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노조를 만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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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동남권원자력병원 분회장,

흉부외과 의사)

 

 

혹 어떤 사람들이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들도 노동자가 맞냐고 물어봅니다.

그들의 생각에는 의사들은 누구의 눈치도 보지않고 자유롭게 일하며 소신껏 일할수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물론 비교적 그렇습니다.

태초부터 에덴동산에 살았던 인간이 하나님에게 쫓겨나면서부터 시작된 노동은 누구도 예외가 될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단, 자기가 터럭 한줌만큼의 권력이라도 쥐고있으면 티끌 하나 차이라도 서열을 세워 갑질을 해대는 한심한 인간들이 노동자임을 망각하고 자본가 흉내를 낼 뿐이죠.

얼마전 대학병원 내에서 지위나 권력을 배경으로 의사가 의사에게 폭력이나 성추행을 저지른 것을 언론에서 보도하였습니다. 사실 오래전부터 이러한 폭력은 의사 사회에서 어렵지 않게 볼수 있었습니다.

우리 사회 여러 곳에서 어렵지 않게 보이는 갑질, 즉, 상위 권력에 의한 폭력에 의사들도 예외 없이 당하는 노동자이었습니다.

특히 병원에서 근무하는 봉직의사의 경우 병원측의 인사권을 가지고 있는 의사들의 갑질로 소신있는 진료권 마저 침해 당하고 있습니다. 의료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같은 노동자임에도 사용자의 편에 서서 박해를 가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은 어렵지 않게 알수 있습니다.

2년전 저는 노동 전문 변호사에게 찾아가 병원의사들이 노조를 만들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될지 자문을 구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그 변호사는 의사를 노동자로 바라보는데 익숙하지 않은 여론에 맞설 수 있을지, 설령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 노동조합을 만든다 하여도 사측, 즉 병원측의 압력이 들어오면 금방 와해될 거라는 핀잔까지 했습니다. 한마디로 노동운동 아무나 하는 거 아니다 라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저희 동남권원자력병원의 12명의 의사는 2017년 9월 15에 민노총 산하 공공운수 노조 의료연대 본부에 가입원서를 제출했고 대한민국 최초의 민노총 산하 의사 노조를 결성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의사노조 분회장인 저 한명이 해고를 당했지만 아직 단 한명도 탈퇴하지 않고 지금까지 의사노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동남권원자력병원에서는 전문의 의사 한명이 해고당하고 의사노조를 결성하기까지 무슨 사연이 있었을까요?

2015년 12월 17일 동남권원자력병원의 임상시험책임자이자 연구센터장이자 원장님이 언론에 홍보한 폐암환자 대상 면역세포치료 인터뷰 기사 때문이었습니다.

폐암은 아직도 재발과 사망률이 높은 암으로 폐암 환자분들은 혹시 언제 재발 할까하는 두려운 마음에 몸에 좋다는 것은 그 무엇이라도 하려고 합니다. 이토록 암이 재발할까봐 두려움에 떠는 폐암 환자들에게는 2015년 12월 17일 국민일보에 보도된 동남권원자력병원의 7명의 폐암 수술환자들에게 투여된 자가면역세포치료 후 재발이 없었다는 임상시험 결과는 희망이요 너무나도 반가운 소식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 임상시험의 결과는 허위로 2015년 12월 당시 이미 시험에 참가한 7명의 환자 중 3명의 환자가 재발했으며 2명의 사망환자가 있었습니다. 면역세포치료를 받지 않았다면 폐렴으로 죽지않아도 되는 환자가 두명이나 있었다는 사실을 유가족들이 알게 되었다면 얼마나 충격적이었을까요?

임상시험의 공동연구자이기도 했던 저는 2016년 2월에 국민신문고를 통해 관련부처에 임상시험의 허구에 대해 제보하였습니다. 그러나 당시 동남권원자력병원 소관부처인 미래부와 식약처에 진정을 했지만 정권의 혼란함을 핑계로 유야무야 별 문제없는 것처럼 무마되었습니다.

현직 권력을 쥐고 있는 기관장의 힘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저는 절망한 채 그냥 원장의 임기가 끝나기만을 기다렸지만 원장은 불사신처럼 원자력병원 최초의 재임을 하면서 임상시험 또한 더욱 확장을 하였습니다.

위암환자와 유방암환자에게까지 아무런 근거도 없이 확대 적용하는 것 이었습니다.이번에도 언론을 이용하여 국민을 속이면서 면역세포치료를 마치 만병 통치약 처럼 홍보를 하였습니다. 이를 제보한 저는 2년간 고의적인 최악의 인사평가로 부당대기발령과 부당해고까지 당했습니다.

더 이상은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냥 다른 병원으로 가면 되지만 제가 가버리면 아무도 이 일을 말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의사는 조용히 원장이 주는 연구비로 외국학회나 다녀오면 될 일을 굳이 떠들어서 저처럼 쫓겨날 일을 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본부에서 저와 함께 국회의원 사무실, 언론사 기자, 지역 의사단체 등을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병원 내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동지 의식을 보게 되었습니다. 저희 열두명은 원장이틀렸다고 생각했지만 병원 내 다른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만나는 사람 모두는 저 원장이 틀렸고 잘못되었다고 했을 때 비로소 저희의 움추렸던 어깨가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4주 넘게 병원내 피켓팅과 선전문을 환자들과 직원들에게 나눠주면서 점점 확고한 신념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이 싸움은 이미 끝났다. 거짓말은 절대 이길수 없다 라는 당연한 사실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양원장은 뒤늦게나마 국회의원실에 불려가서는 거짓 언론보도에 대해 이제야 잘못했다고 시인 하면서 정작 당사자인 폐암 환자들에게는 사죄하거나 정정보도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환자들은 계속 속고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국가에서 주는 수십억의 연구비가 그렇게 중요했는지 폐암, 유방암, 위암 환자들은 그 연구비를 받아내기 위한 실험동물 이상으로는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국가의 연구비를 수십억이나 받으면서 원장 자신의 욕심만 채우고 환자의 안전과 생명에는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는 면역세포치료 임상시험을 중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최초의 병원 봉직의 의사노조인 동남권원자력병원 노조는 양광모 원장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이 임상시험의 거짓에 대한 정정보도 및 삭제, 환자들에 대한 사과와 임상시험의 중단이 결정 될 때까지 강력하게 투쟁할 것입니다.

추가> 이후 의사노조 분회장은 2018/1/11 중노위에서 부당대기발령 판정받고 부당해고를 해결하기 위해 투쟁중이며 2018/2/5 병원내 제1노조와의 교섭분리 인정 (중노위) 받았습니다. 당시 원장은 채용비리와 기타 비위행위로 대기발령후 검찰수사 의뢰되었습니다.

노사과연

노동운동의 정치적ㆍ이념적 발전을 위한 노동사회과학연구소

Feb 9th, 2018 | By | Category: 정세와노동, 현장 | 조회수: 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