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사회주의인가 전쟁ㆍ파멸인가―“제4차 산업혁명”과 노동운동

 

권정기 | 소장

 

 

 

1. 제4차 산업혁명:

2007년 시작된 세계 대공황, 그 돌파구로 강제된 자본의 기술혁신

 

대선이 한창이다. 후보들은 저마다 제4차 산업혁명을 완수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 실체는 무엇이고, 그것이 완수된다면 결과는 무엇일까.

이 용어는 독일이 2010년 발표한 하이테크 전략 2020에서 제조업과 정보통신의 융합을 뜻하는 의미로 먼저 사용됐다.1) 그 후 지난 2016년 1월 다보스포럼에서 세계경제포럼 회장인 클라우스 슈밥이 사용한 이래로 유행어가 되고 있다. 그는 말한다.

 

1차 산업혁명은 물과 증기의 힘을 이용해서 생산을 기계화했다. 2차 산업혁명은 전기의 힘을 이용해서 대량생산의 길을 열었다. 3차 산업혁명은 전기 및 정보기술을 통해 생산을 자동화했다. 이제 4차 산업혁명이 20세기 중반부터 시작된 디지털혁명(3차 산업혁명)을 토대로 일어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물리학과 디지털 그리고 생물학 사이에 놓인 경계를 허무는 기술적 융합이 특징이다.

 

슈밥이 구분한 자본주의 사회의 생산 발달 단계에 대해 사용한 용어(1, 2, 3, 4차 산업혁명)를 일단 받아들이면서, 그 특징을 필자의 의견을 추가하면서 살펴보자.

제1차 산업혁명(1760‒1840년): 증기기관2)과 기계가 발명되면서 기계제 대공업(생산수단)이 출현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철도와 대양 기선(교류ㆍ운송수단)이 발명된다. 세계시장에 판매하기 위한 대량생산체계가 구축된다.

제2차 산업혁명(19세기 말‒20세기 초): 전기가 동력으로 쓰이면서, 증기기관을 대체한다. 내연기관(디젤ㆍ가솔린 엔진)이 발명되면서 자동차 시대가 도래한다. 자동차 왕 헨리 포드가 창안하여 포드 씨스템(컨베이어 씨스템)이라 불리는 생산방식이 도입된다. 노동자들은 컨베이어 벨트 앞에서 각자 맡은 단순 가공 업무를 수행한다. 대량생산ㆍ대량소비의 시대를 한 단계 상승시킨다.

제3차 산업혁명(20세기 중반‒말): 반도체가 개발되고, 연구기관이나 독점기업 등에서 대형ㆍ슈퍼컴퓨터가 사용된다(1960년대). 컴퓨터의 발달은 동시에 그 운영원리인 디지털의 발달과 결부된다(디지털혁명). 개인용 컴퓨터가 도입된다(PC, 1970‒1980년대). 인터넷이 1990년대 초에 대중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여, 2000년경이 되면 세계화된다. 디지털혁명에 기반한 정보통신 기술 시대가 만개한다.

제4차 산업혁명(2007‒현재 진행 중): 슈밥은 이 시기의 시작에 대해 명기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이 용어가 2010년 독일에서 처음 시작되었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계 대공황이 2007년 시작된 이래 아직도 침체기가 지속되고 있다. 독일은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는 유럽을 주도하고 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보면 공황과 침체기는 자본이 대대적으로 기술혁신을 진행하는 시기이다. 즉 2007년 발발한 대공황을 극복하기 위해, 자본이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기술혁신이, 제4차 산업혁명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기술적인 측면을 본다면, 디지털혁명을 기반으로 하여, 인터넷이 광범위하게 보급된 것, 특히 애플의 스마트폰(아이폰)이 2007년 최초로 출시된 것이 기폭제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즉 2007년을 그 시작으로 볼 수 있겠다. 스마트폰은 제4차 산업혁명의 모델로 볼 수 있다. 그 특징은 전화, 인터넷, 신용카드, 녹음기, 카메라, 오락기, TV, 번역기 등등을 융합한 것이다. 동일하게 제4차 혁명물리학과 디지털 그리고 생물학 사이에 놓인 경계를 허무는 기술적 융합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2. 기술적ㆍ사회경제적 배경

 

1) 기술적 배경

2000년이 넘어서면서 세계적으로 광범한 인프라(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연결망-인터넷과 무선통신, 빅데이터)가 구축되었는데, 이것이 결정적이다.

먼저 하드웨어의 기본인 반도체(메모리 칩)가 지난 수십 년간 처리용량이 18‒24개월마다 두 배씩 증가(무어의 법칙)하였다. 이는 개인용 컴퓨터와 센서의 발전을 가능케 했다. 센서는 인간 육각인 시각, 청각, 취각, 미각, 촉각, 지각을 실현하게 되었다.

배터리 기술이 발전하면서, 모바일 기기(스마트폰, 태블릿PC)가 대중화되었다. 인터넷과 무선통신 기술은 각종 기기들을 연결하였고, 정보들이 축적되면서 거대한 데이터(빅데이터)가 쌓였다. 각종 통신업체들과 이들이 제공하는 소프트웨어(클라우드, 플랫폼 등)의 발전 또한 폭발적이다.

이렇게 각 영역에서 인프라가 성숙하면서, 기술들의 융합이 가능해졌다. 반도체, 빅데이터, 소프트웨어의 발전과 결합은 인공지능을 구현할 단계에 이르렀다. 터치스크린 기술이 없었다면 스마트폰의 발전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융합기술의 선두주자인 스마트폰을 모델로 하여 스마트 공장이 추진되고 있다. 자율주행 전기차도 제2의 스마트폰이라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보면 20세기 후반에 발전한 디지털혁명(혹은 과학기술혁명)이 양질 전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제4차 산업혁명의 기술적 핵심이라고 볼 수 있겠다.

 

2) 사회경제적 배경

제4차 산업혁명이 토대를 두고 있는 디지털혁명(3차 산업혁명)은 특히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1970년대 중반에 거대한 세계 대공황이 발발하면서 자본주의에 전반적 위기가 재격화되는데, 이를 돌파하기 위하여 신자유주의가 시작되고 과학기술혁명이 추진된다.

 

자본의 축적에 따른 경쟁의 격화와 과학기술의 혁명적 발전, 과잉생산은 서로가 서로의 원인과 결과로 되는, 즉 서로가 서로를 규정하는 관계에 있습니다. 자본의 축적은 과잉생산과 그에 따른 경쟁의 격화를 낳고, 경쟁의 격화는 과학기술의 발전을 낳고,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새로운 생산기술은 과잉생산을 격화시켜 다시 경쟁을 격화시키는 식입니다. …

20세기의 마지막 4반세기에 자본주의적 생산에서 전개된 것은 자본의 거대한 과잉축적과 그에 따른 과잉생산, 경쟁의 격화, 과학기술의 혁명적 발전입니다. 더구나 이 과학기술혁명은 문제의 악순환이 반복될수록 더욱 비약적인 속도로 전개되고 있습니다.3) (이하 강조는 모두 인용자)

 

이러한 과학기술혁명이, 2007년 세계 대공황을 맞아서 더욱 비약적인 속도로 한 차원 높은 수준에서 전개되고 있는 것이 제4차 산업혁명이다.

돌파구를 찾으려는 자본의 몸부림은 두 가지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첫째, 보다 값싸게 상품을 생산ㆍ유통하여 경쟁자를 밀어내고 시장점유율을 높인다. 무인생산ㆍ유통을 추진하는 스마트 공장, 온라인 상점 등이 그러한 예이다. 둘째, 신상품을 개발하여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다. 이른바 새로운 먹거리로 표현되는 자율주행 전기차, 드론, 가상현실 등이다.

말이 나온 김에 이른바 새로운 먹거리에 대해 짚고 넘어가자. 이러한 표현을 사용한 사람은 5‒10년 후 삼성의 미래 먹거리 운운했던 이건희가 대표적이다. 어이없는 것은 노동자들도 여기에 고개를 끄덕거린다는 것이다. 인간은 현재의 먹거리가 아니라 새로운 먹거리, 가령 금이나 은을 먹는 것이 아니다. 첨단 신소재로 만든 옷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시장에 넘치고 넘쳐나는 것이 먹거리, 즉 의식주이고 자동차 가전제품 등등이다. 그런데 그 먹거리를 자본이 독차지하고 있다. 젖과 꿀은 흘러넘치고 있다. 그러나 흘러넘칠 만큼 젖과 꿀을 만드는 바로 그 민중들은 굶주리고 있다. 일하지 않는 자는 먹고 있고, 일하는 자는 굶주리고 있다. 문제는 소유의 문제라는 말이다.

 

 

3. 현황

 

대표적 기술을 살펴보자.

 

1)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

기계와 기계가 서로 정보를 주고받고, 인공지능에 의해 기계들이 조절되는 것을 말한다. 공장(스마트 공장)에 적용되면 공장 전체가 하나의 로봇처럼 생산물을 스스로 만들고, 상업에 적용되면 스스로 판매ㆍ운송을 한다. 자동차에 적용되면 자율주행차가 된다. 사물인터넷은 노동수단의 혁신을 초래하여 무인생산체제를 거의 완성하고 있고, 이미 상용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특히 중요하다.

기본적 체계를 보면 다음과 같다.

① 공장 내에 있는, 단위 생산공정을 수행하는 다양한 개별 기계와 기계가 네트워크로 서로 연결된다. 기계들에 탑재된 센서와 무선통신 모듈의 소형화ㆍ저렴화(와이파이 등 근거리 무선랜)가 이것을 가능하게 하였다.

② 공장의 여러 기계에서 수집된 정보를, 그 공장에 있는 저장 기기에 저장한다. 예를 들어 m1, m2, m3 등등의 기계에서 나온 정보를 M1기기에 모아서 저장한다.

③ M1기계가 수집한 정보를 인터넷으로 특정장소(지역 혹은 산업체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인터넷상의 특정 플랫폼, 가상공간)에 모은다. 이러한 플랫폼들은 통신업자들이 제공한다.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이러한 플랫폼이 발달하면서, 개별 공장은 자체적으로 고가의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구입할 필요가 없어졌다. 이러한 플랫폼에 거대한 정보(빅데이터)가 쌓이게 된다.

④ 플랫폼에 존재하는 인공지능이 기계학습(예: 알파고)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를 해석하고 판단하고 결정하여 기계의 작업을 통제하는 명령이 결정된다.

⑤ 이 명령은 인터넷을 타고 개별공장의 M1기기에 다시 도착한다. M1기기는 m1, m2, m3 등등에 그 명령을 전달하고, 이에 맞추어 기계들이 작동된다.

 

2) 자율주행차

아직은 상용화되고 있지 않지만, 다음 지적은 중요하다.

 

이미 구글차 등 자율주행차가 인간이 운전하는 경우에 비해 훨씬 더 안전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이다.4) … 오히려 기술적 문제나 자율주행차의 가격, 사용자의 수용성 문제보다는 사회적, 법적, 윤리적 문제들이 해결해야 할 더 큰 숙제이다. 예를 들어 어느 쪽으로 가더라도 사고를 피할 수 없는 위급한 상황에서는 어떤 피해를 선택하도록 설계할 것인가. … 좁은 길에서 갑자기 넘어진 어린 아이를 피하기 위해 가던 방향을 바꾸면 탑승자가 죽거나 다치게 될 때, 자율주행차가 어떤 선택을 하게 할 것인가. …

미래에는 운전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의 수가 크게 줄어들 것이다. 택시기사나 대리운전기사와 같은 직업 자체가 없어질 확률도 높다. 일본에서는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이미 자율주행 택시를 개발해 놓은 상태이다. …

자율주행기술은 … 운송업계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불과 수십 센티미터의 간격만 두고도 수십 대의 트럭이 기차처럼 붙어서 갈 수도 있다. 이를 트럭 플래투닝이라고 한다. … 2016년 네덜란드 정부는 트럭 플래투닝 기술 상용화를 목표로 유럽 트럭 플래투닝 챌린지 2016 행사를 개최했다. 이 행사에는 이탈리아 이베코, 스웨덴 스카니아, 네덜란드 다프, 볼보, 독일의 만 등 여섯 개의 트럭 제조회사가 참여하여 모두 성공적으로 주행을 마쳤다. 이들 업체들은 주행 시 트럭 간 간격을 4‒22미터로 유지하면서 전 구간을 약 시속 80km로 주행했다. … 향후 차간 간격을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운송업체들은 훨씬 적은 비용으로 같은 시간에 훨씬 더 많은 화물을 운송할 수 있다. 특히  트럭운전자들 상당수가 필요 없어진다. 또한 트럭 플래투닝은 도로 사용면적으로 줄이고 후행차량은 공기저항을 줄여 에너지 연비와 온실가스를 배출을 줄인다.5)

 

지적된 윤리적 문제 이외에도 커다란 문제가 있다. 해킹을 당하면, 자동차가 흉기로 돌변할 수가 있다. 자본주의가 적대적 사회인만큼 암살과 테러 등등이 해킹으로 발생할 수가 있다.

 

3) 인공지능

선대인의 글을 계속 보자.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의 하나인 인공지능은 사람이 하는 일을 대신해 주는 데서 한 발 더 나아가 사람의 결정까지 대신하게 된다. 이미 우리는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대결에서 그 단초를 극적으로 목격했다. 3차 산업혁명기까지만 해도 기계들은 인간이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면 그에 맞게 매뉴얼화되거나 반복적인 동작을 했으며 프로그램되지 않은 동작이나 작업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인공지능을 구현할 때에는 제공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계가 스스로 학습하는 기계학습 기술을 사용한다. 알파고처럼 최적의 수를 찾기 위해, 구축해둔 데이터를 분석하여 스스로 결정을 내린다는 점에서, 기존의 전형적인 로봇과는 다르다. 이는 기존의 매뉴얼화된 반복업무뿐만 아니라 인간의 인지력과 판단력이 필요한 일자리에서도 기계가 인간을 대치할 가능성이 있을 의미한다.

… 금융업계에서는 사람이 하기 힘든 수백 가지의 상품을 동시에 만들고 제안할 수 있는 로보어드바이저의 도입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또한 월스트리트의 금융전문가가 40여 시간에 할 수 있는 일을 몇 분 만에 해결하는 금융분석 플랫폼인 켄쇼가 높은 효율성을 보이고 있다. 미국 금융회사 디이쇼는 로봇을 이용해 전 세계 2만여 개의 주식을 12초 만에 분석하고 3초 만에 주식거래를 완료한다.6)

 

의료계에서는 1년에 20만 명을 진료할 수 있다는 IBM의 슈퍼컴퓨터 왓슨이 등장했다. 한국에서는 1차 진료의의 경우 대략 1만 명을 진료함으로, 왓슨은 의사 20명을 대신하는 격이다. 법조문과 판례를 분석해 주는 로봇변호사도 이미 출현했다.

 

4) 로봇

정신적 능력뿐 아니라 신체적 능력에서도 인간에 견줄 만한 로봇은 없다. 이는 아직은 요원해 보인다. 그러나 산업현장에서는 부분적인 노동과정을 단순반복하는 로봇이 사용되고 있다. 주목해야 할 지점은 한국이 산업로봇사용에서 세계최고 수준이라는 것이다. 노동자 1만 명당 산업용 로봇밀도를 보면, 2014년 478대이다. 세계 평균의 무려 일곱 배이다. 2위인 일본이 약 310대, 3위 독일이 약 290대이다.7) 이들과 비교해도 한국이 월등히 높다.

 

 

4. 사라지는 일자리들

 

제4차 산업혁명 기술들이 적용되는 현장을 살펴보자.

먼저 제조업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본고장이라는 독일의 스마트 공장이 화두이다. 아디다스는 동남아에서 운영하던 공장을 독일로 가져오며 스마트 공장을 만들었다. 연간 50만 켤레의 신발을 노동자 10명이 만들고 있다. 이들 10명이 하는 일은, 예전에는 600명이 하던 일이다. 결국 590명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다음은 유통(상업)부분에서 거대 인터넷 유통기업인 아마존을 살펴보자.

 

미국의 물류창고 20곳에서는 4만5000대의 로봇이 빠르고 정확하게 임무를 수행했다. 거대한 유압식 암리프트인 로보-스토가 커다란 재고품들을 물류창고의 높은 곳으로 올리거나 다시 내리는 구실을 하고, 바닥에 내려온 팰릿(화물 운반대)은 로봇 청소기처럼 바닥을 미끄러져 다니는 오렌지색의 작은 로봇, 키바에 의해 배송 데스크 등을 향해 정확히 이동한다. 키바는 팰릿 밑으로 기어들어가 제 몸무게의 5배에 달하는 1.4t까지 들어 올려 화물을 옮긴다. …

지난해 말, 아마존은 딥러닝을 활용해 계산대 없는 매장, 아마존 고를 선보였다. 고객이 매장에 들어가 상품을 제 가방에 담으면, 상품의 모양과 가격 등을 학습한 인공지능이 정확히 인식해 고객의 인터넷 계좌에서 자동으로 결제한다.

아마존이 개발한 음성인식 인공지능 비서인 에코에코닷은 목소리를 듣고 아마존에 상품을 주문할 수 있다. 에코닷, 하나 더 구입해라고 말하면, 곧바로 전자결제가 이뤄져 짧은 시간 안에 대문 앞까지 배송이 이뤄지는 식이다. …

배송에서도 기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아마존은 영국에서 드론 배송에 처음 성공했고, 아마존의 특허를 보면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배송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은 비행선 등을 이용해 공중에 대형 창고를 띄우고, 드론을 이용해 상품을 배달하는 시스템을 고안해 특허를 내기도 했다. …

아마존 제국의 융성은 직업의 소멸로 이어진다. …

미국에서 아마존이 임시직ㆍ파트타임 등을 모두 포함해 14만5800명을 고용하고 있지만, 오프라인 소매 매장에서 아마존에 의해 직업을 잃은 사람이 29만4574명에 달했다2015년 말 기준, 아마존에 의한 직업의 순손실이 14만8774명에 이른다고 밝혔다.8)

 

금융부분을 보자. 영국의 로이즈은행은 100개, RBS는 158개 지점을 최근 폐쇄키로 했다. 미국 컨설팅사 오피마스는 2025년까지 전 세계 은행원 23만 명이 사라질 것이라는 보고서를 지난달 내놓기도 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올해 3월, 126개인 지점을 25개로 대폭 줄이는 계획을 발표했다.9)

인터넷 전문은행도 출범(4월 3일)했다. 점포가 없고 대면업무를 하지 않아 경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다. 조만간 급격히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이른바 빅데이터가 축적되고, 이를 분석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현재 거의 모든 결제가 스마트폰과 신용카드로 이루어지고 있다. 인터넷 사용기록도 어딘가에 축적된다. 이러한 기록이 모아지면서 개개인의 신용상태를 포함한 사실상 일거수일투족을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러한 정보를 여러 경로로 얻을 수 있는 금융자본은 대면하지 않고도 대출이 가능해졌다. 또한 투자도 인공지능에 맡길 수 있다.

결국 괜찮은 일자리는 사라지고 이른바 플랫폼 노동자와 특수고용노동자가 양산되고 있다. 배달대행앱, 대리운전앱(카카오드라이버), 가사노동 중개앱 등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일하는 플랫폼 노동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업체와 근로계약 대신 위탁계약을 맺은 개인사업자가 된다. 레미콘 노동자나 학습지 교사 등 특수고용노동자처럼 노동권을 보장받지 못한다. 특수고용노동자는 제조업까지 확산되고 있다. 부산ㆍ울산ㆍ경남 소재 조선ㆍ자동차ㆍ기계 등 중소제조업 사업장 2ㆍ3차 하청업체 25곳 가운데 절반이 넘는 14곳에서 1인 도급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 자료에 의하면 2014년 기준 특수고용노동자는 229만여 명으로 전체 취업자 2568만여 명 가운데 8.9%에 이른다.10)

 

 

5. 노동수단은 생산력과 경제적 시대(사회체제)를 규정한다

 

1) 노동수단과 경제학적 시기 구분

4단계로 산업혁명을 구분했던 슈밥의 견해를 비판적으로 고찰하여 보자. 경제학적 시기 구분과 관련하여 맑스-엥겔스의 구분을 살펴보자.

 

경제적 시대를 구별하는 것은 무엇이 생산되는가가 아니고 어떻게, 어떠한 노동수단으로 생산되는가이다. 노동수단은 인간의 노동력 발달의 척도일 뿐 아니라 [사람들이 그 속에서 노동]하는 사회적 관계의 지표이기도 하다. 노동수단 중 역학적인 종류의 노동수단[그 전체를 생산의 골격ㆍ근육계통이라고 부를 수 있다]은 … 하나의 사회적 생산시대를 훨씬 더 결정적으로 특징짓는다.11)

 

노동수단은 생산력 발달의 정도를 표현한다. 동일하게 쌀을 생산하지만, 신석기시대에는 돌과 동물의 뼈로 만들어진 농기구를 이용한다. 봉건시대에는 철로 된 호미와 낫, 쟁기를 사용한다. 자본주의 시대에는 트랙터와 경운기를 사용한다. 물론 쌀도 장구한 역사를 거치면서 품종이 개량되면서 조금씩 변화하였다. 그러나 노동수단에 비해서 그 변화가 미미하고 또한 노동수단의 발달이 초래한 생산력 발달의 결과이기도 하다.

동시에 노동수단은 사회적 관계(노예제, 봉건제, 임금노동제, 나아가 사회주의 혹은 공산주의)의 지표이기도 하다. 고대 노예제에서는 노예가 생산수단에 대한 애정이 없었기 때문에 거칠게 다루었다. 그래서 노동수단이 훼손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무겁고 둔탁했다. 봉건제 사회로 오면 개선은 되지만, 농노 혹은 수공업자가 고립되어 생산을 했기 때문에, 개인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작았다. 이에 비해 자본주의 사회로 오면 노동수단이 거대한 공장, 기계장치가 된다. 즉 노동수단이 혼자서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수많은 노동자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사회적 노동수단이 된다.12)

엥겔스는 경제적 시기를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

 

우리는 중세 이래의 공업생산의 역사를 다음의 세 시기로 구분한다: 1. 수공업, 몇몇 직인들과 도제들을 거느린 소규모 수공업 장인. 여기에서는 각각의 노동자가 완성품을 제작한다; 2. 매뉴팩처, 여기에서는 더 많은 수의 노동자들이 큰 작업장에 모여 분업의 원리에 따라 완성품을 제작하고, 각각의 노동자는 부분 작업만을 행하며, 그리하여 생산물은 모든 사람들의 손을 차례로 거친 후에야 완성된다; 3. 현대적 공업, 여기에서는 생산물이 동력으로 움직이는 기계에 의해 제작되며, 노동자의 활동은 기계 장치의 작업을 감독하고 바로 잡는 데 국한된다.13)

 

시기를 위와 같이 구분한 이유를 살펴보자. 중세(봉건제)의 수공업과 자본주의 시대의 매뉴팩처를 구분한 이유를 보자. 먼저, 노동수단에는 큰 변화가 없어서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수공업자의 노동수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뉴팩처에서는 많은 노동자가 함께 모여서(협업) 서로 역할을 나누어서(분업) 작업하기 때문에 생산력이 상승한다. 현대적 공업 시기, 즉 위에서 이야기했던 산업혁명(제1차 산업혁명) 이후에는 노동수단이 대규모 기계장치를 갖춘 대공장으로 변화한다. 생산력이 폭발적으로 발전하고, 공장 노동자의 거대한 집단이 출현했다. 자본주의적 생산이 수공업적 생산과 농촌의 봉건적 생산을 압도하고 몰락시켰다. 즉 산업혁명이란, 노동수단의 발전(기계와 대공업)이 일어나 생산력이 혁명적으로 발달하고, 동시에 그것에 기초하여 자본주의 사회가 본격적으로 출현했던 역사적 사실을 표현한다. 영국에서 일어났던 이러한 산업혁명은 프랑스에서 일어났던 정치혁명(프랑스 대혁명)과 함께 자본주의 사회를 완성하였다.

이렇게 기계와 대공업의 출현은 생산력의 발달을 표현한다. 동시에 그렇게 발달한 생산력은 자신에게 어울리는 하나의 사회적 생산시대, 즉 자본주의 시대를 만개시켰다.

 

2) 노동수단의 혁신은 무계급사회로의 전진을 요구한다

이렇게 볼 때, 슈밥처럼 19세기 말과 20세기 초를 제2차 산업혁명 시기라고 규정하려면 다음의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노동수단의 발전이 더 한층 진행되어, 생산력이 한 차원 더 상승하여야 한다. 둘째, 그리하여 더 이상 자본주의적 생산관계와 양립할 수 없는 지점에까지 이르러야 한다. 즉 발달한 생산력은 새로운 생산체제 즉 사회주의(무계급 사회인 공산주의의 제1단계)체제를 낳아야 한다.

그 가능성은 기계제 대공업이 성숙하자마자, 산업혁명(제1차 산업혁명)이 완결되자마자 찾아왔다. 기계는 끊임없이 개량될 가능성이 있고, 자본 간의 경쟁이 이를 강제하기 때문이다. 또한 자본주의는 역동적인 체제이기 때문에 생산력의 혁명을 매일매일 일으킨다. 부르주아지는 생산도구들에, 따라서 생산관계들에, 그러므로 사회적 관계들의 전체에 끊임없이 혁명을 일으키지 않고서는 존립할 수 없다.14) 그것은 성숙하자마자 자신의 사망을 재촉했다. 그래서 엥겔스의 이미 1880년에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그는 먼저 계급사회가 출현하는 이유를 말한다.

 

착취계급과 피착취계급, 지배계급과 피억압계급으로의 사회의 분열은 이전에 생산의 발달이 미약했던 데 따른 필연적인 결과이다. 사회적 총노동이 제공하는 수익이 모두의 궁핍한 생존에 요구되는 물량을 간신히 초과하는 정도인 한, 따라서 노동이 대다수 사회 성원의 모든 시간 혹의 거의 모든 시간을 요구하는 한, 이 사회는 필연적으로 계급들로 분할된다. 전적으로 노동에 부역하고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과 나란히, 직접적-생산적 노동으로부터 해방되어 다음과 같은 사회의 공동 업무를 돌보는 계급이 형성된다: 노동의 지휘, 국무, 사법, 과학, 예술 등등. 따라서 계급 분할 저변에 놓여 있는 것은 분업의 법칙이다.15)

약 500만 년 전에 출현한 인류는 장구한 세월을 계급이 없이 평등하게 살았다. 생산력이 빈약했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하루 종일 노동(수렵과 채취)을 해야 간신히 생존을 할 수 있었다. 착취할 것이 없었다. 그래서 전쟁포로는 구워먹거나 아니면 공동체에 성원으로 가입시켜 같이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석기ㆍ청동기ㆍ철기시대를 거치면서 노동수단이 발달하였다. 그 결과 생산력이 발달하면서 대략 3000년‒4000년 전부터 사회적 총노동이 제공하는 수익이 모두의 궁핍한 생존에 요구되는 물량을 간신히 초과하는 정도로 잉여가 발생하였고, 계급사회가 발생했다. 노예제, 봉건사회, 자본제 사회로 이어지는 계급사회체제는 거의 모든 사회악(불평등과 차별, 착취와 억압, 전쟁과 대학살)의 근원이 되었다. 그렇지만 직접적-생산적 노동(육체노동)을 하는 피업악 피착취 인민들과, 사회의 공동 업무(정신노동)를 하는 지배계급들과의 분업을 통해, 이전의 원시공산사회에 비해 훨씬 빠르게 생산력과 문명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인류가 생존하고 진보하기 위해서 필요했던 역할 분담, 즉 계급분할은 똑같이 인류가 생존하고 진보하기 위해서 불필요한 시기가 도래했다. 엥겔스의 이야기를 다시 듣자.

 

그런데 이처럼 계급 분할에 일정한 역사적 근거가 있다면, 그것은 다만 어떠한 주어진 시기, 어떤 사회적 조건에 대해서만 그러하다. 계급 분할은 생산의 불충분함에 근거한다; 그것은 현대의 생산력의 완전한 전개를 통해 일소될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사회계급의 폐지는, 이러저러한 특정한 지배계급이 현존한다는 것뿐만 아니라 지배 계급 일반, 따라서 계급 차이 자체가 있다는 것까지도 하나의 시대착오가 되고 낡아빠진 것이 되는 그러한 역사 발전 단계를 전제로 한다. 따라서 그것은 특수한 사회계급이 생산수단과 생산물을 전유하며 교육과 정신적 지휘를 독점하는 것이 불필요할 뿐만 아니라 경제적, 정치적, 지적 발전의 장애로도 되는 그러한 생산의 높은 발전 단계를 전제로 하는 것이다. 이러한 지점에 도달한 것은 지금이다.16)

 

당시에 기계제 대공업을 통해 생산의 높은 발전 단계에 도달했고, 자본주의 사회는 이미 1825년부터 과잉생산공황을 10년마다 경험하고 있었다. 19세기 후반이 되면, 기계가 기계를 생산하면서 노동생산력이 고도로 발달하고, 당시까지 독보적이던 영국을 위협하는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신흥공업 강국이 등장하였다. 자본주의 세계는 만성적 과잉생산에 짓눌리게 된다. 그 결과 19세기 4/4분기 내내 만성적 불황과 침체가 지속된다. 이제 근로인민이 생산하면서 동시에 사회의 정신적 지휘(노동의 지휘, 국무, 사법, 과학, 예술)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생산력이 발전했다. 계급 차이 자체가 있다는 것까지도 하나의 시대착오가 되고 낡아빠진 것이 되는 사회, 특수한 사회계급이 생산수단과 생산물을 전유하며 교육과 정신적 지휘를 독점하는 것이 불필요할 뿐만 아니라 경제적, 정치적, 지적 발전의 장애로도 되는 그러한 생산의 높은 발전 단계가 1880년에 이미 도래한 것이다.

결국 20세기 초가 되면 자본주의는 깊은 위기에 빠져들고, 제1차 세계대전으로 폭발한다. 드디어 1917년 러시아 혁명이 성공하고, 계급사회는 낡아빠진 것이 되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당시 레닌은 말했다.

 

나라[쏘련: 인용자]의 경제를, 농업을 포함하여, 새로운 기술적 기초 위에, 현대의 대규모 생산의 기술적 기초 위에 놓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기초가 되는 것은 오직 전력뿐이다. 공산주의는 쏘비에트 권력 더하기 나라 전체의 전기(電氣)화이다.17)

 

레닌은 정치혁명(쏘비에트 권력)과 산업혁명(전기화)을 사회주의라고 말하고 있다. 당시에 전기동력을 이용한 노동수단이 최신이었고, 쏘련은 그 생산력을 토대로 사회주의 체제를 완성하였다. 이후 쏘련이 몰락하지 않았다면, 전기의 힘을 이용해서 대량생산을 더욱 발전시키고, 무계급사회로 가는 혁명의 물적 토대를 구축했다는 의미로, 19세기 말‒20세기 초의 전기의 시대를 슈밥의 표현대로 제2차 산업혁명의 시기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러시아 쏘비에트혁명은 제2의 프랑스 대혁명이 되었을 것이다.

 

 

6. 역사적 의의: 사회주의인가 전쟁ㆍ파멸인가

 

1) 제4차 산업혁명은 사회주의를 위한 완벽한 물질적ㆍ경제적 준비이다

슈밥의 산업혁명들과 노동수단의 발전을 대략적으로 대비해 본다면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인간의 노동을 세 부분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근력과 기술(손노동), 그리고 이들을 조정하는 정신노동이다.

① 1단계 노동수단; 인간의 근육ㆍ골격을 대체한다. 기계의 동력으로 증기기관과 전기가 사용되면서 실현된다. 제1차, 2차 산업혁명에 해당된다. 더불어 손노동도 변화한다. 수공업자의 기예였던 기술(손노동)은 여러 단계의 노동으로 분할되면서 규격화ㆍ단순화된다. 정신노동은 오히려 복잡해지고 더욱 중요해진다. 많은 사람이 모여서 분업을 행하면서, 작업공정이 대규모화되고 복잡해진다. 지휘ㆍ감독ㆍ기획 노동(정신노동)이 소수에게 집중되고 더욱 필요해진다.

② 2단계 노동수단; 손노동(기술)을 대체한다. 제3차 산업혁명에 해당된다. 규격화ㆍ단순화된 손노동을 컴퓨터가 제어한다. 작업기를 손으로 돌리면서 작업하던 밀링ㆍ선반 등을 컴퓨터가 제어한다. 단순ㆍ반복업무에 사용되는 산업로봇이 등장한다. 정신노동은 여전히 중요해서 단위 공정의 컴퓨터 프로그램을 조작하거나 공정 전체를 조절한다.

③ 3단계 노동수단; 정신노동을 대체한다. 제4차 산업혁명에 해당된다. 지휘, 감독, 조정, 기획 등등, 기계를 감시하고 조절하는 정신노동까지 기계가 맡는다. 현재 진행 중이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이 이것을 가능하게 만든다.

이러한 무인생산체계가 노동자의 일자리를 빼앗는 현상은 위에서 다루었다. 그러나 무인생산체계에서 동시에 주목할 부분이 있다. 인간에는 노동자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자본가도 있다. 즉 자본가도 불필요해진다. 사실 자본가는 이미 오래 전에 수입을 챙기는 것, 이자표를 끊는 것, 다양한 자본가들이 서로 자본을 빼앗는 증권 거래소에서 투기를 하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사회적 활동을 하지 않는18) 존재로 전락했다. 이재용은 감옥에서 무위도식하지만 최근 거대한 이윤을 기록한 삼성전자, 그리고 여의도에서 얼쩡거리는 정몽준을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그러나 제4차 산업혁명은 여기서 더욱 나아간다. 여전히 경업업무를 하고 있는 고용사장(CEO)과 중간 관리자들까지도 불필요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면 (거의) 무인생산에 의해 만들어진 생산물은 누구의 것인가. 그것은 무려 500만 년에 걸친 인류의 노동의 결실이다. 장구한 세월 동안 고난과 역경을 극복한 인류의 피와 땀의 결실이다. 따라서 사회가 공동으로 소유하고 필요한 만큼 분배되어야 한다.

그래도 자본가가 소유하면서 자신의 상품이라고 고집한다면 그 가치는 얼마인가. 노동이 들어가지 않았으므로 그 가치는 없어서, 가격은 0원이 된다. 즉 무상으로 분배되어야 한다.

또한 제4차 산업혁명이 더욱 발전시킬 빅데이터는 전국적인 생산ㆍ유통ㆍ소비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게 할 것이다. 인공지능은 필요한 상품을 필요한 만큼 생산하도록 지휘할 것이다. 즉 계획경제가 완벽하게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제4차 산업혁명은 사회주의를 위한 완벽한 물질적ㆍ경제적 준비이다.

 

2) 4차 산업혁명의 비약적인 전개와 그 완수는 공산주의 사회에서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 완수될 수는 없다. 사적 소유와 적대적ㆍ경쟁적 관계로 인해 자원을 공동으로 이용할 수 없다. 사물인터넷의 경우 생산을 조절하는 인공지능과 슈퍼컴퓨터가 있는 중앙서버(플랫폼)를 여러 기업, 나아가 산업 전체가 공동으로 사용할수록 효율이 높을 것이다. 산업은 서로 연계(철강-자동차 산업, 부품업체-조립완성업체, 금융자본-산업자본)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쟁업체들이 공동으로 사용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소프트웨어 공유도 지적 재산권문제로 사용에 제한을 받고 있다. 전염병이나 기타 질병의 현황 등에 관해 축적된 개인들의 의료정보를 이용해야 보건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그러나 개인에 대한 정보는 이용에 제한을 받는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해킹의 위험 때문에 자율주행차의 사용도 제한을 받는다.

양산된 실업자는 임금을 극도로 낮추고, 이는 기계사용과 발전을 제한한다. 어떤 곳에서는 기계보다 사람을 쓰는 것이 싸기 때문이다.

생산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생산력을 파괴하고 낭비하고 있는 것도 과학기술의 발전에 제약으로 작용한다. 광범한 실업자가 존재하고 수많은 공장이 폐쇄되고 가동되더라도 가동률은 매우 낮다. 자본가, 지주, 정치꾼, 광고업, 프로스포츠 등등 기생충들이 득실거린다. 또 하나의 거대한 기생충인 국가기구도 있다. 군대(군수산업), 경찰, 정보경찰, 사법부(감옥), 관료제는 계급투쟁이 격화될수록 더욱 비대화된다.

오직 생산수단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전체 사회를 위하여 계획적으로 관리ㆍ생산하는 사회(공산)주의 체제만이 이러한 문제들을 일거에 해결할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을 완수할 것이다.

 

3) 사회주의인가 전쟁ㆍ파멸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가들이 순순히 자신의 소유권을 포기할 리는 없다. 자동화ㆍ무인화된 무정부적 생산은 더욱 극대화될 것이다. 실업자와 반실업자는 폭증할 것이다. 괜찮은 일은 기계가 하고, 사람들은 기계도 하지 않는 허드렛일이나 맡을 것이다. 이미 한계에 와 있는 생산과 소비의 모순을 극한으로 몰아갈 것이다. 과잉생산공황이 더욱 극단적으로 격화될 것이다.

20세기 초의 위기가 제1차 세계대전을, 1930년대의 대공황이 제2차 세계대전을 발발시켰다. 자본가들은 과잉생산에서 초래된 위기를 대대적 파괴와 살육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현재 세계 곳곳에서 파씨즘이 횡행하고 있다. 트럼프가 그 극단을 보여 주고 있다. 프랑스에서도 극우 르펜이 부상했다. 한(조선)반도에는 핵참화의 공포가 어른거리고 있다.

민중들은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파멸하느냐 아니면 자유의 왕국으로 도약하는가.  [노/사/과/연]

 

 

 


1)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는 앞서 독일이 2010년 발표한 하이테크 전략 2020의 10대 프로젝트 중 하나인 인더스트리 4.0(Industry 4.0)에서 제조업과 정보통신의 융합을 뜻하는 의미로 먼저 사용됐다. 이후 세계경제포럼에서 제4차 산업혁명을 의제로 설정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주요 화두로 등장하게 되었으며, 포럼 이후 세계의 많은 미래학자와 연구기관에서 제4차 산업혁명과 이에 따른 산업ㆍ사회 변화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다음백과] 참조.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47XXXXXXX185>)

 

2) 슈밥은 1차 산업혁명은 물과 증기의 힘을 이용해서 생산을 기계화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맑스는 증기기관이 아니라 작업기의 발달을 산업혁명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기계장치의 이 마지막 부분, 즉 작업기는 18세기 산업혁명의 출발점이다. (칼 맑스, ≪자본론≫ 제1권(하), 김수행 역, 비봉출판사, 2003, p. 502.)

 

3) 채만수, ≪노동자교양경제학≫, 노사과연, 2006, p. 630.

4) 구글은 320만 킬로미터를 주행하면서 열한 번의 경미한 사고가 발생했다고 한다.

5) 선대인, ≪일의 미래: 무엇이 바뀌고 무엇이 오는가≫, ㈜인플루엔셜, 2017, pp. 103-108.

6) 같은 책, p. 140.

7) 같은 책, pp. 120-121.

8) 음성원 기자, 아마존의 노동 없는 기계 제국, ≪한겨레신문≫, 2017. 2. 6.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28&aid=0002352254&sid1=001>

9) 김신영 기자, “‘지점 80% 폐쇄 씨티은행, 금융판 뒤흔들다, ≪조선경제i≫, 2017. 4. 13. <http://v.media.daum.net/v/20170413030225275>

10) 박태우 기자, “‘무늬만 사장님우린 사장 아닌 노동자라구요””, ≪한겨례신문≫, 2017. 4. 11. <http://www.hani.co.kr/arti/society/labor/790163.html>

11) 칼 맑스, ≪자본론≫ 제1권(상), pp. 238-239.

12) 여기서 생산의 사회적 성격과 전유의 사적 성격 간의 모순이라는 자본주의 기본모순이 본격적으로 발생한다.

13) 프리드리히 엥겔스, 유토피아에서 과학으로의 사회주의의 발전, 영어판 서설(1892), ≪칼 맑스 프리드리히 엥겔스 저적선집≫(이하 ≪저작선집≫) 제5권, 김석진 역, 박종철출판사, 2000, pp. 409-410.

14) 칼 맑스, 공산주의당 선언, ≪저적선집≫ 제1권, 최인호 역, p. 403.

15) 프리드리히 엥겔스, ≪유토피아에서 과학으로의 사회주의의 발전≫(≪저작선집≫ 제5권), 최인호 역, p. 470.

16) 같은 책, pp. 470-471.

17) 레닌, 국내외 정세와 당의 임무, 1920.

18) 프리드리히 엥겔스, 앞의 책, p. 467.

 

 

노사과연

노동운동의 정치적ㆍ이념적 발전을 위한 노동사회과학연구소

1개의 댓글

  • 사람을 기계로 보는 한에서는 이와 같은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감정과 욕심의 변수를 가진 인간을 단순하게 복잡한 물질체계로 보니 사회주의, 무상분배 등을 이야기한다. 그러면, 예쁜 여자를 부인으로 삼고, 잘 생긴 남자를 남편으로 삼고 싶은 욕구는 공동 결혼으로 대처할 것인가? 좋은 경치를 가진 멋진 섬에 집을 짓고 나면 순번제로 돌아가면서 살 것인가? 맛있는 음식점도 티켓번호에 따라 갈 것인가?
    결국, 사회주의도 대안이 아니다. 그저 남은 것은 전쟁과 파멸일 가능성이 99프로다. 이것이 현실이다. 안타까워하고 대안을 함께 찾고 싶지만, 안되는 것도 있다. 노화와 죽음이 해결 안되듯이(된다고 떠들지만), 4차 산업혁명의 탐욕적 결과는 해결될 수 없기에, 점점 증가하는 인간의 우열화와 종국에는 사회의 종말이 다가올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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