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연말결산

 

이영훈 | 회원

 

 

 

– 짤막한 소개에 앞서 –

이 세상 살아가기 위해 20세기 말 태어난 자본주의 산업예비군 이영훈 씨. 험한 세상 멀쩡하게 살아보자며 다짐을 하지만 그의 뇌와 인생살이는 어딘가 제정신이 아닌데…. 아니 세상이 제정신이 아닌 건가? 알 게 뭐야? 이미 다들 속으로는 제정신이 아닌 것 같은데, 히히.

 

제 1막 – [ 글쓰기의 시작 ]

 

난생 처음 일하는 건설현장의 모습에 대해 쓰기 시작했다. 다음 글부터는 한풀이 하듯이 비속어만 자제했을 뿐 마구잡이로 온갖 분노를 토해내며 글을 썼다. 그리고 첫 해에 두개의 글을 쓰고 드는 생각이 있었다.

“요즘 세상 재미나게 글을 쓰는 사람도 많은데 나도 그렇게 쓰고 싶다.”

그렇게 2017년이 밝았고 어린 시절부터 보고 경험한 이웃과 사회, 노동, 전쟁, 경제 그리고 끝을 모르는 자본의 탐욕 등 나름대로 여러 가지를 다루었다.

글을 완성하고 현재의 글이나 과거의 글들을 보면 아쉬운 것이 많았다. 아마 이번에도 그럴 것이지만, 뭐 어떡하나? 후회할 것 같아서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는 거니까.

 

[ 필자의 과거부터의 여기까지 왔던 행적 ]

 

일단 시작은 이명박이 집권하고 촛불1년 뒤인 2009년이다. 그 때는 경제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고3이었는데 공부에 도무지 흥미라고는 없는 인간이었다. 지금도 노는 게 더 좋다.) 리먼 브라더스 금융위기에 너도나도 경제를 알아야 된다고 떠들어대던 시기였다. 그래서 나도 나름 열심히 경제를 팠다. 결과는?

진보적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알려주는 대로 생각해봐도 이웃을 괴롭히고 형제의 우애 따위는 개나주고 지역을 차별하고 내 조국 운운하며 다른 세계의 민중을 착취해야하고 모든 분야에서 하나도 빠짐없이 경쟁에서 승리해야 되고…

그들이 직설적으로 그렇게 얘기한 게 아니라 기승전결을 따져보니 다 저렇더라.

군대까지 갔다 오고 다시 온갖 경제학자들과 위대하신 투기시장의 왕들께서 말씀하신 신문기사를 눈이 뚫어져라 읽었다. 죽어라 하루종일 검색까지 해가며 많이 봐도 해답이 나오기는커녕 “아유,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도 투기나 해야 되겠다.” 라는 생각만 들었다. 맞다. 난 너무 순진했다. 무슨 짓을 해도 답이 안 나오는 경제학의 수라도에서 절망까진 아니고 답답함만 느끼다 그 분의 학문을 접했다. 맑스였다.

 

[ 2014년 이후 ]

 

유서 깊은 학자들께서 보이지 않는 손이 어쩌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며 수백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오는 전 세계 민중들을 위한 최고의 체제인 자본주의를 뒤로하고 맑스와 엥겔스가 닦아놓은 붉은빛이 번쩍이는 학문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사람들이 사회주의라고 하는 이 학문은 지금은 다 망해 없어진 나라들이 추구했던, 다시는 그 길로 가서는 안 될 구시대의 산물이라고 한다. 나라고 이 학문을 공부할지 누가 알았나요? 세상 모든 어른들이 공부는 좋은 거라고 하도 떠들어대니까 그냥 해본거지, 뭐.

진보적 정치인에 대한 동경, 복지국가에 대한 환상, 극소수의 운동을 지향하는 정당 빼고 거대 민주당과 진보정당이라는 딱지를 달고 있는 정치세력에 대한 착각,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국가들의 대한 우월감, 그나마 남아있는 사회주의 세력과 국가에 대한 편견과 악마화된 모습을 지우는데 1년이 조금 넘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저거 말고도 많긴 한데 생각이 나지 않는 것도 있고, 어휴 내 머릿속에서 뭐 저렇게 바뀌어 간 게 많아??

단 주변에 이 소리를 했다가는 달갑게 여길 사람이 거의 없어서 제대로 얘기는 못했다. 지인들에게 괜히 에둘러 얘기해 보면 대부분 국가가 조장하고 사회에 내려 보내 충실히 가르친 방식대로 수긍을 못하면 반론과 답변이 도돌이표마냥 돌아올 뿐이었다.

“역시 나는 수준이 많이 낮구나.”라는 생각과 동시에 다시는 과거와 같은 단순한 삶을 살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세상을 다른 방법으로 보기 시작했다.

 

제 2막 – [ 2017년 5월 민주당 집권 후 ]

 

그 사이 건설노동자로 살아가며 돈을 벌고 투쟁도 하며 지냈는데 정권이 바뀌었네? 사람들은 감격에 겨워 춤을 추기 시작했다. 선거정국 전에 벌어진 탄핵 과정은 수많은 사람들이 글로 쓰다 못해 드라마와 영화로 만들 지경이니 굳이 말하지 않겠다. 문재인과 민주당은 내국민, 내나라, 원리원칙, 적폐청산 운운하며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하긴 했는데 이게 영 말과는 달리 행보가 요상했다.

 

[ 그대의 연예인이 되어 ]

 

우리 문재인 대통령은 5.18묘역에 가서 쓴 글 하나로 사람들을 감격에 겨워하게 만든다. 여사님은 음식 대접하고 착한 행동 많이 하신다면서 여기저기 막 나오기 시작한다. 청와대가 유기견들을 데려다 키우겠다고 하니 그거 가지고 찬양 일색이다. 대통령 본인도 갑자기 연예인이 된 것 마냥 온갖 곳에 다 기념사로 얼굴 비추시고 영화제에도 나타나고 야구 한국시리즈 결승 1차전에도 시구하러 나타나시고, 헉헉 많다 많아!!

이러한 연예인 행보는 전혀 예상도 안했는데 탁현민이라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요물을 데려다가 악수하는 속도와 자세 시선 하나하나까지 기획하게 만들고 온갖 기념사에 이명박, 박근혜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많이 다닌다. 아니 TV만 켜면 여기저기 그냥 축지법 쓰는 것 마냥 막나온다. 지지하시는 사람들은 그거 보고 좋다고 한다. 이래서 기업들이 이미지 세탁 한번 해보려고 홍보에 열을 올리는구나, 하는 것을 반년 만에 보여주셨다.

 

6개월 동안 문재인 대통령을 지켜보고 드는 생각

 

“그대의 연예인이 되어 항상 즐겁게 해 줄게요. 연기와 노래 코미디까지 다 해줄게.”

 

싸이의 <연예인> 이라는 노래의 가사의 일부인데 나만 그렇게 생각 하는 건지 모르겠다. 사회적 합의와 노동조합과의 교섭, 인천공항 비정규직 문제 등등 다 해 줄 것처럼 언론에 비치고 그나마 몇몇 사람들이 해결되지 않는 노동현장과 투쟁사업장의 문제 등으로 따지고 들면 립 서비스 한번 해서 이슈가 되면 그 지지자 분들께서는 “아직 정권 초기잖아요. 좀 참으세요.” “힘을 실어 줘야 할 때에 노동조합 제내는 왜 또 저러냐? 니들도 적폐세력이다!” “이명박, 박근혜 때는 찍소리도 못하다가 이제 와서 지랄이냐?” 라는 매서운 반응을 서슴없이 해주시니 아이고 무서워. 연예인 사생팬들 보는 것도 아니고 하아… 저 인간들이 같이 광장에서 촛불 들던 인간들이라고? 세상 살기 싫어진다…

우리는 연예인의 쇼가 필요한 게 아니라 삶의 희망이 필요해서 그런 건데 쩝.

 

[ 제국주의에 보내는 헌사 ]

 

그러한 지지에 힘입어 정권은 사드와 한일군사협정 등을 필두로 미국의 사랑을 받기위해 미국이 시키는 대로는 뭐든 다 하는 제국주의의 충견(개가 아니고 사람이지 그럼 충인인가??)이 다 되셨다.

박근혜 정권에서 이어져 내려오던 일본과의 군사관련 문제와 보상금 따위 필요 없으니 사죄를 받겠다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절규는 그대로 이어졌고, 미국이 하는 말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쑨대도 믿는 정도가 아니라 “한 발 앞서” 아예 팥으로 메주를 손수 빚고 계시는 모습을 보여주며 한반도 문제에 대해 고민하시던 분들에게 큰 엿을 선사하셨다.

국제외교와 북과 관련해서는 미국으로부터 하나도 자유롭지 못한 이 나라에서 굳건한 한미 동맹 운운하시며 미국이 하라는 대로 뭐든 하겠다는 모습을 보여주시며 북을 압박하는 정책에 협조하겠다고 하신 뒤 자주국방 운운하시고 푸틴에게 까지 달려가 “북을 제재하는데 협조해 달라”는 말까지 해놓고서 (정작 푸틴은 아무리 그래도 못살게 괴롭혀서야 되겠느냐는 태도를 보였지만) 이북에다 “우리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대화 한번 합시다.”라는 괴상망측한 정체와 근본을 알 수 없는, 군대에서 듣는 화전양면전술이라고 치부하기도 민망한 외교를 펼치셨다. (아… 내가 미국 대통령이면 저렇게 꼬리치는데 오히려 한국에 관심 안 가져도 되겠다.)

 

– 물론 그 결과 지지율이 10%가 빠져나갔다. –

 

[ 이 짓을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

 

이러한 와중에 사드를 막다 내팽개쳐지고 파업 하다가 적폐가 되고 여전히 높아 보이는 지지율에 묵묵히 시국을 지켜보던 그 외의 사람들은 막막함과 답답함이 교차하는 상황에 처해 다들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고민한다.

“투쟁을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이 와중에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권시절 민주당 정부와 친하게 지내면서 악수를 해봤다는 자들이 문재인 정권에 줄을 서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고야 맙소사.

장관이나 의원직 한자리씩 차지하기만 하고 끝나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들은 온갖 토론회에 참가할 때마다 노동조합 내부에서조차 무작정 친정부적인 방향으로 조합원들을 선동하거나 그러한 분위기에 휩쓸리게 만들어 지옥으로 가는 길을 안내하는 경우가 많다.

사드와 제국주의에 대한 굴종으로 정권에 뒤통수를 대놓고 거하게 맞은데 이어 노동자들은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은 현실에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만들어놓은 협상 테이블로 나와 대화하자고 하는데, 하나도 얻는 것은 없고 자본을 위해 희생만을 강요당하는 협의안에 싸인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수많은 동지들은 좌절감에 빠졌다. 코끼리의 코를 가리키며 코끼리는 다리가 다섯 개나 된다는 저들의 흰소리를 어떻게 하면 코끼리 다리가 5개라는 건 거짓말이며 이 거짓을 대중에게 인식을 시키면서 이 난국을 돌파해 나가야 될 지에 대해서 말이다.

지지율이 10%가 빠졌어도 아직 70%에서 왔다 갔다 하는 상황이니 달리 뾰족한 수가 없긴 했지만.

지금의 상황은 순진하거나 맹목적으로 정권을 지지하는 분들이 우리 문재인께서 정권을 잡은 걸로는 아직 만족 못하는 상황이다. 그들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이 불편한 노동환경에 자기 권리 요구하는 투쟁을 하는 노동조합이 심히 불편하다. 불편한 마음으로 노동자들을 지켜보고 눈치를 주는 대도 계속 자기 정당한 권리 요구하는 노동자들을 거슬려한다. 노동조합 외에 그동안 억눌려 왔던 약자들의 불만들이 터져 나오는 것이 우리정권(정확히는 그들의 착각이다)에 불똥이라도 튀면 어떡하나 너무 짜증나. 그러니 니들도 적폐, 적폐 되신 님들 하고 이제 절교에요. 엿 드세요~

 

[ 삐딱한 마음으로 분노를 삭이면서 ]

 

2017년 10월 28일 촛불 1주년이라고 전날 발언 신청했다는 사회주의를 공부하는 학생동지가 자기 소속과 발언할 내용을 제출했더니 채택이 되지 않았다. 다음날 광화문 광장에서 보니 정말 제 표현대로 하자면 “순수 그 자체” 이신 중고생과 시민 가족 분들께서 올라오셔서 발언을 하셨다. 아, 예전처럼 무작정 그분들을 욕하고 손가락질 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단지 우리 같은 사람들의 발언을 검열(?)한 그날 사회를 주도한 단체들을 보면서 이런 썩을 기회주의자 같은 XX가 절로 나올 뿐이다.

그래서 전 그날 속으로 이렇게 외치고 속이 타들어가는 괴로움에 가수의 공연을 뒤로하고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동지들과 술을 마시러 갔다. 그리고 속으로 외쳤죠.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됐습니다!’

제가 너무 삐딱하게 본다고요? 뭐 해결되지도 않은 민중들의 문제 해결해 준다고 악수하고 다니신 것도 많아서 그거 책임져야 되지 않냐 하는 것도 있고 사드 필요 없다고 사진 찍은 것도 인터넷에 돌아다니던데, 비판받아야 될 거 비판한다고 노동조합도 적폐세력이 됐는데? 아이고 이렇게 나도 적폐가 다 됐네요.

 

[ 진보를 자처하며 노동자를 욕하시는 분들의 근황 ]

 

글을 쓰면서 네이버에 민주노총을 검색해 보니 정말 가관이다. 2017년 대선 이전부터 신문 기사댓글을 항상 확인하고 보면서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라는 것을 느끼긴 했지만 자신들의 홈페이지나 메신저, 블로그까지 상상 이상으로 노동자와 노동조합을 험담해댔기 때문이다. 악마, 입 진보, 촛불 팔이, 수구좌파, 미친놈들 등등 깨어있는 시민들의 욕이 상상을 초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밖에서는 차마 대놓고 이야기는 못하고 있지만 묵묵히 분노를 삭일 뿐이다.

 

[ 나도 말해봅니다 ]

 

생각해 보자. 당신들처럼 민주주의 정권이니 맹목적으로 무조건 지지해야 해보자. 그러나 나중에 내 삶과 현실은 달라진 게 없고 정권에 너도나도 다 뒤통수 맞으면 어떨까? 김대중, 노무현이 대통령이 된 뒤 왜 그렇게 욕을 먹었고, 여전히 투쟁할 수밖에 없었던 노동자들에게 그들이 어떻게 대응했길래 증오의 대상이 됐는지 아직 모르시죠? 본인 지지하는 정권에 대해 그렇게 자신이 있나?

참여정부 때 사회적 약자들의 불만을 잘 들어줬으면 우리가 넙죽 속아 넘어갔지 이렇게 반항하고 있을까? 정치인 아저씨들이 과거경력 상관없이 맨날 사기치는데 우리 편인 것 같아 보인다고 그렇게 덥석 믿고 따라가서 혁명은커녕 개혁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까? 협상 테이블에 앉은 장관님이 국가와 민족의 미래 운운하며 그럴싸한 말씀 하시면 그 말 그대로 믿고 따라갈래??!!! 평소 속 알머리 없던 애가 모두를 위해 이번 투표는 무조건 기호 2번이다 하면 투표소 달려가서 투표용지에다 그대로 2번 자리에다가 동그라미 찍어야 되는 겁니까아아아악!!!

과거를 보면 미래가 보이죠? 그럼 우리도 더불어 가자는 민주당이 앞으로 노동자 민중에게 어떻게 할지 뻔히 보이는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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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작년6월 백남기 농민열사 시신이 안치된 서울대 병원 내부를 이동하면서 벽에 붙은 것을 찍은 공공운수노조 피켓중 하나. 우리가 이런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곰곰…]

 

제 3막 – 나도 한번 짖어보자.

 

[ 작살나는 원리원칙 ]

 

역시 민주당이다. ‘대한미국’에서 아니, 대한민국인가? 어쨌든 감옥에 들어간 사람은 한명도 빠짐없이 그게 자기네 사람이라 하더라도 감옥에서 꺼내줄 수 없는 상황이라 한다. 법 때문에 그런다고? 그럼 이전에 양심수와 재벌 총수들 잘만 꺼내주던 전직 대통령들과 전두환, 노태우는 직권남용이라도 했다는 말인가?

안타까운 일이지만 원리원칙, 법치주의 때문에 안 된다고 한다. 아니면 이들의 속마음은 최고 존엄 국가에 위해를 가했거나 그럴 염려가 있는 위험한 범법자들일수도 있으니 석방할 ‘양심수’ 따위는 없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새로 들어선 정부는 촛불혁명, 내국민, 내나라 운운하며 엄청 민주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양심수에 대한 이들의 태도에서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노동자와 활동가에 대한 헌사(?)를 엿볼 수 있다.

 

[ 절대 불평만 하고 싶어서 이러는 것이 아닙니다. ]

 

자본은 대통령이 비정규직 없는 인천공항을 만들겠다는 말이 무색하게 다시 비정규직을 채용하겠다고 길길이 날뛴다. GM-대우 자동차 공장에서 부분 파업 하는 노동자들을 뒤로 하고 GM자본은 용역경비를 투입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현실에서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어설프게 관심 갖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삶이 진정 사람 사는 세상이 됐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느냐는 겁니다.

자본이 바뀐 권력자의 눈치만 보고 민중의 눈치를 보지도 않고, 민중과 민중, 노동자와 노동자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자본은 정권이 바뀌어도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 이것저것 해결하겠다고 공약은 했지만 그동안 자본의 편을 들어줬으니 노동자의 편을 적극적으로 들어주는 태도를 취하는 것도 아니다.

 

 

[ 여긴 자본주의고 우린 언제까지 참아야 하나… ]

 

제가 사회 얘기 하다가 자꾸 자본주의를 강조하는 것은 하나입니다.

“돈 없으면 사람이 아닌 사회”

자신의 존재가 노동력을 팔아 생존해야 하는 세상에서 오십보백보인 정치인들의 싸움에는 온 신경을 쓰면서 노동 관련한 문제는 내 삶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지만 이러한 이유에는 고통과 인내를 운운하며 삭혀야 하냐는 거다.

못 참겠다고 한마디 하면 미래를 내다볼 줄 모르고 참을성이 없다고 그러는데 아니 수많은 사람의 삶이 파괴되는 게 양보와 인내의 문제인가? 자기 삶의 질이 국가의 명이라는 이유로 땅바닥에 내동댕이치는데 그냥 참는 게 정상인가? 그렇게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시절 구조조정에 금모으기까지 하며 10년을 버텼으면 나는 아니더라도 그분들께 돌아오는 거라도 있었어야 되는데 뭐 돌아오는 것이 하나 없다.

 

[ 그 걱정을 하는 의도가 뭔가? ]

 

집회나 토론회 자주 다니고 참관하고 학습하러 다닌다고 하면 (혹은 사회 관련한 얘기가 나오거나) 예전부터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다. 사람도 적은 집회에 뭐 하러 나가냐? 이런저런 집회에 자주 나갈 필요나 있냐? 의미도 없어 보이고 그런 공부할 시간에 자기계발 하는 게 낫지 않니? 라며 단순 노동운동이나 활동을 위해 그런 말씀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활동 자체의 뜻을 이해 못하시고 말씀 하는 경우가 많다.

위에 경우는 그나마 좀 다행입니다. 정말 빈정대는 투로 말하거나 자기 지지하는 사람이 못 믿을 사람이냐며 따지려 드는 경우도 있고 심하면 끝까지 자기의 생각 외에는 인정하려 들지

않는 경우도 있죠. 너는 결국 너 믿고 싶은 거 믿는 식 아니냐면서.

말씀하시는 그대로 믿고 싶다. 그런데 솔직히 여기저기서 그런 말 들으면 드는 생각은 이렇다.

그런 걱정을 하는 의도가 뭐야? 내가 막 자기 줏대도 아무런 생각도 없이 무작정 끌려 다니기만 하는 거 아닌가? 해서 그런다고도 하는데 적어도 사회와 경제학에 대한 나름 진지한 고민과 지식의 갈구 때문에 내가 지금 여기 있는 거야! 사람이 적은데 뭐 하러 나가냐는 건 약자들을 위해 쪽수라도 좀 채워줄려고 하는 의지라도 있기에 그러는 거 아냐??! 우리가 근로대중을 위한 일 때문에 선전선동을 하면 그 선동에 기꺼이 응해 주겠다는 거 아니야?!(아니라고?)

자꾸 우리한테 “시위는 하지 말아야 된다.”, “의도는 알겠는데 소용도 없는 거 하지 말아라.” 이러지 좀 마! 나 밖에서 고생하는 노동자들과 활동가들이랑 더위에 땀 삐질삐질 흘리고 추위에 부들부들 떨면서 같이 있는 게 피곤하지만 차라리 그게 더 마음 편하고 행복해! 허나 사람들이 천 명, 만 명, 백만 명 모일 화두가 아니면 이러한 게 다 무의미하단 거잖아! 이렇게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를 모두 뒤로하고 도망치라고! 숨으라고! 직접 언급을 해주시고 걱정을 해주시고 위로를 해주시고 도와주니까…!!! 아 세상 살 맛 난다! 우리만 그렇게 불쌍한 사람 아니야! 삶의 고민이 많은 당신들도 똑같이 불쌍한 사람인데 왜 나만 불쌍하고 순진한 어린 양으로 만드는 거야!

그래, 세상 모두가 이렇게까지 걱정을 해주는데 내가 이렇게 얌전히 살아가야 되나? 힘내서 좋은 모습 보여줘야지, 나 이렇게 멀쩡하게 살아가는데 왜 불순한 무리의 허언증 가득한 사람에게 선동을 당하거나 하는 사람으로 낙인을 찍으려 드는 거야? 그래서 나와 함께 학습하고 삶을 살아가는 동지나 얼굴도 모르지만 투쟁하는 곳 방문할 때마다 손 잡아주고 서로 위해주고 한 걸음 한 걸음 전진하는 이름 모를 동지들 모두 자랑스럽고 너무 고마워… 너무 사랑해……

 

[ 마무리를 지으며 ]

 

특출난 능력의 뛰어난 사람이 나를 이끌어 줬으면 하는 무책임한 상상을 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그런 세상이면 내가 손수 공부해보겠다고 바득바득 책을 넘겨가며 보고 있었을 리가 없지, 하며 다시현실로 돌아왔다.

요즘 들어 제 인생의 전환점인 이명박을 지지고 볶고 하던데 저는 현 정권이 과연 이명박을 ;구속할 실력이나 뒷심이 있나 의심한다. 이미 전두환, 노태우를 사면한 전력이 있는 이 나라에서 최순실 박근혜에게 구형하는 모습만 봐도 고작 3년 5년인데 이명박을 막상 구속한다 쳐도 얼마나 형편없이 처벌할지가 그려진다.

마지막으로 여러분 올 한해 써주신 글 열심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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