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특집] 국가보안법 철폐 투쟁 방향

 

이상훈 | 민중민주당 인권위원

 

 

 

1. 국가보안법은 식민지 지배 체제

 

국가보안법은 식민지 지배 체제이다. 체제는 구조이자 시스템이다. 보안법 철폐 투쟁은 식민지 지배 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심각한 사회 변혁 투쟁이다. 제국주의 세력은 식민지 파쇼 통치를 위해 군사ㆍ정치ㆍ경제ㆍ문화적 지배 체제를 만든다. 정치적 억압을 위해 일 제국주의는 조선총독부를 설립하고 직접 통치를, 해방 이후 미 제국주의는 식민지 대리 정권을 통해 간접 통치를 실시했다. 또한 일제ㆍ미제 강점의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남코리아 민중의 민족해방과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투쟁을 가로막기 위해 파쇼적인 법과 제도를 구축했다. 일제 시대 때 치안유지법을 계승한 보안법과 국가정보원ㆍ보안수사대와 같은 폭압 기구들이 대표적이다.

 

남코리아 민주주의를 전진시키는 데서 결정적인 장애물은 바로 보안법이다. 보안법은 남코리아가 아직도 부르주아 민주주의ㆍ일반 민주주의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는 민주주의 후진국이며 사실상 여전히 파쇼적 식민지 지배 체제하에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대표적인 증거이다. 보안법이 존재하는 한 일반 시민의 사상과 표현, 결사의 자유가 극히 제한될 뿐만 아니라 노동자ㆍ농민 등 근로 민중의 생존권과 정치 세력화도 결코 실현될 수 없다. 한마디로 남코리아 민중은 보안법이 존재하는 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기본권을 존중받을 수 없다.

 

보안법은 제정 과정에서 1925년 일제 강점기에 항일 레지스탕스들을 탄압하기 위하여 만든 치안유지법을 모태로 하여 1948년 12월 1일에 제정됐다. 또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파쇼 정권들이 반파쇼민주세력ㆍ통일애국세력을 탄압하기 위해 조작한 반공법을 계승했다. 내용상 보안법은 법률 자체가 원리적으로 통일의 한쪽 당사자인 북코리아를 부정하며 헌법 4조ㆍ66조 3항ㆍ69조를 위반하고 있다. 표현상 불명확성으로 인해 죄형 법정주의의 기본 원칙도 부정하는 위헌 법률이다. 보안법은 최소한의 적법성과 정당성도 인정될 수 없기 때문에 법적 권위도 가질 수 없다. 그렇기에 존재 자체가 불법이다.

 

보안법은 철저히 친미보수세력의 정권 유지를 위한 이다. 남코리아의 친미보수세력은 친미파쇼세력과 친미개량세력으로 나뉜다.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본질적으로 친미보수세력인 이들은 정권 유지를 위해 변혁세력과 민주주의세력을 가혹하게 탄압하는 데 보안법을 무기로 삼고 있다. 즉 보안법은 정권보안법이자 친미세력보안법이며 남코리아의 민주주의를 전진시키는 데 결정적인 장애물이다. 보안법은 주남미군과 함께 친미보수세력의 근간을 이룬다는 점에서 보안법 철폐와 주남미군 철거에 대한 입장은 진보개혁세력과 친미보수세력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자 첨예한 쟁점이다.

 

 

2. 국가보안법 철폐 투쟁 방향

 

10월 말 국정 감사에서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하에서 보안법 위반 기소율이 1%로 급감했다며 문 정부가 보안법 위반자들에 대해 사실상 손놓고 있다고 문 정권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하지만 보안법에 의한 탄압이 줄었다고 해서 파쇼통치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여당이 국회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조건임에도 보안법 폐지는커녕 개정도 하지 못하는 현실은 문 정부의 친미적 성격을 분명히 보여 준다. 한편 군사파쇼세력을 계승한 자유한국당은 미스터국가보안법이라는 악명 높은 황교안이 당 대표이며 국가보안법에 대한 적개심이 여전히 집권 여당의 영혼을 깊숙이 지배하고 있다며 파쇼 망언을 하는 나경원이 원내 대표다. 현실은 여전히 보안법에 의해 친미보수통치체제가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2000년 7월 21일,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가 결성되었다. 국민연대는 남코리아의 200여 개가 넘는 단체들이 참여해 100만 명 청원 운동을 비롯해 범국민대회, 문화제, 토론회 등 다양한 사업들을 펼쳤다. 2004년 12월, 집권당 열린우리당이 국회 과반 이상을 점유했을 때 국회의사당 앞 여의도공원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요구하며 1천여 명이 넘게 단식 투쟁을 벌인 적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운동은 오히려 이명박근혜 시대를 거치면서 급격히 위축되었고, 급기야 국민연대는 존재감마저 없어져 버린 지 이미 오래다. 최근 들어 <국가보안법철폐긴급행동>이 결성되어 국민연대의 투쟁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긴급행동은 현재 매일 청와대 앞 1인 시위를 비롯해 매월 1회 미 대사관 앞에서 집회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긴급행동의 투쟁은 미군 철거, 김정은 국무위원장 방남 등 객관 조건과 맞물리면서 폭발적인 범국민적인 운동으로 승화될 수 있을 것이다.

 

보안법이 곧 반공반북법임을 볼 때 김정은 위원장의 방남은 보안법 철폐의 커다란 전기를 마련할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9.19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하겠다고 했지만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일방적으로 협상을 결렬시킨 뒤 북미 관계와 함께 남북 관계도 악화되고 있으며 김정은 위원장의 방남은 불투명하다. 북은 이미 올해 연말까지로 협상 시한을 못 박은 채 새로운 길을 예고했고 결국 미국의 결단에 의해 북미 협상의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북미 관계가 남북 관계를 규정한다. 북미 관계가 정상화될 경우 자주통일과 민주주의의 결정적 시기가 열릴 것이다.

 

사회성격론이 사회변혁론을, 사회변혁론이 전략ㆍ전술을 규정한다. 우리 사회는 식민지반자본주의 사회로 민족해방민주주의 변혁을 과제로 한다. 보안법은 핵심적인 식민지통치체제 중 하나이며 주남미군과 함께 식민지반자본주의 사회를 떠받드는 주축이다. 결국 민족해방의 과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보안법은 결코 없어지지 않는다. 한편 자주 없이 민주 없고 통일 없듯, 보안법 철폐 투쟁은 반미자주화 투쟁과 밀접히 연결돼 진행돼야 한다. 보안법 철폐는 미군 철거를 통해 자주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달성된다. 또 민주의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 파쇼세력과 파쇼악법을 청산한다고 할 때 파쇼세력은 곧 자유한국당이며 파쇼악법은 곧 보안법이다. 자유한국당 해체ㆍ보안법 철폐는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기본 조건이다. 남코리아 민중의 역할은 반미자주 투쟁과 반파쇼민주 투쟁을 전개하는 것이다.

 

 

3. 결론

 

문 정부는 보안법을 철폐하지 않은 채 보안법에 의한 기소만 줄임으로써 친미개량주의 정부임을 더욱 분명히 하고 있다. 역사가 보여 주듯 보안법은 미국의 대남지배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한 법으로 미국에 의한 내정 간섭이 계속되는 한, 미국은 제국주의적 야욕에 따라 언제든 파쇼광풍을 몰고 올 수 있다. 1994년 김일성 주석 서거 직후 불어닥친 미남 전쟁 책동과 남의 주사파 파동 등 매카시적 광풍이 대표적인 사례다. 우리는 진보세력ㆍ통일애국세력의 존재를 위협ㆍ말살해 온 보안법을 철폐하기 위한 투쟁을 거세게 이어가야 한다. 미군 철거ㆍ자유한국당 해체ㆍ보안법 철폐 투쟁은 우리 사회 변혁을 위한 전략적 과제이며 민족해방과 민주주의가 실현될 때까지 절대적으로 견지해야 한다.

 

민중주권이 수립될 때만이 진정한 민주주의가 실현된다. 외세의존이나 식민지지배를 받는 민중주권이란 존재할 수 없다. 남코리아가 미국의 식민지지배에서 벗어나야만이 식민지지배체계도 무너질 것이며 보안법도 철폐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질 것이다. 보안법에 의해 가장 기본적인 헌법적 권리를 박탈당한 엄혹한 현실은 남코리아가 제국주의의 식민지이며 구조적 모순이 심각하다는 것을 근본적으로 보여 준다. 우리 운명은 우리가 결정한다. 우리 민족은 결국 미 제국주의를 결정적으로 타승하고 미군 철거를 실현하고 자주통일의 새세상을 앞당길 것이다. 우리는 그 과정에서 자유한국당 해체ㆍ국가보안법 철폐를 반드시 실현할 것이다.  노사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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