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9년 1월 17일 조천읍 북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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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철

 

 

군인들이 다가 왔다

함덕주둔 2연대 3대대

불길이 덮친다

부락민들이 끌려간다

 

젊은이들은

벌써 다 산 속으로 갔다

 

재판을 요구하자

날아든 미제 카빈 총탄

인민의 심장을 겨눈

대한미국 제국의 법

 

삶도 죽음도 평등하지 않았다

추수한 돈 찔러주고

아버지는 살아오셨다

‘인민공화국 만세’ 두 번 외친

어머니 가슴팍엔 총알이

10살이 채 되지 않은 아이도

아이를 배에 품은 어머니도

 

그 겨울 긴 하루

 

436 송이 동백꽃 지어

꽃상여에서 꽃놀임1)하다

해방의 봄 온 몸에 유채꽃

 

 

 

 

주석: 양성자가 정리한 고 김진언 할머니 인터뷰 “남녀평등이란 말이 좋아서…”와 “조천읍 북촌리 ‘아이고’ 사건”(출처: ≪4370≫ 1월호,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 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2018.)에서 영감을 얻었다. 주제의 나열에 불과했던 습작이 시의 모양을 갖추게 된 것은 전적으로 고희림 동지의 조력 덕분이다. 지면을 빌어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1) 제주 조천읍 북촌리의 오랜 풍습으로 시신 대신 죽은 이의 옷을 꽃상여에 넣고 생전에 살던 곳, 놀았던 곳을 찾아간다는 의식.

노사과연

노동운동의 정치적ㆍ이념적 발전을 위한 노동사회과학연구소

Apr 3rd, 2018 | By | Category: 권두시, 정세와노동 | 조회수: 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