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되는 동북아의 전쟁위기, 그리고 노동자계급의 대응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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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기 | 소장

1. 전쟁미치광이 미제국주의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을 살펴보자.

(미국 공화당 중진의원이자 대북 강경파인: 인용자) 그레이엄 의원은 워싱턴 시간으로 (8월: 인용자) 1일 NBC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

그레이엄 의원은 만약 전쟁이 나더라도 거기(한반도)서 나는 것이고 수많은1)(thousands of) 사람이 죽더라도 거기서 죽는 것이지 여기(미국 본토)서 죽는 게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 면전에서 그렇게 말했다”고 주장했습니다.2) (이하 강조는 모두 인용자)

日언론 ‘트럼프, 아베에게 9월 9일 북한 폭격 밝혀’

日시사주간지 ‘주간현대’는 지난 (8월: 인용자) 7일자 최신호에서 “7월 31일 오전 8시 5분부터 아베 신조 日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 간에 있었던, 57분짜리 전화통화 기록을 입수했다”며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日‘주간현대’에 따르면, 트럼프 美대통령은 지난 7월 31일 아베 日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이 지난 주말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했는데, 조만간 핵탄두를 탑재한 ICBM을 실전배치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미국의 크리스마스를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협박했는데 실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트럼프 美대통령은 “지금까지 북한을 향해 경제제재, 직접 대화, 군사적 행동, 체제 전복 등을 고려했고, 중국의 영향력 행사에 기댄 경제 제재를 해 왔다”면서 “하지만 시진핑은 나를 만족시키지 못했다”고 불평을 털어놨다고 한다.

트럼프 美대통령은 이어 격한 어조로북한 건국 기념일이 9월 9일이라고 하는데, 북한 고위급들이 김정은 앞에 도열하는 기념행사가 열릴 때 이곳을 공격하면 문제를 단번에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김정은이 거기에 있든 없든 상관없이 북한 타격이 놈들에게 우리 미국의 뜻을 전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트럼프 美대통령은 “중동의 ISIS(대쉬)가 격멸된 뒤 다음 차례는 이란과 북한”이라며 “누구를 먼저 손 볼 것인가 하면 바로 북한”이라고 말했다고 한다.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 시각) “북한이 미국을 위협하면 지금껏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특히 그의 ‘화염과 분노’ 표현은 지난 5일 허버트 맥매스터 미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북한에 대한 ‘예방적 전쟁(preventive war)’을 언급한 후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앞서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이 대륙간탄도탄(ICBM)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했다고 미 국방정보국(DIA)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WP가 획득한 보고서 요약문에서 DIA는 북한이 ICBM급 미사일을 포함해 탄도미사일 발사를 위한 핵무기를 생산했다고 평가한다라고 전했다. 미국 관리 2명도 DIA가 이런 결론을 내린 것이 맞다고 전했다.4)

9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트위터에서 우리의 핵무기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우리가 이 힘을 사용할 필요가 없게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이 언급한 화염과 분노’가 핵무력 사용을 암시했다는 것을 분명히 한 셈이다.5)

전쟁의 광기가 난무한다. 지구의 종말을 주문하는 미치광이 주술사 같다. 그러나 분명히 하자. 트럼프는 미제국주의의 실체를 거침없이 드러내고 있다. 미지배계급의 속내를 아주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다. 오바마, 클린턴 부부 같은 교활한 정치인들이 둘러친 위선의 장막을 과감하게 걷어내고 있다.

최천택은 ≪미 제국의 두 기둥: 전쟁과 기독교≫에서 전쟁국가 미국을 다음과 같이 고발한다.

건국 후 지금까지 미국은 얼마나 전쟁에 관여했을까? 1993년 10월 7일 워싱턴 시 소재 미의회도서관 의회연구원 외교국방분과 미국외교정책 전문가 콜리어(Ellen C. Collier)는 “미국의 전쟁, 1798년부터 1993년까지 미합중국 군대에 의한 해외 무력사용 사례들”이라는 목록을 작성했다.

 이 문서에 따르면 미국은 195년 동안 234건의 전쟁에 개입했다. 물론 1993년 이후에도 미국은 끊임없이 전쟁을 일으키고 있다. 1994년부터 2008년까지의 데이터는 34건이다. 14년 동안 34건인데 1798년부터 셈을 하면 210년 동안 268건의 전쟁에 참전한 것으로 파악된다.

 즉 1년에 1건 이상의 전쟁에 참여했다는 뜻이다. 콜리어가 작성한 문서의 출발 시기인 1798년 이전에도 미국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고, 문서에 누락된 전쟁도 상당히 많다. 미국은 전쟁으로 시작하여 전쟁과 함께하는 국가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아래는 클리어 문서 중 일부다.

 

(분량이 너무 많아서 2차 대전부터만 소개한다: 인용자)

○ 제2차 세계대전 참전(1941∼1945)

○ 그린랜드 항구 점령 (1941), 아이슬랜드 점령(1941)

○ 한국전쟁 (1950∼1953), 이란의 모사디그 정권 전복 (1953)

○ 과테말라 군사개입 (1954), 중동 위기 선동 (1958)

○ 케모이섬, 마쓰섬 주변에서 무력시위 (1958)

○ 유-2 첩보기 소련 영공 정찰 (1960), 콩고에서 ‘유엔 군사작전’ 선동 (1960), 피그만 침공 (1961), 베를린 위기 선동(1961), 통킹만 무력도발 (1964)

○ 베트남 전쟁 (1964∼1972), 도미니카 공화국 내정개입 (1965)

○ 엔크루마 정권 전복 (1866), 라오스, 캄보디아 무력개입 (1970)

○ 칠레 아옌데 정권 전복 (1973)

   포르투갈에서 파괴활동 (1974∼1975)

○ 케냐의 무왕기 카리우기 암살 (1975)

○ 오스트레일리아 노동당 정권 전복 (1975)

   콩고인민공화국 정권 전복 (1977)

○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 (1979∼1981)

   카스트로 암살 기도 (1960∼1981)

○ 카다피 암살계획 (1981), 파나마의 토리호스 암살 (1981)

○ 인디라 간디에 대한 음모 (1981)

   잠비아 대통령 암살계획 (1981)

○ 폴란드 내정간섭(1980∼1984)

    아프가니스탄 군사개입 (1980∼1984)

○ 엘살바도르 내전 군사개입 (1981∼1983)

○ 니카라과에서 군사도발 (1981∼1983)

○ 시드라만에서 리비아에 대한 군사도발 (1982)

○ 그레네이더 침공 (1983), 걸프전 (1990~1991)

○ 소말리아 무력개입 (1992~1995),

   1994년 6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침략기도 무산

○ 수단, 아프가니스탄 미사일 공격, 이라크 공격 (1998)

   유고연방 침공 (1999)

 

오늘도 미국은 지구촌 어느 곳에선가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중이다. 전 세계의 국가 중 미국과 전쟁을 하지 않은 나라는 과연 몇 개 국 정도 될까? 아마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6)

저자는 단지 “미국의 전쟁”, 혹은 “해외 무력사용 사례들”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침략전쟁이라고 성격을 분명히 해야 한다. 2차 세계대전의 경우도, 미제에게는 제국주의 국가들의 식민지 영토 재분할을 위한 전쟁이었다. 실제 미제는 세계대전 이후 광대한 신식민지(한국도 여기에 포함된다)를 얻었고, 사회주의권을 제외한 세계 대부분 지역을 자신의 영향력하에 두게 되었다.

그리고 최천택의 말처럼,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서 “오늘도 미국은 (침략)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침략전쟁도 노리고 있다7).

또한 미국의 핵전쟁 위협은 빈말도 아니고, 처음도 아니다. 최천택의 글을 계속 보자.

미국의 핵무기 사용과 위협

미국은 최초이자 유일하게 핵무기를 (일본에게: 인용자) 실제 사용한 나라이다. 반인륜적이고 전범 행위에 해당하는 일을 저질렀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에도 미국은 전혀 반성하지 않고 계속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위협했다. 다음은 그 중의 일부이다.

 

 

미국의 핵무기 사용과 사용 위협 연표8)

연 도

내 역

1945

8월 6일, 9일 미국의 최초이자 유일한 핵무기 실제 사용

1946

유고슬라비아에 대하여 트루먼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 위협

제1호, 인구: 11,452,200명

1946

이란에 대해 핵무기 사용 위협 제2호,

인구: 67,937,517명

1947

우루과이에 대해 핵무기 사용 위협 제3호,

인구: 3,264,000명

1948

독일 베를린에 대해 핵무기 사용 위협 제4호,

인구: 82,288,988명

1950-53

한국전 당시 북한과 중국에 대해 핵무기 사용 위협 제5호,

1954

과테말라에 대해 핵무기 사용 위협 제6호,

인구: 12,639,939명

1956

이집트에 대해 핵무기 사용 위협 제7호,

인구: 80,471,869명

1958

이라크에 대해 핵무기 사용 위협 제8호,

인구: 29,671,60명

1958

중국에 대해 핵무기 사용 위협 제9호,

인구: 1,330.141,295명

1961

독일 베를린에 대해 핵무기 사용 위협 제10호,

인구: 82,288,988명

1962

쿠바에 대해 핵무기 사용 위협 제11호

인구: 11,239,363명

1964-73

월남에 대해 핵무기 사용 위협 제12호,

인구: 89,571,130명

1973

중동전쟁 시 핵무기 사용 위협 제13호

1980

이란에 대해 핵무기 사용 위협 제14호, 

인구: 67,037,517명

2. “북핵ㆍ미사일 문제”가 아니라 “미핵ㆍ미사일 문제”

먼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하 “이북”)의 핵과 미사일 현황에 대하여 간략하게 짚고 넘어가자. ≪조선일보≫의 기사를 보자.

북한은 어떻게 최첨단 기술의 종합체라 불리는 ICBM을 손에 넣을 수 있었을까?

이처럼 3대(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인용자)를 내려오면서 축적된 막강한 연구 인력과 기술력이 북한 정권의 손에 ICBM을 쥐여준 것이다. 대기권 재진입 기술에서 핵심인 탄소복합소재와 관련하여 한마디 덧붙인다면, 필자는 북한 국방대학에 다니던 2005년 탄소복합소재를 사용한 다양한 무기 부품을 목격한 적이 있다. 그때로부터 10년 넘게 흘렀다. 일각에서 말하는 것처럼 “북한은 탄소복합소재를 생산할 인프라조차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대기권 재진입에 성공했다는 북한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북한은 절대로 화성-14형에서 멈출 정권이 아니다. 북한의 ICBM 기술은 지난 3월 18일 고출력 액체연료 엔진의 지상연소 시험을 계기로 크게 한 단계 성장했다. 그래서 이 시험을 소위 ‘3·18 혁명’이라고 떠들어댄 것이다. 북한은 머지않아 고체연료엔진 기반의 ICBM,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다탄두 ICBM 등을 개발해낼 것이다. 이 미사일들은 화성-14형과 기본적인 핵심 기술들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핵과 미사일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지난해 4차 핵실험(수소폭탄)은 그들의 핵기술이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였다.9)

그는 이북이 “ICBM을 손에 넣고”, “대기권 재진입에 성공했”고, “수소폭탄”을 제조했다고 말한다. 미 국방정보국(DIA) 보고서도 “북한이 대륙간탄도탄(ICBM)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말처럼 “북한이 ‘미국의 크리스마스를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협박했는데 실제 위협이 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8월 15일 “8.15 전국노동자대회 대회사”에서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북미간 대결이 한반도를 벼랑 끝으로 내몰아 ‘한반도 전쟁설’로 확산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듣기에 따라서는 “한반도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것”에 대해 북미가 공동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들릴 수도 있다. “북미간 대결”의 실체는 무엇인가.

트럼프의 말을 믿는다 해도, 이북이 “‘미국의 크리스마스를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협박”하면서, 미국과 전쟁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이북이 요구하는 것은 미국과의 “평화협정”이고,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의 폐기”이다. 전쟁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하지 말자는 것이다. 반면 미국은 “9월 9일 북한 폭격”, “화염과 분노”를 언급하면서 핵전쟁을 협박하고 있다.

그런대도 ≪조선일보≫는 이북이 “핵과 미사일로 (한반도의 : 인용자) 평화를 위협하고 협박한다”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문 대통령은 어제 청와대 회의에서 “한반도에서 평화와 안정을 반드시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국민 모두가 바라는 일이다. 그러나 평화는 구걸과 애원으로 결코 지켜지지 않는다. 인류 역사가 증명한다. 군 통수권자와 전군, 내각이 핵과 미사일로 평화를 위협하고 협박하는 북에 대한 결의를 보여주었으면 한다.10)

사설은 말한다; “평화는 구걸과 애원으로 결코 지켜지지 않는다. 인류 역사가 증명한다.” 지당하신 말씀이다. 누구보다도 그것을 잘 알고, 행동하고 있는 국가가 이북이다. 핵과 미사일(“대량살상무기”)을 포기한 후세인의 이라크와 가다피의 리비아가 미제에 의해 어떻게 파괴되었가! 생뚱맞지만 미국의 전 국가정보국장(DNI)이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린다.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이날 CNN에서 핵개발은 북한이 생존을 위해 가지고 있는 ‘티켓’이기 때문에 그들이 핵을 포기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11)

결국 “북미간 대결”이란 대등한 권리 대 권리의 대결이 아니다. 이북을 절멸시켜버리겠다는 미제국주의의 야만적 광기, 그리고 생존을 위한 이북의 격렬한 저항이 그 실체이다. 그것은 작용과 반작용의 문제이다. 작용이 없으면 반작용도 없다. 그래서 “북핵ㆍ미사일 문제”가 아니라 “미핵ㆍ미사일 문제”이다. 본질적으로는, 지구상에 거의 유일하게 남아있는 사회주의국가에 대한 미국 독점자본의 계급적 적대의 문제이다.

3. 미제의 2중대 문재인 정부

지난 8월 15일 문재인 대통령은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말한다.

정부의 원칙은 확고합니다. 대한민국의 국익이 최우선이고 정의입니다. 한반도에서 또 다시 전쟁은 안 됩니다.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은 대한민국만이 결정할 수 있고, 누구도 대한민국의 동의 없이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습니다. 정부는 모든 것을 걸고 전쟁만은 막을 것입니다. 어떤 우여곡절을 겪더라도 북핵문제는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이 점에서 우리와 미국 정부의 입장이 다르지 않습니다.

“한반도에서 또 다시 전쟁은 안 되”고, “누구도 대한민국의 동의 없이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고, “정부는 모든 것을 걸고 전쟁만은 막을 것”이라고 한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말은 공문구에 불과하다. 아니 치부를 가리는 무화과나무잎이다.

그는 전쟁을 위협하고 있는 트럼프의 발언들을 전혀 모르는 듯 말한다; “북핵문제는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이 점에서 우리와 미국 정부의 입장이 다르지 않습니다”. 문 대통령은 달나라에 갔다가 방금 도착한 것 같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文대통령 ‘한국동의 필요’ 발언에… 美국무부·언론 떨떠름”하다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미국 언론들은 문 대통령의 (경축사: 인용자) 발언을 한·미 동맹의 중요 이슈로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문 대통령의 경축사에 대해 “한반도에서 미국의 어떤 군사행동도 한국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위협을 받을 때 군사 행동을 위해 한국의 동의를 받아야 할 법적인 의무는 없다“면서도 “미국이 한국의 동의 없이 북한을 먼저 공격하는 어떤 움직임도 한·미 동맹을 긴장시킬 위험이 있다”고 했다.12)

이들은 “군사 행동을 위해 한국의 동의를 받아야 할 법적인 의무는 없다”고 분명히 말한다. 그러면서도 이러한 행동이 “한·미 동맹을 긴장시킬 위험이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긴장”을 감수하고 미국이 전쟁을 강행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문재인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위의 발언 앞부분에서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지금 당면한 가장 큰 도전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입니다. 정부는 현재의 안보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안보위기를 타개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안보를 동맹국에게만 의존할 수는 없습니다.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그는 말하고 있다;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안보위기를 타개할 것이다”. 그러니 “한미 동맹을 긴장시킬 위험이 있다”느니 어쩌니 하면서 괜한 걱정을 하지 마시라.

문 대통령은 반문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안보를 동맹국에게만 의존할 수는 없습니다.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라고 하지 않았는가!

그러면 그는 어떻게 “주도”하고 있을까.

정부는 우리 미사일 공격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탄두 중량에 제한을 두지 않는 방향으로 한·미 간 미사일 지침 개정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지난 2012년 양국 합의에 따르면, 한국이 자체적으로 탄도미사일을 개발할 때 사거리 800㎞ 미사일의 탄두 중량은 500㎏으로 제한된다. 이를 바꿔 탄두 중량은 무제한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이순진 합참의장은 지난 14일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 보고에서 ‘탄두 중량을 무제한으로 늘리는 방향으로 한·미 미사일 지침을 개정해야 하지 않느냐’는 이정현 무소속 의원의 질문에 “그런 방향으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한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6월 말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미사일 지침 개정을 요구한 이후 초기에는 탄두 중량 한도를 500㎏에서 1t으로 늘리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한 외교 소식통은 “최근 북핵 도발이 잇따르고 긴장이 고조되면서 한·미 당국이 북측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한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탄두 중량에 제한을 두지 않는 방향으로 대화하고 있다”고 했다13).

“미사일 탄두 중량을 확대”하기 위해서 미국의 허락(“협의”!)을 받아야 한다! 이것이 “한반도 문제를 주도하는” 국가, “안보를 동맹국에게만 의존하지 않는” “주권국가”의 참모습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가 있다. 미사일 탄두 중량을 무제한으로 늘려서, 이북을 공격하겠다는 것이다. 미제의 침략전쟁에 앞장서기 위해, 미제의 허락을 받겠다는 말이다.

한미 동맹은 이북에 대한 도발을 오래전부터 진행하고 있었다. “연례적”으로 이루어지는 “한미합동군사훈련”이 그것이다. 유엔 등을 동원한 각종 제재와 압박 또한 이북에 대한 도발이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공동 기고문을 싣고 “미국은 북한 정권 교체나 한국의 급격한 통일에 관심이 없다”며 “북한과 협상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두 장관은 이번 사태에 대해 “한국 전쟁 이후 경험하지 못했던 수준의 긴장 상황”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평화적 압박’ 캠페인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대화는 북한 정권의 의지에 달려 있다”며 “핵·미사일 실험의 즉각적인 중단이 이런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방편”이라고 했다. 또 “외교적 수단을 선호하지만, 군사적 선택이 그 뒤에 있다”면서 “중국과 러시아에 북한에 대한 경제적 생명줄을 끊고, 북한 정권이 위험한 길을 선택하지 않도록 설득해줄 것을 요구하겠다”고도 했다.14)

이들은 솔직하게 말하고 있다; 제재와 압박(“평화적 압박”)을 통해서 “북한에 대한 경제적 생명줄을 끊”겠다. 즉 경제적으로 이북을 무너뜨리겠다. 그것이 안 되면 “군사적 선택” 즉 전쟁으로 “생명줄을 끊겠다”.

제재와 압박의 목적은 전쟁과 동일하다. 그것은 이북을 굴복시키고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광복절 경축사에서 말하고 있다.

북한 당국에 촉구합니다. 국제적인 협력과 상생 없이 경제발전을 이루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대로 간다면 북한에게는 국제적 고립과 어두운 미래가 있을 뿐입니다. 수많은 주민들의 생존과 한반도 전체를 어려움에 빠뜨리게 됩니다. 우리 역시 원하지 않더라도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더욱 높여나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와 압박”을 “더욱 높여나가”겠다고 한다. “우리 역시 원하지 않더라도”, 미국의 의지에 복종하여 “북한의 경제적 생명줄을 끊”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더 이상 “한미동맹”을 걱정할 염려가 없다. 그런데 이 “굳건한 한미동맹”은 미국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한국의 동의 없이 미국의 단독 군사행동은 쉽지 않다고 분석한다. 미국의 군사행동은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 등 전면전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뤄지는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과 북한의 위협이 더 커지기 전에 제거하는 예방타격(preventive strike) 등으로 이뤄질 수 있다.

우선 선제타격의 경우 데프콘(방어준비태세)이 격상되고 한미연합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이 전시 작전통제권(전작권)을 행사하는 상태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 한·미 양국 대통령, 국방장관, 합참의장 등 양국 국가통수 및 군사지휘기구(NCMA)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에 미국은 우리의 동의 아래 중요한 결정을 하게 된다.

예방타격은 미국이 반드시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미국이 우리 동의 없이 예방타격을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우선 미국이 우리 정부의 반대에도 예방타격을 강행했다가 확전(擴戰)이 돼 많은 민간인 피해가 생겼을 경우 한·미 동맹은 사실상 파탄 상태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 있는 20여만명의 미국 시민에 대한 사전 대피도 한국 정부의 협조 없이는 어렵다.15)

“한국의 동의 없이 미국의 단독 군사행동은 쉽지 않다”. 다른 이유가 아니다. 전쟁에서 한국군을 돌격부대로 앞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의 경험이 이를 증명해준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항상 미국과 함께할 것임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한미연합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이 행사하는 전시 작전통제권(전작권)”도 “미국은 우리의 동의 아래 중요한 결정을 하게 된다”. 그러나 물론, 미국은 염려할 것이 없다. 설령 “우리 역시 원하지 않더라도” 문재인 정부는 동의할 것이기 때문이다.

싸드배치 문제에서 그것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당장 중국의 경제 보복으로 한국의 경제적 타격이 심각하다. 한국(성주)은 중국과 러시아의 미사일 타격 목표가 될 것이다. 더구나 싸드는 중국이 미국을 목표로 발사하는 미사일을 방어하는 것이지, 한국 방어용도 아니다. 한국민도 대다수가 배치를 반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치를 강행하고 있다. 경제 군사 정치적으로, 엄청난 희생을 감수하면서도, 문재인 정부는 “한미동맹”을 굳건히 지켜나가고 있는 것이다.

전쟁을 위해 필요한 것이 또 하나가 있다. 바로 일본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어제 아베 일 총리와 통화하고 북의 미사일 발사 저지를 위한 공조 방침을 재확인했다. 트럼프와 아베는 지난달 31일 북한의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문제로 52분간 통화한 지 15일 만에 다시 전화로 회담했다. 두 정상은 지금까지 8차례 통화했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현재로선 트럼프와 통화할 계획이 없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북 ICBM 발사로 미·일 두 정상이 통화했을 때도 일주일이나 지난 7일에야 트럼프와 전화 회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 취임 후 두 번째 전화 통화였다. 청와대는 “통화한 지 1주일밖에 안 됐는데 또 전화해야 하느냐”는 분위기라고 한다. 그러나 그 뒤 트럼프가 “화염과 분노”를 말하고 북이 “괌 포위 사격”을 위협하는 일이 벌어졌다. 통화를 몇 번을 더 해도 모자랄 상황이다.

북핵·미사일 문제의 최대 당사자는 두말할 것도 없이 한국이다. 충돌이 벌어져도 여기서 벌어진다. 그런데 미국 대통령이 북한 문제로 일본 총리와는 자주 통화하는데 한국 대통령은 건너뛰고 있다. 전에 없던 일이다. …

트럼프가 문제가 있다고 해도 우리 안보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는 미국의 대통령이다. 문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안보 위기를 타개하겠다”고 했는데 지금 그렇게 하고 있는가. 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도”한다고 했는데 이렇게 ‘코리아 패싱’ ‘문재인 패싱’이 굳어지면 무엇을 가지고 그렇게 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16)

문 대통령이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안보 위기를 타개하겠다”고 했고, 어떠한 경우라도 “한미동맹”을 사수할 것임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로서는 더 이상 통화를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은 더 공을 들여야 한다. “한국전쟁” 때에도 일본이라는 병참기지 없이는 불가능했다. 더구나 지금 일본의 경제적 기술적  군사적 힘은 당시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강력해졌고, 미국은 심각하게 약화되었다.

문재인 정부가 한국이 아니라,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에 두고 있다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도 드러났다. 회견에서 언급된 “레드라인”에 대해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북의 핵과 미사일 ‘레드라인'(금지선)에 대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완성하고 거기에 핵탄두를 탑재해 무기화하게 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레드라인을 넘지 않은) 지금 단계에선 북한의 추가적 도발을 막아야 한다”며 “만약 북한이 또다시 도발한다면 더욱 강도 높은 제재 조치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북은 견뎌내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통상 ‘레드라인’이란 북의 핵과 미사일에 대해 외교적 수단을 접고 비외교적 수단을 택하게 되는 전환점을 말한다. 미국 입장에서 레드라인은 문 대통령이 말한 그대로일 가능성이 높다. 미국까지 날아오는 미사일에 핵이 탑재되는 것은 미국이 용납할 수 없는 레드라인이다. 현재 미국 정보기관들은 북이 핵탄두 소형화에 이미 성공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제 북이 핵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하면 미국의 레드라인을 넘는 것이 된다.

그런데 우리에게로 날아올 북 미사일은 단거리용이어서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그다지 필요 없다. 이미 노동과 무수단 미사일을 고각(高角) 발사해 남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했다. 대한민국을 겨냥한 북핵 미사일은 완성됐다고 봐야 한다. 북은 우리 생명이 걸린 레드라인은 이미 넘어버린 것이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레드라인은 놔두고 미국 레드라인만 언급했다.17)

사설은 말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레드라인은 놔두고 미국 레드라인만 언급했다”. 참으로 능청스럽다. 한국의 지배계급이 “검은 머리털을 가진 미국인”이라는 것, 세계가 다 아는 이 사실을 ≪조선일보≫만 모른다는 것인가?

그러면 저들이 우국지사(!)답게 걱정하는 “대한민국의 레드라인”은 무엇일까? 저들의 정의대로, “대한민국까지 날아오는 미사일에 핵이 탑재되어”, “대한민국이 용납할 수 없는 레드라인”은 무엇일까? 다음 기사를 보자.

‘트럼프한테 핵가방 맡겨도 되나’ 새삼 논란

 

가장 강력하고 가장 많은 핵무기를 지닌 미국 대통령은 순간적 판단으로 발사 버튼을 누를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위협에 맞서 핵무기 사용도 불사하겠다는 식의 태도를 보이면서,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불거진 ‘트럼프에게 핵가방을 맡겨도 되나’라는 논란이 새삼 회자된다.

핵가방은 ‘대통령의 비상 가방’ 또는 ‘뉴클리어 풋볼’로도 불린다. 핵전쟁 직전까지 간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때 현재의 시스템이 갖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담당 장교가 대통령이 가는 곳은 어디든 밀착 수행하며 들고 다니는 핵가방에는 핵 공격에 필요한 매뉴얼과 암호가 들어 있다. 대통령의 유고에 대비해 부통령에게도 핵가방이 배정돼 있다. 적국이 핵무기를 쏘는 등 비상 상황이 되면 미국 대통령은 이 가방을 열어 반격의 범위와 수단을 설정해 매뉴얼대로 행동한다. 지상 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폭격기 탑재 핵폭탄,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등 본토와 해외 기지에 배치된 갖가지 핵무기들 중 무엇을 사용할지 정해 국방부 지휘센터 등에 지시를 내린다. 북한이 공격 가능성을 공언한 괌 기지의 전략폭격기들도 핵폭탄 탑재 능력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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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비상 상황에서는 단 몇분 만에 대통령이 독단적으로 핵무기 사용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냉전 시기에는 미국의 조기경보시스템이 자체적으로 오류를 일으키거나 달빛을 미사일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었다. 잘못된 경보 탓에 소련을 상대로 핵무기를 이용한 반격이 검토되는 급박한 상황도 발생했다. 그만큼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어, 경보시스템은 교차 확인 절차를 강화했다. 핵가방을 다루는 장교들은 엄격한 신원조회를 거쳐 선발한다. 그러나 대통령을 통제할 제도적 수단은 없다. 대통령의 잘못된 명령을 무력화할 유일한 방법은 항명뿐이라는 말도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처럼 순간적 판단으로 세계를 파멸로 몰고 갈 수 있는 핵가방을 과연 트럼프한테 맡겨도 되냐는 논란이 새삼 회자되고 있다고 9일 보도했다. 대선 운동 과정에서 “(이슬람국가를) 폭탄으로 다 날려버리고 싶다”, “난 전쟁을 좋아한다”, “예측 불가능한 사람이고 싶다”, “핵무기를 못 쓸 이유가 뭔가?”라며 호전적 태도를 노골화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내놓은 “화염과 분노” 발언도 그 연장선이다.

핵무기를 관장했던 공군 장교 출신 10명이 (지난 미국 대통령선거: 인용자) 당시 “트럼프한테 핵무기 발사 암호를 넘기면 안 된다. 그는 쉽게 미끼를 물고, 즉각 보복하고, 전문가들 의견을 무시하고, 군사와 외교 분야를 잘 모른다”는 내용의 공개 서한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서한에 서명한 마크 러스키는 지난해 가을에 한 경고가 들어맞고 있다며 “트럼프는 충동적으로 말하고, 충동적으로 행동한다. 그를 자제시킬 수단이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그가 뉴욕을 방문할 때 핵가방을 ‘가정집’인 트럼프타워에 보관하려고 시도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한편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에 대해 존 켈리 비서실장 및 안보 관리들과 협의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즉흥적 발언이 아니라는 주장이다18).

“이처럼 순간적 판단으로 세계를 파멸로 몰고 갈 수 있는 핵가방을”, 전쟁미치광이인 미제국주의자들이 가지고 있다. 대한민국은, 그리고 전 세계는 이미 핵참화와 멸망이라는 공포 속에 산 지가 오래 되었다. 미제는 대한민국, 그리고 전 세계의 레드라인을 오래전에 넘었다.

트럼프한테 핵가방을 맡겨서는 안 된다. 미제국주의자들에게 핵가방을 맡겨서도 안 된다. 아니 누구에게도 핵가방을 맡길 수는 없다. 세계의 모든 핵무기는 즉각 폐기되어야 한다. 지구촌은 더 이상 “핵을 이고 살 수는 없다”.

내친김에 “미핵 문제”에 대해 하나 더 읽어보고 가자.

(미국 전략 공군 사령관: 인용자) 컬티스 르메이는 실제로 공중에서 공격할 준비가 되어 있는, 수소폭탄이 장착된 비행기를 계속해서 보유했다. 1966년 스페인의 지중해 연안 부근에 추락한 것을 포함하여, 필연적인 추락 사고들이 발생했다. 수소폭탄을 발견하기 위해 12주 동안 20척 이상의 군함이 동원되었다.

1958년에는, 미국 조지아주의 대서양 연안에 마크 15 수소폭탄을 떨어뜨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것은 (아직도: 인용자) 발견되지 않았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소량의 핵무기들이 아니라, 그 폭발하지 않은 폭탄이 미국의 인민들에게 실제적 위협이다.19)

≪조선일보≫와 자유한국당 등 극우진영에서는 “북한에 맞대응하기 위해 한국도 핵무기를 생산하자”느니, “미국의 전술핵무기를 한국에 배치하자”느니 하며 떠들고 있다. 우리는 다음 글을 읽어볼 필요가 있다.

미국은 이미 오래 전인 1958년부터 핵병기를 이 땅에 반입시켜왔다. 그러던 중 (베트남전 패배 이후: 인용자) 주한미군의 부분적 철수가 불가피해지자 이를 대체하기 위한 목적으로 핵무기 추가배치를 서둘러 왔다. … (1970년 당시: 인용자) 미국은 다음과 같은 다섯 종류의 핵무기를 남한에 배치하고 있었다.

① F4팬텀용 제미니형 공대공 미사일

② 나이키ㆍ허큘리스 지대공 미사일

③ 사정거리 21마일의 어네스트 존 원자포

④ 사정거리 10마일의 서전트 원자포

⑤ 핵지뢰 (청사 편집부 엮음, ≪70년대 한국일지≫, 청사, 1984, p. 13.)

 

또한 당시 신문보도에 의하면 1971년 6월경 오키나와에 비치된 전술핵무기 수백기 중 일부를 남한에 이전했다고 한다. (청사 편집부 엮음, 같은 책, p. 59.) …

이 같은 핵무기 배치는 소련에 대한 미국의 핵공격 전략이 구체화되고 남한이 그에 적합한 발사기지로 재확인된 것과 함께 확대되기에 이르렀다. 그 결과 미국의 브루킹스 연구소의 지적대로 1979년 현재 남한 땅에 최소한 650기에서 1,000기의 핵병기가 배치되었다. (아키타 히로시, “한국 경제의 위기구조”, 김낙중 외, ≪한국경제의 현단계≫, 사계절, 1985, pp. 146-147.)

이처럼 엄청난 수의 핵병기가 배치되어 있다는 사실은 몇 가지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띠는 것이었다. 먼저 이같이 엄청난 수의 핵병기를 배치하는 것은 주한미군이 그들 자신의 주장처럼 남한을 북한의 침략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명확히 드러내주었다. 북한의 공격을 격퇴하기 위한 것이라면 결코 그만큼 많은 수의 핵무기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남한에 배치된 핵무기는 한결같이 중단거리의 실전용으로, 이는 미국의 실질적인 전쟁음모를 밝혀줄 뿐만 아니라, 미국이 남한을 핵기지화하는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도 밝혀준다. 즉, 미국은 자기 영토 밖에서 핵공격을 가함으로써 핵기지에 대한 상대방의 보복 공격으로부터 야기되는 피해를 남한에 떠넘기겠다는 것이다.(리영희 “한반도는 초강대국들의 핵볼모가 되려는가”. 고은 외 ≪민중≫1, 청사, 1984, p. 160)

또한 사정거리가 극히 짧은 각종 전술 핵무기의 배치는 북한이 미국의 공격대상에 포함되어 있음을 강력히 시사한다. 그런데 이들 핵무기는 배치하는 순간부터 그것을 사용하는 데 이르기까지 전적으로 미국의 단독의사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으로 … 미국은 남한을 자유자재로 핵전쟁의 제물로 삼을 수 있을 만큼 남한에서 절대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20)

미국(1991.10.9)과 한국정부(노태우 대통령, 1991.12.18)는, 주한미군의 핵무기가 완전히 철거되었다고 발표하였다. 하지만 우리가 그 속을 어떻게 알겠는가. 아무튼 한국을 “미국의 핵전쟁의 제물로 삼”겠다는 극우들의 목소리는 오늘도 여전히 요란하다.

저들의 금과옥조인 “한미동맹”은 민중들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사진 한 장을 보면서 이 부분을 마무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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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21)은 1948년 여순항쟁 당시에 학살당한 “좌익들”과 오열하는 그 가족을 보여준다. 그 뒤로는 미군이 고압적으로 서 있다. 저승사자 같다. 당시 항쟁을 진압한 군대는 미군의 지휘를 받았다. 분단시대를 여는 이남만의 단독선거를 반대하고, 통일정부를 수립하기 위해 제주4.3항쟁과 여순항쟁으로 민중은 일어섰다. 그리고 무참히 학살당했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비극의 시작이었을 뿐이다. “한국전쟁”, 김주열, 전태일, 광주학살, 이한열, 세월호 학살, 백남기… 민중들의 죽음의 행열과 통곡의 역사는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4. 노동자ㆍ민중의 투쟁만이 전쟁을 막아내고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

트럼프는 말했다; “만약 전쟁이 나더라도 거기(한반도)서 나는 것이고 수많은(thousands of) 사람이 죽더라도 거기서 죽는 것이지 여기(미국 본토)서 죽는 게 아니다.”

맞는 말이지만 부족하다. 전쟁은 계급적 문제이다. 전쟁이 나면 노동자민중이 죽는다. 전쟁물자를 만들면서 강제노동으로 죽고, 졸병으로 끌려가 총알받이로 죽는다. 미국도 동일하다. “한반도”에 와서 전쟁을 치러야 하는 병사들은 노동자민중의 자식들이다. 그러나 자본가들과 장군들은 다르다. 전쟁특수로 자본가들은 떼돈을 벌고, 장군들은 출세를 한다. 이들의 자식들은 대개 군대도 가지 않는다. 간혹 가더라도 이른바 “꽃보직”을 받는다. 저들에게 전쟁이란 수지맞는 장사일 뿐이다. 바로 이것이 미제가 수백 년 동안 일 년에 한 번 이상, 미국 본토가 아닌 외국에서, 전쟁을 치른 이유이다. 그 예를 살펴보자.

[1991년 미국-이라크 전쟁(1차 걸프전) 당시에 미국은: 인용자] 전쟁비용을 전비부담금이라는 이름 아래 동맹국들로부터 거두어들인 것이다. 이렇게 해서 모은 전비부담금은 전부 580억 달러. 반면 미국이 사용한 전쟁비용은 (‘580억 달러’를 포함하여: 인용자) 600억 달러였다. 결국 전쟁비용의 대부분을 동맹국에 의존한 것이다. 한국 역시 5억 달러에 달하는 걸프전 수행 비용을 부담해야 했는데, 그중 3000천만 달러는 영국으로 가는 몫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미국 몫이었다.

덕분에 미국의 독점자본은 짭짤한 장사를 할 수 있었다. 남의 돈으로 전쟁을 치렀기 때문에 미국은 580억 달러어치의 무기를 팔아먹은 것과 다름없었다. 이와 함께 이라크 전쟁을 계기로 중동국가들과 새로이 220억 달러에 이르는 무기 판매 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미국은 1,000억 달러에 이르는 쿠웨이트22) 전후 복구 공사의 70퍼센트를 독차지했다. 즉, 7백억 달러의 돈벌이를 거머쥔 것이다.23)

위의 인용문에 덧붙일 것이 있다. 위의 인용문은 “남(외국: 인용자)의 돈으로 전쟁을 치렀기 때문에”, “미국의 독점자본은 짭짤한 장사를 할 수 있었다”라고 한다. 그러나 자국(미국)의 돈으로 전쟁을 해도 독점자본은 짭짤한 장사를 할 수 있고, 또 미국은 대개는 그렇게 해왔다. 정부는 노동자 인민의 고혈인 세금으로 군수독점자본에게 무기를 구매한다. 독점자본에게 돈의 출처(국적)는 아무래도 좋은 것이다. 또한 전쟁과 군사적 긴장은 세계 무기시장의 활황을 초래한다. “전후 복구 공사”, 석유 등등 전리품은 각종 독점자본들에게 돌아간다. 이렇게 전쟁이란 미국 독점자본의 사활이 걸린 문제이다. 그리고 미국 독점자본에게 종속된 한국의 독점자본과 군부, 그리고 이들을 대변하는 문재인 정부는 미제의 하수인으로 전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번 상황은 특수하다. 이북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핵과 미사일을 개발했다. 전쟁은 불가능해지고 있다. 미국의 독점자본가들에게 전쟁이라는 황금시장이 사라지고 있다. 이것이 이른바 “북핵ㆍ미사일 문제”의 핵심이고, 트럼프가 미친 듯이 날뛰는 이유이다.

그렇다고 쉽게 포기할 저들이 아니다. 정치 경제 군사적 방법을 총동원하여, 전쟁이 나지 않을 정도로, 긴장과 위기를 조장하는 것, 그 자체가 저들에게는 이익이다. 그래야 내부적으로는 노동자계급을 관리하기에 유리하고, (군수)자본의 이윤을 보장해 줄 수 있다. 민중의 혈세로 거대한 군대를 유지하고, 거액의 군수물자(군인들의 부식과 피복에서부터 탱크, 전투기, 군함까지)를 조달할 수 있다. 군부와 정치가와 정부의 관료들 또한 군수자본과 이윤을 나누어가질 수 있다. 외적으로는 이북을 압박하여 약화시킬 수 있다.

노동자계급과 민중의 단결된 투쟁만이 전쟁을 막아내고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 우리의 혈세가 우리를 죽이고 있다. 군비를 줄여야 한다. 미제와 문재인 정부와 단호한 투쟁이 필요하다. 현 시기 우리는 다음을 주장해야 한다.

노동자 민중 단결투쟁! 전쟁을 반대한다!

노동자가 앞장서서 전쟁을 막아내자

노동자가 앞장서서 평화를 쟁취하자

군비를 축소하라

미제의 2중대 문재인 정부를 규탄한다

문재인 정부는 대북 제재와 압박을 즉각 중단하라

한미양국은 북침전쟁연습(독수리훈련, 을지훈련 등등)을 즉각 중단하라

유엔은 대북 제재를 즉각 중단하라

미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라

주한미군은 당장 이 땅을 떠나라

싸드를 즉각 철거하라  노사과

1) 원문에는 “수천 명”이라고 적혀 있으나 thousands는 “수많은”의 뜻도 있다. 또한 영어에는 만에 해당하는 단위가 없으므로,  thousands는 수천에서 수십만까지를 의미할 수 있다. 여기서는 “수많은 사람”으로 번역하는 것이 현실과 더 부합할 것이다.

2) 손석민 기자, [월드리포트] “한반도서 수천 명 죽어도 상관없다?…트럼프 발 ‘전쟁 불사론’”, ≪SBS뉴스≫, 2017.8.3.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4328084&plink=ORI&cooper=NAVER

3) 전경웅 기자, “日언론 ‘트럼프, 아베에게 9월 9일 북한 폭격 밝혀’”, ≪뉴데일리≫, 2017.8.11. http://www.newdaily.co.kr/news/article.html?no=353380

4) 권순완 기자, 트럼프 “北, 미국 더 위협하면 ‘화염과 분노’ 직면할 것”…최고 수위 경고”, ≪조선일보≫, 2017.8.9.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8/09/2017080900377.html

5) 김지은 기자, “북 ‘괌에 화성-12형 4발 동시발사 검토’”, ≪한겨레신문≫, 2017.8.10

http://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806261.html

6) 최천택, 김상구 공저, ≪미 제국의 두 기둥: 전쟁과 기독교≫, 도서출판 책과 나무, 2013.5.15. pp. 160-164.

7) 이본영 기자, “트럼프 ‘베네수엘라 군사옵션 가능’-마두로 아들 ‘백악관 접수할 것'”, ≪한겨례신문≫, 2017.8.1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는 베네수엘라에 군사력 투입을 고려할 수 있다는 발언을 했다가 중남미 전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뉴저지주 트럼프 내셔널골프클럽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베네수엘라에 대해 많은 옵션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군사적 옵션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아주 먼 곳에서도 군대를 보유하고 있다. 아주 멀지 않은 베네수엘라에서 사람들이 고통을 겪으면서 죽어가고 있다. 필요한 경우 군사적 옵션까지 포함해 베네수엘라에 관해 많은 옵션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806601.html

8) 최천택 같은 책, pp. 130-131.

9) 박지현 서울대 재료공학 박사후연구원 2009년 탈북, [발언대] “나는 12년 전 북핵의 핵심 무기를 보았다”, ≪조선일보≫, 2017.8.15.

10) [사설] 안보 위기 속 나라 맞는가, ≪조선일보≫, 2017.8.15.

11) 김은정 기자, “미 전안보수장들 ‘트럼프 강경발언, 미선택지 없애’”, ≪조선일보≫, 2017.8.15.

12) 유용원 군사전문기자ㆍ워싱턴 =조의준 특파원, “文대통령 ‘한국동의 필요’ 발언에… 美국무부·언론 떨떠름”, ≪조선일보≫, 2017.8.17.

13) 이민석 기자, “한국 미사일 탄두 중량 무제한으로 확대 추진”,≪조선일보≫, 2017.8.17.

14) 베이징=이길성 특파원,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美 안보수장들, 같은날 신문·방송 등장해 ‘對北 톤다운’”, ≪조선일보≫

15) 유용원 군사전문기자ㆍ워싱턴 =조의준 특파원, “文대통령 ‘한국동의 필요’ 발언에… 美국무부·언론 떨떠름”, ≪조선일보≫, 2017.8.17.

16) [사설] “이러다 ‘문 대통령 패싱’ 굳어지는 것 아닌가”, ≪조선일보≫, 2017.8.16.

17) [사설] “레드라인 넘은 北 향해 ‘넘지 말라’ 경고한 문 대통령”, ≪조선일보≫, 2017.08.18

18) 이본영 기자, “‘트럼프한테 핵가방 맡겨도 되나’ 새삼 논란”, ≪한겨레신문≫, 2017.8.10.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806314.html#increase_font_size

19) 스테판 마일즈(Stephen Millies), “왜 히로시마와 나가사끼는 타서 재가 되었나”, ≪노동자세상≫, 2016.5.20.

미국의 진보단체 노동자세상당(Workers World Party)의 기사이다. 원문은 다음 주소에 있다. http://www.workers.org/2016/05/20/why-hiroshima-and-nagasaki-were-incinerated/#.V0JiKc5OIdU

20)박세길,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제2권, 돌베게, 2015. pp. 325-327.

21) 사진은 ≪자주시보≫에 실린 권말선 시인의 시 “엎드려 사죄하라, 트럼프여”에 첨부된 것이다. 원출처는 적혀 있지 않다. (http://www.jajusibo.com/sub_read.html?uid=35162&section=sc49&section2=) 필자는 사진 속의 통곡하는 여인을 유심히 봤다. 동그란 얼굴과 이마가 필자의 할머니와 많이 닮았다. 나이대도 엇비슷하다. 여순항쟁 때, 여수에서 교사를 하던 작은 아들(필자의 삼촌)을 잃은 할머니는 날이 궂으면 어린 손자들에게 독백하듯이 이야기했다. “순사들이 오더니 잡아갔어. 글쎄, 빨갱이라고. 달리기를 잘해서 학생들이 오토바이 선생이라고 불렀는데….”. 무수히 들었지만, 그때는 무슨 말인지 몰랐다. 일제 때 독립운동을 하면서 감옥을 드나들던 삼촌은 “해방”되었다는 조국에서 미제와 그 하수인 ‘친미파로 변신한 친일파’에게 학살당한 것이다.

22)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략’했다”는 구실로, 미국이 이라크를 침략했다.

23) 박세길,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제3권, 돌베게, 2015. pp. 31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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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의 정치적ㆍ이념적 발전을 위한 노동사회과학연구소

Sep 18th, 2017 | By | Category: 정세, 정세와노동 | 조회수: 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