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동을 넘어 학살의 역사를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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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에 이어 이명박이 감옥에 갔다. 문재인 정권은 이제는 개헌이라며 호들갑을 떨면서 마침내 ‘촛불혁명’ 정신을 이어받은 민주공화국이 제도적으로 완성될 수 있을 것처럼 떠들고 있다. 천안함 침몰의 진실이 밝혀지지 않는다면 세월호 학살의 전모가 만천하에 드러나지 않는다면 이명박근혜 적폐청산은 어림도 없는 일이다.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해 단 한 마디도 거론하지 않는 개헌논의에 휩쓸려서는 안 된다는 것도 두말할 필요가 없다.

 

권정기 소장의 <총회 인사말> 자본주의는 “영속적이고 만성적인 불황이라는 절망의 진흙탕 속에 빠지고 말았습니다”는 심각한 자본주의 체제의 위기를 경고하고 있다. “‘중위의 호황’의 도래를 예고하는 듯한 징조가 감촉되자마자” “공황이 시작되고 있”다고 분석하며, “영속적이고 만성적인 불황이라는 절망의 진흙탕 속에 빠진” 자본주의의 현실을 폭로해낸다. 이제 자본주의는 막다른 길에 내몰렸다. 바로 반동기의 끝자락에 서 있는 우리는 혁명적 낙관주의를 통해 반동기를 돌파해 나가야 할 것이다.

<정세> 문영찬 연구위원장의 “남북, 북미 정상회담과 한반도 평화체제의 전망”은 남북 인민의 투쟁이 없다면 전쟁위기를 종식시키고 평화체제를 쟁취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비핵화’ 구호의 대미 굴종성을 지적하면서 이북의 핵과 반도의 평화를 맞바꾸려는 소부르주아적 평화주의를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분단체제가 국제적 성격을 띠는 것이기에 그 해결책도 프롤레타리아 국제주의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국제주의에 기초할 때만이 자주적인 민족통일과 노동해방 인간해방이 가능할 것이라고 결론내리고 있다.

<현장> 몽실이 회원의 “‘최저임금 1만원’은 상시 4인 이하 사업장 노동자에게 그림의 떡”은 작은 치과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처지에서 최저임금 투쟁을 바라보고 있다. 활발한 사회운동을 하는 양심적이고 진보적인 치과 원장조차 피고용된 노동자에게 적대적일 수밖에 없음을 폭로해내고 있다. 4인 이하 사업장의 노동자도 미조직 노동자도 예외가 되지 않도록 최저임금 투쟁은 한 발 더 전진해야 한다.

<이론> 박현욱 자료회원의 “문화활동가 교육 제안서 비판”은 민주노총 문화국에서 나온 교육제안서를 비판하고 있다. 글이 다소 투박하기는 하지만 문화에 있어서도 일관된 유물론적 관점을 적용하여 치열하게 분석하는 활동가의 날이 선 고민을 볼 수 있다. 현장 노동자의 눈높이에 맞추어 쓴 집필임을 감안할 때 그러한 투박함은 오히려 커다란 장점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과학적인 이론과 치열한 현장 실천을 결합하고 있는 문예활동가들의 더 큰 활약을 기대해 본다.

<이론> 김태균 회원의 “사회적 합의주의에 대하여”는 사회적 합의주의가 자본주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계급투쟁을 관리하기 위한 제도라는 것을 전제하며 역사를 개괄하고 있다. 파씨즘적 코포라티즘에서 신자유주의적 코포라티즘까지의 역사를 소개하고 또 한국에서의 사회적 합의주의의 역사를 정리한 부분은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다만 문재인 정권의 사회적 합의주의에 어떻게 싸울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다루어야 할 결론 부분이 미완결인 것이 대단히 아쉽다.

<번역> 쓰딸린의 “10월 혁명과 러시아 공산주의자들 ―중”이 이어진다. 쓰딸린은 뜨로츠끼를 비판하는 자신의 논거를 레닌과 맑스에서 정확하게 제시하고 있다. ‘반쓰딸린주의’가 반맑스-레닌주의임을 더욱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번역> “배반당한 사회주의: 쏘련 붕괴의 배후(4)”는 쏘련을 붕괴에 이르게 한 제2 경제에 대한 분석을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문헌을 참조하여 문제의 뿌리에서부터 파고드는 저자들의 탐구열은 분명히 우리에게도 큰 귀감이 될 것이다. 저자들이 인용하고 있는 그로스만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리하여 쏘비에뜨 시대의 지난 30년 동안 불법 경제 활동이 모든 부문에 침투하여 경제를 침범했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외형과 형식을 띠었다. 규모면에서 대중을 위한 작거나 검소한 것에서 많은 사람에게 실제 중요한 것까지, 나아가 몇몇 사람을 위해 정교하게 제작된 호화로운 것까지 운영되었다.”

<회원 마당> 이영훈 회원의 “혁명 100주년 기념 러시아 탐방기”는 사회주의 혁명의 흔적과 발자취를 직접 추적한 기록을 담은 기행문이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열정이 넘치는 기록문은 생생한 흥미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손현진 회원의 쎄미나 후기 “일 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를 통해 진중하고 치열하게 학습한 성과를 볼 수 있다. 유연한 필체가 인상적이나 그 문제의식은 결코 “말랑말랑”하지 않다.

<이 달의 역사>에서는 제주 4・3 항쟁을 다루고 있다.

이틀 뒤면 제주 4・3 항쟁 70주년이다. 46년 10월 대구 인민항쟁 그리고 제주 4・3 투쟁을 통해 1950년 6월 25일 이전에 반도 전역에서 치열한 계급투쟁이 벌어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비극적인 분단과 전쟁은 바로 그러한 계급투쟁 패배의 귀결이었다. 우리는 잔혹한 대학살극이라는 승자의 보복으로 끝난 패배한 투쟁을 통해 배워야 한다. 다시는 이 땅에 제국주의가 전쟁과 학살의 씨앗을 뿌리지 못하도록!

 

 

2018년 4월 1일

 

노사과연

노동운동의 정치적ㆍ이념적 발전을 위한 노동사회과학연구소

Apr 3rd, 2018 | By | Category: 정세와노동, 편집자의 글 | 조회수: 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