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의 글] 임중도원(任重道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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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인 | 편집출판위원장

 

 

 

<정세>에는 2편의 글을 실었습니다. 먼저 김태균 연구위원의 2019년 정세 전망 및 노동자계급의 투쟁 방향은 2019년 노동자계급 투쟁 방향에 대한 제언적 성격의 글입니다. 글에서 필자는 경제위기ㆍ공황기 자본의 위기관리 전략이라는 본질로부터 각각의 정책들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응 역시 총체적으로 전개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제시된 투쟁 방향은 2019년 투쟁의 진행 과정에서 토론ㆍ실천되면서, 검증ㆍ평가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두 가지 정도만 덧붙이자면, 첫째 필자는 현재 세계 경제를 지속적 저성장 국면, 새로운 형태의 경제위기ㆍ공황 시대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의미하는 바와 향후 국면에 대한 전망 등이 따로 제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눈앞의 현상을 새로운 형태로 규정만 내리고 있는 한계가 있습니다. 물론 필자는 본고에서는 따로 이에 대해서는 논의를 진행하지 않고, 별도 논의가 필요하다는 단서를 붙이고 있긴 합니다. 현재 편집위원회에서 세계 경제를 주제로 한 원고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관련 원고의 발표와 더불어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한 심도 깊은 토론이 진행되기를 기대합니다.

둘째, 본문 중에 언급되고 있는 대우조선 투쟁과 관련된 국유화(공기업화) 문제입니다. 이 역시 대우조선 매각 반대 및 대우조선의 공기업화라고만 언급되어 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이 없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보다 많은 토론이 필요하겠지만, 편집자의 개인적인 의견을 덧붙이자면, 이 지점에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자본주의 하에서 국유화가 가지는 의미와 한계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과거 공기업화했던 한국중공업을 두산에 매각했던 것, 지금 산업은행 관리하의 대우조선을 현대중공업에 매각하려는 것 등, 공기업 민영화에서 드러나는 총자본으로서의 국가의 성격을 폭로해야 합니다.

또한 공기업화 투쟁이 실질적인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산업은행 관리하에 있는 현 상황과 요구하는 또 다른 형태의 공기업은 어떤 것이 다른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상과 요구가 있어야 합니다. 일단 산업은행 관리하에 있든, 또 다른 형태의 공기업이든, 현대중공업으로의 매각이든, 노동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고용과 노동조건입니다. 노동조건의 후퇴 없이, 비정규직을 포함한 총고용 보장을 명확하게 요구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모든 의사 결정 회의에서의 노동조합(노동자 대표들)의 참여와 의사 결정에서의 비토권을 요구해야 합니다. (물론 노조는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대표들이 조합원들에게 실질적인 책임을 지도록, 그 선출과 소환에 관한 명확한 규정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항들을, ○○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의 형태로든, 시행령의 형태로든 담보받아야 합니다.

이 정도는 되는 국유화 요구여야, 지금의 산업은행 관리와는 다른 의미를 가지는 공기업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정도의 투쟁이어야, 투쟁의 과정에서 일부 후퇴를 하더라도, 일정하게 성과를 쟁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그 과정에서 저들이 이러한 요구들을 들어줄 수 없다면, 그것으로 현재의 자본주의 체제를 폭로하고, 이를 통해 이어질 더 큰 투쟁에서의 주체를 형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도 수많은 자본들이 도산하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은 자본이 쓰러질 것입니다. 이미 조선업에서도 많은 중소 자본들이 도산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국유화 투쟁을 전개하려면, STX조선, 성동조선, 그리고 수많은 하청계열사들을 묶어, 하나의 거대한 투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정부와 자본에 맞서, 저들의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그리고 저들이 책임질 수 없다면, 이제 우리가 사회를 운영할 테니, 너희들은 빠져라는 수준으로 투쟁을 전개해야 합니다. GM자동차 등의 상황을 볼 때, 더 많은 구조조정 사업장, 파산 사업장에서 이러한 투쟁이 전개되어야 하고, 이것을 계급 전체의 공세적 투쟁으로 끌어올리는 전망이 필요합니다. 노동자계급이 이런 전망 속에서 각 연결고리를 움켜쥐고 투쟁을 전개할 때, 우리는 전진할 수 있고, 혹여 일부 후퇴하더라도 경제적 측면에서는 일정한 성과가, 정치적ㆍ조직적 측면에서는 상당한 성과가 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 대우조선 노조는 경고 파업을 진행했고, 곧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입니다. 전국적인 엄호와 빠른 논의가 필요합니다.

다음으로 <정세>에 김해인 편집출판위원장의 조미 관계 정세와 노동자계급의 대응 방향을 실었습니다. 촉박한 시간과 자료의 부족 등으로, 시론적 성격으로 글을 제출하게 된 점, 회원ㆍ독자 여러분들께 양해를 구합니다. 보완해서, 좀 더 완성된 형태의 글을 다음 호에 발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론>에 실은, 문영찬 연구위원장의 맑스주의 철학의 수정과 부르주아적 속류화―신재길 동지의 반론에 대한 비판은, 맑스주의 이론에 있어 탁월한 글입니다. 진행 중인 문-신 간의 논쟁이, 맑스주의 이론을 점검하고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다시 한 번 바라봅니다.

<번역> 중앙 위원회 정치보고는 6회 차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다음 호에는 우편향과 극좌편향에 대한 투쟁이 실릴 예정입니다. 배반당한 사회주의: 쏘련 붕괴의 배후도 이어집니다. 우리는 매달 쏘련 사회주의 건설기와 해체기의 역사를 번역ㆍ연재하고 있습니다. 과거는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지금의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의 전망을 내오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번 호의 번역 글들도 그런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매달 번역에 수고하고 계신 신재길 교육위원장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회원마당>의 <이 달의 역사>도 같은 의미일 것입니다. 이번 호에는 심미숙 회원의 3ㆍ15 부정 선거를 실었습니다. 필자는 60년 3월 15일부터 지금까지의 계급투쟁을 간략하게 스케치한 후, 이렇게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모든 사회의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이다. 이 계급투쟁의 역사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우리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라 생각합니다. 덧붙이고 싶은 것은, 이 글에 간략하게 언급되고 있는 역사적 국면들에서, 정권과 노동자ㆍ민중의 대립은 보이나, 미 제국주의의 역할은 빠져 있다는 것입니다. 독자들께서는 글을 읽으실 때, 각 국면에서 미 제국주의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 상기해 보시길 부탁드립니다.

나아가 이어질 <이 달의 역사>에서도, 예를 들면, 4ㆍ19혁명(과 민주당 정권), 5ㆍ16쿠데타, 5ㆍ18항쟁, 6ㆍ10항쟁, 6ㆍ25전쟁(과 민중 학살) 등에서도, 자본ㆍ국가권력에 의해 자행된 역사들과 이에 맞선 노동자ㆍ민중의 투쟁뿐 아니라, 그 속에서의 미 제국주의의 역할과 의미 또한 계속해서 추적해 주시길 바라봅니다. 이것은 현 정세의 요구에도 정확히 부합하는 작업일 것입니다.

이번 호 <회원마당>에도 장인기 회원의 글이 연재됩니다. 지난 호 최저임금제도에 대한 이해에 이어, 이번 호에는 근로시간제도로서 탄력적근로시간제도에 대한 이해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합의 비판을 싣습니다. 필자는 탄력적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 확대는 자본가들에게만 득이 될 뿐 노동자들에게는 득이 될 것이 전혀 없다. 따라서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그것이 타협이나 합의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적극적으로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어 그런데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참여한 한국노총이 조합원들의 이익에 반하는 탄력적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에 합의한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라고 합니다. 어용ㆍ반(半)어용 집단 한국노총의 본질이 이번에도 여지없이 폭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수많은 노동자들이 한국노총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노조 민주화 투쟁이, 우리 운동에서 여전히 중요한 과제라는 사실을 말해 줍니다. 다양한 국면에서 드러나는 한국노총의 본질을 더욱 폭로해 내고, 노조 민주화 투쟁을 전개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물론 여러 의미에서 한국노총과 다를 바 없는, 민주노총 내의 여러 단위들이 존재하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이것은 치열하게 반성ㆍ비판하고, 우리 스스로도 분발해야 할 지점입니다.

<자료>로 신재길 교육위원장이 미디어협동조합 시그널에 기고한 제2차 북미 정상회담 평가―이번 회담에서 북미는 합의하지 않기로 합의했나!와 경사노위 관련 성명서들을 실었습니다. 끝으로 매월 꼼꼼하게 <노동정세 일지>를 작성해 주고 계신, 김유정 동지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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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 4일, 민주노총 임시 대의원대회가 열립니다. 경사노위 참여파들은 중앙 집행위원회 등에서 공공연하게, 탄력근로제 합의를 봐라. 우리가 경사노위에 참여해서 역할을 했어야 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명환 위원장 역시 3월 1일 매일경제TV에 출연해,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라며, 정부ㆍ국회와 대화를 풀어갈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다시 한 번, 경사노위 참여를 둘러싼 격돌이 예상됩니다.

이 시점에, 지난 정기 대의원에서 한 대의원이 했던 발언이 떠오릅니다. 실명은 거론치 않겠지만, 그 대의원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경사노위 참여를 찬성합니다.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 국회도 안 만나주고, 민주노총도 안 만나주고, 어디도 안 만나주고, 기간 교섭에서 투쟁만 있었기 때문입니다. 경사노위를 절박하게 요구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투쟁도 해야겠지만, 투쟁만 할 수는 없습니다. 그 활로를 열어주는, 조합원들의 처우 개선을 해 줄 수 있는, 그런 길로 [경사노위 참여를 찬성합니다.]

 

경사노위 참여로, 조합원들의 처우가 개선될 수 있다? 그 대의원은 어떤 관계 속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되었을까요?

임중도원! 임무는 무겁고, 갈 길은 멉니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우리 스스로를 다잡읍시다.

 

2019년 3월 6일

 

노사과연

노동운동의 정치적ㆍ이념적 발전을 위한 노동사회과학연구소

3월 11th, 2019 | By | Category: 제149호(2019년 3월), 편집자의 글 | 조회수: 254

댓글 2개 “[편집자의 글] 임중도원(任重道遠)”

  1. 댓글:

    편집자의 글 또한 탁월합니다.

  2. 보스코프스키 댓글:

    앞으로도 이러한 탁월한 문서들을 볼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