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 현 정세와 한국 노동자계급의 당면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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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인 | 편집출판위원장

 

 

1. 세계 경제와 국제 정치 상황

 

여러 경제 기관들은 앞다투어 세계 경제의 침체를 보고하고 있고, 다가오는 공황을 예고하고 있다. 2007년 후반 시작된 세계 대공황이, 이렇다 할 호황도 맞이하지 못한 상황에서, 다시금 새로운 공황이 예견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세계적 차원에서 자본주의의 생산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주요 산업 부문은 거대한 독점자본들에 의해 독점되어 있는 것과 더불어, 확대된 신용제도와 국가가 경제적 재생산 과정에 전면적으로 개입하는 국가독점자본주의 체제 하의 모순이 나타낸 결과이다.

공황기 주요 독점자본의 생산력이 거의 파괴되지 않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가 조금 회복되는가 싶으면, 다시금 엄청난 생산력을 쏟아내며 곧바로 과잉생산 상황에 들어가며, 따라서 더 큰 규모의 공황을 만들어 낸다. 이것이 현재 자본주의 세계 경제의 상황이다.1)

현재와 같은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는, 독점자본들의 거대한 생산력을 대규모로 파괴하지 않고서는2), 세계 경제는 제대로 된 호황을 맞이할 수 없을 것이다.3)

 

이러한 경제적 상황을 반영하여, 자국의 자본가계급의 이익을 앞세운 세계 각국의 경제적ㆍ정치적ㆍ군사적 대립은 점진적으로 심화되고 있는데, 특히 미국과 중국ㆍ러시아의 대립이 그러하다.

19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에 걸친, 쏘련에서의 반혁명의 전개와 구사회주의권의 패배로, 미 제국주의의 세계적 지위는 더욱 공고해졌다. 하지만 자본주의 중국과 전통적 대립관계 있던 러시아의 (재)부상으로, 그것이 일정하게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간의 대립은, 예를 들면 중-미 양국 간의 환율ㆍ무역분쟁이라는 직접적ㆍ경제적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고,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충돌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현재 중국은 세계 여러 나라에 투자를 확대하며, 자신의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러시아 역시, 에너지 자원과 군사력을 기반으로 다시금 세계적 차원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4) 이에 미국은, 여러 경제적ㆍ정치적ㆍ군사적 동맹체로, 이들의 힘이 강화되는 것에 대응하고 있다.

그것이 이른바 대중국ㆍ대러시아 포위환인데, 지리적으로 보면, 대중국 포위의 측면에서는, 한-미-일-호주 동맹에, 대만을 거쳐, 아세안 국가들과 인도까지를 연결하는 대중국 동맹의 축(소위 인도-태평양 전략)을 건설하는 것이고5), 대러시아 포위의 측면에서는, 발트해-동유럽-흑해를 연결하는 대러시아 동맹의 축을 강화하는 것인데, 이는 발트해 국가들인 에스또니아, 라트비아, 리뚜아니아와의 상호방위조약 체결 및 나토군 주둔, 루마니아와 폴란드에 미사일 방어기지 설치, 폴란드에 영구 주둔 기지 건설, 흑해 연안 국가들인 우크라이나, 조지아에 대한 군사적 지원, 대표적인 중립국으로 알려진 핀란드, 스웨덴의 나토 훈련 및 무기 운용 씨스템 참가 등으로 실행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소위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에 가해진 경제 제재도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대중국 포위환에 맞서,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으로, 러시아는 발트해, 동유럽, 흑해 접경 지역에서의 군사력의 강화로 맞서고 있다. 하지만, 현재 세계 각국, 특히 주요국들은 그 어느 때보다 경제적 연관이 강화되어 있다. 유럽의 각국은 군사 동맹 나토의 회원국으로 미 제국주의와 이해를 함께하지만, 동시에 중국과의 경제 관계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이딸리아는 G7 국가 중 처음으로 중국과 일대일로(一帶一路)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경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독일 등 EU의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은 증가하고 있다. 중-미 간 무역전쟁도 일정한 수준(중국의 양보)에서 타결될 전망이다. 또한 미국(ㆍ유럽ㆍ일본)이 주도하는 IMFㆍ세계은행과 미국ㆍ일본이 주도하는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맞서,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유럽의 각국이 참여하는가 하면6), 중국을 견제할 목적으로 미국이 힘을 실었던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에 중국이 참여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경제적 연관의 강화로 인해, 그리고 앞서 말한 핵병기를 포함한 주요국의 군사력의 비약적 발전으로 인해, 경제적ㆍ정치적 대립이 전면적인 군사적 충돌로 비화될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하지만 동중국해, 대만해협, 남중국해에서의 갈등과 무력시위, 우크라이나와 시리아에서의 내전, 최근 베네수엘라의 정치 위기 등, 국지적 충돌ㆍ전쟁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현재의 국제 정치 상황은, 미국 대 중국ㆍ러시아의 대립을 축으로, 경제ㆍ정치ㆍ군사적 측면에서, 세계 각국이 합종연횡ㆍ상호교차하며 전개되고 있다.

 

끝으로 4차 산업혁명 등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비약적으로 성장한 생산력과 자본주의 생산관계의 충돌은, 세계 각국에서 노동자ㆍ근로인민 대중의 실업과 빈곤으로, 세계적 차원의 공황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극복되지 못하고 오히려 재격화하고 있는 세계적 차원의 경제 위기(공황) 상황에서, 각국의 정권과 자본가계급은, 노동자ㆍ근로인민 대중에 대한 공세(연금 등 복지축소, 임금삭감, 해고, 노동유연화, 노동강도 강화 등)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본가계급과 노동자ㆍ근로인민 간의 대립은 격화되고 있고, 소위 제3 세계 국가들에서뿐만 아니라, 프랑스 등 주요선진국에서도, 대중적 시위ㆍ저항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상 살펴본 것처럼, 현재의 세계정세는 비약적으로 발전한 생산력과 자본주의 생산관계의 모순―자본주의에서 이것은, 생산의 사회적 성격과 사적 소유 간의 모순, 개별 단위에서의 계획적 생산과 전체 사회에서의 무정부적 생산 간의 모순, 노동자계급과 자본가계급 간의 모순으로 나타난다―을 기초로, △(중국ㆍ러시아와 미국의 대립을 포함한) 자본주의 국가 간의 모순, △자본주의 국가 내 지배계급(자본가계급, 지주계급)과 피억압계급(노동자계급, 중ㆍ소ㆍ빈농ㆍ영세 자영업자 등 근로대중) 간의 모순, △제국주의 국가(미국)와 반제국주의(반미) 국가(세력) 간의 모순7), △사회주의 국가와 자본주의 국가 간의 모순이 심화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2. 한(조선)반도 정세

 

이러한 모순들의 주요한 결절점 중 하나가 바로 한(조선)반도이다. 그중 1945(48)년 이래 한(조선)반도에 규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체제 간의 모순이다. 이것이 한(조선)반도 정세의 보편적 성격이며, 지금의 국면을 포함한 각각의 국면은 그것의 특수한 성격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지금의 특수한 국면을 가능하게 한 것은, 조선의 핵무력 완성이다.

지금 교착 상태에 있는 조선과 미국 간의 협상은, 최근 조-러 정상회담에서 이야기 나온 대로, 그것이 6자회담으로 전개된다면, 결과를 내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8) 그리고 지금 그 결과를 예단할 수 없으나, 그것이 어떤 형태로든, 종전선언, 평화협정으로까지 이어진다고 하여도, 그 역시 한(조선)반도 정세의 근본적인 성격이 변화하지 않는 한, 발전된 특수한 국면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9)

즉, 지금의 국면은 소리장도(笑裏藏刀), 즉 웃음 속에 칼을 품고 있는 형세이며, 언젠가 종전선언, 평화협정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결코 그 칼이 거두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이, 한국 노동자계급에게 있어 보다 유리한 국면으로의 정세의 발전인 것은, 당연지사지만, 이 역시 또 다른 형태로 계급투쟁이 계속되는 것이며, 사회주의 대 자본주의라는 한(조선)반도 정세의 본질은 변화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10)

 

한국은 미 제국주의와의 동맹에 기반하고 있는, 발전된 자본주의 사회이다. 문재인 정권의 대북 정책도 이것에 기초해 있을 수밖에 없다. 즉, 그것은 철저하게 미제와의 동맹에 기초한, 자본가계급의 이익을 위한 정책인 것이다. 미제의 용인 없이, 문재인 정권이 독자적인 행동을 취할 수 없다는 것은 일일이 언급할 필요가 없을 듯하고11), 그 밖의 몇 가지만 살펴보자.

첫째, 한국 자본의 입장에서도 가능한 전쟁 위기 국면은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싶은 것이다.12) 소위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비용을 줄일 필요가 있다. 둘째, 세계 경제의 위기 상황과 연동하여, 한국 경제의 위기 상황 역시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을 탈출하기 위한 타개책으로서, 문재인 정권의 대북 정책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셋째, 극우ㆍ보수 우파와는 일정하게 차별되는 대북 정책을 취함으로써,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정치적 지지를 유지ㆍ상승시키는 동력으로서 대북 정책을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문재인 정권의 대북 정책, 즉 제국주의 동맹에 기초한 자본가계급을 위한 대북 정책에 대해 지지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한(조선)반도의 진정한 평화는, 한-미-일 제국주의 동맹을 해체하고, 한국에서 자본가 지배가 타도될 때 가능하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이에 기반해서 활동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이 글의 후반부 한국 노동자계급의 당면 과제에서 다시 다루겠지만,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위 NL 진영에서는 계급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여낼 필요가, PD 진영에서는 민족문제, 반제문제에 대한 인식의 높여낼 필요가 있다. 민족문제는 계급문제가 외화된 것이라는 인식, 즉 민족문제와 계급문제를 통일적으로 사고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에 기초하여, 한국 노동자계급은 한국의 자본가계급, 총자본으로서의 국가권력에 맞서는 것과 동시에, 그 배후에 있는 미 제국주의, 한-미-일 동맹을 폭로ㆍ공격하고, 국가보안법 철폐, 종전 선언ㆍ평화협정 체결, 제국주의 동맹 해체, 주한미군 철수, 한(조선)반도 자주통일의 과제를 이룩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 노동자계급의 단결뿐만 아니라, 미, 일 노동자계급과의 국제적 연대ㆍ단결 역시, 이러한 과제의 성취를 위해 반드시 요구되는 것이다.13)

 

 

3. 한국의 경제, 정치 상황

 

연일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는 한국 경제의 침체, 경기 둔화에 대해 새삼 장황하게 이야기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한마디로, 세계 경제의 위기로 인해, 특히 막대한 자본 투자를 통해 그마나 버텨 오던 중국 경제마저 하향 곡선을 걷자, 한국 경제는 직격탄을 맞고, 모든 경제 지표가 하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경제 위기 상황에서, 소위 민심은 대개 정권에 등을 돌리게 되어 있다. 여기에 극우ㆍ보수 우파 정치인들과 이른바 경제 전문가들이 각종 언론 매체에 등장하여, 정부 정책의 실패, 경제 위기 정부 책임론14) 등을 떠들기 시작하면, (이들로부터 이데올로기 세례를 받는) 민심의 이반은 더욱 가속화된다.

미니 총선으로 불렸던 지난 4ㆍ3 보궐선거, 특히 창원 성산의 결과는, 경제 위기 상황에서, 민심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잘 보여 주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극우ㆍ보수 우파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저들은 단 11년을 제외하고, 한국 사회의 정치를 지배해 온 세력이고, 장기간의 지역 분열 정책 등을 통해, 지역적 기반도 튼튼하다. 여기에 각종 언론, 전문가 집단 등과의 연계와 독점자본과의 관계에서도 보수 좌파 세력들보다 월등히 앞선다.15)

특히나, 정치권력 ―이것은 곧, 경제적 이권― 중 하나인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저들의 정권 공격, 정권 흔들기는 날이 갈수록 격렬해질 것이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공수처 설치, 선거법 개정을 둘러싼 여야 간의 갈등 양상은, 이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저들 간의 전형적인 이전투구, 아귀다툼을 보여 주고 있다.16)

이러한 상황에서 문재인 정권의 정책 방향은 다음과 같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첫째, 경제 살리기, 일자리 늘리기 등의 명분으로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독점자본(재벌)을 지원하는 정책을 강화할 것이다.

둘째, 각종 노동관계법의 개악 등을 통해, 노동자계급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것이다.

셋째, 특히, 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양보를 요구하면서, 사회적 타협을 시도할 것이다. 지금 당장 정부가 취하는 공세를 보면, 지금과 같이 노동관계법들을 개악하고, 노동자를 탄압하면서, 어떻게 타협을 제안할 것인지 싶겠지만, 현 정권의 정책 기조 중 하나인 사회적 대타협은 완전히 죽은 것이 아니라, 언제든 상황에 따라 되살아날 수 있다. 특히, 노동운동 진영 내에 사회적 합의주의 세력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정권 역시 일정한 상황에서 이들에게 (극우ㆍ보수 우파와 일정한 힘겨루기가 예상되지만,) 전교조 합법화, 공무원노조 해고자 복직, ILO 핵심협약 비준 등과 같은 카드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기본적으로 문재인 정권의 우경화는 강화될 것이지만, 저들도 정치적 지지 기반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지지층을 결집시킬 수 있는 정책들―예를 들면 대북 정책―과 사회안전망 확충, 지역 발전(균형 개발) 등의 이름으로 소위 선심성 예산 정책도 추진할 것이다.17)

 

 

4. 한국 노동자계급의 당면 과제

 

이상 살펴본 것처럼, 세계적 차원에서도 한국에서도 자본주의의 모순은 심화되고 있다. 이는 여러 국가에서 언제든 정치적 위기가 발생할 수 있으며, 주체적 역량에 따라 그 위기를 혁명적 상황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객관적 조건이 갖추어져 있다는 의미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생산력의 비약적인 발전은, 자본주의 생산관계와 끊임없이 충돌을 일으키며, 대규모의 세계적 공황으로 전개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노동자ㆍ근로인민 대중의 실업과 빈곤을 야기하면서, 노동자ㆍ근로인민 대중을 투쟁에 나서게 하고 있다.18)

하지만 정치적 위기가 반드시 혁명적 상황으로 전개되는 것은 아니다.19) 이를 위해서는, 노동자ㆍ인민 대중과 결합된, 그들에게 투쟁의 방향을 제시하고, 그들을 인도할 수 있는 정치적 조직이 필요하다.

 

우리가 원하는 새로운 사회는 경제적 의미에서는 지금의 비약적인 생산력 발전에 조응하여, 생산수단을 사회적으로 공유하는 것에 기초한 사회, 즉 사회주의 사회이며, 그것의 정치적 형태는 노동자계급이 정치권력의 주인이 되는 프롤레타리아 독재20)이다. 그리고 이를 위한 대중의 정치적 행동이 바로, 사회주의 혁명이다.

따라서 사회주의 혁명을 목표로 한 것에 기초하여, 거기에 (주ㆍ객관적) 정세 분석의 결과를 반영하여, 현재의 단계를 설정하고, 이로부터 한국 노동자계급의 과제를 도출해야 할 것이다.

 

사회주의 혁명의 기본적 조건은, 자본주의의 발전과 혁명의 주체로서의 노동자계급의 성장, 그리고 정치적 위기 상황이다.21) 한국은 누구나 아는 것처럼, 고도로 발전한 자본주의 사회이고, 그 모순이 극에 달해 있다는 것을 새삼 증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정치적 위기 상황은, 경제적 위기의 격화에 따라 언제든 발발할 수 있는 상황이며, 그 자체 독립적 변수라기보다, 노동자계급의 성장에 일정한 의미로 종속되어 있다.

그렇다면 중점적으로 점검되어야 하는 것은, 혁명의 주체로서의 노동자계급의 성장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이미 말했듯, 다음 호에 제출하겠으나) 간단히 말하면, 이것이 의미하는 핵심은, 노동자계급의 정치적ㆍ이념적ㆍ조직적 성장, 즉 자본가계급으로부터 정치적ㆍ이념적으로는 완전히 분리된 노동자계급의 독자적 정치조직, 노동자ㆍ근로인민 대중과 긴밀하게 결합되어 있고, 그들을 인도할 수 있는 정치조직의 건설이다. 즉, 계급적으로는 노동자계급 정당의 건설이고, 내용적으로는 사회주의 정당의 건설 문제이다.

사회주의 혁명을 목표로 한다면, 지금 한국의 상황에서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정치조직의 건설인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조직이 하루아침에 선언으로, 몇 명의 힘으로 건설될 수는 없다. 이를 위한 정치적ㆍ이념적ㆍ조직적 준비가 필요하며, 동시에 노동자ㆍ근로대중 속에서 투쟁으로 검증ㆍ단련되고 성장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당은 그 올바름이 입증되고, 노동자ㆍ근로대중으로부터 신뢰와 권위, 지도력을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앞서의 정세 분석의 결과와 종합하면, 지금 한국 노동자계급은 당 건설 준비기에 놓여 있다. 즉, 세계적 차원에서 또 한국에서 자본주의의 모순이 격화되는 상황 속에서, 다가오는 경제적ㆍ정치적 위기 시기 투쟁으로 더욱 단련되고 성장하게 될 조직의 맹아를 시급히 형성할 것을 요청받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투쟁들은 목적의식적으로 이것에 부응하여, 배치ㆍ전개되어야 한다. 그러면, 이를 위해 현재 요구되는 한국 노동자계급의 5가지 당면 과제를 제출해 본다.

 

1) 노동자 계급의식의 강화

모든 투쟁은, 계급의식을 높이는 방향으로 배치ㆍ전개되어야 한다

제출한 5가지 당면 과제들은 모두 상호 연관되어 있지만, 그중 제1의 과제는 노동자 계급의식의 고양이고, 이하 4가지 과제는 모두 이 과제와 연동되어 있다.

당은 노동자계급의 정치적ㆍ이념적 조직체22)이기 때문에, 당 건설을 위한 제1의 조건은, 노동자계급 의식의 발전이다. 즉, 노동자 스스로 자신의 계급적 처지와 이해관계, 역사적 역할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것을 우리는 보통, 계급성23)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즉, 당 건설 준비라는 현 단계의 과제를 위해서, 우리는 노동자 계급의식, 다시 말하면 계급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모든 활동들이 배치ㆍ전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몇 가지만 이야기하자면, 사회에서 벌어지는 정세적(정치ㆍ경제ㆍ문화적 등등의) 문제들을 계급적으로 해석하고, 이를 다양한 선전ㆍ선동 매체들을 통해, 끊임없이 대중적으로 알려내야 한다. 동시에 계급성을 고양할 수 있는 학습들을 배치하고, 노동자 대중 사이에 학습의 기풍을 다시 세워야 한다.24)

현장의 투쟁들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크고 작은 모든 현장 투쟁들은 그 속에 자본주의의 모순이 있고, 계급 문제가 있다. 작은 현장 투쟁이라도, 협소한 경제주의적 시각이 아니라, 그 속에 있는 총자본(국가권력)과의 문제, 자본주의 자체의 문제와 연결시켜, 투쟁 속에서 노동자계급의 의식이 성장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사회주의자의 현장 활동도 마찬가지이다. 현장에서는 좌파가 집행부를 잡든, 우파가 잡든, 심지어 개량(어용)이 잡든, 다 똑같은 놈들이라는 분위기가 있다. 사회주의자의 현장 활동은, 노동자계급의 정치적ㆍ이념적 의식을 성장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하고, 그것이 조직적 성과가 되도록 해야 한다.

 

2) 총자본에 맞선 총노동전선의 구축25)

노동자계급 정치적ㆍ이념적 의식을 발전시키고, 그것을 조직화하기 위해서는, 단사의 개별 자본에 맞선 투쟁이 아니라26), 각각의 투쟁을 총자본(국가권력)에 맞선 투쟁으로 전국적으로 결합시켜내야 한다.

큰 방향에서 논의를 전개해 보자면, 대우조선의 투쟁을 원하청 공동투쟁으로, STXㆍ성동조선 및 지역의 조선하청노동자과 함께 조선 산업 전체의 투쟁으로, 한국GM, 현대ㆍ기아차의 원하청노동자들의 투쟁과 함께, 조선-자동차 산업의 정규직-비정규직 공동투쟁으로, 또 전체 불안정노동ㆍ비정규직노동자의 투쟁, 전국의 해고자ㆍ장기 투쟁사업장의 투쟁, 전교조ㆍ공무원노조의 투쟁과 결합해서, 한국 노동자계급의 투쟁이 개별 자본과의 투쟁을 넘어선, 총자본으로서의 국가권력에 맞서는 투쟁이 되도록, 전국의 투쟁들을 결합ㆍ확대ㆍ발전시켜야 한다는 말이다. 즉, 총자본에 맞선 총노동전선의 구축을 통해, 전국 곳곳에서 고립ㆍ분산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경제적 투쟁을 정치적 투쟁으로 전화시키며, 그 투쟁의 과정을 통해, 주체의 정치의식이 성장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27)

 

3) 반제, 평화 투쟁의 강화28)

앞서 말한 것처럼, 계급문제와 민족ㆍ분단ㆍ반제(반미)문제는 따로 떨어져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이 문제는 한국 노동자계급 운동의 분열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중요한 문제이지만, 한국 국가권력의 배후ㆍ후견인으로 미제가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 즉 한국의 국가권력에 맞서는 투쟁의 과정은 곧, 직ㆍ간접적으로 미제와의 투쟁일 수밖에 없으며29), 또한 전쟁과 평화의 문제는 노동자ㆍ인민 대중의 실제 생사의 문제라는 점에도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30)

앞서 말한 것처럼, 종선선언과 평화협정 자체가 분단문제, 민족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체제 간의 대립은 어떤 형태로든 지속될 것이다. 다만, 이러한 정세의 발전에 우리가 제대로 대응할 수 있다면―예를 들면, 국가보안법 철폐의 과제 등과 연동하여 이러한 과제를 달성해 낼 수 있다면―, 이는 분명 우리 운동의 대중적 활동의 폭을 넓일 수 있는, 우리 운동을 질적ㆍ양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운동의 전개가, 투쟁의 과정이, 우리를 성장시킬 것이다. 우리가 반전 파업, 한국군의 해외 파병반대 파업과 같은 정치 파업을 전개할 수 있다면, 우리 혁명의 온도계는 곧 비등점 가까이를 가리키고 있는 것이다.

 

4) 집중적ㆍ공세적 국가보안법 철폐 투쟁

지금의 한(조선)반도 정세와 연동하여, 더욱 집중적으로ㆍ공세적으로 남북 평화의 문제, 국가보안법 철폐의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분단 이데올로기를 기초로, 노동자계급의 정치적ㆍ이념적ㆍ조직적 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 바로 국가보안법이다. 무엇보다도 먼저, 노동자계급 스스로가 이것을 자신의 당면한 과제, 절실ㆍ절박한 과제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가보안법 철폐 투쟁 역시, 그 투쟁의 전개가 노동자계급의 정치의식을 성장시키는 과정이며, 우리가 국가보안법의 철폐를 이룰 수 있다면, 그 역시 우리 혁명의 온도가 비등점 가까이에 와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구체적으로 몇 가지 과제를 제시해 보면, 먼저 기간 진행했던 국가보안법 철폐투쟁(<국가보안법철폐 긴급행동>, 특히 지난 1년 부산 서면에서 격주 금요일 국보철 선전전을 진행한 성과를 바탕으로 건설된 <국가보안법철폐 부산공동행동> 등등)의 힘을 모아, 300개가 넘는 단체들이 소속되어 있지만, 현재는 유명무실한 <국가보안법폐지 국민연대>를 새롭게 재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이 소집하든, 민중공동행동 자주평화통일특위장이 소집하든, 현 정세의 중요한 과제로 국가보안법 철폐 투쟁을 받아안고, 전국적 조직 체계를 갖추는 사업을 진행했으면 한다.

보다 구체적인 실천과제로는, 부산에서처럼 서울31) 등 전국 각지에서 선전전 및 서명전을 전국적으로 전개하고, 기타 언론 기고, 광고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국가보안법 철폐의 대중적 흐름을 만들어 낼 필요가 있겠다. 예를 들면, 현재의 정세에서는 국가보안법폐지 OO만 인 국민청원 운동 같은 것도 진지하게 모색해 볼 만하다. 일단은 청와대 인터넷 청원 같은 형식이 아니라, 실제로 오프라인에서 활동가들이 선전전과 병행하면서, 공동의 문구를 가진, 청원서에 서명을 받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인데, 이는 활동가들에게도 일정한 동기 부여가 될 수도 있고, 그냥 선전전을 진행하는 것보다 대중적인 참여도를 끌어낼 수도 있고, 또 대중적인 지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물론 청원서(청원 운동)가, 위와 같은 목적들로 (대중적) 거리 선전전에서 일정하게 활용될 수도 있겠지만, 국가보안법 철폐에 대해 노동자계급의 의식적 흐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렸던바, 노동절대회ㆍ노동자대회 및 각종 대규모 집회에서, 또 각급 노조의 대의원대회 등에서도 활용될 수도 있고, 특히 각급 노조의 통일위원회 등 골간 조직을 활용하여, 이를 배포하고 청원 운동을 전개함으로써, 노동자계급 내에서 이러한 의식과 흐름을 만들어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판단이다.

물론 이러한 대중적 흐름이 만들어지고, 대중적 지지가 확인된다면, 청와대 인터넷 청원 게시판 등에서 공격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겠다.32)

 

5) 노동자계급의 분열 극복

자본과 국가권력은 노동자ㆍ근로 인민대중의 내부를 분열시켜 서로 단결하지 못하게 하는 각종 정책을 써 왔다. 그중 대표적이며, 동시에 노동자계급 운동에 심각한 장애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분열이다. 한국 노동자계급이 단결해서 투쟁하고, 정치적ㆍ조직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시급히 극복해야 할 문제이다. 또한 계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는바, NL, PD의 분열을 극복하는 것 역시 우리 운동의 성장을 위한 중차대한 과제이다.

하나의 구상을 제안해 보면, PD계열의 전국적 활동가조직인 <노동전선>과 NL계열의 전국적 활동가조직인 <전국회의>,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자 당사자인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 등이, 이러한 우리 운동의 시급한 과제에 대해, 함께 토론회를 개최하고, 1회성 토론회가 아니라, 향후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 즉 비정규 철폐를 위한 공동실천을 조직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물론 주제 역시, 비정규직 철폐에 한정하지 않고, NL과 PD 경향의 조직들이 자주 만나서 토론하고, 서로의 입장에 대해 동지적으로 비판하며, 공동의 과제에 대해서는 함께 실천 활동을 전개하고, 나아가 장기적으로는 한국 노동계급 운동의 전진을 위한 공동의 전망을 한 걸음씩 디뎌 나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예를 들면 토론에서는, 권말 <자료>로 첨부한 결의문에서처럼, 애국인사들과 많은 통일애국단체들의 발을 묶은 것이 바로 국가보안법33)이고, 남과 북의 정상들이 분단선을 넘나들며 화합과 통일을 결의했다라는 등의 국가에 대한 이해 부족 및 그것에 대한 태도 문제, 혹은 제국주의의 시대는 저물고 자주의 시대가 밝아오고 있다는 등의 정세 판단 문제들이, 동지적 관계에서 비판될 수 있겠다.

공동 실천에서는 예를 들면, 앞서 말한 토론회도 포함하여, 사회적 합의주의 세력에 대한 공동의 반대투쟁 전개, 혹은 <노동전선>, <전국회의> 등이 주도하여, 제 단체가 함께하는 싸드 철거 노동자 결의대회를 소성리에서 진행하는 것, (굳이 같은 가판에서 진행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공동으로 기획하여, 국보철 선전전을 함께 진행하는 것 등등이 떠오른다.  노사과연

 

 


 

1) 이에 대한 보다 상세한 내용은, 김해인, “다가오는 대공황의 두 번째 충격, 어떻게 맞서 싸울 것인가?”, ≪정세와 노동≫ 제98호(2014년 2월)를 참조하시길 바란다. <http://lodong.org/wp/?p=1682>

2) 하지만,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2차 대전과 같은 엄청난 파괴와 학살이기에, 주요국들이 핵병기로 무장된 지금의 상황에서, 인류의 공멸로 가는 그러한 상황이 전개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3) 증시와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마치 경제가 호황을 맞은 듯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것은 소위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과잉자본이 몰리는 것이며, 여기에 덩달아 편승한 대중들의 자금 또한 거기로 몰리는 ‘투기적 현상’, 소위 ‘버블’일 뿐이다. 본격적인 공황기가 도래하면, 거대 자본들은 어음 등의 신용을 막기 위해 증시 등에 투자된 자금을 빼내고, 덩달아 투기에 편승한 대중들, 이른바 ‘개미’들은 파산한다.

4) 중국 주도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설립되었으며, 중국ㆍ러시아가 주도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도 있다.

5) 대부분의 군사동맹이 군사ㆍ정치적 성격과 더불어, 경제동맹으로서의 성격을 갖고 있듯이,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인도-태평양 전략’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정치ㆍ군사ㆍ경제적 동맹을 추구하고 있다. 물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다양한 경제적 전략들도 있다. 앞서 언급한 ‘환율ㆍ무역전쟁’도 이것의 예이고,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도 그러한 의도로 추진되고 있다.

6) 한국도 참여하고 있다.

7) 여기에서 분명히 해 두어야 할 것이 있다. 이란, 시리아, 베네수엘라, 터키* 등의 소위 ‘반미 정권’들이 사회주의 정권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들 정권들이 자국 인민 대중들로부터 일정한 지지를 받고 있으며, 미 제국주의의 부당한 공격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 사회가 노동자ㆍ근로인민에 대한 자본주의적 억압ㆍ착취에 기초해 있다는 사실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미 제국주의의 ‘깡패’ 같은 내정 간섭, 공격에 대한 비판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그것이 이들 정권을 지지하는 것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즉, 이들 국가에 대한 미제의 공세에는 단호히 반대 입장을 표해야 하지만, 동시에 이들 정권의 자본주의적 성격을 비판해야 하고, 이들 정권이 아니라, 미제의 압박에 시달리는 그 나라 노동자ㆍ인민 대중에게 지지와 연대를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제국주의로부터 공격받고 있는 조선과 꾸바에 대한 우리의 입장과 이들 정권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달라야 한다. 이는 우리가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또 반미 정권들을 지지ㆍ지원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 정부를 지지하지 않는 것과 같은 것이다.

* 친미 성향이었던 터키는 최근 러시아와 관계를 강화하고, 베네수엘라 정부를 지지하는 등, 반미 성향으로 돌아서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8) 현재 한(조선)반도 정세에서도, 중국ㆍ러시아와 미국과의 대립이 작용하고 있으나, 6자회담의 틀 속에서는 중국ㆍ러시아가 직접 개입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서는 중국ㆍ러시아와 미국의 대립이라는 측면도 작용하겠지만, 중국ㆍ러시아 본인들의 이해관계도 직접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저들이 조선의 핵을 어느 수준까지 용인할 수 있겠는가. 중국의 핵 개발은 중쏘 논쟁, 중쏘 대립의 과정에서 본격적으로 추진되었고, 이후 핵무기를 가진 중국의 국제적 위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에 대해서, 중국ㆍ러시아 모두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9) 한(조선)반도 정세의 근본적 변화를 가지고 올 수 있는 것은, 구성의 질적 변화, 즉 구성 중 어느 체제의 혁명이다. 다시 말하면, 그것은 한국 혹은 미국ㆍ일본에서의 사회주의 혁명, 조선의 재자본주의화이다.

10)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에 독일까지 포함시킨 ‘이란 핵협정’과 꾸바에 대한 ‘경제 제재 해제’를 보라. 저들은 그것을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언제든 손바닥 뒤집듯 뒤집어 버린다.

11) 여담 격으로 몇 장면만 상기하며 지나가자. △(‘한반도 문제의 현인’이라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한 팟캐스트 방송에 나와 이렇게 말한다: “[통일부 장관 시절] 미국의 소위 동맹이라는 이름으로 사사건건 허락을 받고 또 지휘를 받던 상황…”(<김어준의 파파이스>, 제123회)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 백악관에 방문한 문재인의 방명록, “한미동맹, 평화와 번영을 위한 위대한 여정! 2017. 6. 29. 대한‘미’국 대통령 문재인” △크고 작은 성조기를 휘날리며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는 장면.

또 조선의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기자 회견에서 던진, “남조선은 워싱턴의 동맹…중재자가 아닌 플레이어”라는 발언과 이어진 조선의 여러 매체들에 실린 기사들은, 미국과의 관계에서 한국의 위치를 정확하게 말하고 있다: “남조선은 미국의 승인 없이 자체적으로 문제 처리를 해 본 적이 없고, 상전의 강도적인 요구에 대해 …”(≪우리민족끼리≫), “말로는 북남 선언들의 이행을 떠들면서도 실지로는 미국 상전의 눈치만 살피며…”(≪메아리≫).

12) 모든 상황에서 그러한 것은 아니다. 이해관계는 상황에 따라 항상 변화할 수 있는 것이다.

13) 타국을 억압하는 힘은, 동시에 자국의 노동자계급ㆍ근로인민 대중을 억압하는 힘으로 작용한다. 또한 지배계급은 (민족감정 등을 부추겨) 타국과의 대립ㆍ갈등을 조장함으로써, 자국 내의 계급 대립을 밖으로 돌려, 자국 노동자들의 계급의식을 약화시킨다. 한, 미, 일 노동자계급이 단결과 연대를 위해, 반드시 명심해야 할 두 가지 명제들이다. 특히 미, 일의 노동자계급은, “인도와 아일랜드를 억압하고서는, 영국의 노동자계급은 해방될 수 없다”, “폴란드를 억압하고서는, 독일 노동자계급은 해방될 수 없다”는, 맑스와 엥엘스의 언명을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물론 국제적 차원에서 억압을 강화해 가고 있는 한국의 노동자계급 역시, 이 말을 명심해야 한다.

덧붙여 언급하면, 향후 정세의 변화와 함께 전개될 가능성 있는 조-일 협상에서도, ‘일제의 조선 침략에 대한 사과’, ‘배상금 문제’ 등에서 일본 노동자계급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다.

14) 경제 위기는 정부 정책의 실패 때문이 아니라, 현재 고도로 발전한 생산력과 자본주의 생산관계의 모순을 통해 나타나는 필연적 현상이다. 따라서 위기의 극복 역시, 정부 정책이 성공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사회 법칙에 따라 필연적으로 전개되는 것이다.

15) 혹자들은 박근혜 탄핵 이후, 극우ㆍ보수 우파의 궤멸을 전망하기도 하였으나, 필자는 당시에도 앞서 말한 이유들로 저들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해인, “박근혜 퇴진 투쟁, 평가와 과제”, ≪정세와 노동≫ 제131호(2017년 3월).

16) 혹자들은 비례대표 정원을 확대하고, 그 선출을 정당투표와 일정하게 연동하는 방식의 선거제 개정에 노동자계급이 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또 실제 일부 노동조합에서는 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필자는 이것이 노동자계급과는 상관없는 저들의 이전투구일 뿐이라 주장한다. 이에 대해서는, 가능하면, ≪정세와 노동≫ 제153호(2019년 7/8월) 정도에 “노동자계급의 선거 전술, 의회 전술에 대하여”(가제)라는 제목으로 기고할 예정이다.

17) 물론 이러한 정책들은 겉으로는 ‘서민 정책’이라고 하지만, 실제 집행에 있어 그 이익의 대부분은 자본가, 특히 독점자본에게 돌아간다.

18) 한마디로 지금의 자본주의 체제는, 자신이 어릴 때 입던 옷을 그대로 입고 훌쩍 커버린 성인과 같다. 그 옷은 낡았고, 더러운 때에 찌들어 있으며, 곳곳은 이미 찢어져, 알몸이 훤히 다 드러나 있다. 하지만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기에, 스스로는 그 옷을 벗어던지지 못한다. 옷을 벗어던져야 한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한 듯 입고 살아온 이 옷이 왜 문제인지(얼마나 낡고, 더러운 때에 찌들었는지)를 알아야 하고, 어떤 다른 옷, 새 옷이 있는지를 알아야 할 것이다. 그런 후에야 미련 없이, 그 낡고 더러운 옷을 벗어던지고, 말끔한 새 옷을 입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옷을 벗어던질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바로 자본주의 체제에서 성장한 노동자계급이다.

19) 전혀 다른 상황에서 전개되었지만*, 우리는 정치적 위기가 곧바로 혁명적 상황으로 전개되는 것은 아니라는 경험을 아주 최근에 했다. 바로 박근혜 탄핵 투쟁의 국면이다. 정치적 준비, 특히 그것의 조직적 준비가 없다면, 정치적 위기 상황은 결코 노동자ㆍ근로인민 대중에게 유리하게 흘러가지 않는다.

* 박근혜 탄핵 국면의 정치적 상황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조하라. 김해인, “2016/17 촛불의 교훈―중간 평가와 향후 과제”, ≪정세와 노동≫ 제129호(2017년 1월). <http://lodong.org/wp/?p=6263>

20) 프롤레타리아 독재의 의미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조하라. 김해인, “프롤레타리아 독재와 이행기”, ≪노동사회과학≫ 제1호(공황과 사회주의), 2008. 11.

21) 이 3가지 조건은 독립적으로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상호 연관되어 있다. 이에 대한 보다 구체적 내용은, “한국에서의 사회주의 혁명의 조건―다시 한 번 전위와 대중에 관하여”(가제)라는 제목으로, 다음 호 ≪정세와 노동≫에 제출할 계획이다.

22) 혹은 같은 의미를 여러 가지 방식으로 달리 표현하자면, 이렇게 표현할 수 있겠다: 당은 노동자계급의 정치적ㆍ이념적 단결체이다. 당은 노동자계급 사상의 정치적 조직체이다. 모두 사상의 물질화, 즉 정치적 조직화를 의미하고 있는 말이다.

23) 자본주의에서 계급은 생산관계에서의 생산 수단의 소유와 관련하여, 또 생산과정에서의 역할과 관련하여, 정의될 수도 있지만, 그러한 ‘경제적 계급’이라는 의미를 넘어, 이런 공동의 경제적 처지를 기초로, 정치적으로 공동의 요구를 표현하고 행동하는 것, 즉 정치적으로 단결ㆍ행동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럴 때, 즉 그 의미가 ‘정치적 계급’과 연결되었을 때, 우리는 계급성을 갖는다고 말한다. 또한 그 계급성은 내용적으로는 과학성, 실천적으로는 전투성, 전망의 차원에서는 혁명성(변혁성), 조직적으로는 당파성, 그 조직 내에서는 민주성(민주집중제)의 구현과 맞닿아 있다.

24)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각종 부르주아, 소부르주아 이데올로기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

25) 뒤에서도 언급하겠지만, 이 지점 즉, 한국 국가권력의 성격 문제, 그것과의 대결과 관련한 지점에서, ‘NL’적 경향의 조직들이 일정한 한계를 드러낸다. 미 제국주의는 한국의 대리 권력을 통해, 한국을 간접지배하고 있다. 직접적으로 미제의 역할을 폭로하고 공격하는 것과 동시에, 한국의 국가권력을 타격할 때, 한국에서의 미제의 영향력은 그만큼 약화되고, 우리 운동은 전진할 수 있다. 한국에서 직접적으로 대립하고 있는 것은 한국의 노동자ㆍ근로인민 대중과 한국의 자본가ㆍ국가권력이다. 미제를 공격하면서, 한국의 국가권력과 타협하는 것은, 정치적ㆍ사상적 파산 행위이다. 대표적으로 말하면, 사상적으로는 민족해방의 경향에 있으면서, 실천적으로는 국가권력과 타협을 모색하고 있는 ‘사회적 합의주의’ 세력이 그러하다.

26) 물론 앞서 말한 것처럼, 단사의 투쟁에서도 그것의 의미를 협소한 경제주의적 시각이 아닌, 전체적 계급적 시각과 연결시키고, 이를 통해 노동자 계급의식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이것이 사회주의 현장 활동의 기초이다.

27) 당장에 전국의 모든 투쟁들을 결합시켜서, 총노동전선을 구축할 수는 없다. 지금 우리가 말하고 있는 현 단계 우리의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우리의 목적의식적 활동이 어떠한 방향을 향해야 하느냐는 것, 즉 우리가 한 걸음이라도 전진해 가야 하는 방향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28) 이 지점은 ‘PD’적 경향의 조직들이 일정한 한계를 드러내는 곳이다.

29) 따라서 이 지점에서 다시 한 번 미국 노동자계급과의 연대ㆍ단결의 문제를 중요하게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30) 또한 노동자계급의 정치의식의 성장에도 중요한 문제이다.

31) 서울에서는 일정한 인원만 확보된다면, 주요 거점 여러 곳에서 진행할 수도 있겠다.

32) 청원 운동은 이상의 목적으로 제출되고 있는 것이다. 즉, 대중적으로, 특히 노동자계급 내에서의 국보철 반대 흐름을 만들어 내고, 그 대중적 지지를 확인하는 데 우선적인 목적이 있다. 청원 그 자체로, 국가보안법이 철폐될 리는 만무하다. 국가보안법을 철폐하기 위해서는, 국가권력에 맞선 강고하고 광범위한 투쟁이 필요하다.

33) 여기서 ‘애국’이 의미하는 바의 국가가 어느 나라인지 모르겠으나, 그것이 혹시라도 ‘한국’이라면, 국가보안법은 분명 그 국가를 지키고 사랑하는, 즉 ‘애국’하는 법이지, ‘애국’인사들을 처벌하기 위해 존재하는 법은 아닐 것이다.

노사과연

노동운동의 정치적ㆍ이념적 발전을 위한 노동사회과학연구소

5월 6th, 2019 | By | Category: 제151호(2019년 5월), 정세 | 조회수: 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