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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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희

 

 

 

생일 같은,

작은 기억들조차

정말 사치 같은데,

 

쏜살 같이 흐르는,

저 어두운 세월에,

가끔 영혼이 깨어나,

 

나를 뒤돌아보게 한다,

내 식구들을 생각하고,

내 부모들을 생각하고,

 

내 친구들을 생각하고,

내 형제들을 생각하고,

이런 것들도 엄청난 사치 같은데,

 

나는 무엇 앞에,

홀로 외로이,

이렇게 서있는가,

 

나는 무엇 위해, 외로이,

이렇게, 거리에 앉아있는가,

 

그 좋아하던, 음악조차, 버린

저 위대한 혁명가 앞에,

 

그토록, 아끼던,

사랑조차 벗어던진,

그 위대한 혁명가 앞에,

 

생일 같은,

작은 기억들조차,

이제는, 정말 사치 같은데,

 

그래도 소박한,

내 인생 앞에,

무엇을 찾고 있는지,

 

가끔씩은,

지나가는 투로,

내게 의문을 던진다.

 

아무것도 남은 게 없고,

모든 것들이 다 사라진,

내 거친 인생 앞에,

 

조용히, 주변을 둘러보네,

그래도 아주 작은 꿈,

저 혁명의 노래,

 

그것이 마지막 희망이길,

그것이 마지막, 나의 길이길,

그렇게, 세월은 쏜살 같이

 

흐르는데,

흐르는데,

 

저 지하의 노래,

 

오늘도, 거리에서

이렇게 앉아,

지나온 生(생)을 돌아보네.

 

 

노사과연

노동운동의 정치적ㆍ이념적 발전을 위한 노동사회과학연구소

Oct 31st, 2017 | By | Category: 권두시 | 조회수: 85

댓글 2개 “생일날에”

  1. 변순영말하길

    임채희 선배님 현재의 삶과 이 글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뭐가 묵직하게 오네요

  2. 보스코프스키말하길

    어디 계세요? 꼬옥 만나뵙고 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