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회원마당] 중국 없이 못 살아

 

이영훈 | 회원

 

 

2020년을 시작하자마자 중국 우한에서 발생했다는 코로나로 난리입니다. 1월부터 세계적으로 중국을 막아야 한다고, 왜 중국을 안 막느냐며 난리 치기 시작했고, 수많은 사람들이 일단 중국만 막으면 다 해결될 것처럼 중국 혐오를 짖어 대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은 문재인 정부가 노동 정책에 있어 정말 무능하고 친자본적인 것과 별개로, 미국을 필두로 타국은 다 막아 대는 중국 쪽 입국자들을 막지 않는다고 푸짐하게 욕을 먹었고요.

이전에는 전염병이 돌아도 일상 활동에는 큰 지장을 주지 않거나, 금방 지나고 나서 언제 그랬냐는 듯 끝났다면, 이번 코로나는 선진 국가라고 취급받는 곳은 물론이고 거의 유래가 없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아예 자본주의라는 체제 자체를 뒤흔들어 버리고 있습니다.

이딸리아는 중국인의 출입이 매우 많은 나라임에도 제일 먼저 봉쇄하였으나 감당이 되지 않고 있을 정도로 유럽 국가들 중 가장 크게 난리가 났었습니다. 자본주의 최고 패권국인 미국도 자국민을 전세기로 다 귀국시키고 중국에서의 입국을 원천 봉쇄한 뒤 중국을 놀려 먹으며 희희낙락하다가 봉쇄 후 검사와 초기 관리를 엉망으로 하며 걷잡을 수 없이 번지기 시작해서 시민의 일상이 망가지는 것은 물론이고 경제적으로는 소비가 안 되어 버리자 매우 빈약한 실물에 기대어 사기질을 치던 금융 투기 시장은 화폐 자체가 돌지 않아 투기 시장마저 무너지기 시작하자 1.75%-2%였던 연방 준비은행 금리가 2년 동안 올렸던 수치를 2달도 안 되어 0% 금리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3월 셋째 주 330만 명을 시작으로 8주 동안 3천 6백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는군요. 미국 내의 혼란을 돌려보겠다는 의도인지 미국의 대통령씩이나 된다는 도널드 트럼프는 앞장서서 다 중국 때문이다. 중국이 나쁘다!라며 아예 노골적으로 최고 지도자가 나서서 타국 혐오를 부추기는 정신 나간 촌극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490만 명의 감염자와 32만 명의 사망자가 나왔는데 미국은 자국 통계로만 5월 19일 기준 154만 명의 환자와 9만 명의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현재 자본주의 상위 국가들의 지배계급은 돈 필요할 때는 스포츠다 산업이다 뭐다 중국이 돈 많으니 돈이 필요하다며 대중들이 뭐라고 하든 너도나도 손 벌리고, 대중들의 불만을 이용해 먹을 때는 중국 없어도 잘 살 것처럼 떠들어 대다, 코로나라는 전염병이 국가들마다 퍼지자 자신들의 사회, 정치, 의료 체계를 부랴부랴 재정비하다 여론을 달래기 위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유치하게 싸질러 대는 수준 낮은 타국가 혐오를 부추기고 자빠졌다는 게 참 무서우면서도 한심하게 보일 따름입니다.

한국만 해도 대만은 아예 처음부터 대만인 외에 중국에서 오는 사람들의 입국을 막으니 저렇게 환자가 적고 큰일이 안 나지 않는가! (대만은 5월 18일 기준 440명 확진에 사망자 7명, 5월 8일 이후 확진자가 연달아 안 나오고 있기도 하고.) 우리는 왜 안 막았냐!며 인터넷에서 정부의 무능(?)과 중국인 혐오에 열을 올리며 흥분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이것이 무섭게 보이는 이유는 역사적으로 경제 공황기에 저러한 알맹이 없는 혐오를 부추기는 극단적, 파괴적, 자학적인 언행과 행동이 꽤나 잘 먹혀들어 갔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벌어질 대공황의 상황 중 하나의 예고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과연 중국을 막으면 이 모든 문제가 해결되기나 하나? 전염병이야 둘째 치고,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부문을 따졌을 때 내부 외부 문제가 크게 발생하고도 남을 텐데, 함부로 중국을?이라는 것입니다. 짱깨라는 단어를 서슴없이 쓰면서 중국 자체를 혐오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지만, 현실에서 중국이라는 글자가 각인되지 않은 1차, 2차 산업의 제품과 식료품은 물론 3차 금융에서도 중국을 거친 자금들이 수두룩한 이 상황에서 말이죠. 공식, 비공식 물적 인적 교류야 말할 것도 없고요.

한국에서의 상황만 따져도 이러할진대, 선진국이라는 국가들일수록 과연 중국으로부터 자유로울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인이 김치 없이 못 살아 정말 못 살아~라고 노래를 부르듯이, 자본주의는 중국 없이 못 살아 정말 못 살아~ 아닌가 하고 말이죠.

 

 

공황이라는 암세포에 시달리던 자본주의, 코로나라는 합병증에 응급실로 실려 가다

 

2월까지는 아시아를 불구경하듯 지켜보던 미국과 유럽의 대다수 국가들이 3월 들어서 투기 시장 폭락을 견디지 못하고 일제히 부양책을 발표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은 아예 2008년 꼬라지는 두고 볼 수 없다는 듯 타국은 꿈도 못 꾸는 무제한 양적 완화를 발표하며 대놓고 돈을 찍어 뿌리겠다고 했습니다.

선진국이라는 거창한 이름 뒤에 가려졌던 유럽과 미국의 민낯―의외로 허술한 전염병 대처와 급속한 전파―은 수많은 사람들을 의아하고 혼란하게 만들었습니다. 자칭 선진국조차 집 밖으로의 외출을 전면 금지하는 나라들이 상당수 생길 정도니(그것도 미국 포함), 이번 전염병이 전 세계에 미친 영향력은 가공할 만하다 하겠습니다. 그렇게 타국의 빗장을 열어젖히라며 윽박지르던 자들이 자기 집 방문까지 스스로 잠그게 만들다니… 앞으로 이런 모습을 얼마나 더 볼 수 있을지 신기하기만 합니다.

재난수당이라는 말까지 등장하며 공짜 점심은 없다며 큰소리 떵떵 치던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 못 해도 밥이라도 사 먹게 돈 쥐여 주겠다는 말이 나오고 몇몇 나라는 이미 실행에 옮기고 있는 중입니다.

당장 거창하게 가치 따질 것도 없이 노동자 대중은 열악한 노동 환경에 처했음에도 그 돈을 벌거나 구하지 못해 여론이 불안해지고 흔들리자 정작 평소 정상적인 자본주의 체제에서 누가 굶어 뒈지건 파업하는 노동자들 무력으로 법으로 피 말려 죽이면서 돈을 한가득 쌓아 놓고 이자놀이 투기놀이 투자놀이 하면서 아무 걱정 안 하던 지배계급들이 노동자 대중의 돈이 돌지 않자 체제가 동요하고 붕괴될까 전전긍긍하며 일제히 너도나도 부양책을 발표하기 시작하는 모순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경제학자들을 비롯해 저들은 자기들이 평소에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도 안 나는 모양입니다. 경제학 이론도 쓸데없이 너무 많아서 알아듣기도 힘들고요.

한국은 대통령, 장차관 임금 30% 삭감 쇼로 서민들 재정에 아무 도움도 안 주는 대신 기업 망하는 꼴은 못 보겠다면서 연일 기업 지원을 천명한 문재인 정부와는 별개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인당 10만 원의 경기도 재난수당을 지급하겠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후 4월 국회의원 선거도 다가오고 못 살겠다 소리가 터져 나오자 재난지원금을 정부 차원에서 주긴 줄 텐데 그것마저도 모두 주기 싫다며 소득 하위 70%만 주겠다고 홍남기 부총리를 앞세워 여론을 떠보다 민주당 내부와 정세균 국무총리의 분노(?), 여론의 뭇매를 맞고 가구당 1인 40만 원, 4인 이상 최대 100만 원을 주는 것으로 확정되었습니다(썩을 놈들이 그냥 인당 40만 원씩 주는 게 맞는데, 뇌는 전근대 시절에 머물러 있나, 교과서에서는 핵가족과 개인화 타령해 대면서 자금은 가족 단위로 묶어서 줄 생각밖에 안 하더군요).

전 세계 국가들 태반이 사람에 비유하자면, 암 투병 중에 갑자기 발작이 와서 응급실에 실려 왔는데, 안정제를 대량으로 투여하고도 도저히 수습할 답은 안 나오는데, 일단 수액만 꽂아 두고 수술은 나중에 생각해 보자는 꼴입니다. 그런데 사실 개인적으로 체제 개선 수술이라는 것도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듭니다.

 

 

자본주의가 영원하다고 맹신하는 한, 한국은 중국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나?

 

중국 없이 살 수 있다고 하도 난리들을 치니 한국 산업의 사정을 보도록 합시다.

먼저, 한국의 수출에서 대중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10.7%에서 2019년 25.1%까지 상승했다고 합니다.1) 말이 좋아 25%지 배 4척 중 1척은 중국으로 간다는 소리인데, 꼭 저부가 가치라는 것만 한국이 수입하고 고부가 가치라고 하는 물건만 중국으로 수출할까요? 일자리가 줄어드는 21세기, 고부가 가치라는 말에 정신이 팔려 기초적인 물품을 생산하는 기존 1차, 2차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을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는데, 과거 한국 사람들이 가까운 일본에서 생산한 생필품이나 가전제품이 좋다며 공식적으로 수입하거나 여행 갔다 올 때마다 사 들고 왔던 것과 온갖 기술도 일본에서 많이 배워온 것을 생각하면, 과연 고부가 가치 물건만 수출해서 저런 실적이 나오지는 않을 것입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점을 비롯해서 중국 역시 과거 일본이 한국에 그랬듯 한국에서 중국으로 팔려가는 기초생산품이 의외로 굉장히 많을 것입니다. 해당 업종에 고용된 사람들의 처지 또한 이들에 의해 많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아래의 내용은, 제약산업정보포털 홈페이지에 게재되어 있는 한국과의 교역 동향 및 특징2) 중 일부입니다.

 

가. 한ㆍ중 교역 현황

우리나라 최대 수출대상국은 2003년 이후 미국을 제치고 중국이 됐으며, 2004년 이후부터 한국의 최대 교역대상국으로 부상했다. 2007년부터 중국은 수입에서도 일본을 제치고 최대 수입대상국으로 자리 잡았으며, 한국은 2013년부터 중국의 최대 수입대상국이 됐다. 양국 간 교역규모는 수교 당시 64억 달러에 불과했으나 2005년에는 1,000억 달러를 넘어섰고, 2015년에는 2,273억 달러 규모에 도달했다가 지난해 일정한 하락폭을 보였다.

2018년 상반기 대중국 수출입 총액은 1,311억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5.8% 상승했다.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21.1% 증가한 792억 달러, 수입은 8.6% 증가한 518억 달러로 274억 달러 무역흑자를 달성했다. 이는 작년 한중 관계 개선 양국 간 협의 발표 및 한중 정상회담 이후로 대중 수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중략)

 

다. 한중 교역 현안 및 대응전략

2017년 한국의 중국 수입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2016년 10.45%에서 2017년 9.9%로 하락하면서 일본(9.2%)과의 격차가 축소되었다. 2018년 1분기 한국의 중국 수입시장 점유율은 9.8%로 전년 동기대비 0.2% 하락했다. 하지만 사드 문제에 따른 한중관계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한중 교류는 비교적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여전히 1위국 자리는 유지하고 있다.

중국의 수입시장이 최종재 위주로 성장하는 반면, 한국은 중국 내 가공무역 및 중간재 수출비중이 높아 수입시장 둔화세가 지속되는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LCD, 핸드폰 부품, 전기전자 부품, 석유제품 등 제품이 둔화세가 두드러지며, 반면에 반도체, 제조장비, 석유화학 등 제품은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

비록 지난해에는 사드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2018년 양회 폐막 이후 중국은 사드 보복 종료 의지를 표명하였고, 양회에 나타난 대외경제정책 방향과 이후 한국 관련 태도를 보아 사드 등 경제외적 쟁점이 한중 교류에 미칠 영향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중 FTA 후속협상이 시작 되면서 한중관계 교류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

일대일로, 신북방협력, 한반도 신경제지도 등 양국 핵심 정책의 접점을 찾아 협력 방식과 대상을 발굴하고 추진해야 하며, 중국의 일대일로 성공을 위해서는 한국의 참여가 꼭 필요함을 어필할 필요가 있다.

 

라는 군요. 아무리 봐도 이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외교 관계가 어찌되건 중국에 굉장히 목매는 모습이 보입니다. 수출의 25%를 중국에 기댄다는 앞의 기사와 같이 보면, 통계는 물론 일상에서조차 중국과 관련된 것이 너무나 많아서 21세기 한국 사람들이라면 이것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자본가나 자본의 실무자가 되었을 때, 지금과 같은 경제 공황기에 한국의 제조업이 이 정도나마 유지되는 것도 눈물겨운(?) 일인데, 중국에서 저가로 수입해 오거나 중국에 고가로 판매하던 것을 모조리 자력갱생으로 돌리자거나 마냥 중국을 대체할 국가를 찾자고 인터넷상에서 떼쓰는 것은, 얼척 없고 낭만주의적으로밖에 안 보일 것입니다.

 

 

전 세계에 꼴불견을 과시하는 미국

 

미국은 앞서도 얘기했듯이 코로나 초창기 중국 쪽 입국을 막아 놓고 희희낙락하면서 남의 집 불구경하는 듯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아무 일 없다는 듯 여유 만만하더니, 코로나가 자국 내에서 유행하기 시작하자 어? 이게 아닌데?? 부랴부랴 물건들을 긁어모으고 의료진에게 돈을 줘 가면서 방역 현장에 투신하라는데 정작 장비가 없어서 의료진들조차 감염의 위협 속에 죽을 맛이라는군요.

얼마나 급하면 미국은 독일이 주문한 중국에서 생산된 3M 마스크 20만 장을 태국 방콕 공항에서 압류한 후 미국으로 빼돌렸다고 합니다.3) 프랑스도 6000만 장 주문한 마스크 중 200만 장을 미국에서 세 배의 웃돈을 주고 가로채 갔다면서 방방 뛰자, 미국은 아니라고 거듭 강조하는 중이라는군요. 심지어 주면 받겠다고 했던 물품들이, 그동안 자신들이 규제했던 기업이나 국가의 것인 경우도 있어서, 러시아 등으로부터 조롱당하는 경우도 생겼습니다.

평소에도 제국주의 정책과 추한 짓을 그렇게 많이 하더니 여전합니다.

 

 

혐오는 증오를 실고

 

이렇게 코로나 앞에서 허둥대고 있는 서구와 미국에서는, 중국과 아시아계 혐오 정서가 나타나고 있고(아시아인만 보면 국적과 이유 불문, 욕설과 혐오, 의심의 눈초리를 아무 이유 없이 보낸다거나, 분위기를 조성해서 일상이나 자영업 등에서 견딜 수 없게 만들어 버리는 등 말이죠. 심하게는 불특정 아시아인을 향한 폭행까지 벌이지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서도 경제적 사회적 이유가 겹쳐져, 중국 탓과 중국 혐오가 격해지고 있습니다.

WHO는 특정 국가나 지역에 대한 혐오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공식 명칭에 지역명을 넣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각 지자체 현수막에서조차 우한 코로나라고 당당히 적어 놓고, 언론의 경우에도 우한 코로나라고 한 뒤 괄호 안에 (코로나19)라고 대놓고 적어 놓는 등 말이죠.

과거,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스나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 때와는 달리, 대놓고 한 국가 자체에 원한이라도 있는 듯 비아냥대고 조롱하는 느낌이 강합니다.

인터넷은 말할 것도 없이 정치적인 움직임에 진지한 관심 없이 즉흥적인 반응만 보이는 오락 커뮤니티들은 우한 코로나가 우한 코로나지 무슨 코로나19냐! 우한 코로나다!라고 짖어 대는 경우가 많이 보입니다. 이를 부채질하는 방구석 애국주의자들도 많고요.

이런 우익적인 면을 이용하려는 자들이 준동하며 정보가 확인이 됐건 안 됐건 온갖 혐오 기사를 쏟아 내고 있습니다.

 

독일의 최다 부수 일간지인 빌트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상대로 공개편지를 보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당신의 정치적 멸망을 의미할 것이라며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이에 주독일 중국대사관은 빌트가 선동적 보도를 하고 있다고 반박하며 공방이 벌어졌다.

빌트는 최근 기사를 통해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에 대해 중국 정부에 책임을 묻고 세계 경제에 끼친 막대한 경제적 손실에 대해 보상할 것인지 물었다.

이에 주독 중국대사관은 지난 15일 성명에서 본질적인 사실관계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최소한의 저널리즘과 공정성이 부족하다면서 빌트가 민족주의와 편견, 외국인 혐오를 조장한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빌트는 17일 자로 친애하는 시진핑 주석에게라는 제목으로 편집장 율리안 라이헬트 명의의 공개편지를 싣고 당신은 감시를 통해 통치한다. 감시가 없었더라면 당신은 주석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비판했다.4)

 

… 그러나 보다 신중론 쪽에 선 경제 참모들과 대중 보복을 강하게 주장해온 국가안보팀 간 파워 게임에서 국가안보팀 쪽으로 승기가 기울기 시작했다고 WP는 전했다. 한 고위 참모는 중국을 벌주는 문제는 분명히 트럼프 대통령의 머릿속에 지금 바로 들어있는 것이라고 WP에 말했다.

특히 일부 정치 참모들은 대중 징벌 카드가 정치적으로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에 대한 보다 강력한 한 방을 부추겨왔다는 것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된 경합주 대상 내부 여론조사 결과, 코로나19 발병과 관련해 51%의 유권자가 중국에 가장 큰 책임을 돌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 책임론을 제기한 경우는 24%로 이에 한참 못 미쳤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 역시 미국의 조치에 대한 맞불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징벌 시도는 미국 경제와 미국 국민의 생명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있는 정치극 이상의 의미를 갖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WP는 전했다.5)

 

…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중국의 어떤 또라이(wacko)가 방금 수십만 명을 죽인 바이러스에 대해 중국을 제외한 모든 이들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발 이 얼간이(dope)에게 이러한 전 세계적 대규모 살상을 저지른 것은 다름 아닌 중국의 무능이라는 것을 설명 좀 해주라고 꼬집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중국의 어떠한 입장 발표에 대해 반응한 것인지는 분명치 않아 보인다.

앞서 궈웨이민(郭衛民)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ㆍ政協) 대변인은 현지시간으로 20일 베이징에서 열린 화상 기자회견에서 미국을 향해 일부 미국 정치인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왔다며 책임을 전가하려고 하는데 그들의 시도는 실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중국이 패권 추구를 위해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이용했다고 비난한 사람들은 편협할 뿐만 아니라 완전히 잘못됐다고 비난했다.6)

 

뭐 초기 대응을 생각하면 중국이 잘했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기존에 국제적인 문제들이 터졌을 때와 달리, 이번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 의도와 목적이 매우 노골적입니다.

앞으로 들이닥칠 경제적 압박과 더불어 생각해 본다면, 삶에 아무런 도움은 안 주고 혐오만 가중시키는 증오 문화는 새로운 세력이 새로운 체제에 대한 전망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원인과 출발, 강도는 달라도 지속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여기저기서 중국과 관련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데, 전 세계의 경제학자, 정치인, 경영인은 물론 영세 소자본 개인들은 애국심이 없고 멍청하고 탐욕에만 찌들어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지 못했던 것일까요? 앞서 전체 수출 중 대중 수출이 1/4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의 경우에서 보았듯, 경쟁에서 살아남고, 최대의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그들은 누구보다 잘 알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중국에만 의존해서는 이윤을 남기기는 하나 과거에 비해서는 그 숫자가 작아지니, 이제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필두로 여러 개발도상국들을 상대로 낮은 임금과 열악한 노동 환경을 용인해 줄 곳을 찾아보려는 중인데, 중국에 몰아넣은 수많은 자본의 탐욕을 과연 하루아침에 옮길 수 있을까요? 오히려 혐중 정서를 이용해서든 아니든 아무리 대중이 욕을 하고 성토를 해도 탐욕스러운 자본주의는 값싸게 물건을 만들어 줄 곳이나 거액의 자금을 대 줄 수 있는 중국을 결코 포기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자본이 중국을 모두 포기하기에는 아직도 인구가 많고 대륙은 여전히 넓습니다. (잠시 새서 얘기하자면, 이러한 기술 발전과 노동 관련 문제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다국적으로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나서 자본주의적 이윤 추구 사회가 폐기되지 않는 한, 자본의 입장에서는 절대 용납하지 못할 것 같네요.)

중국 출신인 안유화 성균관대 교수는 지난 4월 14일 KBS 제1 라디오 <최경영의 경제쇼>에 출연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안유화: 되게 재밌어요. 처음에는 중국이 빵 터지니까 중국이 생산 못 해서 바이어는 유럽이나 미국이 바이어는 기다리고 있는데 중국이 생산 못 하니까 수출 못했는데, 중국이 괜찮아 OK OK 하니까.

최경영: 저쪽에서 터져버리니까.

안유화: 그러니까 저쪽에서 터지니까 우리는 수출하고 싶은데 그쪽에서 이제 집행 불가한 거예요.7)

 

중국을 싫어하는 단편적인 사람들은 중국만 수출 못 해 먹으니 꼴좋다느니 생각하겠지만, 자본가를 배제하더라도 중국이 생계 문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사람들에게는 중국에서 생산하는 물건만 목 빠지게 기다리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는 거겠죠. 조금 길지만, 관련된 기사 2편을 인용해 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중국이 500억 개가 넘는 마스크를 수출하는 등 의료 물자 특수를 맞았다고 관영 글로벌 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5월 1일 기준 중국이 해외에 수출한 마스크 수는 500억9천만 개에 달한다면서 중국은 세계 방역을 위해 의료 물자 생산 분야에서 공헌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마스크 외에도 이번 코로나19 발생 기간에 방호복 2억1천600만 벌과 의료용 고글 8천103만 개, 적외선 체온계 2천643만 개, 수술 장갑 1억4천만 켤레를 수출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중국은 수출용 의료용품의 품질과 공급 관리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또 의료 물자 수출과 관련한 불법 행위 단속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8)

 

세계 1위의 경제체인 미국과 3위 일본이 2위인 중국을 협공하는 모양새다. 공교롭게도 미ㆍ일은 지난 9일 같은 날 중국에 진출한 자국 기업을 불러들이는 새로운 목소리를 냈다.

래리 커들로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폭스비즈니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돌아오는 기업의 이전 비용 100%를 지원하겠다우리의 희망은 보다 많은 미 기업이 미국으로 돌아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미국의 입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집권 이후 일관된 것이다. 지난해 8월 트럼프 미 대통령은우리의 위대한 미국 회사가 중국에서 바로 철수를 시작할 것을 명령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 치 양보 없이 전개되는 미ㆍ중 무역전쟁 속에서 나온 말이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 사태가 터지며 미 제조업의 중국 철수를 강조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미 상무부장 윌버 로스는 얼마 전 중국 내 신종 코로나 상황이 미 제조업의 회귀를 가속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에 이어 이젠 일본도 가세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일본경제산업성은 지난 9일 총액 108조엔(약 1222조 5000억원)의 코로나 관련 경제원조계획을 발표하며 일본의 공급 사슬 개혁과 관련해 2435억엔의 자금을 할당했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중국에서 필요한 부품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게 되자 이 같은 상황의 재발 방지를 위해 공급망을 다원화 하겠다는 것이다. 공급망 다원화를 위해 책정된 2435억엔은 일본 제조업의 중국 철수를 지원하는 데 쓰인다.

2435억엔 중 대부분인 2200억엔이 중국에서 일본으로 돌아오는 기업에 쓰이고 나머지 235억엔은 중국에 있던 공장이 동남아 등 다른 국가로 이전하는 걸 지원하는 데 사용하게 된다.

이 같은 미국과 일본 기업의 중국 철수 움직임은 지난 2015년 서방 국가와 일본이 공동으로 중국의 시장경제 지위를 인정하지 않았던 사례나 2018년부터 시작된 미ㆍ중 무역전쟁보다 더 큰 충격을 중국에 안길 수 있다고 중화권 인터넷 매체 둬웨이(多維)는 말했다.

중국 언론에선 미ㆍ일 기업의 중국 철수 이유가 다르다고 주장한다. 미국이 중국의 부상을 저지하려는 정치적 동기를 갖고 있다면 일본은 생산라인을 다원화하는 등 경제적 이유가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둬웨이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미ㆍ일 모두 중국을 더는 함께 손잡고 나가야 할 중요한 협력 동반자로 보지 않기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중국이 발전해도 미ㆍ일과 같은 국가가 되지는 않을 것이란 계산이 작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미ㆍ일만 자국의 제조업 귀환을 요구하는 게 아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지난 6일 의료 기기 부문에서 자급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역설했고 엠마누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생필품을 다른 사람에 의존하는 건 미친 짓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 사태로 중국에서 인력의 이동과 물자의 유통이 막히며 이미 엄청난 곤란을 경험한 국가들로선 자구책 마련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향후 세계 각국 기업의 중국 이탈이 얼마나 더 많이 또 빠르게 이뤄질지 관심이다.9)

 

그동안 기본적인 생필품은 말할 것도 없고 유사시 가장 기본적인 부분, 생명과 관련된 의료 용품까지, 그렇게 중국 욕을 해 대지만 죄다 중국에서 수입하고, 심지어 자기네들끼리 싸구려라 그러면서 서로 먼저 쓰겠다고 웃돈 주고 구입하는 것이 자본주의 선진국의 현실입니다.

그리고 위에서 인용했듯 매번 나오는 말이지만 뻑하면 자국이나 타 개발도상국으로 생산 기지를 이전한다고 난리들을 칩니다. 그러나 자본이 자국으로 제조업을 기존 인원을 그대로 고용한다는 전제하에 제대로 회귀시켰다는 사례를 대문짝만하게 언론에 나온 것을 본 적이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설사 돌아왔어도 죄다 자동화시켜 만 명 고용하던 것을 두어 명이 처리할 수 있게 극도로 자동화된 상태로 계산기 두들겨 보고 돌아왔거나요.

전염병이 정상화되면 자본들은 언제 정부 말을 잘 들었냐는 듯이 자본주의 논리에 충실하게 중국이나 다른 개발도상국으로 물밀 듯이 빠져나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니 겉으로는 중국에 그 난리를 치지만 한편에서는 중국 눈치를 보는 위선적인 광경이 매번 펼쳐지는 것이 아닐는지요? 자본주의를 전 세계가 포기하지 못한다면 자본주의 체제를 이용하는 중국 역시 호락호락하게 그 권위를 잃지 않을 것임은 분명합니다.

 

 

금융 없이는 살 수 있어도, 재화 생산과 노동 없이는 살 수 없다

 

코로나 전염병이 2020년에 던진 것은 자본주의 체제 자체에 대한 의문이 아닐까 합니다. 바로 이윤의 논리로 인해 발생하는 인간 사회의 모순과 그로 인한 행동들이, 위험하고 제한된 상황에서는 필수적인 것들을 제외하고 한시적으로 생산과 노동, 여가를 자제하면서 안전한 방법을 강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화폐라는 자본주의 체제 유지의 논리이자 족쇄 때문에 어마어마하게 필수적인 재화가 평소에 쌓여 있는 국가들조차 정작 긴급하게 다량으로 필요한 물건을 본토에서 구하지 못하고 자체 생산조차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사태 초기 대중들은 전염병에 자발적/반강제적으로 스스로를 격리했으나 노동을 하지 못해 자본가가 돈이 돌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본주의의 이윤 논리에 의해 반강제적으로 노동 조건 악화나 구조조정을 받아들이거나 매우 불안한 일터로 내몰릴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식량과 의약품 및 생활필수품을 생산하는 기계와 노동을 매우 무심하게 생각하게 만들고 무가치하게 취급하였고 이러한 것으로는 큰돈을 벌기 힘들다는 어처구니없는 자본주의식 교육과 논리 때문에 무시당하던 분야에서 오히려 그 소중함이 빛이 남과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선진국이네 제국주의 국가네 하던 국가들은 싸구려 생활필수품조차 우습게 볼 수 없는 처지에 몰리게 되었습니다.

경제 관련 인사들은 지금에서야 제조업을 회귀를 하니 어쩌네 떠들지만 지금 당장 전염병이 종식됐다는 전제하에 1년 만 지나도 수익성이 없다 현실성이 없다면서 공적인 상황에서 필요한 노동력과 기계가 언제 필요했냐는 듯이 매몰차게 갖다 버릴 것입니다.

엄청난 기술력으로 세상에 자원과 재화가 셀 수 없이 쌓여 있어도 자본주의 논리에 의해 자국 내에서조차 무상 분배 따위는 꿈도 꾸지 못하며 그 와중에 경제 위기를 극복한다는 명분으로 무가치한 화폐를 무제한으로 찍어 내서 망해 가는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한심한 짓거리가 지속되는 중입니다.

그러나 현란한 사치쇼와 방송과 교육으로 숨겨 왔던 자본주의의 모순과 위기가 표면으로 서서히 드러나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교육받고 주입당한 이론과 혼자서는 절대 벗어날 수도 해결할 수도 없는 피부에 닿는 가혹한 자본주의 현실에 대한 모순이 점차 인식되고 있습니다. 체제에 대한 불신과 의심이 점점 커져 가면서 기존에 억눌려 있던 혁명적인 전망들이 조금씩이라도 분출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봅니다.

 

 

중국의 존재감을 생각해 보며

 

코로나로 인한 정세 변화를 생각하며, 중국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본 계기가 되었습니다.

자본주의는 쏘련과 중국을 공산주의라며 무조건 비아냥대고 욕했지만 그 쏘련과 중국이 자본주의로 흘러가도록 방기하고 강요당했던 것은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공산주의 포기나 자연스러운 시대적 흐름에 의해서가 아닌 다름 아닌 자본주의 그 자체의 끊임없는 협박과 포섭이었습니다.

거기서 쏟아지는 중국 인민들의 노동력은 자본가들의 초과이윤 착취를 위한 이상적인 헐값의 노동력 그 자체였고요. 투기 시장으로 치면 이제 막 창업해서 규모가 커졌거나 바닥을 다지고 있는 거대기업 주식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것을 이용해서 자국 노동자를 해고하고 그 노동자들 달래기 위해 헐값에 중국 노동자들을 부려 먹어 자국 노동력의 값어치가 형편없어진 만큼 형편없이 싼 가격에 자국에 물건을 공급합니다. 그렇게 서서히 자국의 노동자들의 형편을 위선적으로 달래 가며 체제가 혼란해지지 않을 만큼 만들어 놓고 초과이윤을 획득하며 희희낙락합니다.

그렇게 수십 년 동안 재미 봐 놓고 돈도 잘 안 벌리고 자기네들 체제가 위험해지니까 딴소리를 합니다. 이게 다 중국 때문이다! 중국 너네가 무조건 다 잘못했어!

그리고 지배계급만의 짖는 소리로 부족할 것 같으니까, 우리가 이렇게 된 것은 다 중국 탓이야!라고 자국 국민들을 선동합니다.

 

중국 우한의 연구소에서 코로나19가 유래했다는 주장이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다시 제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관련 보도 내용을 언급하며 연구소 발원설에 불을 지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운을 떼자 곧바로 영국과 프랑스도 중국을 상대로 코로나19에 관련한 의문에 명확한 답변을 내놓으라며 촉구했다.

현재까지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코로나19 발병 원인을 놓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국이 중국을 본격적으로 압박하는 모양새다.10)

 

허나 중국을 단순히 당장 화풀이하자고 증오만 하고 배척만 하기에는 이미 우리 자신이 일상에서부터 직접적으로 너무 많이 중국에 엮여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차분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남는 것은 누구 좋으라고 질러 대는지 모를 갈 곳 잃은 증오뿐이겠죠.

 

 

글을 마치면서

 

자본주의 도입 이후에 중국 정부의 환경에 대한 대처나 타국에 대한 배려가 저는 긍정적인 면이 부정적인 면보다 크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의 대응 역시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뭐가 정말 구린 게 있는지 숨기는 게 있는 건 아닌지… 그러나 수십 년 동안 그런 중국의 불확실성에 대비한 전 세계 자본주의 국가의 대비와 태도가 결코 좋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자본주의 체제에 기생하는 자들의 태도는 수백 년 동안 분명했습니다. 돈만 벌면 되지 이론이고 사람 목숨이고 제조업이고 무슨 상관이야!

그리고 이제 막장까지 와서 자본가와 지배계급 자신들도 뜬금없이 들이닥친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병에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자신들도 눈치 보여 보수도 깎고 국민들에게 돈도 무상으로 쥐여 줘야 해서 힘들다고 징징댑니다. 그러나 자본주의 체제의 기득권은 포기할 수 없다고 합니다. 사회 전체적으로 사회주의(?) 얘기는 점점 나오지만 개악판인 사민주의조차 절대 용납 못 하겠다네요.

자본주의의 이런 오만한 태도는 미국 민주당이 버니 샌더스에게 보인 태도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버니 샌더스는 대충 미국 자본주의 기준으로 잘 봐줘도 가운데에서 약간 왼쪽으로 간 정도인데 그것조차 용납 못 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며, 사회주의가 뭔지는 모르겠는데 자본가들이랑 짝짜꿍하고 있는 민주당 말아먹으면 안 돼요라며, 민주당 내의 의원들과 고위층이 완강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버니겟돈, 네버 샌더스, 스톱 샌더스….

2020년 미국 대선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9)이 민주당 대선후보가 돼서는 안 된다는 우려의 표현들이다. 주로 민주당 기득권층을 중심으로 나온다. 버니겟돈은 샌더스의 이름 버니와 종말을 가져올 대전쟁을 뜻하는 아마겟돈의 합성어다. 샌더스가 대선후보가 될 경우 민주당 기득권층은 종말을 맞게 된다는 의미다. 네버 샌더스스톱 샌더스는 샌더스가 대선후보가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운동이다.

 

(중략)

 

블루멘탈은 클린턴 부부는 민주당 리더십 회의를 통해 기업의 돈을 모아 통제할 수 없는 거대한 조직을 만들었다면서 이는 그동안 노조나 시민권 연합에 의존해온 민주당 후보와는 매우 다른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 조직은 빌 클린턴 퇴임 이후도 사라지지 않고 정당과 정치 그 자체를 삼키기 시작했다면서 그 조직은 힐러리에게 넘어가 상원으로도 진출했고, 클린턴글로벌이니셔티브(CGI)로 성장했다고 했다. 클린턴 부부의 영향력은 당연히 민주당 내 최대 기득권 집단인 DNC에 투영돼 있다.11)

 

민주당 내에 일반 당원들의 샌더스에 대한 기대는 아랑곳하지 않고 저번 대선은 힐러리 클린턴이, 이번에는 샌더스가 경선을 포기하고 전 부통령 조 바이든이 유력 주자로 올라오는 것부터가 그렇습니다. 물론 미국 지배계급이 자기네들 밥그릇을 가지고 싸우고 걱정하는 이 순간에도 미국 내에서 전염병은 열심히 퍼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자본주의 국가 미국이 이럴진대 그동안 미국 따까리 하던 다른 자본주의 국가들은 굳이 말 안 해도 방법이나 사정은 달라도 같은 고민을 할 것입니다. 지배계급도 지배계급의 고민이 있다는 것은 권력과 패권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지난 4월 5일 일요일 마들역 앞을 지나가는데, 중국이 인터넷으로 몰래 한국에 정치 개입을 했다는 문구의 선동 스티커가 버스 정류장에 붙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정체도 불분명한 자들이 차이나 게이트라는 어디 근본도 없는 정보를 가지고 사람들 선동하려고 하는 것을 보니 우습기만 하더군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러한 행동들이 세계적인 혐오 대유행의 전조일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행동의 근원에는 여러 선진국들이 그랬던 것처럼, 한국인들 역시 중국에 대한 우월감에 도취되어, 중국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매우 쉽고 만만하고 우습게 보는 것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되면 내가 저놈보다 강하다는 근거 없는 자존심도 생기면서 자신이 우월하다는 전제를 깔고 상대방을 비하하고 하대하게 됩니다.

그래서 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중국이 좋든 싫든 자극적인 정보와 우월감에 도취되어 증오에 휘둘리고 정세를 오판하는 사람이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노사과연

 

 


 

1) 김은별 기자, “현대경제硏 ‘코로나19, 중국 의존도 높은 한국 수출에 부정적’”, ≪아시아경제≫, 2020. 3. 8. <https://news.v.daum.net/v/20200308120453820>

 

2) https://www.khidi.or.kr/board/view?pageNum=6&rowCnt=10&menuId=MENU01824&maxIndex=00487601479998&minIndex=00138384479998&schType=0&schText=&categoryId=&continent=&country=&upDown=0&boardStyle=&no1=&linkId=48759912

 

3) 오애리 기자, “美, 독일 가려던 마스크 20만 장 빼돌려…獨 ‘현대판 해적’”, ≪뉴시스≫, 2020. 4. 5. <https://m.news.nate.com/view/20200405n09034?list=edit&cate=tot&hc=811582&mal=14>

 

4) 이광빈 특파원, “독일 빌트 “시진핑, 코로나로 멸망할 것” 공개편지..중국 발끈”, ≪연합뉴스≫, 2020. 4. 19. <https://news.v.daum.net/v/20200419184951527>

 

5) 송수경 특파원, “트럼프, 대중 보복 카드 만지작…G2 ‘코로나19 전면전’ 치닫나”, ≪연합뉴스≫, 2020. 5. 1. <https://m.news.nate.com/view/20200501n02149>

 

6) 송수경 특파원, “트럼프 “중국 무능 때문”..“또라이ㆍ얼간이” 막말 쓰며 맹비난”, ≪연합뉴스≫, 2020. 5. 20. <https://news.v.daum.net/v/20200520232655290>

 

7) https://www.youtube.com/watch?v=6b6WmjkkIEU (해당 영상 18:55~19:15)

 

8) “‘코로나19 특수’ 중국, 세계 각국에 마스크 500억 개 수출”, ≪한국경제≫, 2020. 5. 18. <https://www.hankyung.com/international/article/202005187980Y>

 

9) 유상철 특파원, ““돌아오라” 미ㆍ일 기업의 중국 철수 움직임에 중국 긴장”, ≪중앙일보≫, 2020. 4. 16. <https://news.v.daum.net/v/20200416101541172?f=m>

 

10) 이원준ㆍ김서연 기자, ““코로나 진실 밝혀라” 미국ㆍ영국ㆍ프랑스 일제히 중국 압박”, ≪뉴스1≫, 2020. 4. 17. <https://news.v.daum.net/v/20200417141753609?f=m&from=mtop>

 

11) 조찬제 선임기자, “[조찬제의 월드프리즘] 미국 민주당의 ‘샌더스 죽이기’”, ≪주간경향≫ 제1367호, 2020. 3. 9. <http://weekly.khan.co.kr/khnm.html?www&mode=view&art_id=202002281415391&de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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