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의 글] 심기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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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인 | 편집출판위원장

 

 

 

<정세>에는 두 편의 글을 실었습니다. 먼저 현 정세와 노동운동의 향후 전망에서 문영찬 연구위원장은, 경사노위는 단순한 교섭이 아니라 하나의 제도로서 기능하는 것 … 그것은 내용적으로 노동자의 계급의식을 마비시켜서 노동자계급을 분열시키고 무력화시키는 것을 토대로 실리를 추구하는 것 … 그것은 계급타협 체제라 규정하고, 노동자계급은 이번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경사노위 참가의 부결을 통해 계급적 단결을 추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지반을 확보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노동운동의 근본조건으로서 노동자계급의 단결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한국경제의] 위기는 계급대립의 심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고, 노동자계급이 이데올로기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전술까지 포괄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다는 것은 정치적 상황이 다면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 … 즉, 정세는 여전히 침체 상황이지만 그러한 침체를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 또한 자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데올로기 작업을 통한 계급의식의 강화, 그리고 정치적 전술, 특히 헤게모니를 성립시키기 위한 치열한 투쟁 속에서 노동자계급의 독자성을 서서히 강화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합니다.

채만수 소장 대행의 그래, 맘껏 비웃고 맘껏 조롱해라는 먼저 국민은행 노조의 파업에 대한 극우 ≪조선일보≫의 기사를, 필자 특유의 문체로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어 국민은행 노조의 파업과 그 상황 전개가 노동자계급에게 시사하고 있는 바를 짧지만 강하게 웅변하고 있습니다.

현재 과학기술혁명은, 사무ㆍ금융업뿐만 아니라, 자동차, 기계ㆍ전자, 화학ㆍ섬유, 식품가공 등 제조업, 운수ㆍ유통업 등 산업 전반에 걸쳐 가일층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노동자계급에게 어떤 전망 하에서 무엇을 실천할 것인가 하는 절실ㆍ절박한 과제를 던지고 있습니다. 현재의 상황과 노동자계급의 과제에 관한 필자의 주장을 조금 더 풍부하고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자료>에 한국경제, 무엇이 문제인가―혹은, 한국경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함께 싣습니다. <정세>를 읽으신 후, 연이어 <자료>부터 읽어 보시길 권해 봅니다.

<현장>에는 김태균 연구위원의 문재인 정권의 사회적 합의주의 공세와 민주노총 김명환 집행부의 경사노위 참여 추진에 대하여를 실었습니다. 김태균 연구위원은 이 글에서, 김영삼-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권으로 이어지는 한국에서의 사회주의 합의주의 공세의 역사를 정리하고, 그것이 공통적으로 목적하는 바를 밝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결국 문재인 정권의 경사노위는, 경제위기ㆍ공황기라는 자본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민주노조운동 내부의 기회주의 세력을 동원하여 사회적 합의라는 형식을 빌려 임금과 노동시간 그리고 고용형태에서의 완전한 노동 유연화를 완성하겠다는 목적을 가진, 철저한 자본의 노동통제기구라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문제를 둘러싼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겨 둔 상태이며, 이후 자본과 정권의 공세에 맞선 노동자계급의 투쟁을 교란시킬 요소들이 충분히 존재하고 있고, 민주노조운동 내부에서 자본과 정권의 사회적 합의주의 공세에 찬동했던 세력들과의 비타협적 투쟁 또한 여전히 … 과제로 남아 있다 말하고 있습니다. 이 글 뒤에 경사노위 참여 안건을 둘러싸고 제출되었던 여러 자료들을 붙였는데, 오늘의 투쟁을 역사에 남겨야지만 내일의 투쟁을 기약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필자의 말에 편집자도 적극 공감을 표하며, 독자 여러분께도 이 자료들이 경사노위 참여를 둘러싼 여러 입장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듯합니다.

<이론>에는 두 편의 글을 실었습니다. 먼저 헤겔과 맑스주의 국가론의 철학적 방법론적 기초에 대하여에서 신재길 교육위원장은, [맑스주의] 국가론에 대한 배경이론으로서 변증법적 총체성과 발현이론, 사회과학의 수직적 층위론을 고찰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본지의 지면 및 연구토론회 등을 통해 전개되고 있는 문영찬 연구위원장과 신재길 교육위원장 간의 논쟁에서, 신 교육위원장의 주장이 어디에 기초하고 있는지를, 2017년에 발표된 글이라 지금 보면 여러 가지 개념의 한계들이 보이긴 한다는 필자의 말을 감안하더라도, 일정하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전통 맑스주의 입장에서 볼 때 발칙할 수 있겠다는 말처럼, 필자의 주장은 소위 전통적 맑스주의의 이론에 부합하지 않는 것이 많습니다. 하지만 전통적 이론과 다르다고 해서, 이 글과 신 교육위원장의 주장이 전혀 가치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편집자의 글로, 원고의 내용을 세세하게 비판하고 논쟁할 수는 없으니, 가능하다면 별도의 원고를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저의 원고 제출 여부와 상관없이, 이 논쟁이 건설적ㆍ발전적으로 되기를 기대합니다.)

다음으로 문영찬 연구위원장의 마오쩌뚱의 인민내부의 모순에 대하여는, 마오쩌뚱의 ≪모순론≫을 통해, 문 연구위원장이 여러 문서와 토론회 등을 통해 주창하고 있는 변증법적 논리학의 재정립이 현실 운동에서 어떤 실천적 의의를 가지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 주는 글입니다. 필자는 한국사회에서 변증법의 부활은 필연적이며, 일차적으로 변증법을 자신의 것으로 하는 운동의 발전을 이루어 내는 것을 기초로, 변증법적 논리학에 대한 인식을 심화하고 변증법=논리학=인식론의 일치라는 정식을 정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합니다. 왜냐하면 [변증법적] 모순의 발전을 촉진하는 것바로 노동자계급의 운동이고, 이것은 자본가계급과 노동자계급의 이익의 적대적 대립[모순]을 의식적으로 인식하는 것을 의미하며, 그에 기초하여 … 사회주의 사회로의 전화의 필연성을 인식하고, 그것을 현실화할 사회주의당을 건설하는 것이기 때문이라 말합니다.

<번역>에서는 쓰딸린의 중앙 위원회 정치보고와 키란ㆍ케니의 배반당한 사회주의: 쏘련 붕괴의 배후가 이어집니다.

<회원마당>에는 세 편의 글을 실었습니다. 심미숙 회원이 이 달의 역사2ㆍ8 독립 선언을 보내 주셨습니다. 필자는 2ㆍ8 독립 선언의 배경ㆍ과정과 함께, 빈말뿐인 제국주의자의 민족자결과 실질적인 쏘련의 민족자결을 대립적으로 보여 주고 있습니다. 또한 봉건지배계급과 피지배민중 간의 대립도 서술하고 있습니다. 지배계급에 의한 피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적 포섭 문제도 눈에 띕니다. 심미숙 회원의 투고에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노무사로 일하고 있는 장인기 회원은 최저임금제도에 대한 이해를 보내 주셨습니다. 최저임금제도에 대한 개요와 몇 가지 쟁점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 주셨습니다. 정기적인 투고와 활약을 기대합니다.

끝으로 세계노총과 국제노총에서 천연옥 부산지회장은 그 역사와 정신이 너무나 다른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둘 다 모두 그 역사와 정신이 너무나 다른 세계노총과 국제노총 중, 국제노총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제출하고 있습니다. 반공주의를 기치로 출범한 국제노총에 한국노총과 함께 민주노총이 가입ㆍ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 노동운동의 현실을 웅변하고 있는 듯합니다. 2017년 11월호 편집자의 글에서 말했던 것―11월이 전태일 열사와 함께, 잊혀진 전평의 정신을 계승하는 달이 되기를 바랍니다―처럼, 민주노총은 전태일 열사 정신과 더불어, 전평의 역사와 정신을 반드시 되살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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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사정으로, 작년 6월부터 4회에 걸쳐, 기관지 ≪정세와 노동≫이 격월로 발행되었습니다. 그 사정들 중 저도 작지 않은 책임이 있어, 회원ㆍ독자 여러분들께 지면을 빌려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이번 호부터 기관지가 월간으로 복귀하게 되었다는 사실도 알려드립니다.

노동자계급 운동의 정치적ㆍ이념적 발전을 위한다는 창립 정신을 다시 한 번 가슴에 새기며, 한 걸음, 두 걸음, 무겁게 또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노동해방ㆍ인간해방을 향한 층계를 하나, 둘, 튼튼하게, 결코 무너지지 않게 쌓아올리겠습니다. 우리들의 행보를 지켜봐 주시고, 또 함께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회원ㆍ독자 여러분들의 아낌없는 격려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한창 기관지를 편집하고 있던 지난 1월 28일, 인권ㆍ평화운동가 김복동 선생께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생전 고인은 전쟁의 참상을 온몸으로 증언하고, 일본 정부에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며 남은 평생을 싸웠습니다.

불행했던 과거! 이 땅의 노동자ㆍ민중들은 일본제국주의와 그에 부역했던 자들에 의해 전쟁터에 총알받이로, 성노예로 끌려가고, 강제노역에 시달리며, 죽어가야 했습니다. 우리말과 글, 생각까지도 말살ㆍ개조되어야 했습니다.

불행했던 과거! 일제의 패망과 더불어 이 땅에 들어왔던 미제국주의자들과 다시 한 번 그들에 부역했던 지배계급은, 이 땅 노동자ㆍ민중들을 탄압하고, 학살하고, 끝내는 이 땅에 다시 한 번 전쟁의 참화를 불러왔습니다.

불행했던 과거! 쿠데타! 군부독재! 미제국주의자들과 이 땅의 지배계급이 자행했던 학살, 탄압, 폭력, 살인, 강간 등 각종 범죄… 노동자ㆍ민중의 삶은 여전히 억압받고, 생각과 행동은 여전히 말살ㆍ개조되어야 했습니다.

불행했던 과거는 끝났습니까?

미제국주의는 여전히 이 땅의 노동자ㆍ민중들의 삶을 짓밟고 있습니다. 지배계급은 여전히 저들과 공생하며, 노동자ㆍ민중들의 삶을 짓밟고 있습니다. 노동자ㆍ민중들의 기본적 권리들이 짓밟히고 있습니다. 싸드를 철거하라는 성주주민들의 외침을 짓밟고 있습니다. 헌법 위 국가보안법의 이름으로 노동자ㆍ민중들의 자유로운 행동, 말과 글, 생각까지 말살ㆍ개조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불행한 현재! 이 땅이 일제의 다른 얼굴인 미제의 손아귀에 있는 한, 우리는 해방된 것이 아닙니다. 미제와 동맹한 자본가지배계급이 이 땅을 통치하고 있는 한, 우리는 해방된 것이 아닙니다.

과거를 기억합시다. 일제는 굳건한 영-일 동맹의 기초 위에, 미제와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맺고, 조선을 집어삼킬 수 있었습니다. 그때 필리핀을 집어삼킨 미제는 지금은 전 세계 도처에서 폭력과 억압을 자행하고, 약탈전쟁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것이 미제국주의의 본질이고, 이 땅은 굳건한 한-미-일 동맹 하에 지배되고 있습니다.

이 땅에서 제국주의를 몰아내고, 그와 동맹한 지배계급을 타도할 때, 일본 정부로부터 진정한 사죄도 배상도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김복동 선생을 눈물로 추모하지 않습니다. 누가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을 막아왔는지, 그리고 그런 자들이 노동자ㆍ민중의 삶을 어떻게 짓밟아 왔는지 똑똑히 새깁시다. 그래서 저들에 맞서 끝장을 봅시다.

반드시 한-미-일 동맹을 깨뜨리고, 미ㆍ일제를 이 땅에서 축출합시다. 저들과 동맹해 이 땅 노동자ㆍ민중을 탄압ㆍ착취했던, 아니, 탄압ㆍ착취하고 있는 자본가지배계급을 타도합시다. 저들에 맞서 끝까지 함께 싸웁시다!

이것이 우리가 진정으로 김복동 선생을 추모하고, 그의 뜻을 기리는 길일 것입니다.

 

2019년 1월 31일

 

 

노사과연

노동운동의 정치적ㆍ이념적 발전을 위한 노동사회과학연구소

Feb 2nd, 2019 | By | Category: 편집자의 글 | 조회수: 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