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레닌주의의 제 문제(3)(쏘련 공산당(볼쉐비끼) 레닌그라드 조직에 드림)

이오씨프 쓰딸린(Иосиф Сталин)

번역: 신재길(교육위원장)

[차례]

1. 레닌주의의 정의

2. 레닌주의의 주요 문제

3. “영구” 혁명 문제

4. 프롤레타리아 혁명과 프롤레타리아 독재

5. 프롤레타리아 독재 체제에서의 당과 노동계급 ㆍㆍㆍ <이번 호에 게재된 부분>

6. 한 나라에서 사회주의 승리에 관한 문제

7. 사회주의 건설의 승리를 위한 투쟁

5. 프롤레타리아 독재 체제에서의 당과 노동계급(상)

위에서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역사적 필연성의 관점에서, 계급적 내용의 관점에서, 국가의 본질이라는 관점에서, 마지막으로 자본주의로부터 사회주의로의 과도기라 부르는 전(全) 역사적 시기 동안 수행되는 파괴적이면서 창조적인 임무의 관점에서 다루었다.

이제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구조의 관점에서, “제도”의 관점에서, “전달 벨트(transmission belts)”, “지렛대”, “지도 역량”의 의의와 역할의 관점에서 말하려 한다. 이것들은 총체적으로 “프롤레타리아 독재 체제”(레닌)를 구성하고, 또 프롤레타리아 독재의 일상적인 일이 이루어지도록 도와준다.

프롤레타리아 독재 체제에서 이러한 “전달 벨트” 또는 “지렛대”는 무엇인가? “지도 역량”은 무엇인가? 왜 이러한 것들이 필요한가?

지렛대 또는 전달 벨트란 이것의 도움 없이는 독재를 실현할 수 없는 그러한 노동계급의 가장 대중적인 조직이다.

지도 역량이란 프롤레타리아 독재의 기본적 지도 세력으로 프롤레타리아의 선봉대이며 전위대이다.

프롤레타리아트는 이러한 전달 벨트와 지렛대, 지도 역량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이것들이 없으면, 승리를 위한 투쟁에서, 자본의 조직된 무장 앞에서 무기 없는 군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프롤레타리아트는 이러한 조직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이것들이 없으면, 부르주아지를 타도하기 위한 투쟁, 권력 강화를 위한 투쟁, 사회주의를 건설하기 위한 투쟁에서 불가피하게 패배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 조직의 체계적인 지원과 전위의 지도력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이러한 조건이 없으면, 프롤레타리아 독재는 장기적이고 튼튼하게 유지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조직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첫째, 노동자의 노동조합이다. 이는 생산, 문화, 교육 등과 관련된 일련의 조직 형태로 중앙과 지역에 지부를 두고 있다. 노동조합은 모든 직업의 노동자들을 하나로 묶는 당 밖의 조직이다. 노동조합은 우리나라에서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노동계급의 포괄적인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노동조합은 공산주의의 학교이다. 노동조합은 행정의 모든 분야에서 지도력을 발휘하는 인재들을 배출한다. 노동조합은 노동계급 대열에서 선진분자와 후진분자 사이의 연결 고리를 이룬다. 노동자 대중을 노동계급의 전위와 결합시킨다.

둘째, 쏘비에트가 있다. 쏘비에트는 행정, 경제, 군사, 문화 및 기타 국가 기관의 형태로 중앙과 지역에 조직을 갖추고 있다. 또한 이러한 조직들을 둘러싸고 인민과 결합시키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자발적인 대중 조직들이 있다. 쏘비에트는 도시와 농촌에 있는 전체 근로인민의 대중 조직이다. 쏘비에트는 당 밖의 대중 조직으로 프롤레타리아 독재의 직접적 표현이다. 독재를 강화하고 사회주의를 건설하기 위한 모든 시책들은 쏘비에트를 통해서 수행된다. 농민에 대한 프롤레타리아트의 국가적 지도도 쏘비에트를 통해 실현된다. 쏘비에트는 광범한 근로인민 대중들을 프롤레타리아의 전위와 결합시키는 것이다.

셋째, 협동조합이 있다. 협동조합은 지부를 갖춘 가지각색의 종류가 있다. 근로인민의 대중 조직이며 당 밖의 조직이다. 협동조합은 근로인민들을 주로는 소비자로서, 때로는 생산자로서(농업 협동조합) 단결시킨다. 협동조합은 프롤레타리아 독재가 강화된 후 광범위한 건설의 시기에 특히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프롤레타리아트의 전위와 농민 대중의 연계를 용이하게 하며 농민 대중을 사회주의 건설의 길로 인도할 수 있도록 한다.

넷째, 청년동맹이 있다. 청년동맹은 노동자 농민의 대중 조직이며 당 밖의 조직이지만 당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임무는 당이 젊은 세대를 사회주의 정신으로 교육하는 사업을 돕는 것이다. 각종 행정 분야에서 일하는 각종 대중 조직에 젊은 보충대를 제공한다. 청년동맹은 프롤레타리아 독재가 공고화된 후 프롤레타리아트가 광범위한 문화 교육 사업을 수행하는 시기에 특히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마지막으로, 프롤레타리아트의 당, 전위가 있다. 당의 힘은 당이 프롤레타리아트의 모든 대중 조직에서 가장 우수한 인자들을 흡수하는 데 있다. 당의 사명은 프롤레타리아트의 모든 대중 조직들의 사업을 예외 없이 결합시키고, 그들의 활동을 단일한 목표, 프롤레타리아트의 해방이라는 목표를 향하도록 지도하는 데 있다. 대중 조직을 결합시키고 단일한 목표를 향하도록 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왜냐하면 조직적 결합과 단일한 목표가 없다면 프롤레타리아트는 투쟁에서 단결이 불가능하며, 권력 장악을 위한 투쟁, 사회주의 건설을 위한 투쟁에서 프롤레타리아 대중을 지도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직 프롤레타리아트의 전위, 당만이 프롤레타리아트 대중 조직의 사업을 결합시키고 지도할 수 있다. 오직 프롤레타리아 당, 공산당만이 프롤레타리아 독재 체제에서 가장 중요한 지도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왜냐하면 첫째로 당은 프롤레타리아트의 당 밖에 있는 조직들과 직접 연결되어 있고 또 일상적으로 그 조직들을 지도하고 있는 노동계급의 가장 우수한 분자들의 집합이기 때문이다. 둘째로 노동계급의 가장 우수한 분자들이 결집한 당은 계급 내의 모든 형태의 조직을 지도할 줄 아는 노동계급의 지도자를 육성하기 위한 최고의 학교이기 때문이다. 셋째로 노동계급의 지도자를 육성하기 위한 최고의 학교로서의 당은 그 경험과 권위로 프롤레타리아트 투쟁에 대한 지도를 집중하며, 노동계급의 모든 당 밖에 있는 조직을 당과 계급을 연결하는 보조 기관이나 매개물로 전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조직이기 때문이다.¹⁾

당은 프롤레타리아 독재 체제의 가장 중요한 지도 역량이다.

“당은 프롤레타리아 계급 결사의 최고 형태이다.”(레닌)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노동조합, 주로 생산 영역에서 당과 계급을 연결하는 프롤레타리아트의 대중 조직. 쏘비에트, 주로 국가 행정 영역에서 당과 근로인민을 연결하는 근로인민의 대중 조직. 협동조합, 주로 경제 영역과 사회주의 건설 사업에 농민이 참여하는 영역에서 당과 농민 대중을 연결하는 대개 농민들의 대중 조직. 청년동맹, 프롤레타리아 전위가 새 세대를 사회주의 정신으로 교육하고 젊은 보충대를 육성하도록 돕는 노동자 농민의 청년 대중 조직. 마지막으로 당, 이 모든 대중 조직을 이끌어 갈 프롤레타리아 독재 체제의 가장 중요한 지도 역량.

이상이 대체로 독재 “기구”에 대한 묘사이고 “프롤레타리아 독재 체제”에 대한 그림이다.

가장 중요한 지도 역량인 당 없이는 지속적이고 튼튼한 프롤레타리아 독재는 불가능하다.

즉, 레닌의 말대로 “총괄하자면, 우리는 형식적으로는 공산주의적이지 않고, 유연하며 비교적 광범위한 강력한 프롤레타리아 기구를 갖고 있다. 이를 통해 당은 계급 및 대중과 밀접하게 연결되며, 이를 통해 계급 독재는 당의 지도하에 실행되는 것이다.”²⁾

물론 이것은 당이 노동조합, 쏘비에트 및 기타 대중 조직을 대신할 수 있다거나 대신해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당이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수행한다. 그러나 당은 그 독재를 직접 수행하는 것이 아니다. 노동조합의 도움을 받아 쏘비에트와 그 지부들을 통해서 수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달 벨트”가 없다면 독재가 완전히 확고해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레닌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선진계급의 전위와 선진계급의 대중을 연결하는, 그리고 선진계급 대중과 근로인민 대중을 연결하는 수많은 ‘전달 벨트’가 없다면, 독재를 실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³⁾

 

말하자면 당은 프롤레타리아트의 전위를 자기 대열에 흡수하여 이 전위가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수행하는 것이다. 그러니 노동조합과 같은 토대가 없다면, 독재는 수행할 수 없고, 국가 기능도 수행할 수 없다. 그리고 국가 기능도 새로운 유형의 수많은 특수한 기관을 통해서[쓰딸린의 강조], 즉 쏘비에트 기관을 통해서[쓰딸린의 강조] 수행되어야 한다.⁴⁾

예컨대 프롤레타리아 독재의 나라, 여기 쏘련에서는 어떤 쏘비에트나 대중 조직도 중요한 정치적 조직적 문제를 당의 지도 지침 없이 결정하지 않는다. 이러한 사실에서 당의 지도적 역할이 최고도로 표현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프롤레타리아 독재는 본질에 있어 그 전위의 “독재”라 할 수 있다. 이 주제에 관하여 레닌은 코민테른 2차 대회⁵⁾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태너는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지지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자기가 생각하는 프롤레타리아 독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같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가 생각하는 프롤레타리아 독재는 본질에 있어서[쓰딸린 강조] 조직되고 계급 의식으로 무장한 소수의 독재라고 한다.

그런데 사실 자본주의 시대에 노동자 대중은 끊임없이 착취당하며 인간적 재능을 발전할 수 없다. 이런 시대에 노동자 정당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자기 계급의 소수만을 포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당은 계급의 소수만으로 이루어진다. 실제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계급 의식적인 노동자들이 소수라는 사정과 마찬가지다. 이것이 계급 의식적 소수가 광범위한 노동자 대중을 지도하고 이끌고 가야 한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하는 이유이다. 만약 태너 동지가 당은 아니라고 하면서도 동시에 프롤레타리아트 전체에게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가장 잘 조직되고 가장 혁명적인 노동자로 구성된 소수 집단은 지지한다고 한다면 나는 우리 사이에 정말 아무런 차이도 없다고 생각한다.⁶⁾

그러나 이것은 프롤레타리아 독재와 당의 지도적 역할(당의 “독재”) 사이에 등호를 붙일 수 있다거나, 둘을 동일시할 수 있다거나,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당의 독재가 대신할 수 있다고 이해해서는 안 된다. 예컨대, 쏘린은 “프롤레타리아 독재는 곧 우리 당의 독재이다”라고 말한다. 보다시피 이 테제는 “당의 독재”를 프롤레타리아 독재와 동일시한다. 우리는 이러한 동일시가 옳고 레닌주의에 근거한다고 인정할 수 있는가? 아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위에서 인용한 코민테른 2차 대회의 연설문을 보면 레닌은 당의 지도적 역할과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결코 동일시하지 않았다. 레닌은 단지 “오직 계급 의식으로 무장한 소수[즉, 당: 쓰딸린]만이 광범한 노동자 대중을 이끌고 지도할 수 있으며,” 바로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는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본질에 있어서[쓰딸린 강조] 계급 의식으로 조직된 소수의 독재라고 이해한다”라고 말하고 있다.

“본질에 있어서”라는 말은 “완전히”라는 의미는 아니다. 우리는 종종 민족 문제란 본질에 있어서 농민 문제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는 옳은 말이다. 그러나 이는 민족 문제가 농민 문제에 포함된다거나, 농민 문제가 민족 문제와 그 영역이 같다거나, 농민 문제가 민족 문제와 동일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민족 문제가 농민 문제보다 더 넓고 풍부하다는 것을 증명할 필요는 없겠다. 이 문제로 미루어 보아 당의 지도적 역할과 프롤레타리아 독재에 관해서도 똑같이 말할 수 있다. 비록 당이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수행하고, 이러한 의미에서 프롤레타리아 독재가 본질에 있어서 프롤레타리아 당의 “독재”라고 하더라도, 이것은 “당의 독재”(지도적 역할)가 프롤레타리아 독재와 동일하다거나 그 영역이 같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프롤레타리아 독재가 당의 지도적 역할보다 더 광범위하고 보다 풍부하다는 것은 증명할 필요도 없다. 당은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실행한다. 당은 그 어떤 다른 종류의 독재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실행하는 것이다. 당의 지도적 역할을 프롤레타리아 독재와 동일시하는 자는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당의 “독재”로 슬그머니 바꿔치기하는 자이다.

둘째, 프롤레타리아트의 대중 조직들은 모든 주요한 결정을 당의 지도 지침에 따른다. 이는 엄연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이 프롤레타리아 독재가 단지 당의 지도 지침일 뿐이라는 것을 의미하는가? 이것이 당의 지도적 지침을 프롤레타리아 독재와 동일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가? 물론 그렇지 않다. 프롤레타리아 독재는 당의 지도 지침과 프롤레타리아 대중 조직에 의한 이 지침의 실행, 그리고 인민에 의한 완수로 이루어진다. 보다시피 프롤레타리아 독재는 일련의 중요한 전환과 중간 단계를 거친다. 따라서 당의 지도 지침과 그것의 완수 사이에는 지도받는 사람의 의지와 행동, 계급의 의지와 행동, 이러한 지침을 지지하려는 의향(또는 반항)이 놓여 있으며 또 지침을 실행할 수 있는 능력(또는 무능력)과 지침을 구현하기 위해 정세를 엄밀히 파악할 능력(무능력)이 놓여 있다. 지도력을 가지고 있는 당은 지도받는 사람들의 의지, 조건, 정치의식 수준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으며, 자기 계급의 의지, 조건, 정치의식의 수준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은 증명할 필요도 없다. 따라서 당의 지도적 역할을 프롤레타리아 독재와 동일시하는 자는 계급의 의지와 행동을 당의 지침으로 슬그머니 바꿔치기하는 자이다.

셋째, 레닌은 말했다. “프롤레타리아 독재는 승리하여 정권을 장악한 프롤레타리아트의 계급 투쟁이다.”⁷⁾ 이러한 계급 투쟁은 어떻게 표출되는가? 그것은 전복된 부르주아지의 공격 또는 외국 부르주아지의 무장 개입에 대항하는 프롤레타리아트의 일련의 무장 행동으로 표출된다. 만약 프롤레타리아트의 권력이 아직 공고하지 않다면 계급 투쟁은 내전으로 표출된다. 정권이 이미 강화된 후라면 계급 투쟁은 대중이 광범위하게 동원되는 조직 사업과 건설 사업으로 표출된다. 이 모든 경우에 활동 주체는 계급으로서의 프롤레타리아트이다. 당이 홀로 계급의 지원 없이 자신만의 힘으로 이러한 행동을 수행한 적은 결코 없었다. 대개 당은 이러한 행동을 지도할 뿐이며, 그것도 계급의 지지를 받는 한에서만 지도할 수 있을 뿐이다. 왜냐하면 당은 계급을 전부 포괄할 수도 없으며, 계급을 대신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당이 아무리 중요한 지도적 역할을 한다 하더라도 계급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의 지도적 역할을 프롤레타리아 독재와 동일시하는 자는 계급을 당으로 슬그머니 바꿔치기하는 자이다.

넷째, 당은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실행한다. “당은 프롤레타리아트의 직접적인 지도 전위이며 지도자이다.”(레닌)⁸⁾ 이러한 의미에서 당은 권력을 장악하며 나라를 통치한다. 그러나 이것은 당이 국가 권력과 별도로 국가 권력 없이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수행한다거나, 쏘비에트와 별도로 쏘비에트를 통하지 않고 나라를 통치한다는 의미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당과 쏘비에트 즉 국가 권력과 동일시할 수 있다는 의미도 아니다. 당은 권력의 핵심이다. 그러나 국가 권력은 아니며 국가 권력과 동일시할 수도 없다.

레닌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집권당으로 쏘비에트의 ‘최고 지도부’를 당의 ‘최고 지도부’와 통합시키지 않을 수 없었다. … 우리나라에서는 이들은 통합되어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⁹⁾ 이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레닌은 이로써 우리 쏘비에트 기관 전체, 예컨대 우리의 군대, 우리의 운송 기관, 우리의 경제 기관 등등이 당의 기관이라거나, 당이 쏘비에트와 그 기관들을 대신할 수 있다거나, 당이 국가 권력과 동일시될 수 있다는 의미로 말한 것은 아니다. 레닌은 “쏘비에트 체제는 프롤레타리아 독재”이며 “쏘비에트 정권은 프롤레타리아 독재”라고 여러 번 말했다.¹⁰⁾ 그러나 레닌은 당이 국가 권력이며 쏘비에트와 당이 동일하다고는 결코 말하지 않았다. 수십만 당원을 가진 당은 당원과 비당원을 포함하여 수천만 인민을 망라하고 있는 중앙과 지방의 쏘비에트와 그 지부를 지도한다. 그러나 당은 쏘비에트를 대신할 수 없으며 대신해서도 안 된다. 그래서 레닌은 말한다. “독재는 쏘비에트 내에 조직된 프롤레타리아트에 의해 실행되며, 프롤레타리아트는 볼쉐비끼 공산당의 지도를 받는다.”¹¹⁾ “당의 모든 사업은 직업과 관계없이 근로 대중을 포괄하는 쏘비에트를 통해서[쓰딸린 강조] 수행”되며, 독재는 “쏘비에트 기관을 통해서[쓰딸린 강조] 실행되어야 한다.”¹²⁾ 따라서 당의 지도적 역할을 프롤레타리아 독재와 동일시하는 자는 쏘비에트 즉 국가 권력을 당으로 슬그머니 바꿔치기하는 자이다.

다섯째, 프롤레타리아 독재 개념은 하나의 국가 개념이다. 프롤레타리아 독재는 필연적으로 폭력 개념을 포함한다. 만약 독재를 엄밀한 의미에서 이해한다면 폭력을 사용하지 않는 독재란 존재하지 않는다. 레닌은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직접적으로 폭력에 의거하는 권력”¹³⁾이라고 규정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프롤레타리아 계급에 대한 당의 독재를 운운하며 당의 독재를 프롤레타리아 독재와 동일시하는 것은 당이 자기 계급에 대한 관계에서 안내자이며 지도자요 교사일 뿐만 아니라 폭력을 행사하는 일종의 독재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과 같다. 이것은 물론 근본적으로 옳지 않다. 따라서 “당의 독재”와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동일시하는 것은 당의 권위를 프롤레타리아 계급에 대한 폭력의 행사 위에 세울 수 있다고 암묵적으로 가정하는 것으로 터무니없고, 레닌주의와는 양립할 수 없다. 당의 권위는 노동계급의 신뢰에 기초하는 것이다. 노동계급의 신뢰는 폭력으로 얻을 수 없다. 폭력으로는 신뢰를 상실할 뿐이다. 당의 올바른 이론, 당의 올바른 정책, 당의 노동계급에 대한 헌신, 노동계급 대중과의 연결, 대중이 당 슬로건의 정당성을 확신하게 하는 당의 준비와 능력에 의해 얻어지는 것이다.

이 모든 것으로부터 어떤 결론이 나오는가?

다음과 같은 결론이 나온다.

1) 레닌은 당의 독재라는 말을 원래 의미(“폭력에 의거하는 권력”)에서가 아니라 비유적인 의미 즉 당의 완전한 지도라는 의미에서 사용하고 있다.

2) 당의 지도와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동일시하는 자는 레닌을 왜곡하여 노동계급 전체에 폭력을 행사하는 기능을 그릇되게 당에 귀속시킨다.

3) 당에 원래 없는 노동계급 전체에 폭력을 행사하는 기능을 당에 귀속시키는 자는 전위와 계급, 당과 노동계급 간의 올바른 상호 관계의 기본적 요구를 위반하는 자이다. (다음 호에 “프롤레타리아 독재 체제에서의 당과 노동계급(하)”가 이어집니다.)  노사과연

1) J. 쓰딸린, “레닌주의의 기초”, ≪정세와 노동≫ 제139호(2017년 12월/2018년 1월), p. 53.

2) Lenin Collected Works, Vol. 31, p. 48. (이하, Lenin Collected Works에서 인용된 쪽수는 모두 <www.marx2mao.com>에 올라와 있는 Progress판의 쪽수이다.)

3) Lenin Collected Works, Vol. 32, p. 21.

4) Ibid., p. 20.

5) 코민테른 2차 대회는 1920년 7월 19일부터 8월 7일까지 개최되었다. 쓰딸린은 여기서 레닌의 연설 “공산당의 역할”을 인용하고 있다.

6) Lenin Collected Works, Vol. 31, p. 235.

7) Lenin Collected Works, Vol. 29, pp. 380-381.

8) Lenin Collected Works, Vol. 32, p. 98.

9) Lenin Collected Works, Vol. 32, p. 177.

10) Lenin Collected Works, Vol. 28, pp. 465, 466.

11) Lenin Collected Works, Vol. 31, p. 47.

12) Lenin Collected Works, Vol. 32, p. 20.

13) Lenin Collected Works, Vol. 23, p. 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