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5일 세미나 열다섯 번째 시간에 다룰 작품은 '도쿄 소나타(2008년)'입니다.
작성자
노사과연
작성일
2014-12-03 19:10
조회
730
요즘은 헷갈리는 말장난(?)이 유행인 것 같습니다. 중규직이란 말이 나왔습니다. 물론 조금만 관심을 갖고 자료들을 보면 중규직은 예전부터 있었습니다. 요즘 떠들고 있는 중규직과 똑같은 고용형태가 있었습니다. 중규직...정말 웃기지 않습니까? 요즘 이런 표현이 유행이라면서요?
“내꺼 인 듯 내꺼 아닌 내꺼 같은 너”
이 표현의 의미는 결국 내꺼 라는 거죠. 좀 무리하게 중규직을 여기에 대입해보면...
"비정규직 인 듯 비정규직 아닌 비정규직 같은 중규직”
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 표현의 의미는 결국 비정규직이라는 거죠.
어디 그뿐입니까. 최경환 부총리는 이제 대놓고 정규직 보호가 너무 과하다는 망발까지 했습니다. 누굴 탓하겠습니까. 노동자, 민중들에게 전망을 보여주고 함께 싸워서 권리를 쟁취하고 지키는데 앞장서야 할 많은 동지들이(그들이 정말 동지였을까요?) 경제주의, 개량주의 등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사회적 합의, 대통합, 동반성장 등등에 놀아난 결과 아니겠습니까. 노동자들의 삶은 피폐하다 못해 이제 바짝 마른 낙엽처럼 부스러지기 일보직전입니다.
그럼 수험생(일반적인 의미입니다. 중고등학생들)들의 삶은 어떨까요? 얼마 전 끝난 수능...매년 그랬듯이 올해도 수능성적비관으로 자살한 학생소식, 정답오류 때문에 벌어지는 학생&학부형들의 맨붕상태....그리고 입시전략, 응시전형료, 내년 입시를 대비하며 벌써부터 크게 챙기고 있는 학원, 대학들.... 이 와중에 또 시험이 바뀐다는 얘기도 들려오고....20대, 30대들은 어떻습니까. 이렇게 치열한 경쟁을 이기고 대학에 진학했지만 대학을 졸업해도 별 볼일 없음이 증명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집에 돌아오면 어떨까요? 가족구성원들 모두 밥상 차려놓고 밥은 같이 먹지만(밥도 같이 못 먹는 가족들도 많죠.)자신들의 얘기도 못 꺼내고 서로 무언가 쌓여만 가고 함께 있지만 외롭기만 합니다. 도대체 뭐가 문제 길래 우리들의 삶이 이 모양이 되었을까요?
잡설이 너무 길었습니다. 12월 5일(금) 저녁7시30분 노동사회과학연구소 강의실에서 노사과연 영화세미나 ‘노동자 눈으로 영화읽기’를 진행합니다. 이번에 다루는 작품은 '도쿄 소나타(トウキョ ウソナタ 2008년)'입니다.
이 영화는 한 가족의 얘기입니다. 40대 중반의 아빠는 어느 날 회사에서 해고 통보를 받지만 집에서 아내에게 말하지 못 합니다. 그리고 매일 고용센터에 나가고 점심은 공원에서 무료급식으로 때우며 퇴직금을 다른 통장으로 옮기고 매달 평소 하던 데로 아내에게 월급날에 맞춰서 생활비를 줍니다. 말도 별로 없고 집 안에서 무관심으로 일관하며 아르바이트하며 지내는 18살 첫째 아들은 어느 날 주일미군에 지원합니다. 군인이 되어서 전세계 평화를 지켜보겠다며 말이죠.(이 아이가 아직 세상을 몰라도 너어~~~무 모르죠? ㅋㅋㅋ) 학교 생활에 싫증을 느끼는 초등학생(일본 표현으로는 소학교) 둘째 아들은 어느 날 피아노에 필이 꽂혀서 엄마가 준 급식비로 피아노 개인교습을 받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들을 매일 맞이하고 뒷바라지 하는 엄마는 지금의 생활(전업주부 역할)에 크게 불만은 없지만 언제나 마음 한 구석 외로움을 느낍니다. 권위적이고 무뚝뚝하지만 한 눈 팔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남편, 집에서 말은 별로 없고 약간 반항기가 있지만 그래도 집에 돌아와서 내가 해주는 밥을 먹는 큰 아들, 급식비로 피아노를 배우는 막내를 보며 오히려 그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주려 합니다. 하지만...그래도 마음 한 구석 꽉 막혀있습니다. 엄마는 답답하고 가끔 미쳐버릴 것도 같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사라집니다.
이 영화는 모두 각자 절박한(꽤 진지한) 사연과 비밀을 갖고 있는 가족들의 얘기입니다. 이들이 처한 그 상황을 보면 현재 한국의 노동자들의 삶, 20대 청년들, 어린 학생들, 그리고 여성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매우 공감 가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이들이 느끼는 그 공허함, 외로움, 답답함이 결코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것도 우리들은 느껴야겠지요. 물론, 영화에서 보여주는 이 공허함, 외로움, 답답함이 결말에서 어떻게 될 지는 직접 보시면 알겠지요.
좀 더 자세한 얘기는 세미나 시간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12월 5일(금) 저녁7시30분 노동사회과학연구소 강의실에서 노사과연 영화세미나 ‘노동자 눈으로 영화읽기’를 진행합니다. 이번에 다루는 작품은 '도쿄 소나타(トウキョ ウソナタ 2008년)'입니다. 많은 동지들의 참여를 기다리겠습니다.
덧글: 이 영화에서 아빠가 공원에서 무료급식을 타려고 줄을 서 있는 장면을 보시면 약간 놀랄 겁니다. 공원에 무료급식 받으려는 실업자, 노숙자, 노인들이 바글바글 하거든요. 대개 우리는 그렇게 생각했잖아요. 일본이 지금 실업이다, 불황이다해서 삶이 팍팍해졌다고 해도 그 나라는 노후보장이 잘 되어있어서 일본의 노인들은 한국의 노인들과 다르게 꽤 넉넉하게 지낼 것이라고 말에요. 몇 년 전에 한 방송에서 한국과 일본 노인들의 삶은 비교한 적이 있었는데 그 방송의 요지가 그거였거든요. 그러나!! 그게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걸 느끼게 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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