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균 비정규직노동자의 죽음을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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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금란 | 시인

 

겨울추위가 아픔으로 물들어 배어드는

광화문을 지나는데

노래방 노랫소리가 길가에 퍼져 들리고

건널목에서는 술 취한 사람들의 깔깔거리는 소리가

외도처럼 공중에 퍼진다

 

김용균 노동자가 비정규직 아픔으로

컨베이어 기계에 목숨을 잃어

슬픔과 분노로 치가 떨리는데

자본주의 비닐쓰레기 같은 유흥들

인간을 퇴폐시키고 고립시키는

자본주의 문화로 감성의 찌꺼기가 된

군상들이 여기저기 떠돌며 자본주의를 받쳐주나

 

자본의 권력에 빌붙은 헤롱대는 정치권력의 직무유기들

촛불을 들었지만 이후

노동자 권리에는 변한 것이 없다

사고 열흘 전 김용균 비정규직노동자는

‘정규직 전환은 직접고용으로,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를 만납시다‘ 피켓을 들고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한

절박한 절규를 남기고

24살 해맑은 청년노동자 김용균은

6시간 동안 죽음이 방치된 현장처럼

우리 가슴에 무덤으로 파고들었다

 

인류 최초로 반기를 들었던

스팔타쿠스 노예의 반란은

지금도 현장에서 진행 중이다

비정규직은 바로 노예다

온갖 차별과 멸시가 가시처럼 돋아나

노동자의 온몸을 찔러대는 잔혹한 폭력의 지배들

비정규직 노예의 사슬을 끊어내는 일이

노동해방의 첫째 과제다

민주노총은 비정규직 투쟁을 맨 앞에 내세워

트릿해진 체질을 바꾸어야 한다

 

김용균 비정규직노동자가 처참하게 죽어 가면서

비정규직 해방을

우리 노동자 투쟁의 억센 주먹에 쥐어 주었다

가장 숭고한 노동자의 의리로 뭉쳐

비정규직 철폐하고 노동해방으로 나가는

노동의 첫길을 트자

 

김용균 동지의 유언이 된

비정규직 철폐 투쟁은

노동운동을 본 괘도에 올려놓는

장엄한 노동해방 역사의 발걸음이 되어야 한다

 

김용균 동지여

우리 가슴에 빛이 되어 살아

같이 어깨 걸고 든든히 갑시다

노사과연

노동운동의 정치적ㆍ이념적 발전을 위한 노동사회과학연구소

1월 5th, 2019 | By | Category: 2018년 12월/ 2019년 1월 합본호 제147호, 정세와노동, 권두시 | 조회수: 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