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편집자의 글] 장두노미(藏頭露尾)

 

김해인 | 편집출판위원장

 

 

 

지난 3월 30일 열렸던 제15차 총회의 인사말을 첫머리에 실었습니다. <총회 인사말>에서 채만수 소장은, 우리 노동사회과학연구소의 임무를 다시 한번 분명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정세>에는 3편의 글을 실었습니다. 먼저 한국 자본주의의 위기와 노동자계급의 단결의 조건에서 문영찬 연구위원장은, 한국 자본주의의 위기의 심화, 그리고 자본과 노동, 자본과 민중의 대립의 심화를 진단한 다음, 지금 전개되고 있는 한국 자본주의의 위기는 노동자계급에게 있어서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되어야하고, 이 시기를 노동자계급의 계급적 단결의 획기적 진전을 위한 시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그 단결의 조건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신재길 교육위원장의 다가오는 공황: 이번엔 다르다를 실었습니다. 신 위원장은 2020년을 전후로 대규모 공황이 시작될 것이며, 세계 자본주의는 극도의 불안정성에 빠질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새로운 위기에서 자본은 2008년 때처럼 돈을 무한정 찍어 낼 여력이 없으며, 공간이 열릴 것이고, 노동자ㆍ민중은 이 공간을 자신의 공간으로 확보해 갈 것이라 전망하고 있습니다.

박문석 회원의 총자본의 대중기만과 전면적인 계급투쟁 공세는, 필자의 날카로운 시각이 돋보이는 글입니다. 편집자도 미세먼지 공포를 조장하고 있는 저들의 저의에 대한 박 동지의 주장에 동의하는 바입니다만, 조금 다른 측면에서 몇 마디 덧붙이고자 합니다.

먼저 대기 오염물질은 인체로 들어와서 건강에 악영향을 끼칩니다. 미세먼지, 특히 초미세먼지로 표현되는 물질들은, 호흡기뿐 아니라, 혈관을 통해 이동하며, 인체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밝혀진 사실입니다.

70-80년대 서울과 산업지대의 공기질은 지금보다 나빴으면 나빴지, 좋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이때의 원인은 주로 국내적인 것이었습니다. 지금 역시도 여러 국내적 요인들은 존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중국의 급속한 산업 성장에 따라 중국에서 배출되어 국내로 들어오는 오염물질들입니다. 예전 황사에는 지금 정도의 오염물질들이 없었지만, 지금 중국에서 불어오는 바람에는 이전과는 분명한 차이를 보이는 상당한 양의 오염물질들이 포함되어 있는 것입니다.

중국의 산업 성장에 따른 환경오염의 문제는, 중국 인민들의 건강뿐 아니라 한국, 동남아 등 주변국 인민들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지적해야 하겠지만, 박 동지의 말처럼, 우리가 보다 집중해야 할 것은, 이러한 상황을 빌미로 차량을 규제하려고 하는 저들의 의도입니다.

국내적 요인만 본다면, 물론 차량의 배기가스로도 대기 오염물질이 배출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더 큰 비중, 아니 거의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산업 시설과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입니다. 차량에 대한 규제 이전에, 산업 시설과 발전소에 대한 강력한 환경규제와 관리ㆍ감독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물론 저들은 이러한 비용까지도 노동자ㆍ근로인민에게 전가하려고 하겠지만, 그것은 힘 관계의 문제일 것이고, 중요한 것은 그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와 거기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의 영향을 받는 인민들의 건강을 지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생태ㆍ환경 문제는 일부 부르주아적ㆍ소부르주아적 환경운동가들만의 과제가 아니라, 현대 노동자계급 자신의, 그리고 그 전위인 현대 맑스-엥엘스-레닌주의자들의 과제인 것입니다.

<현장>에는 2편의 글을 실었습니다. 먼저 임금피크제, 상여금 월 쪼개기, 노동유연화 그리고 노동자계급의 대응 방안에서 김태균 연구위원은, 국가 수준에서 그리고 단위 사업장 수준에서 전개되고 있는 총자본의 노동유연화 공세를 통일적으로 파악할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이 중 특히, 특별한 고민 없이 혹은 자발적 동의하에 상대적으로 쉽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개별 사업장에서의 노동유연화 공세에 대해, 노동자계급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를 밝히고 있습니다. 내용 중 몇몇 부분은 논쟁의 여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우리 운동이 결코 놓쳐서는 안 될 문제를 시의적절하고,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긴급한 과제, 정치ㆍ사상의 자유 쟁취에 함께 나서자―실천으로 표현되고 있는 국가보안법 철폐 운동 흐름 공유에서 김형균 회원은, 부산지역에서 진행되어 온 국가보안법 철폐투쟁의 흐름을 정리하고, 국가보안법 철폐가 왜 우선순위로 끌어올려야 할 노동자ㆍ민중의 당면 요구이자 투쟁과제인가를 설득력 있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김 동지의 말처럼, 국가보안법 철폐투쟁이 전국적인 운동으로 발화하기를, 노조 간부나 활동가들이 국가보안법 폐지 요구를 당면하고 긴급한 과제로 인식하고 공동투쟁에 나서기를 바라 마지않습니다.

<번역>에 실은 쓰딸린의 우편향과 극좌편향에 대한 투쟁은, 짧은 글이지만, 맑스-엥엘스-레닌주의의 전략ㆍ전술의 기초가 어디에 있는지를 모범적으로 보여 주고 있는 글입니다. 배반당한 사회주의: 쏘련 붕괴의 배후는 이번 호로 5장이 마무리되었습니다. 다음 호부터는 6장 위기와 붕괴가 이어집니다.

<회원마당>에는 장인기 회원의 해고와 관련한 법률 제도에 대한 이해를 실었습니다. 필자는 노동자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인 해고와 관련된 법률 규정을 살펴보고, 현행 법률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장 동지의 말처럼, 국가가 누구의 편에 서 있는지, 또 자본주의 체제의 법률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오랜만에 <독자 편지>를 실었습니다. 맥아더 동상 방화 건으로 옥고를 치르고 계신 이적 동지의 편지입니다. 동지의 가열찬 지지에 감사 인사를 드리며, 저희도 뜨거운 연대의 인사를 보냅니다. 더불어 감옥 생활, 동지의 무탈과 건강을 기원합니다.

<자료>에는 일본에서 보내온 3ㆍ8 세계 여성의 날 연대사 요청 서신과 일본으로 보낸 운영위원회의 연대사, 그리고 경사노위 해체! 문재인 정부 규탄 기자 회견문을 실었습니다.

끝으로 이번 호에도 꼼꼼하게 <노동정세 일지>를 작성해 주신, 김유정 동지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          *          *

 

지난 4월 3일 창원 성산과 통영ㆍ고성에서 국회의원 보궐 선거가 있었습니다. 창원 성산(이전 지역구 명칭은, 창원 을)은 공단이 있는 노동자 밀집지역으로, 지금까지 통합진보당과 진보신당 후보가 따로 나왔던 19대 국회의원 선거를 제외하고, 17, 18, 20대 선거에서 모두, 소위 진보정당 후보가 당선되었던 곳입니다. 그런데 이번 보궐 선거에서는 여당과의 단일화에도 불구하고,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자유한국당 후보에게 504표 차 신승을 거두었습니다.

이것은 현재의 경제위기 상황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선거 결과에 탄력을 받은 자유한국당과 보수 언론들의 정권 흔들기 공세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명분으로, 각종 규제완화, 노동개악, 재벌지원 등, 문재인 정권의 우경화도 가속화될 것입니다. 기타 자세한 분석과 전망은, 다음 호에 다루기로 하겠습니다.

 

4월 16일, 세월호 5주기가 다가옵니다. 최근 <사회적참사 특조위>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세월호 CCTV 녹화장치(DVR)가 조작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장두노미(藏頭露尾). 머리는 숨겼지만 꼬리까지 감추지는 못합니다. 저들이 아무리 조작ㆍ은폐하려고 해도, 우리가 진실 밝히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 언젠가 진실은 드러날 것입니다.

천안함, 세월호, 류경식당 종업원 납치 등등, 국가에 의해 조작ㆍ은폐된 수많은 사건들은, 지배계급의 국가, 계급지배의 도구라는 국가의 본질과 맞닿아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진실을 밝히는 투쟁은, 국가, 다시 말해 이 땅 지배계급에 맞선 투쟁일 수밖에 없습니다.

국가라는 괴물의 민낯이 드러날 때까지! 진실을 감추려는 저들에 맞서, 끝까지 싸웁시다. 우리 노동사회과학연구소도, 그 투쟁에 끝까지 함께할 것입니다.

 

2019년 4월 10일

김해인 편집출판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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