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주년, 100주년 그리고 20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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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철 | 편집출판위원장 권한대행

 

50주년: 한국군의 학살.

1968년 베트남 중부 꽝남성에 위치한 퐁니・퐁넛 마을 및 하미 마을에서 한국군에 의한 학살 사건이 일어나 올해 50주기를 맞는다. 한국은 미제국주의의 피해자이기도 하지만 미제국주의의 편에서 해방을 위해 싸우던 베트남의 인민을 짓밟은 가해자이기도 하다. 형식적인 한국 정부의 사과가 이루어진다고 해서 끝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한미 학살동맹의 완전하고 비가역적인 폐기만이 잔혹하게 죽어간 원혼을 달랠 수 있을 것이다.

 

100주년: 불가피한 후퇴.

2018년은 1918년 브레스뜨-리또프스끄 강화조약 100주년이다. 1917년 10월 혁명의 열기만으로 곧바로 세계혁명을 추동해낼 수는 없었다. 반동과 제국주의의 반격은 거세었다. 쏘비에뜨 권력과 사회주의 조국의 방어를 위해 독일제국과 굴욕적이고 불행한 강화조약을 맺지 않을 수 없었다. 좌경 모험주의에 경도되어 레닌을 비방하고 강화조약을 방해하던 뜨로츠끼와 부하린 일파에 대해서는 굳이 더 거론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조약의 결과로 신생 쏘비에뜨 권력은 혁명 권력을 강화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고, 마침내 독일제국이 패망하자 굴욕적인 협정을 원상태로 되돌릴 수 있었다.

 

200주년: 탄생, 금빛 혜안.

5월 5일이면 노동자 계급에게 과학적 사회주의라는 불을 가져다 준 프로메테우스 칼 맑스의 탄생 200주년을 맞이한다. 과거 여러 서양 고전음악의 거장들의 탄생 200주년 행사를 요란하게 보도하였던 부르주아 언론은 칼 맑스의 탄생에는 조용하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들의 무덤을 파게 될 계급에게 혁명적 이론을 가져다 주었던 인물을 올바르게 재조명하는 것은 너무나도 위험천만한 일일 것이다. 이번 호의 권두시 “금빛 혜안”, 그리고 <이달의 역사>에서 바로 칼 맑스를 재조명하였다. 아울러 연구소에서는 칼 맑스의 역작 ≪자본론≫을 번역출간 작업을 시작하여 탄생 200주년에 헌정하려 한다.

 

<정세> 문영찬 연구위원장의 “한반도 평화의 문제와 노동자계급”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현시기 정세에 대한 분석이다. 한미 동맹에 의한 위선적인 평화 이데올로기가 아닌, 계급투쟁의 연속으로서 쟁취해야 할 평화협정에 대한 입장을 담고 있다. 그리고 북을 자본주의화 하려는 자본의 단꿈을 경계하고 있다. 그러면서 계급화해가 아닌 비타협적 계급 투쟁으로 노동자 계급이 정세를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02년에 미국은 시리아와 조선을 모두 악의 축으로 규정하였음에도, 현시기 시리아와 반도에 대해서 전혀 다른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무엇이 이러한 차이를 가져오게 되었는지 숙고해야 한다. 아울러 반도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전세계적인 핵군축,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핵무기 없는 평화로운 세계를 위한 대장정에 돌입해야 할 것이다.

<현장> 김태균 회원의 “한국GM, 투쟁의 의미와 방향”은 벼랑 끝에 내몰린 노동자 계급의 투쟁을 조명한다. 쌍용자동차 투쟁을 통해서 ‘해고는 살인’이라는 구호가 대중화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노동자는 자본의 이동에 따라 잘려나가고 파리 목숨처럼 죽어나간다. 그런데도 노동조합은 양보교섭이라는 수세적인 투쟁에 머무르며, 희망퇴직과 비정규직 우선 정리해고를 방치하고 있다. 원칙적인 투쟁을 통해 한국 GM의 구조조정을 저지하고 문재인 정권에 맞선 전 계급적 투쟁의 구심을 세워낼 수 있도록 함께 연대해서 싸워나가야 한다.

<현장> 천연옥 부산지회장의 “이간질과 분열책동에 맞선 당당한 노동자들 ― 부산지역일반노동조합 동래・동명정화현장위원회 파업투쟁”은 노동자 단결 투쟁의 모범적인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단 14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된 영세한 사업장이지만 십몇 년 간 활동한 노동자들도 신규 조합원이 된 여성 경리직 노동자도 한 목소리로 인간답게 살기 위하여. 노조할 권리를 위하여 싸우고 있다.

<이론> 채만수 편집위원의 “비트코인은 화폐인가 ― 엉뚱한 동기, 황당한 파장. 혹은, 황당한 동기, 엉뚱한 파장”에서 과학을 포기한 부르주아 학문의 실체가 여실히 드러난다. 전반적인 위기라는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자본주의 체제의 군상들이 ‘암호 화폐’라는 허상에 열광하고 있다. 이제 정말 막바지에 다다른 느낌이다. 필자가 주문하는 대로 과학적인 화폐이론의 정립을 위해서는 가장 기초적인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자본론≫ 제1권, 제1편 “상품과 화폐”를 열공해야 할 것이며, 지폐에 관한 보다 상세한 논의는, 역시 맑스의 ≪경제학 비판을 위하여≫(1859)을 학습해야 할 것이다.”

<번역> 쓰딸린의 “10월 혁명과 러시아 공산주의자들”은 이번 호에서 마친다. 이를 통해서 일국 사회주의와 세계혁명에 대해 명확한 관점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한 나라의 사회주의 승리는 그 자체 자족적 임무가 아니다. 모든 나라의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촉진하기 위한 수단이고 지원 세력이 된다. 한 나라에서의 혁명 승리, 즉 현재의 경우 러시아는 제국주의의 불균등 발전 및 갈수록 심해지는 제국주의 붕괴의 산물일 뿐만 아니라 동시에 세계혁명의 출발점이자 전제이기 때문이다.”

<번역> “배반당한 사회주의: 쏘련 붕괴의 배후(5)”에서는 쏘련을 붕괴에 이르게 한 제2경제에 대해서 보다 세밀하게 살피고 있다. 제2경제가 부정부패의 만연으로 이어지고 또 공산당에 대한 대중들의 불신으로 이어져 사회주의의 근거를 훼손하고 자본을 위한 제단을 형성하였다. 쏘련의 실패는 현존하는 사회주의 국가에도, 앞으로 사회주의를 건설할 우리에게도 커다란 교훈을 줄 것이다.

<회원 마당> 이영훈 회원의 “혁명 100주년 기념 러시아 탐방기”도 마무리 되었다. 이영훈 동지의 러시아 기행은 마무리 되었지만 100년 전의 혁명을 현실에서 조직해 내야 하는 우리의 과제는 아직 마무리 되지 않았다.

이번 호부터 뒷표지에 <이달의 사진> 꼭지가 신설되었으며, 앞으로 당분간 장진영 회원이 담당하게 될 것이다. 사드 저지 투쟁에 온 힘을 다하는 평화활동가들에게 연대의 인사를 전한다.

 

2018년 4월 23일

 

 

노사과연

노동운동의 정치적ㆍ이념적 발전을 위한 노동사회과학연구소

Jun 11th, 2018 | By | Category: 정세와노동, 편집자의 글 | 조회수: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