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나 자신을 노래한다

김남주|시인

 

<신으로부터 불을 훔쳐 인류에게 선사했던 프로메테우스가 인류의 자랑이라면 부자들로부터 재산을 훔쳐 민중에게 선사하려 했던 나 또한 민중의 자랑이다>

나는 듣고 있다 감옥에서

옹기종기 참새들 모여 입방아 찧는 소리를

들쑥 날쑥 쥐새끼들 귀신 씨나락 까는 소리를

“왜 그런 짓을 했을까, 왜 그렇게 일을 했을까

좀더 잘할 수도 있었을 텐데, 경박한 짓이었어

그 때문에 우리의 역사가 한 10년 후퇴되었어

한마디로 미친 놈들이었어 미친 짓이었어

이에 상당한 책임을 그들은 져야 할 거야” 하는 소리를

나는 묻고 싶다 그들에게

굴욕처럼 흐르는 침묵의 거리에서

앉지도 일어서지도 못하고

엉거주춤 똥누는 폼을 하고 있는 그들에게

그들은 척척박사이기에 무엇보다도 먼저 묻겠다

불을 달라 프로메테우스가

제우스에게 무릎 꿇고 구걸했던가

바스티유 감옥은 어떻게 열렸으며

센트 피터폴 요새는 누구에 의해서 접수되었는가

그리고 쿠바 민중의 몬까타 습격은 웃음거리로 끝났던가

그리고 프로메테우스의 고통은 고통으로 끝났던가

루이가 짜르가 바티스타가 무자비한 발톱의 전제군주가

스스로 제 왕궁을 떠났던가

팔레비와 소모사와 이아무개와 박아무개가

제 스스로 물러났던가

묻노니 그들에게

어느시대 어느 역사에서 투쟁없이

자유가 쟁취된 적이 있었던가

도대체 자기 희생없이 어떻게 이웃에게

봉사할 수 있단 말인가

혁명은 전쟁이고

피를 흘림으로써만이 해결되는 것

나는 부르겠다 나의 노래를

죽어가는 내 손아귀에서 칼자루가 빠져나가는 그 순간까지

나는 혁명시인

나의 노래는 전투에의 나팔소리

전투적인 인간을 나는 찬양한다

나는 민중의 벗

나와 함께 가는 자 그는

무장이 잘 되어 있어야 한다

굶주림과 추위 사나운 적과 만나야 한다 싸워야 한다

나는 해방전사

내가 아는 것은 다만

하나도 용감 둘도 용감 셋도 용감해야 한다는 것

투쟁 속에서 승리와 패배 속에서 그 속에서

자유의 맛 빵의 맛을 보고 싶다는 것 그뿐이다.


출처: 김남주, ≪조국은 하나다≫, 남풍, 1988. pp. 4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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