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소성리로!―싸드 배치 원천 무효를 위한 또 한 번의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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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화 | 회원

 

 

 

지난 3월 18일 토요일, 싸드 배치 원천 무효를 위한 희망버스를 타고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에 다녀왔다. 이날 집회 참석자는 대략 5천 명 정도였다고들 한다. 주최 측은 249회 집회 중 가장 많이 모였다고 좋아하며 감탄했다. 광화문광장의 집회 인원는 보통 몇십만 명 이상에서 많게는 200만이었다. 거기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5천 명 정도에 감탄하는 걸 보고 조금은 놀랐다. 그동안 싸드 배치 반대투쟁이 더 확산되지 못했던 안타까움일 거라 본다.

 

전국이 박근혜 탄핵으로 시끌벅적한 덕택에 싸드의 관심사는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지배계급들은 자신들만의 리그를 더 공고히 하기 위해 싸드 배치에 대한 완성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고 있었다. 지배계급의 하나인 롯데그룹은 싸드 배치 장소로 소성리에 있는 골프장까지 바쳤다. 그로 인해 중국에서는 롯데에 대해 경제적 조치를 시작했다고 모든 언론에서 앞다투어 연일 보도하기 시작했다. 어떤 뉴스에서 언뜻 들은 기억으론 중국에서는 대한민국 민중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롯데에 취하는 조치라고 전달했다. 그 말은 마음에 들었다. 특히 민중이라는 단어. 더 나아가 미국이라는 제국주의와 거기에 이해관계를 가진 토착지배계급들에게 보복하는 것이라고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너무 큰 바람인가!!!)

 

언론에서는 중국의 경제적 보복만을 강조한다. 싸드 배치의 단점과 폐해는 한마디도 없다. 어차피 싸드 배치가 우리(민중)에게는 도움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걸 저들도 알고 있다. 역사적으로,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한국의 지배층은, 한-미-일 동맹에 기반해 있다. 저들에게 한-미-일 공조의 붕괴는 곧 자신들의 존립 기반이 붕괴되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따라서 최근과 같이 경제 위기가 고조됨과 더불어 계급 갈등이 증폭되고 계급투쟁이 격렬해지면, 저들은 자신들의 존립 기반인, 그리고 자신들이 신념처럼 그렇게 열렬하게 믿고 있는, 한-미(-일) 동맹을 부르짖는다. 저들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 우리에게 해가 된다. 우리에게 이익이 되는 것은, 저들에게는 굉장한 피해가 될 것이다. 그래서 저들은 자신들의 이익, 즉 현재 저들이 유지하는 삶과 세상(자본주의 체제)을 지키기 위해, 자국의 노동자ㆍ인민에게 피해되는 짓을 두 발 벗고 나서며, 두 팔 벌여 환영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아울러 북쪽의 핵 때문에 안보를 위해 싸드는 배치되어야 한다고 정당성을 부여해 덧붙인다. (그렇다 치더라도 누구의 안보를 위한 것인지?…) 이것은 실제로 북의 군사적 능력에 대한 두려움이 표현된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동시에 북의 위협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없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싸드 한국 배치를 의외로 서두르고 있는 것은, 북의 미사일 수준이 미 본토에 직접적 위협이 되고 있다는 현실적ㆍ군사적 판단도 빼놓을 수는 없겠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안보라는 술책에 반응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면 단순히 북쪽에 핵 때문이라고 치더라도 왜 중국은 저 난리이고, 소성리 주민들과 그 주변의 지역민들, 전국적으로 싸드 배치를 반대하는 민중들은 도대체 왜 들고일어나고 있는가? 저들의 이데올로기에서 조금만 벗어난 시각으로 관찰해 본다면, 내면의 속성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나부터도 박근혜 탄핵 집회 속에 휩쓸려 다니느라 싸드에는 미처 많은 관심을 갖지 못했었고, 어느 동지 말씀처럼 미국대사관이 바로 광화문광장에 있었는데도 그쪽을 향해 야유 한번 보내지 못했던 것 같아 자괴감이 든다. 단지 성조기가 너무 큰 거 아냐!라는 의미 없는 의심만 하고…

 

여전히 아무 생각 없이 이번 주말에는 어느 산이라도 가 볼까 하고 있을 무렵, 선배 동지로부터 싸드 배치 원천 무효 희망버스가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지금이라도 보다 타오르는 투쟁의 힘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아무런 주저 없이 곧장 신청했다.

 

버스는 약속 시간보다 30분 늦게 9시경에 서울시청 삼성본관 앞에서 출발했다. 노사과연 회원 분들과 6호차에 탔다. 버스 안에는 거의 모르는 분들이었다. 그래도 싸드 반대라는 같은 뜻으로 버스에 몸을 실었는데 서로 너무 데면데면한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조용히 소성리를 향했다.

 

버스 안에서의 회원들과의 일상적 수다, 휴게소에서의 식사 등을 거치고 오후 1시경 초전면 하나로마트 앞에 도착했다. 어느새 많은 동지들이 모여 있었다. 또한 거기 주민인 듯한 몇몇 남자 어르신들이 모여 있기에 싸드 반대에 동조해서 우리를 반겨주는가 싶었는데 우리를 향해 무슨 소리를 싸납게 내뱉는 걸 보니 싸드에 찬성하는 사람들이었다. 여기가 박근혜, 새누리당의 강고한 표밭이라 하더니만 역시 이런 현상이 아예 나타나지 않는 건 아니구나 싶었다.

 

소성리 마을회관을 향해 행진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오늘 집회참석에 대한 스케치글을 ≪정세와 노동≫에 실었으면 하는 제안을 전달 받았다. 아니 이런 맑은 하늘에 날벼락!이 있나. 다시 시작이라는 마음만 가지고 왔는디. 아우! 이런 스트레스!! 못한다고 하면 활동에 있어 수동적인 회원이라는 말 들을까 봐 일단 한다고 했다. 사실 제안이 없어도 당연히 스스로 글 쓰는 활동을 해야 하는 자세를 가져야 하지 않겠나 하는 반성도 있다!!  다행히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지 않는 날씨여서 행진하기엔 좋았다. 오히려 행진을 하다 보니 더워서 기모바지 입고 온 걸 후회했다! 열심히 구호를 따라 외쳤다. 싸드 가고 평화오라! 싸드는 미국으로! 박근혜도 탄핵됐다 싸드 원천무효! 등등 그런데 싸드가 가면 진짜 민중들의 평화가 오는 것인가?, 싸드가 미국으로 가면 미국 민중들은 어떻게 되지?, 박근혜가 탄핵되었는데도 알뜰폰을 끊임없이 팔아야 먹고살 수 있는 내 삶은, 더불어 노동자계급의 삶은 뭐가 달라졌나? 과연 저절로 달라질 수 있나? 아마도 더 극악무도한 적들을 상대해야 하겠지. 등등 의구심을 갖고 그냥 열심히 행진을 따랐다.

 

도시와는 확연히 다르게 산과 들로 인해 공기는 더할 수 없이 좋았다. 그런데 한참을 걷다 보니 봐 주는 사람들도 없이 허허벌판에서 우리끼리 뭐하고 있는가 싶고, 탄핵집회 때처럼 실시간으로 언론이든 인터넷뉴스든 보도 좀 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절대 그러지 않겠지. 박근혜 탄핵도 싸드 배치도 지들이 원하는 것인데 이렇게 대처하는 것이 다르단 말인가?!! 그러나 봐 주는 사람이 없어도 모인 동지들의 각오와 단결이 중요하고 그래야 힘이 커질 수 있는 기초가 될 것이라 확신하며, 걷고 걷다보니 어느새 소성리 마을회관에 도착했다.

 

싸드저지 범국민대회 집회가 시작되었다. 무대는 소박했고, 각 마을 이장님 등의 발언이 시작되었다. 그동안 서울 싸드집회만 참석하면서 들은 소식으론 현장지역민들의 투쟁열기가 대단하다고 전달받았다. 그래서 내심 발언이 궁금하고 기대되었다. 구구절절 다 맞는 말씀이고 지역주민들의 힘이 피부에 와 닫고,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되었다. 그러는 반면 답답하고 안타까운 발언들도 많았다. 어느 분은 미국이라는 우방국은 힘없는 대한민국을 보호해 줘야지 왜 싸드를 배치하려 하냐고 미국에게 서운해 했다. 그리고 진정!! 평화만을 부르짖는 발언 땜에 머릿속이 개운치 않는 미칠 노릇이었지만, 어찌되었든 각각의 단체 등이 모여 싸드 반대하는 큰 힘으로 보면 되겠지라고 여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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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가 끝나고 다시 싸드 배치 장소로 예정된 골프장 입구 전 삼거리까지 행진이 시작되었다. 길은 은근히 올라가는 언덕배기라 다소 힘이 들었다. 삼거리에 도착하니 경찰들이 점점 더 많이 보이기 시작했고, 원불교스님들은 천막을 설치하지 못하게 때려 부수었다고 몇 명이 앉아서 대치 중이였다. 골프장 입구로 가기 전 삼거리까지 행진 예정이었으나 입구 바로 앞까지 올라가도 좋다는 허락(!!!)이 있었다 한다. 집회주최 측은 이젠 길의 경사가 심하니 지금부터는 힘이 좋고, 꼭 그 앞까지 가겠다는 의지가 있는 분들만 행진을 요청하는 것이다. 하지만 모두들 입을 모아 무슨 소리 하냐고 항의했다. 당장이라도 날아가서 봉쇄하고 있는 경찰들 다 물리치고 골프장에 진을 치고 싶은데, 의지 있는 사람만 가라니!! 오히려 힘들을 더 내어 경사로를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이 상황이 이번 집회 중, 개인적으론 그나마 임팩트(impact) 있는 힘을 느꼈다. 힘들수록 왠지 싸드 배치 반대를 위해 무언가를 했다는, 그리 의미가 있을 것 같지 않은 나만의 뿌듯함으로 경사로를 힘겹게 올랐다. 시골이라 경찰들이 별로 없나 할 정도로 많은 모습이 보이지 않더니만 입구에 오니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가득했다. 이런! 부르주아, 미국 지배계급들의 종 같은 것들!!! 경찰들을 향해 몇 번의 야유의 함성을 지르고, 짧은 집회를 마쳤다. 그리고 골프장을 뒤로 하고, 다시 마을회관 근처로 와서 싸드저지 촛불집회를 가졌다.

 

급격히 추워진 날씨로 인해서 집회는 서둘러 끝내겠다고 했다. 추위와 지침에도 끝까지 마무리를 하려 했으나 이부영이가 나와서 연설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 사람이 도대체 누구인가!!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를 시작으로 한나라당 부총재, 등등을 지낸 사람이 아닌가!! 아마도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사무처장 등을 지내서 이런 곳에 나온 건가? 정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힘만 들어간 판에 박힌 연설을 하는 것이다. 특히 안보를 지켜야 평화가 오고, 중국은 경제보복을 더 이상 하지 말라는 것 등등 도저히 스트레스받아서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 자리를 일어났다. 그리고 다시 서울버스 6호차에 탔다. 새벽에 집에 도착하니 남편이 말하기를 탄핵에 모였던 집회꾼들 일부가 이젠 싸드로 모이는구나 그리고 이미 끝난 것 같은데 무슨 소용 있겠냐 괜히 세월호 때처럼 잡혀나 가지 말라고 한다. 힘이 팍 빠지는 소리다. 이것이 대부분의 대중들의 생각일까? 하는 절망감이 잠시 왔지만, 힘은 만들어 가면 되는 것이니까!! 운동의 발전을 위해서는 가당치 않은 소소한 의견이라도 참조는 해야 할 것 같다고 삭였다. 하기야 집회에 참석한 분들 중에도 강정마을 꼴 날 거라 예측하기도 하는 것 같다. 난 아직 뭘 예측을 못 하겠다. 다만 더 많은 민중들이 지역별로 들고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왜 저들이 싸드를 배치하려 하는가를 폭로하며, 짧게는 배치를 막고, 길게는 노동자 인민의 정치의식을 성장시키는 투쟁으로, 이 투쟁을 상승시켜내야 할 것이다.  [노/사/과/연]

노사과연

노동운동의 정치적ㆍ이념적 발전을 위한 노동사회과학연구소

Apr 22nd, 2017 | By | Category: 2017년 04월호 제132호, 현장 | 조회수: 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