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편집자의 글] 한 점의 불꽃이 들판을 태우기 위해

 

 

 

김해인 | 편집출판위원장

 

 

<정세>에는, 김태균 연구위원의 2020년 정세, 그리고 우리가 나아갈 길을 실었습니다. 김 연구위원은 2020년 한국 노동자에게 있어 주어진 주ㆍ객관적 조건은 그리 만만치 않다며, 10년간 지속되는 장기적 경기 침체라는 위기 상황의 한복판이라는 조건, 문재인 정권 집권 이후 형성된 한(조선)반도를 둘러싼 정세적 조건, 4월 15일 예정된 부르주아 정치 일정, 즉 총선이라는 조건을 이야기하고, 이 국면을 어떤 입장과 방향을 가지고 돌파해 나갈지에 대해 주장하고 있습니다.

<현장>에는 먼저 박문석 연구위원의 “‘민주노총 2020 사업 계획에 대하여를 실었습니다. 이 글은, 박 연구위원이 민주노총 2020 사업 계획 설명회에 다녀온 뒤, 생각 든 바를 짧게 정리한 글입니다. 짧은 글이지만, 민주노총 사업 계획에 드러나 있는 문제점들과 민주노총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잘 제시하고 있는 글입니다.

다음으로 천연옥 부산지회장의 활동 이력과 운동의 전망을 들을 수 있는, ““노동조합 운동을 넘어서, 노동 운동으로―천연옥 부산지회장 인터뷰가 이어집니다.

<이론>에는 문영찬 연구위원장이 20세기 사회주의의 역사적 성격에 대해, 연재를 시작합니다. 이번 호에는, 머리말제1장. 제1차 세계 대전과 러시아 10월 사회주의 대혁명의 승리를 실었습니다.

이어지는 <번역>으로는 엘리노아 맑스의 여성 문제를 번역해 실었고, 독자 여러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번역 앞부분에 해제를 달았습니다. 해제와 번역에는, 서의윤, 정호영 두 분 회원이 수고해 주셨습니다.

이번 호 <회원 마당>에는 모두 네 편의 글을 실었습니다. 먼저 김형균 회원의 미 제국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침탈사 훑어보기가 이번 호로 마무리됩니다. 이번 호에 실린 (하)에서는 미 제국의 동남아ㆍ태평양 침탈사자본주의와 함께 몰락하고 있는 미 제국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김형균 동지는 미 제국이 전 세계 인민들의 공동의 적이라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확인했고, 미 제국이 극심한 자본주의의 내적 모순으로 인해 수습할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음도 분명하다고 말하며, 3회에 걸쳐 연재된 긴 글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두 편의 <서평>, 서의윤 회원의 ≪세계 사회주의 운동사≫를 읽고와 천연옥 부산지회장의 여성 해방은 사회주의의 승리를 통해서, 사회주의 승리는 오직 프롤레타리아 여성과의 결합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다!―≪클라라 체트킨 선집≫을 읽고를, 그리고 배은주 사무국장의 <영화평>, 가난에 대하여―영화 ≪하얀 악마; 금요일 밤 택시드라이버≫를 보고를 실었습니다.

끝으로 <자료>로는, 217일의 투쟁을 정리하고 새롭게 현장 투쟁을 결의하고 있는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결의문] 217일 요금수납원의 투쟁 전원 직접고용 포문을 열고 도로공사에 민주노조 깃발을 세우다2019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 몸짓문선대 자격을 폭력적으로 박탈한 것에 대한 명백한 진상조사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합니다를 실었습니다. 그리고 표지 사진 설명에서 언급되었던 마오쩌뚱의 한 점의 불꽃이 들판을 태울 수 있다<자료>로 실어 보았습니다.

 

*          *          *

 

<표지>에 실린 사진은, 전남 영암 어느 마을에서 매년 풍년을 기원하며 해충을 죽인다는 의미로, 논 태우기를 하는 장면입니다. 사진을 보내온 김용화 편집위원은, 이 논은 바다를 간척해서 만든 것인데, 바다에 의지해서 살아온 어민들은, 이 논을 살 돈이 없어 정든 고향을 버리고 외지로 나가, 날품팔이, 임금 노동자, 도시 빈민으로 살아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논 태우기를 보면서, 이 불길이 땅속의 해충을 태우듯, 억압자들을 다 불태웠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김용화 동지의 말에, 이 땅 자본주의가 무엇을 딛고 서 있는지를 다시금 떠올려 봅니다. 한편에서 미제와 지주ㆍ자본가계급은, 일제가 물러간 이 땅에 새로운 해방 세상을 세우기를 열망했던 수많은 사람들을 잔혹하게 탄압하고 학살했습니다. 또 한편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 자본가들의 배를 불리기 위해 밤낮없이 가혹하게 일하거나, 날품팔이, 도시 빈민이 되어 비참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했습니다. 이 땅 자본주의는 이런 노동자ㆍ인민 대중의 피로 물든 대지 위에 서 있습니다. 그래서 이 불길이 땅속의 해충을 태우듯, 억압자들을 다 불태웠으면 좋겠다는 김 동지의 생각에 저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공감을 보냅니다.

마오쩌뚱은 한 점의 불꽃이 들판을 태울 수 있다(星星之火, 可以燎原)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한 점의 불꽃이 저절로 들판을 태울 수는 없습니다. 이 땅의 지배자들이 그것을 막기 위해, 방화선도 치고, 수많은 소방수도 투입해 두는 등, 자신들이 가진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를 넘어서야, 한 점의 불꽃은 거대한 불길로 타오를 수 있습니다.

반동의 시대, 사이비 거짓 예언자들이 판치며, 노동자ㆍ인민 대중의 눈과 귀를 흐리고, 길을 헤매게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무엇보다 먼저, 확고한 사회주의적 전망을 세워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전망하에서 현실의 정세적 과제들을 돌파해 나가야 합니다. 그 과정 속에서 노동자계급을 조직하고, 계급 의식을 고양시켜 나가야 합니다.

노동자계급의 혁명적 이론과 사상을 정립하고, 이를 정세적 과제들과 결합해 노동자계급의 진로를 밝히며, 과학으로 무장된 노동자계급의 혁명적 정치 조직을 만들어 가는 것이, 지금 우리 노동자계급에게 주어진 가장 절실한 전략적 과제입니다. 우리가 이러한 과제를 한 발 한 발 수행해 나갈 때, 한 점 불꽃은 점점 거대한 불길로 타오를 것입니다.

 

2020년 2월 28일

 

김해인 편집출판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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