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창간사를 대신하여

 

창간사를 대신하여

 

 

2005년 5월 1일, 창립회원 일동은 노동사회과학연구소를 창립하면서 첨부와 같은 ‘창립선언문’을 발표하였다.

뒤늦게 발간하는 이 반년간지 <<노동사회과학>>은 그 창립 정신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혹자는, ‘노사과연은 이 <<노동사회과학>>을 통해서는 순수이론을 추구하는가’ 하고 물을지 모른다. 그렇다. 당면 정세를 상대적으로 보다 밀접하게 다루는 월간 <<정세와 노동>>에 더해서 우리가 이 <<노동사회과학>>을 간행하는 목적은 이를 통해 보다 ‘순수한 이론’을 추구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이때 ‘순수이론’이란, 순수를 빙자하여 현실의 모순으로부터 관념적으로 도피하고, 그 모순에 눈 감고, 그리하여 사실은 모순에 가득 찬 현실을 옹호하는, 그런 반동적인 소부르주아적 지적 유희가 아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부르주아적ㆍ소부르주아적 지적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운 가장 과학적인 이론이란 의미에서의 순수이론이다. 따라서 그것은 당연히 현실과 역사에 기초하고 그것을 충실히 반영한 이론이다.

다만, 필자 중에는 전문 연구자도 있지만, 많은 경우는 노동자계급운동의 한 복판에 있는, 전문적인 지적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글의 형식과 내용이 다소 거칠고 소박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전문적인 지적 훈련을 받지 않았다’고 하는 것은 이중의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주어진 문제에 자칫 정통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며, 그러한 한에서 우리는 전문성을 심화시키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할 것이다. 다른 하나는, 부르주아 강단의 전문적인 지적 훈련이 강요하는 소부르주아성 내지 비과학으로부터의 원천적인 자유를 의미하고, 그러한 한에서 그 노동자계급적 건강성, 과학성을 더욱 견고히 지키고자 노력할 것이다.

독자들의 많은 관심과 격려, 후원, 그리고 질정(叱正)을 기대한다.

 

 

2008년 11월 일

노동사회과학연구소 운영위원회

 

 

* * *

 

 

창립선언문

 

우리는 왜 ‘노동사회과학연구소’를 창립하는가

 

우리는 노동자계급운동의 정치적․이념적 발전에 기여하기 위하여 ‘노동사회과학연구소’를 창립한다. 헤겔이나 맑스․엥겔스 식으로 말하자면, 자유란 필연성을 인식하는 것이어서 우리가 자연과 사회의 구조와 운동법칙을 깊이 알면 알수록 그것들을 합목적적으로 지배할 수 있기 때문이고, 레닌 식으로 말하자면, 혁명적 이론 없이 혁명적 실천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가 처해 있는 구체적 조건, 즉 한국사회의 정세 속에서 노동자계급운동의 발전을 위한 활동에 우리의 노력을 우선적으로 집중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동시에 한국사회의 정세와 운동의 국제적 규정성․통일성․전체성을 놓치지 않고 국제적 시각을 견지할 것이며, 노동자계급운동의 국제적 연대를 확대․강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한국 노동자계급운동에서 많은 활동가들 사이에 열렬한 학습의 요구가 광범하게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은 무척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그 학습이 기본적으로 서유럽/사민주의적 강단 맑스주의에 의해서, 그리고 현란하지만 극히 주관적이고 비과학적인 각양각색의 소부르주아 급진주의에 의해서 지배되고 있는 현실은 시급히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되는 운동의 질곡이다. 이러한 사상적 조류는 특히 쏘련을 위시한 20세기 사회주의 세계체제가 붕괴된 이후 ‘진보’와 ‘변혁’의 가면을 쓰고 더욱 횡행하고 있으며, 그만큼 노동자계급운동의 사상적․이념적․정치적 혼란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우리는 사상․이론의 측면에서만이 아니라 운동의 측면에서도 단절과 부정․청산이 아니라 계승․발전이라는 관점에 설 것이며, 저들 모략적이고 몰역사적인 청산주의와 단호히 투쟁할 것이다.

우리는 노동자계급운동 내에 득세하고 있는 ‘진보정치’라는 이름의 사민주의․개량주의적 정치 조류와도, 그리고 무원칙한 ‘좌파 통합주의’와도 비타협적인 사상․이론적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다. 이들은 ‘노동자계급의 정치세력화’와 힘찬 단결을 소망하는 노동자 대중의 소박하지만 절실한 소망에 편승하여 세를 확대하고 있지만, 그 사상적 본질은 기껏해야 편의주의 혹은 실용주의일 뿐이며, 그러한 편의주의․실용주의가 노동자계급의 해방을 기약할 수 없음은 바늘 허리 매어 못 쓰는 것만큼이나 명백하다.

우리는 특히 신자유주의에 반대하여 투쟁함에 있어 억압과 착취 그 자체를 폐지하는 대신에 신자유주의라는, 위기에 처한 자본주의의 특정한 형태만을 지양하려는 일부 경향을 강력히 경계한다.

주지하는 것처럼, 한국의 노동자계급운동에는 여러 분열․대립이 존재하고 있고, 그 분열과 대립을 극복하고 정치적․조직적 통일과 단결을 달성하는 것이 현 단계 우리 운동의 중요한 과제이다. 그러나 그 통일과 단결은 ‘대동단결’이나 ‘좌파 통합’의 구호로는 결코 달성될 수 없고, 오로지 그 분열과 대립의 원인인 여러 편향을 극복하면서 노동자계급의 올바른 정치노선을 확립해가는 과정에서만 가능할 것이다.

여러 편향 중에서도 우리는 특히 민족주의적 편향이 몰계급적 국가주의로 경도되어 가면서 노동자계급의 이해를 사실상 독점자본의 그것에 종속시켜가고 있는 경향에 주목한다. 우리는 또한 협소한 경제주의와 실리주의, 그리고 쌩디칼리즘도 경계한다. 이들 편향은 타협주의와 계급협조주의의 정서적 기초일 뿐 아니라 노동자계급과 민중을 짓누르고 있는 한국사회의 제반 모순을 통일적․체계적으로 파악하고 대응하는 것을 저해하고 있는 사상적 원인이다. 따라서 노동자계급운동은 그 사상․이론과 실천의 양면 모두에서 이들 편향을 극복하고, 한국사회의 제반 모순을 통일적․체계적으로 파악․대응해가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오직 그렇게 함으로써만 한국의 노동자계급운동이 올바른 정치적 방향으로 단결하여 발전할 수 있다고 믿으며, 노동자계급운동이 이러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소임을 다하기 위하여 무엇보다도 이론의 과학성에 엄격할 것이며, 구체적인 정세와 객관적인 조건에 기초한 노동자계급의 유물변증법적이고 사적유물론적인 역사․사회과학을 탐구하고 보급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책임 있는 비판과 토론을 언제나 환영하며, 노동자계급의 해방을 위해 노력하는 여러 개인․조직들과 개방적인 연대행동을 통해 새로운 사회를 향한 실천적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2005년 5월 1일

노동사회과학연구소 창립회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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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의 정치적ㆍ이념적 발전을 위한 노동사회과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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