최악의 상황인 전투에 대비한다. 이런 이유로 인해, 당신에게는 낡고, 시대에 뒤떨어진 반란과 폭력 혁명이, 노동계급에게는 혁명적인 수단이 된다.

W: 무력 사용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낡은 체제를 파괴할 필요는 없다. 이유는 이미 붕괴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낡은 질서에 맞서는 반란과 폭동이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간단하게, 나의 견해를 세 가지로 정리하겠다. 첫째, 질서를 지지한다. 둘째, 현재 체제가 질서를 보장하지 못하면 그 체제를 공격한다. 셋째, 계급 전쟁과 같은 선전은 지식층을 사회주의로부터 멀어지게 한다.

S: 나는 당신처럼 어느 질서나 무조건 지지하지는 않는다. 그 질서가 노동계급의 이익에 일치할 때만 지지한다. 당신의 두 번째 입장을 부정하지 않는다. 현재 체제가 인민에게 필요한 질서를 보장해 주지 못하면, 공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공산주의자가 폭력적인 수단에 사로잡혀 있다고 여긴다면 그건 당신이 크게 오해하는 거다. 지배계급이 스스로 노동계급에게 자리를 양보한다면, 폭력적인 수단을 포기할 것이다. 그런데 역사에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W: 한 계급이 다른 계급에게 권력을 스스로 넘겨주는 일이 영국에서 일어났었다. 1830~70년 시기에, 귀족계급이 아무런 투쟁 없이 군주제를 지지하는 부르주아에게 자발적으로 권력을 넘겨줬고, 그 부르주아 권력은 금융과두제를 확립했다.

S: 당신은 어느 사이에 혁명의 문제로부터 개혁의 문제로 넘어갔다. 그래서 당신이 언급한 사례는 적절하지 않다.

19세기 영국 개혁 운동에서, 차티스트 운동이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느냐?

W: 별로 한 일도 없었고,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S: 그런 입장에 동의할 수 없다. 차티스트 운동으로 일어날지 모르는 폭동을 피하기 위해, 지배계급은 여러 가지 개혁과 양보를 해야만 했었다. 그들의 지배를 유지하기 위해서, 영국 지배계급은 작은 양보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런 개혁을 혁명으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W: 작은 혁명과 큰 개혁 사이에 커다란 차이점이 있는가? 작은 혁명이 개혁 아닌가?

S: 밑으로부터 대중의 압력이 거세지면, 계급적 지배를 유지하기 위해서 지배계급은 필요한 양보를 한다. 이것이 개혁이다. 혁명은 한 계급으로부터 다른 계급으로 권력이 넘어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혁을 혁명으로 표현할 수는 없다.

W: 당신과의 대담은 큰 의미가 있었다. 그래서 고맙게 여긴다. 지금 전 세계 인민들은 당신과 루스벨트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S: 쏘비에트 작가 동맹 대회에 참석할 예정인가?

W: 체류 일정이 짧아 어렵지만, 자유로운 견해의 표현(Free expres-sion of opinion)을 옹호하는 펜(PEN) 클럽 회장으로서, 고리끼(Gorky)를 만나 그 주제에 관해서 논의하고 싶다. 그런데, 당신이 그런 자유까지 받아드릴 준비가 되어 있는지 모르겠다.

S: 우리 볼쉐비끼는 그것을 자아비판(Self-criticism)이라고 부른다. 쏘비에트 공화국은 그것에 꽤나 익숙해져 있다. 당신을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돕겠다.

W: 고맙다.

S: 방문해 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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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읽고 싶어 할 독자들을 위해 ≪자유주의와의 전투≫ 영역본의 링크를 소개한다. 모택동주의자에게는 필독 도서라고 한다. http://collections.mun.ca/PDFs/radical/MaoTseTungCombatLiberalism.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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