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합의주의 분쇄하고, 노동자의 계급적 단결 이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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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찬 | 연구위원장

 

미국 헤게모니의 쇠퇴와 세계질서의 균열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한창이다. 미국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고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고 중국은 자유무역질서를 수호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보였던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장기화되는 것은 세계질서의 전략적 구도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의 세계질서는 쏘련 붕괴 후에 성립된 미국 중심의 팍스아메리카나 체제였다.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외쳐졌고 이는 WTO 등으로 구체화되었다. 그러나 2007년 세계대공황의 발발 이후 미국은 이른바 양적 완화를 하며 공황의 구제에 나섰고 그 사이에 중국은 G2로 떠올랐다.

 

한편 유럽에서는 NATO와 러시아가 군사적 대립을 강화하고 있다. 시리아 내전에서 러시아와 미국의 대립에 이어서 미국은 INF라는 중거리 핵전력 조약에서 탈퇴를 선언하여 러시아, 중국과의 공공연한 군사적 대립으로 들어섰다. 이러한 상황은 미국이 군사력 즉, 폭력을 통해서라도 자신의 헤게모니를 유지해야만 하는 상황에 몰려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유럽 자체를 보면 이데올로기 차원에서는 사회민주주의가 쇠퇴하고 반(反)난민 등을 내세우는 극우이데올로기가 강화되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영국의 EU탈퇴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이탈리아는 경제위기가 심화되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유럽연합 체제 전반에서 균열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러한 전반적인 상황은 미국의 단일한 헤게모니가 더 이상 세계질서에 관철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며 다양한 세력이 헤게모니를 다투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세계질서의 변동은 무엇보다도 2007년의 세계대공황의 영향으로 인한 것이다. 유럽에서의 재정위기, 미국의 금융위기, 중국의 부상 등으로 세계질서가 변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동은 경제적 측면만이 아니라 정치, 군사적 측면에서도 세계질서를 변동시키는 가운데 새로운 공황의 그림자가 세계 전체에 걸쳐 어른거리고 있다. 검은 목요일이라 불린 10월 25일의 미국 주식시장의 폭락과 그에 이은 아시아 주식시장의 폭락은 새로운 공황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인한 터키,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들의 경제위기에 이어 미국과 중국이라는 세계의 주요 경제체제에서도 공황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미-중의 대립과 한반도 평화체제

북-미 정상회담, 남북정상회담 등이 열리면서 한반도 평화의 문제가 남북 민중들에게만이 아니라 세계적 차원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이북의 핵무기의 제거, 비핵화를 목표로 접근하고 있다. 반면에 이북은 핵을 지렛대로 하여 평화의 문제를 실현하려 하고 있고 남측의 문재인 정권은 한국자본주의의 안정과 새로운 시장개척이라는 관점에서 군사적 대결의 종식과 평화의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한반도 평화의 문제는 몇 번의 회담을 통해 외교적으로 풀릴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한반도 평화는 미국의 한국에 대한 신식민지 지배, 나아가 동아시아 전략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미국의 한국에 대한 신식민지 지배가 계속되는 한 진정한 의미의 평화도, 전쟁위기의 제거도 불가능하다.

 

문재인 정권은 한-미 동맹을 기초로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고자 한다고 공언한다. 이는 미제국주의의 이익과 헤게모니가 관철되는 방식으로 한반도 질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의미에서의 평화는 기만적인 것이며 노동자, 민중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는 “평화”에 지나지 않는다. 한-미 동맹에 기초한 평화는 기만이다. 왜냐하면 한-미 동맹은 평화의 동맹이 아니라 전쟁의 동맹이며 제국주의 동맹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의 노동자계급은 반제국주의를 기초로 한 평화를 추구하면서 중국과 미국의 대립 속에서 한반도의 자주적인 평화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넓혀가야 한다. 미국과 중국은 전략적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는데 이러한 양상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조건에서 한국의 노동자계급, 나아가 남북의 민중들은 한편으로는 미제국주의를 반대하는 것을 기본 축으로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외세로부터 자주적인 평화노선, 통일의 길을 수립하는 것으로 나아가야 한다.

 

한국경제의 위기와 계급대립의 심화

한국경제는 10월에 들어서서 주식시장이 폭락한 상황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의 추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이 한국 주식시장의 폭락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과 더불어 보다 근본적인 것은 반도체를 제외하고는 조선, 자동차, 휴대폰 등 상당 부분의 산업이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점이다. 이는 주요하게는 중국의 영향이다. 휴대폰과 자동차는 중국시장에서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고 조선의 경우 중국과의 경쟁으로 인해 쇠퇴하는 양상이다.

 

한국경제는 최근 10개월 연속 실업자가 100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이러한 실업문제의 원인은 경기변동적인 원인을 제외하고 본다면 고용없는 성장으로 인한 것이다. 인공지능, 로봇 등 공장의 자동화는 자본의 성장이 이루어지더라도 그에 필요한 노동력을 격감시키고 있다. 과거에는 수출이 늘어나면 고용도 늘어났지만 지금의 상황에서는 수출이 늘어도 고용이 늘지 않는다. 거대한 대공장이 불과 3-40명의 노동자만 고용하는 것이 현실화되고 있다. 문재인 정권은 일자리 문제를 정책의 우선순위에 두고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하고 있으나 이는 재정투입으로 인한 일시적, 임시적 일자리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3-40대의 일자리가 줄어들어서 한국경제의 허리가 망가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에 60대 이상의 일자리가 늘고 있는데 이는 나이가 들어도 취업하지 않으면 생계가 담보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한국경제는 경기변동적 요인, 미-중의 전략적 대결이라는 조건, 그리고 중국의 부상으로 인한 시장점유율의 하락의 상황 속에서 기존의 축적 체제의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이에 대해 문재인 정권은 한편으로는 이북을 새로운 시장으로 개척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소득주도 성장론을 내세워 내수를 살리겠다고 한다. 그러나 기존의 재벌중심의 성장체제에 대한 비판과 개혁 전망이 없는 상태에서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것은 기만적인 수사에 지나지 않는다. 이와 같이 한국경제는 대내외적 위기에 부딪히고 있는데 이러한 토대에서의 위기는 한국사회의 계급대립의 심화를 예고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권의 헤게모니와 사회적 합의주의

문재인 정권은 여전히 지지율이 60%에 이를 정도로 헤게모니를 유지하고 있다. 예를 들면 최저임금과 소상공인 문제 등에서 한계를 보이면서 지지율이 하락했지만 이어지는 남북 정상회담으로 인해 다시금 지지율이 상승했다. 문재인 정권의 개혁은 매우 좁은 한계를 갖고 있는데 전교조에 대한 합법노조의 지위 부정, 노동법의 개악 등 반노동자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 재벌체제에 대한 개혁전망이 전혀 없는 점, 국가보안법의 개폐에 대해 손을 놓고 있는 점, 비정규직의 문제에서 기만적인 점, 노동자와 민중의 민주주의적 권리의 확장에 소극적인 점 등이 그러하다. 이러한 점을 종합하면 문재인 정권의 개혁은 철저히 한국자본주의의 안정화, 자본의 축적조건의 개선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문재인 정권의 한계는 서서히 폭로될 수밖에 없는데 특히 한국경제의 위기가 가시화되고 투쟁전선이 형성되어 갈 때 그러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주노총 지도부는 문재인 정권이 개혁정권이므로, 민주정부이므로 손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사정 대표자회의에 참가하고 있고 또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들어가려 하고 있다. 이른바 사회적 합의주의를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철저히 노동자의 대의를 배신하는 것이다. 협의를 통해서 얻을 것은 얻겠다고 하지만, 그러한 노사정이라는 틀 자체가 노동자계급의 계급적 대의를 팔아먹고 계급적 단결을 파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회적 합의주의는 투쟁의 길이 아닌 계급협조의 길이다. 계급협조는 노동자의 투쟁전선의 해체, 의식의 노예화를 가져오는 것이다.

 

노동자계급의 독자성과 헤게모니

따라서 노동자계급은 스스로 계급적 단결의 대오를 전 사회에 각인시켜야 한다. 노동자계급의 이익과 자본가계급의 이익은 적대적이라는 것, 그것은 화해할 수 없다는 것을 공공연하게 승인해야 한다. 계급적 단결을 통해 노동자계급은 자본가계급으로부터 독립된 대오를 꾸려 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노동자 자신의 사상과 이데올로기로 무장하고, 둘째, 노동자계급의 이익은 전민중의 이익과 배치되지 않고 오히려 노동자계급이야말로 농민, 빈민, 영세소상공인 등 민중들의 벗이며 동맹세력이라는 것을 각인해야 한다. 그리고 셋째, 노동해방을 기치로 하는 노동자계급의 당을 건설하는 길로 가야 한다.

 

노동자계급의 헤게모니는 이러한 노력 속에서 획득될 수 있다. 이 사회의 발전전망에 대해 문재인 정권이 제시하는 것은 기만적인 자본가의 길이라는 것, 참다운 사회진보는 노동자계급에 의해서만 담보될 수 있다는 것을 선전, 선동해야 한다. 그리하여 시민사회의 영역에서 노동자계급은 문재인 정권과 헤게모니 경쟁을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문재인 정권의 개혁의 기만성을 폭로하면서 노동자계급이 주도하는 사회대개혁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민중들의 억압으로부터의 해방과 경제적 빈곤의 극복은 노동자계급과 함께 할 때만 가능함을 선전해야 한다.

 

자유주의를 자신의 이데올로기로 하는 문재인 정권은 자본가계급의 좌익이며 한국 재벌을 위한 충실한 집행자이다. 노동자계급은 이러한 자유주의적 개혁의 환상을 깨고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계급이 없는 사회를 꿈꾸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계급이 없는 사회의 실현을 위한 물적 조건은 이미 충분히 갖추어져 있다. 노동자와 민중들의 피와 땀이 만들어 놓은 광대한 생산력이 바로 그것이다. 노동자의 노동의 결실인 그러한 생산력, 공장과 생산수단을 이제는 자본가의 손에서 노동자의 손으로 옮겨놓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자의 계급적 단결이다. 노동자는 흩어지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모이면 모든 것이다.

 

사회적 합의주의 분쇄하고 노동자의 계급적 단결 이룩하자!

문재인식 개혁은 기만이다. 노동자가 주도하는 사회대개혁으로 나아가자!

한-미 동맹은 전쟁동맹이다. 노동자, 민중 투쟁으로 한반도 평화 쟁취하자!<노/사/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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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의 정치적ㆍ이념적 발전을 위한 노동사회과학연구소

Nov 13th, 2018 | By | Category: 2018년 10・11월 제146호, 정세, 정세와노동 | 조회수: 114

댓글 2개 “사회적 합의주의 분쇄하고, 노동자의 계급적 단결 이룩하자!”

  1. 말하길

    “그리고 그러한 계급이 없는 사회의 실현을 위한 물적 조건은 이미 충분히 갖추어져 있다. 노동자와 민중들의 피와 땀이 만들어 놓은 광대한 생산력이 바로 그것이다.”

    제가 알기로는, 남한의 物産은 가공무역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원료[석유와 철강, 석탄]와 부품을 수입해서, 완제품으로 만들어 내다 팔아 획득한 달러로 다시 수출품과 생필품에 필요한 원료와 자재를 수입하죠.

    다시 말해 그 “광대한 생산력”은 미국이 장악한 국제 무역과 금융 체제에 종속되어 있고, 거기에서 배제되는 순간 거대한 고철덩어리로 전락한다는 것입니다(15일 정도면 충분하다고 들었습니다.)

    북조선이나 이란은 오래 전부터 각각 ‘자립경제’노선과 ‘저항경제’노선을 선택해 발전시키려 노력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북조선도 90년대 고난의 행군을 겪었고, 이란도 지금 미국의 제제로 무척 고통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남한의 노동 계급이 정치적으로 성장하여 마침내 유산계급을 배제하고 지배계급으로 올라서려는 순간, 그보다 훨씬 더한 고난의 길을 각오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쿠바 정도면 대성공일 것이나, 제 생각엔 아마도 지금 베네수엘라 인민이 겪고 있는 고통을 잘 살펴야 하지 않을까요.

  2. 보스코프스키말하길

    이미 제가 소개한 도서명에도 ‘군사적 우위의 상실’이라는 제목으로 나와 있는데 문서의 처음을 보니 더욱 출간마저 절실한 도서로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소위 합의주의의 분쇄는 당연한 사실인데 이러한 현실을 외면하는 자들이 많아 너무나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