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전국 자동차 판매 노동자 연대 노동조합>의 금속노조를 통한 민주노총 가입 거부(?) 사태를 바라보며

김성진 | 회원

 

 

1. 들어가며

 

노조 출범식한 날이 토요일이었어요. 대전에 몰래 숨어서 창립총회를 하고, 일요일 쉬고, 월요일에 출근을 했는데 회사에서 이미 다 알고 있는 거예요. 노조 임원 10여 명이 바로 해고 통보를 받았어요. 노조를 탈퇴할래? 해고를 당할래?라고 협박하는데, 결국 열흘도 안 돼서 부위원장들이 전부 못 견디고 노조를 탈퇴했어요. 마지막까지 위원장과 사무처장이 버티다가 결국 노조 사무처장은 한 달 만에 해고를 당했습니다.1)

 

파업전야2)가 상영되었던 80-90년대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2015년 대한민국 대전에서 벌어졌던 노동조합 결성과 이에 대한 자본의 탄압 내용이다. 80-90년대 파업전야에서 나왔던 가슴을 졸이며 자본의 탄압을 피해 노동조합을 결성했던 장면이 2015년 대전의 한 장면과 그대로 오버랩(overlap)되는 순간이다.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결성에 대해 자본은 처음부터 해고라는 탄압의 칼날을 들이밀었다. 2015년 8월 대전에서 노동조합 창립총회를 했던 <전국 자동차 판매 노동자 연대 노동조합>(이하 <판매연대>)은 노동조합 창립과 동시에 자본의 해고 위협 및 폭력과 폭언에 맞서서 치열한 투쟁을 전개해 왔다. <판매연대>의 노동조합 결성 투쟁은 지난 1987년 노동자 대 투쟁 이후 대부분의 노동조합이 결성되는 과정에서 겪었던 투쟁의 과정이자 고난의 역사 그대로였다. 2015년 8월 노동조합을 결성한 이후 물러서면 죽는다는 각오로 노동조합 사수 투쟁을 전개한 400여 명의 <판매연대> 조합원 동지들은 드디어 같은 해인 2015년 9월 노동부로부터 노동조합 설립 필증을 받고 노동조합 지위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대부분의 신설 노동조합이 민주노조를 결성하면 당연하게도 민주노총에 가입하기 위한 내부 절차를 거치듯이 <판매연대> 또한 민주노총 가입을 위한 내부 결의를 조직해 들어갔다. 노동조합 결성 전부터 민주노총과 함께 노동조합 결성을 고민해 왔던 <판매연대>의 경우 어찌 보면 상급 단체를 민주노총으로 결정하는 것은 당연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판매연대>는 노동부로부터 노조설립 필증을 받은 2015년 8월 이후 약 10개월이 흐른 2016년 5월, 267명의 조합원이 참석한 상태에서 조직형태 전환 총회를 거쳐 민주노총 가입을 결의하였다. 10개월에 걸려 추진된 민주노총 가입이었다. 물론 2015년 8월 노동조합 창립총회를 400여 명으로부터 시작했던 <판매연대>는 10개월 뒤인 2016년 5월 민주노총 가입 결의를 위한 총회에서 267명으로 조합원이 줄어들 만큼 자본의 탄압이 있었다. 그러나 <판매연대>는 자본의 해고 위협과 노조 탈퇴 탄압에 맞서 당차게 버티며 투쟁을 전개했고, 드디어 가슴에 자랑찬 민주노총의 마크가 새겨진 투쟁조끼를 입게 된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부터였다.

노동조합 창립총회 이후 150여 명의 조합원 동지들이 자본의 노조 탈퇴 압력에 굴복하고 노조를 탈퇴하는 등의 탄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굳건히 민주노조의 깃발을 움켜쥐었던 <판매연대>가 2016년 5월 민주노총 가입을 결의한 총회 이후부터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도대체 <판매연대>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

<판매연대>는 작년 2016년 5월 민주노총으로 조직형태 변경 결의를 하고도, 이 글을 쓰고 있는 2017년 3월 현재에까지도 민주노총의 자랑스러운 조합원이 되지 못하고 있다. 아니 민주노총 조합원이 되지 못하는 것을 넘어 <판매연대> 조합원 동지들뿐만 아니라 이를 둘러싼 전국의 활동가들은 민주노총(금속노조)에 대한 분노와 함께 절망에 휩싸여 있는 실정이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판매연대>는 지난 2016년 5월 조직형태 변경 총회 이후 금속노조를 통한 민주노총 가입을 추진하고자 금속노조에 가입 신청을 했으나, 금속노조에서 <판매연대> 가입을 2017년 3월 현재까지 승인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판매연대>는 2015년 8월 노동조합 창립총회를 한 이후 그 이듬해인 2016년 5월 민주노총으로 조직형태를 변경하면서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가입 신청을 한 바가 있다. 그러나 금속노조는 5차례의 간담회와 함께 2017년 2월 20일 금속노조 중앙위원회에서 즉각적 가입 승인이 아닌 TF팀 구성 이후 재논의 결정을 하면서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아니 보다 정확히 하자면 <판매연대> 관련한 문제는 2017년 2월 20일 금속노조 중앙위원회부터 발생한 것이 아니라, 2016년 5월 판매연대가 금속노조에게 민주노총 가입 신청을 한 이후 금속노조의 태도로부터 발생을 한 것으로 봐야 한다.

어쨌든 2017년 2월 금속노조 중앙위원회에서는 <판매연대> 즉각 가입 승인을 유보하는 결정을 하였지만, 2017년 3월 2일 개최된 금속노조 임시 대의원대회에서는 참석 대의원 현장 발의로 <판매연대> 조합 가입 승인 안건이 상정되면서 정상화되는 듯하였다. 그러나 역시 금속노조 3월 2일 임시 대의원대회에서는 <판매연대> 조합 가입 안건이 논란이 되면서 결국 임시 대의원대회가 유회되었다. 물론 대의원대회가 유회되어 의결은 안 되었지만 여전히 안건은 상정되어 있는 상태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물론 관련 안건은 이후 개최되는 대의원대회에서 지속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그러나 문제는 금속노조 스스로가 규정한 금속노조 규약3)에도 명시가 되어 있는 <판매연대> 가입이 2016년 5월 가입 신청 이후 2017년 3월 현재까지 미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본 글은 <판매연대>의 민주노총4) 금속노조 가입 거부(?) 사태가 왜 일어났는지? 그리고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중심으로 작성되었다. 언뜻 보기에는 금속노조 현대ㆍ기아차 정규직 노동자들과 <판매연대>라 불리는 완성차 판매 대리점 노동자들의 다툼으로 보이기도 한 이번 사태가 과연 어떠한 원인에 의해 발생을 했고 결국 어떻게 풀어야 할지에 대해 동지들의 고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글을 작성한다.

 

 

2. 전국 자동차 판매 노동자 연대 노동조합에 대해

 

<판매연대>는 현대ㆍ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를 판매하는 판매 대리점에서 노동하는 노동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이다. <판매연대>가 노동하고 있는 일터는 판매 대리점이다. 판매 대리점은 자동차 자본의 판매 유통 경로의 한 부분으로 자동차 완성차가 직접 판매 유통(직접 판매 유통 경로)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 완성차는 자동차 생산에만 전념하고 별도의 판매 유통 관련 전문 업체에서 판매 유통 권한을 위임하는 형태의 소매상 프랜차이즈 시스템(간접 판매 유통 경로)이라 할 수 있다.

 

[표1] 자동차 판매 유통 시스템5)

 자동차

 

직접 판매 유통 경로인 수직유통 시스템의 경우 자동차 산업이 늦게 발달한 한국의 경우 초창기에 이러한 판매 유통 시스템을 활용했고 이를 한국에서는 흔히 직영점 또는 지점이라 칭한다. 이에 반해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 자본주의에서는 간접 판매 유통 경로인 소매상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도 지난 1991년 6월 대우 국민차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한국 최초로 소매상 프랜차이즈 시스템인 딜러제를 도입했고, 이후 아시아 자동차는 1992년 그리고 기아 자동차는 1995년 등 한국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에서 소매상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소매상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통해 판매 유통하는 현장을 한국에서는 흔히 대리점이라 칭한다. 그러나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유통판매의 경우 소매상 프랜차이즈 시스템(대리점)만을 사용하지는 않고 수직 유통시스템(직영점 또는 지점)과 소매상 프랜차이즈 시스템(대리점)을 병행하는 판매 유통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한국 완성차 자본이 판매 유통 경로를 직접과 간접을 병행하는 이유는 자본의 입장에서, 판매 유통 경로에서 간접을 선호하지만, 노동자들이 직접고용을 선호함으로써 계급적 역관계에 의해 불가피하게 직접과 간접 방식을 병행하는 계급적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선진 자본주의에서 나타나고 있듯이 완성차 자본은 판매 유통 경로 두 가지 중 간접 판매 유통 경로인 소매상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끊임없이 획책할 것이라는 예상은 그 누가 보더라도 분명한 점이다. 이러한 자본의 간접 판매 유통 경로인 소매상 프랜차이즈 시스템 선호는 직영 노동자 축소와 간접 비정규직 노동자 확대라는 자본의 노동시장유연화 전략을 판매 유통 시장에도 적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판매연대>는 바로 판매 유통 경로 중 간접 방식인 소매상 프랜차이즈 시스템에 의해 운영되는 대리점에서 노동하는 노동자들로 구성된 비정규직 노동조합이다. 물론 비용 절감을 위한 자본의 판매 유통 시스템이기에 직접 판매 유통 시스템인 직영점이나 지점에서 노동하는 노동자와 간접 판매 유통 시스템인 대리점에서 노동하는 노동자의 임금을 포함한 노동조건은 판이하게 다르다.

대리점에서 노동하는 <판매연대> 조합원 동지들의 노동실상을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조금 길지만 판매연대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선영 동지의 말을 들어 보자.

 

현대・기아자동차 판매 노동자는 원래 모두 정규직이었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 당시 현대자동차는 구조조정으로 대리점 제도를 처음 도입했다. 당시 현대자동차는 정리해고 과정에서 희망퇴직을 하든가 대리점 소사장제를 수용하든가 선택을 요구했다. 그래서 많은 수의 정규직 판매 노동자들이 퇴직하고 대리점으로 이동하였으며, 지점ㆍ대리점 업무 구분 없이 일을 똑같이 해왔다. 지점 판매 노동자는 본사에서 직접 채용해 운영하며 모두 정규직 노동자이다. 그래서 급여 및 상여금, 각종 성과급, 지원금, 복리후생 등 그 처우가 대리점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좋은 편이다.

그에 반해 대리점 판매 노동자들은 지점 정규직 사원과 동일한 제품을, 동일한 가격에, 동일한 방법으로 똑같은 일을 함에도 기본급, 4대 보험, 십수 년을 근무해도 퇴직금 한 푼 받지 못한다. 대리점 소장들은 현대자동차와 처음부터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근로 계약서가 아닌 용역 계약서를 작성하게 하였으며 이마저도 작성하지 않고 근무하는 대리점이 대다수이다. 최저 생활비조차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한 달에 차량을 한 대도 팔지 못한다면 급여는 0원이다. 이런 이유로 건강보험료가 연체되고 생활이 어려운 판매 노동자들이 상당히 많다.

대리점 소장들은 한 달에 수천만 원의 순수익을 얻어간다. 사용자로서 가져야 할 책임은 지지 않고 대리점에서 피땀 흘려 열심히 일하는 소속 판매 노동자들이 차량을 판매하면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챙기는 구조로 말 그대로 땅 짚고 헤엄치는 수준의 노력만으로 본인들 노력의 가치보다 훨씬 많은 수익을 앉아서 챙겨가고 있다. 대다수의 대리점 소장들은 본인 소유의 건물을 가지고 있으며 대리점 운영으로 쌓은 보유 재산은 상당하다.

대리점 판매 노동자들은 원청과 대리점 소장들의 온갖 갑질과 횡포, 착취뿐 아니라 폭언 및 폭행 등의 인권 유린까지 겪으면서 노예처럼 어렵게 근무하고 있다. 막말은 기본이고 맘에 안 들면 수시로 해고를 남발한다. 설령 대리점 소장이 맘에 안 들어서 타 대리점으로 옮기고 싶어도 옮길 수가 없다. 원청 및 소장들만의 짬짜미로 본인들 허락 없이는 6개월간 타 대리점으로 이적 금지한다는 그들만의 규정 때문이다. 6개월이 지나 타 대리점에 취업하려고 해도 자기들끼리 살생부를 공유하면서 맘에 안 드는 직원은 사실상 어디에도 취업을 못하게 하고 있다. 직원들을 자신의 재산으로 생각하며 옮기고 싶어도 마음대로 옮기지도 못하게 하는 이것이야말로 신 노예계약이라 할 수 있다.

대리점 판매 노동자들은 차를 팔지 못하면 급여가 0원이므로 무리해서 차를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분기별로 월평균 세 대를 판매하지 못하면 원청에서 부진자 교육이라는 명목으로 집합교육을 받아야 하고 각종 모욕을 주어 퇴사를 종용해 왔다. 기본급도 주지 않으면서 실적을 이유로 해고하는 어처구니없는 이중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것이다.6)

 

김선영 동지의 말을 빌면 판매 대리점 노동자들은 기본급여가 전혀 없기 때문에 차를 한 대도 판매하지 못하는 달의 경우 임금이 0원이 된다. 거기다 분기별 판매 실적을 통해 부진자 교육을 받고, 더구나 실적이 없는 노동자의 경우 요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도 확인된 블랙리스트가 적용되어 이직이나 재취업도 불가능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3. 분노를 넘어 노동조합 건설 투쟁으로

 

지난 2015년 8월, 현대・기아차 판매 대리점에서 노동하는 노동자들이 중심이 되어 <전국 자동차 판매 노동자 연대 노동조합>을 결성하였다. 현대자동차 판매 노동자 1만1천여 명(지점 6천여 명, 대리점 5천여 명), 기아자동차 판매 노동자 8천여 명(지점 4천여 명, 대리점 4천여 명) 등 2만여 명의 현대・기아차 판매 노동자 중 대리점 비정규직 노동자인 9천여 명을 중심으로 르노삼성, 쉐보레, 쌍용 자동차 판매 노동자 약 1만여 명 등 약 2만여 완성차 판매 대리점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판매연대>가 출범을 한 것이다.

한편 이와는 달리 직접 판매 유통 경로인 직영점 혹은 지점에서 노동하는 현대차 판매 노동자 6천여 명과 기아차 4천여 명은 각각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판매위원회와 기아차지부 판매위원회 조직 대상이다.

임금 구조는 직영점, 지점 노동자의 경우 금속노동자들의 투쟁에 힘입어 전체 수령액 중 90% 이상이 기본급으로 기본급+판매 수당으로 구성되어 일정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대리점 판매 노동자들의 경우 기본급이 전혀 없는 순수 수당으로 임금이 구성되어 있다.

<판매연대> 노동조합 결성은 현대, 기아차 자본의 판매 유통 시장에서의 노동시장 유연화 전략으로 인해 비정규직으로 내몰려 원청인 현대, 기아차 자본에게 그리고 소사장격인 대리점장에게 비인간적 모욕을 당하면서 비정규직의 낭떠러지로 내몰려 20여 년 가까이 비정규직으로 살아온 노동자들의 인간선언이자 투쟁의 선언인 것이다.

<판매연대> 노동조합 창립총회는 전국 각지에서 흩어져 노동하는 2만여 판매 노동자들을 대신하여 전국 각지에서 한걸음에 달려온 400여 명의 판매 대리점 노동자들의 참여로 성립되었다. <판매연대>는 노동조합이 결성 총회를 하자마자 현대, 기아차 자본을 중심으로 한 완성차 자본의 탄압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자본의 입장에서는, <판매연대> 노동조합 결성은 현대, 기아 차 자본의 판매 유통 시장에 있어 노동시장 유연화 전략에 파혈구를 낼 주체를 조직했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현대, 기아차 자본의 <판매연대>를 향한 탄압은 노동조합 임원을 대상으로 한 해고 위협 및 노조 탈퇴 종용, 조합원을 상대로 한 노동조합 탈퇴 종용 등으로 창립총회 때 400여 명이었던 조합원이 노조 결성 1년 만에 200여 명으로 줄었다는 것만으로도 그 탄압의 정도를 짐작할 수가 있다. <판매연대>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블랙리스트 작성 및 해고 위협과 부진자 교육을 통한 인권 유린, 대리점 폐쇄를 통한 해고 탄압 등 한국 사회에서 벌어질 법한 모든 자본의 탄압 형태가 전개된 것이다.

이러한 현대・기아차 자본의 모진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민주노조의 깃발을 움켜쥐었던 <판매연대>는 노동자의 힘은 쪽수다라는 진리를 굳게 믿고 노조 창립 1년여 만인 2016년 5월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가입 신청을 하게 된다. 그러나 실상 <판매연대>의 민주노총 가입 의지는 2016년 5월이 아닌 노동조합을 결성한 2015년 8월 이전으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15년 8월 노동조합 창립총회 이전인 2015년 3월부터 민주노총 금속노조 조직 담당자와 지역본부 관계자 등과 함께 2만여 판매 노동자들의 민주노총 가입 관련한 논의를 진행했었던 것이다. 그러나 금속노조 및 현대ㆍ기아차지부의 조직적 가입 거부와 민주노총의 방관적 태도로 인해 불가피하게 창립 그 자체를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 기아차지부 가입을 통해 출발하지 못하고, 서너 달 뒤인 2015년 8월 초기업별 조직인 <전국 자동차 판매 노동자 연대 노동조합>을 결성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4. 판매연대의 민주노총 가입 수난사

 

<판매연대> 위원장인 김선영 동지의 말7)을 빌면 완성차 판매 대리점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결성 움직임은 2015년 3월부터 시작되었다. 비공개 밴드를 통해 전국에 흩어져 있던 판매 노동자들의 소통 공간 마련과 노동조합 필요성에 대한 공감이 2015년 3월부터 시작되어 노동조합 결성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노동조합 결성을 위해 민주노총 금속노조 조직 담당자와의 수많은 간담회 및 민주노총 지역본부와의 미팅 등 노동조합 결성 초기는 순탄할 정도로 노동조합 결성 움직임에 속도를 냈었다.

그러나 민주노총 가입을 위해서는 산별연맹을 통한 가입이 기본이라 금속노조를 통한 가입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던 판매 노동자들은 금속노조를 통한 가입을 위해 금속노조 지역지부를 통한 가입보다는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그리고 기아차지부 등 기업별 지부를 통한 금속노조 가입을 원했던 것 같다. 마침 금속노조는 동지들도 다 알다시피 지난 2006년 12월 대의원대회를 통해 비정규직 사무직에 대한 편재는 1사1조직을 원칙으로 한다는 규약을 제정함으로 비정규직과 사무직 조직 편제에 대한 금속노조 차원의 원칙을 확인한 바도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결정된 1사1조직 원칙은 지역지부를 중심으로 금속산별 건설의 과정에서 일부 완성차를 중심으로 기업별 지부 편재를 주장하면서 이미 파편화된 금속노조 대산별 건설 움직임을 다시금 제자리로 되돌리는 듯해 보였다. 그러나 현대차 노동자들은 2006년 금속노조 대의원대회 결정 사항인 1사1조직 원칙을 자체 총회에서 3차례나 부결시킴으로 인해 금속노조의 1사1노조 원칙이 사실상 폐기가 되면서 금속노조의 1사1조직 원칙을 통한 비정규직 및 사무직 노동자 조직화 사업과 함께 명실상부한 지역지부를 중심으로 한 대산별 조직화 방침이 무력화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판매연대>는 위에서도 지적을 했듯이 2015년 초 금속노조와의 지속적 만남에서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및 기아차지부로 집단 가입을 통한 노동조합 결성 움직임을 가졌으나, 결국 기업지부 가입을 통한 민주노총 가입 경로를 포기하고, 초기업별 조직형태인 <전국 자동차 판매 노동자 연대 노동조합>을 결성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후 <판매연대>가 금속노조 완성차 중심의 기업별 지부 가입을 통한 민주노총 가입 경로를 포기하고 금속노조 직가입을 통한 지역지부 편재라는 경로를 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어쨌든 <판매연대>는 2015년 8월 상급조직이 없는 <전국 자동차 판매 노동자 연대 노동조합> 창립총회 이후 그 이듬해 5월 조직형태 변경 안건을 조합원 총회에서 통과시킴으로써 금속노조를 통한 민주노총 가입의 형식상 절차를 마무리하게 된다. 그러나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판매연대>의 조직형태변경 결정 사항을 가지고 5차례의 간담회라는 미명으로 차일피일 미루는 모습을 보이다가 급기야 2017년 2월 금속노조 중앙위원회에서 가입 승인 대신 TF팀 구성 후 재논의라는 금속노조 규약을 어기는 결정을 하게 된다. 그러나 금속노조 대의원 동지들은 조직적 원칙을 분명히 했다. 2월 중앙위원회 이후 그 다음 달 인 3월 개최된 금속노조 대의원대회에서 현장 대의원 연서명 발의로 <전국 자동차 판매 노동자 연대 노동조합>의 금속노조 가입 안을 현장 발의한 것이다. 그러나 역시 금속노조 3월 대의원대회는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현대차 판매위원회, 기아차 지부 등의 가입 반대 목소리에 눌려 결정을 못하고 대의원대회가 유회되는 결과를 낳았다. 결국, <판매연대>는 지난 2015년 3월부터 시작된 민주노총 조합원으로서 판매 노동자라는 판대 대리점 노동자들의 염원이 2년이 넘은 2017년 3월 현재에도 결정이 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는 실정이다.

3월 금속노조 대의원대회에서 현대차지부, 현대차지부 판매위원회, 기아차지부 등 <판매연대> 가입 반대를 주장하는 자들의 주장의 근거를 당일 대의원대회 주변에 부착된 현수막을 통해 확인해 보자.

 

대한민국 모든 차 다 파는 대리점 직원 판매시장 진흙탕 만들고 이제 와서 동지라니!!![금속노조 현대차지부 판매위원회]

 

정년도 없는 대리점이 판매시장 박살내고 직영 죽이는 언론 플레이하며 동지하자니???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판매위원회]

 

금속노조 일방추진 대안 없는 금속가입 1만 조합원은 분노한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판매위원회]

 

우리는 갑질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에겐 생존과 고용입니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판매위원회 수도권 조합원 일동]

 

사내하청 비정규직과 대리점 위탁 계약은 다르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판매위원회 중부권 조합원 일동]

 

지난 3월 금속노조 대의원대회 현장에 부착된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판매위원회 현수막을 통해 <판매연대>의 금속노조를 통한 민주노총 가입에 대한 반대 주장의 근거를 엿볼 수가 있다. <판매연대>가 금속노조를 통해 민주노총에 가입을 한다면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판매위원회 소속 조합원들의 생존과 고용에 문제가 있어(?) 반대를 한다는 뜻이다. 결국 노동자와 노동자 간의 경쟁에 의해 자신들의 노동조건이 후퇴한다는 경쟁의 논리 ―이것이 바로 현대・기아차 자본의 논리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과연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판매위원회 조합원 명의의 현수막 주장이 합당한가? 그리고 저들의 합당성을 떠나 이러한 현상이 왜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5. 노동조합은 대중조직이고 노동조합의 조직적 과제는 광범위한 노동자 대중의 조직화이다

 

<판매연대> 사태를 간단하게 정리하면 완성차 자본의 판매 유통 시장에서 노동시장 유연화 전략에 의해 분열된 직접 판매 현장인 직영점, 지점 노동자들의 반대에 의해 간접 판매 현장인 대리점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가입이 막혀 있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을 포함한 금속노조 그리고 현대차지부 및 판매위원회와 기아차지부는 노동조합이고 노동조합 내부의 조직이다. 즉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그리고 현대차지부 및 판매위원회와 기아차지부는 노동조합이라는 조직의 일반적 운영에 적용되는 조직이라는 점이다.

노동조합의 일반적 조직 운영의 원칙은 바로 노동조합은 노동자라는 조건 하나만으로 조직이 되는 노동자의 대중조직이라는 점이다. 혈연과 지연, 학연, 민족, 국가에 의해 갈라지는 조직이 아니라 자신의 노동력을 판매함으로써 그 대가로 임금을 받고 생존하는 노동자로서의 공통점만 있으면 조직을 결성할 수도, 결성된 조직에 참여할 수도 있는 그러한 대중조직이다.

일찍이 맑스는 1864년 영국 런던에서 국제적 노동자 조직인 제1 인터내셔널 창립을 보고, 다양한 나라의 노동자계급이 전개하는 프롤레타리아적 투쟁의 통일적인 전술을 수립했다라고 찬양하면서 노동자조직 특히 노동조합에 대해 대중조직으로서의 역할을 분명히 한 바가 있다. 그리고 또한 맑스는 1866년 제네바에서 개최된 인터내셔널 1차 대회에 제출한 ≪노동조합―그 과거, 현재, 미래≫를 통해 노동자의 대중조직으로서의 노동조합의 역할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자본은 집적된 사회적 힘인 반면 노동자는 자신이 처분할 것은 자신의 노동력뿐이기에 노ㆍ사 간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불공정하다. 노동자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한 힘은 노동력이고 그러하기에 노동자의 사회적 힘은 쪽수의 힘이며 이러한 쪽수의 힘이 사회적 힘으로 조직되기 위해서는 단결밖에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잊지 않고 친절하게 맑스는 단결을 위해서 노동자 역사와 함께 발전한 대중조직으로서 노동조합의 역할이 매우 중요함을 역설하였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맑스는 노동자 정치조직인 계급정당과 노동자 대중조직과의 관계를 이야기하면서 노동조합은 노동자 정치조직에 종속되는 것 자체가 노동조합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하면서 노동조합의 대중성을 분명히 했다.

노동조합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노동자가 존재할 때만 가능한 조직이다. 즉 노동조합의 탄생은 노동자의 탄생, 자본주의의 탄생과 더불어 발전을 했다. 노동조합의 최초는 자본주의가 시작된 15‒16세기 영국으로부터 그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독립 수공업자로 올라갈 길이 막혀 사실상 평생을 임금노동자로 살아갈 수공업 직인들은 예로부터 내려온 길드의 조직형태를 바라보면서 직인들끼리 상호부조조직을 만들고 독립 수공업자에 대항하여 투쟁했다. 이후 산업혁명으로 공장제 기계공업이 급속히 확대되어 공장제 기계공업 노동자들이 탄생하기 전까지 수공업 직인들 중심으로 한 상호부조조직은 독립 수공업자들을 상대로 간헐적 투쟁을 전개하기도 했지만 주로 노동자의 상호부조를 목적으로 활동하였다. 1760년대 영국과 1830년대 프랑스와 독일에서 전개된 산업혁명으로 노동자와 노동조합 운동의 제 조건들이 급속하게 만들어지게 된다. 임금노동자의 수는 급속하게 증가하고 자본가와 노동자의 대립이 기존의 독립 수공업자와 직인 간의 대립 구도보다 보다 명확해지면서 노동조합이 노동자 대중조직으로서 확립될 제 조건들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어쨌든 이렇게 시작된 노동자들의 대중조직인 노동조합은 자연스럽게 자본가들을 상대로 한 임금인상과 노동시간 단축 및 노동조건 개선이라는 경제적 투쟁을 전개해 왔고, 이러한 노동조합의 경제적 투쟁에 대항하는 자본가 편에서 법과 제도 및 폭압적 국가기구를 동원하여 노동조합을 무력화하는 국가를 상대로 한 법과 제도 개선 투쟁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흔히 우리는 자본가를 상대로 임금인상과 노동시간 단축 그리고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투쟁을 경제투쟁으로, 그리고 국가를 상대로 노동관련 법과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투쟁을 노동조합의 정치투쟁이라 부른다.

이러한 노동조합의 경제 및 정치 투쟁에 대해 엥겔스는 1845년에 작성한 ≪영국 노동자계급의 상태≫라는 책에서 노동조합은 계급투쟁의 조직이라는 것, 또 노동조합 투쟁은 자본주의 사회의 합법칙적인 결과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엥겔스가 ≪영국 노동자계급의 상태≫를 통해 영국 노동자들의 경험을 일반화하면서 노동조합 운동의 일반적 기본 원칙을 규정할 때, 맑스는 1847년 ≪철학의 빈곤≫을 통해 대중조직으로서 노동조합의 개량투쟁과 정치투쟁 그리고 민주주의 투쟁의 기본 원칙을 확립하였다. 맑스의 ≪철학의 빈곤≫은 바로 직전에 발행된 프루동의 ≪빈곤의 철학≫(1846년)을 논박한 책이다. 프루동은 ≪빈곤의 철학≫을 통해 노동조합의 임금인상 투쟁은 전반적으로 물가앙등을 일으킬 뿐 실질임금 인상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식으로 노동조합의 임금인상 투쟁의 무의미성을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맑스는 ≪철학의 빈곤≫을 통해 노동조합의 임금인상과 이를 위한 파업 투쟁은 자본주의 발전과 더불어 전진해 왔으며, 노동자의 단결투쟁은 자본주의 아래서 합법칙적으로 진행된다라고 프루동의 노동조합 임금인상 투쟁의 무의미적 주장을 비판하였다. 또한 맑스는 이후 ≪자본론≫에서 잉여가치설을 통해 노동자의 임금인상과 물가와는 전혀 관계가 없음을 과학적으로 증명함으로써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투쟁의 의미를 분명히 했다. 이렇듯 맑스와 엥겔스는 1800년대에 영국 중심으로 성장하는 자본주의 사회를 보면서 노동자의 대중조직으로서의 노동조합의 조직적 형태와 그 역할에 대해 일찌감치 지적을 한 것이다.

어쨌든 맑스와 엥겔스의 말을 굳이 빌리지 않더라도 우리는 투쟁의 과정에서 노동조합은 노동자의 대중적 조직이자 노동자의 사회적 힘인 쪽수를 단결시키는 유일한 조직임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판매연대>의 노동조합(민주노총 금속노조) 가입을 반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 어떠한 이유로도 인정이 되어서는 안 된다.

물론 이와는 달리 <판매연대>가 노동조합이 아니라 노동자정당에 가입할 때의 경우에는 다르다. 노동자계급정당은 노동자 중 계급정당의 강령에 동의되는 자들만으로 구성된 조직이다. 그러한 점에서 노동자계급정당에 가입 여부는 노동조합 가입 여부와는 다른 결로 판단을 해야만 한다.

그러나 노동조합은 자신의 노동력 판매의 대가로 살아가는 노동자라면 설사 그 노동자가 정규직이건 비정규직이건, 또는 직영점이나 지점에서 근무하는 노동자이건, 판매 대리점에서 노동하는 노동자이건 이러한 차이는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가입하는 것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6. 민주노총의 방관, 금속노조와 현대・기아차지부 및 판매위원회의 반노동자적 작태는 도대체 왜 발생하고 있는 것인가?

 

한국 자본가계급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자본가계급에게 있어 공통점이 있다. 바로 노동자 및 노동조합운동에 대한 대응 방안이다.

첫 번째 방법은 폭행, 금지, 박해, 탄압의 방법이다. 이에 반해 두 번째 방법은 노동자들을 이간질시키는 것이다. 노동자들 내부의 전열을 분열시키고 자본가계급의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동조합 또는 노동운동의 일부는 매수하는 것이다. 물론 매수하기 위한 별도의 재정이 들어감은 당연한 것이다. 이러한 자본가계급의 두 가지 노동조합이나 노동운동에 대한 대응 태도는 전 세계적으로 자본가계급의 공통점이며, 두 가지 중 한 가지를 선택하거나 함께 병행 사용하기도 한다.

노동조합 또는 노동운동의 일부를 매수하는 자본가계급의 방안에 대해 인류 역사상 최초의 노동자국가 쏘련 건설 투쟁에 함께했던 레닌의 말을 들어 보자.

 

제국주의는 세계의 분할과 일국에 한하지 않는 타국의 착취를 의미하고, 한 줌의 가장 부유한 국가가 독점적 고이윤을 얻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 제국주의는 프롤레타리아의 상층부를 매수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그것에 의해 기회주의를 배양하고 강화하고 있다. (≪제국주의론≫(1916년))

 

레닌도 그의 저작 ≪제국주의론≫을 통해 자본가계급의 노동자계급을 상대로 한 대응 방안 중 한 가지인 매수 방안에 대한 지적과 함께, 한 걸음 더 나아가 매수 비용에 대한 출처 또한 밝히고 있다.

 

다시 <판매연대>로 돌아가자.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현대차지부 판매위원회, 기아차지부 등이 행하고 있는 <판매연대>의 금속노조를 통한 민주노총 가입 반대 움직임의 발생 원인은 도대체 무엇인가? 이에 대해서 크게 두 가지 분석이 가능하다.

우선 첫 번째는 완성차 자본의 판매 유통시장을 중심으로 한 노동시장 유연화 공세에 대한 무지로부터 나오는 행위 분석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현대, 기아차 자본의 독점이윤에 의해 배양・육성된 관료집단의 행동으로 바라볼 수 있는 분석이다.

원인 분석이 명확해야 그 해결 방안도 가능성이 현실화될 수 있다. 2015년 상반기부터 시작된 판매연대 노동자들의 민주노총 가입이 2년여가 넘어가고 있는 지금에도 해결이 안 되고 있는 사태의 원인은 무엇인가?

금속노조 중앙위원회와 대의원대회에서 보여 주었던 <판매연대>의 금속노조를 통한 민주노총 가입을 반대하는 자들의 무지인가? 아니면 현대ㆍ기아차 자본의 독점이윤에 의해 배양・육성된 노동귀족들을 앞세운 완성차 자본의 노골적 노동조합 결성에 대한 탄압 행위인가?

<판매연대>가 금속노조를 통해 민주노총에 가입하고자 할 때 수많은 동지들이 지지와 격려, 연대의 성명서를 발표한 바가 있다.

2016년 11월 한국비정규직노동단체네트워크 성명서8), 2017년 2월 <판매연대>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산별가입 자율성 보장! 민주노총 중재요구와 금속노조의 집단 가입 승인 요청 노동자 서명운동9), 2017년 2월 20일 발표된 판매연대 금속노조 가입 승인 촉구 금속노조 비정규직 대표자 성명서10), 2017년 3월 2일 발표된 전국자동차판매노조의 금속노조 가입 승인을 바라는 노동사회시민단체 성명서11), 2017년 3월 9일 정의당 전국노동위원회 논평12)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물론 일부분은 다르지만 대부분의 입장이나 성명서가 <판매연대>의 노동조합(민주노총 금속노조) 가입 반대 사태의 해결을 위해 이를 반대하는 자들에게 보내는 동지애적 호소다. 즉 동지에 대한 사랑을 통해 감싸고 함께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조금 다른 말을 해 보자.

철학에 있어 모순이라는 개념이 있다. 상호 현존하면서 대립하는 두 객관적 실재를 우리는 흔히 모순이라 부른다. 그 어느 객관적 실재와 마찬가지로 모순 또한 그 내부의 대립물인 적대적 모순과 비적대적 모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적대적 모순은 자본가계급과 노동자계급의 관계처럼 투쟁을 통해 그 낡은 질을 새로운 질로 전환시켜야 하며, 이에 반해 비적대적 모순은 투쟁이 아닌 대화와 타협으로 그 낡은 질을 새로운 질로 전환시켜야 한다.

지금 <판매연대>의 금속노조를 통한 민주노총 가입 반대 사태라는 객관적 실재에서 가입을 하고자 하는 <판매연대>와 이를 결사 막고 있는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및 판매위원회와 기아차지부는 분명하게 상호 대립하며 현존하는 모순적 관계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관계가 투쟁을 통해 새로운 질로의 전화를 꾀하는 적대적 모순의 관계인가? 아니면 대화와 타협을 통해 모순적 관계의 해소가 가능한 비적대적 모순인가?

다수의 성명서와 입장의 내용을 보면 동지적 사랑이라 할 수 있는 동지애를 전제로 한 대화와 타협을 통해 이 사태(?)를 해결할 것을 호소하고 있는데, 이것을 보면 다수의 입장과 성명서는 이번 사태(?)에 대립하는 모순을 비적대적 모순으로 규정하고 있는 듯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100여 년 전에 친절하게도 레닌은 우리에게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13)

 

독점자본이 획득하는 독점 고이윤을 경제적 기초로 하여 노동조합이나 노동운동 상층부―이를 우리는 노동귀족―를 매수하여 그것에 의해 기회주의를 배양하고 강화한다. 노동조합이나 노동운동 내부에 나타나는 기회주의적 노동귀족과의 투쟁은 불가피한 우리의 과제이다. 노동귀족을 중심으로 한 노동조합이나 노동운동 내부의 이러한 기회주의와의 투쟁은 불가피하며, 피해갈 수 없는 과제이다.

 

결국 100여 년 전 친절한 레닌의 가르침에 의해 판단해 보면 <판매연대>의 노동조합(민주노총 금속노조) 가입 반대 사태(?)는 현대・기아차라는 독점자본의 독점 이윤에 의해 배양 육성된 노동귀족의 반노동자적 행위로부터 발생된 사태이며, 이는 불가피하게 피해갈 수 없는 우리의 투쟁 과제임이 분명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7. 판매연대의 금속노조를 통한 민주노총 가입 투쟁을 민주노총에서 암약(暗躍)하는 개량주의자들을 척결하는 투쟁으로

 

현대・기아차 독점자본의 판매 유통 시장의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으로부터 간접 판매 유통 경로인 판매 대리점이 생겨났다. 판매 대리점에서 노동하는 2만여 노동자들은 철저하게 독점자본의 노동시장 유연화 공세에 희생당하고 있는 노동자들이다. 이들의 투쟁은 먹고살기 위한 투쟁이라는 의미뿐 아니라, 독점자본의 신자유주의적 노동시장 유연화 공세에 파혈 구를 내는 투쟁으로서의 의미 또한 가진다.

2015년 상반기부터 시작된 <판매연대> 노동자들의 독점자본에 맞선 투쟁은 수많은 조합원 동지들이 해고와 노조 탈퇴 공작, 인간적 모멸감에도 굴하지 않고 2015년 8월 노동조합 창립총회, 2015년 9월 노동부로부터의 노조 설립 필증 쟁취, 2016년 5월 조직형태 변경 결의를 통해 민주노총 가입으로 이어지는 처절한 투쟁의 역사 그 자체였다.

그러나 현대・기아차 자본의 탄압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현대・기아차 독점자본의 독점이윤에 의해 배양되고 육성된 민주노총 금속노조 내부의 노동귀족들에 의해 <판매연대> 노동자들의 민주노총 가입이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한편으로, 자본의 입장에서 보면, 독점이윤을 통해 배양・육성된 노동귀족이 충실하게 그 역할을 다하고 있음을 확인해 주는 것이며, 한 걸음 더 나아가 노-노 간의 갈등과 쟁점인 양 사태의 본질을 왜곡시키는 이데올로기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위에서도 지적을 했듯이 본 사태에 대해 <판매연대>의 민주노총 가입 즉각 승인을 요청하는 수많은 동지들의 입장과 성명서 또한 이러한 자본의 이데올로기 공세에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복무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가 있다.

 

사태의 본질은 분명하다.

한국 완성차 독점자본의 독점이윤에 의해 배양・육성된 민주노총 내 기회주의적 노동귀족에 의해 <판매연대>의 민주노총 가입이 저지당하고 있는 것 이 자체가 바로 사태의 본질이다. 노동조합 또는 노동운동 내부에서 노동귀족을 앞세운 현대・기아차 독점자본과 <판매연대>를 중심으로 한 계급적 노동운동 진영과의 계급적 대립(적대적 모순의 관계)이 바로 본 사태의 본질인 것이다.

당연히 비타협적으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 단순하게 동지적 애정을 가지고 독점자본과 이들에 의해 배양・육성된 기회주의적 노동귀족에게 <판매연대>의 민주노총 가입을 구걸하는 것이 아니라, 사태의 본질을 분명히 하고 독점자본의 노동조합 또는 노동운동 상층부 매수를 통한 노동조합과 노동운동 무력화 공작에 맞서 비타협적 투쟁을 통해 <판매연대>의 금속노조를 통한 민주노총 가입을 승인받는 것이 아니라 쟁취해야만 하는 것이다.

 

<판매연대> 동지들의 투쟁 만세!!!

현대・기아차 독점자본의 판매 유통 시장에서의 노동시장 유연화 분쇄 투쟁 만세!!!

독점자본의 독점이윤에 의해 배양・육성된 노동귀족을 통한 노동조합・노동운동 무력화 분쇄 투쟁 만세!!! [노/사/과/연]

 

 


1) https://storyfunding.daum.net/episode/11560

2) 1990년 16mm 필름으로 제작된 ≪파업전야≫는 공장 노동자들의 열악한 삶과 노조 결성과정 등을 담고 있다. 일반 영화사가 아닌, 당시 젊은 영화인들의 모임이었던 <장산곶매>가 집단창작 형식으로 제작해 한국영화 최초의 장편독립영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파업전야≫는 90년대 한국 영화운동이 만들어낸 결실로 독립영화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주로 소극장이나 대학가를 중심으로 상영됐는데, 당시 정부 당국이 영화법 위반이라며 필름을 압수하고 상영을 막으려는 과정에서 이를 저지하려는 학생들과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영화 상영을 막겠다며 경찰이 헬기까지 동원하고 제작자인 이용배 대표에 대한 검거령이 내려지는 등 사회적 논란이 되기도 했다.

3) 금속노조 규약 제10조(가입과 탈퇴) 조합의 선언, 강령, 규약에 찬성하여 조합에 가입하고자 하는 자는 조합이 정한 가입신청서를 해당 지부 또는 지회에 제출하며 위원장의 승인으로 조합원 자격을 취득한다. 단, 가입 및 탈퇴는 가입원서 제출 후 30일 이내에 처리하되, 중앙위원회에서 정한 별도의 규정에 따른다. (3차 정기대의원대회 개정, 2001.11.9.)

4) 본 글에 민주노총을 자주 언급함에 있어 혹시 민주노총 관계자가 문제제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판매연대 관련해서는 금속노조와 판매연대와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문제이지 왜 이 문제에 민주노총도 도매급으로 넘어가야 하냐?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민주노총 규약을 보면 민주노총 가입은 기본적으로 산별연맹을 통한 가입을 전제로 하고 있고, 노동조합 가입은 당연하게도 즉각적 승인이 이루어져야 하는 사안임에도, 그리고 이를 거부하는 민주노총 가맹 산별업종 조직(금속노조)에 대해 민주노총이 관리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방관한다는 점에서 민주노총 또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필자의 판단에, 민주노총을 굳이 거듭 언급하고 있다.

5) 박찬식, ≪마케팅 원리≫(2010)에서 재편집.

6) 비정규노동센터가 주최한 2016년 비정규노동 수기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김선영 위원장 동지의 글 중에서.

7) 같은 글.

8) 우리 금속노조는 자동차판매연대노동조합의 가입을 즉각 승인해야 합니다.

― 자본이 갈라놓은 노동자 간의 대립과 분열에 맞서

노동자는 하나로 투쟁해야 합니다.

카마스터. 자동차를 판매하는 대리점 영업사원을 일컫는 말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서만 1만여 명이 일한다. 카마스터는 원래 정규직이었다.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때 현대차가 구조조정 일환으로 처음 대리점 제도를 도입했다. 희망퇴직과 대리점 소사장제 중 택일을 강요받은 정규직 판매노동자 중 많은 수가 퇴직 후 대리점으로 이동했다. 직영점과 대리점에서 하는 일은 똑같았지만 처우에서 격차가 컸다. 직영점 정규직은 차를 팔지 못해도 받는 연봉이 상당하다. 이에 비해 대리점에서 일하는 판매노동자들은 노동조건이 대단히 열악하다. 기본급과 퇴직금이 없고 4대 보험 가입조차 안 돼 있다. 분기별로 월평균 세 대를 팔지 못하면 본사 차원에서 ‘부진자 교육’이란 명목으로 집합교육을 시킨다. 심지어 모욕을 줘서 퇴사를 종용하기도 한다. 대리점은 본사에서 대리점주와 판매도급 형태의 계약을 맺는다. 대리점주가 판매사원을 채용해서 운영하는 구조다. 현대·기아차 본사는 대리점 판매노동자 입사부터 퇴사까지 모든 업무에 관여하며 지시 및 지휘 관리·감독을 한다. 입사시 본사 4박5일 집합교육을 이수해야 하고 시험에 통과해야 대리점에서 근무할 수가 있다. 사번 판매코드도 본사에서 승인·발급해 주며 직급 및 승진 또한 본사에서 한다. 대리점 판매노동자는 직영점 정규직과 똑같은 패턴으로 운영되고, 본사에서도 직접 대리점주를 통해 각종 업무지시나 관리·감독을 한다. 대리점주가 한 달 수천만 원의 수익을 얻는 반면 판매노동자들은 건강보험료가 연체될 정도로 생활이 어렵다. 참다못한 대리점 판매노동자들이 부당한 차별을 없애고 노동기본권을 보장받기 위해 전국자동차판매노동자연대(판매연대)를 만들었지만, 출범 직후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간부들이 해고됐고 본사와 대리점주는 무차별 탄압을 자행했다. 전국 도처에서 현대/기아자동차 자본의 탄압으로 자동차판매연대노동조합 간부와 조합원 100명이 해고되었고, 지금도 자동차판매대리점 노동자들은 본사와 대리점주에게 온갖 모욕과 수모를 당하며 굴종의 삶을 강요당하고 있다. 더 이상 대리점 판매노동자들의 힘만으로는 버겁다. 현대/기아차 자본과 대리점주들에 맞서 정규직과 대리점 판매노동자들이 함께 힘을 모으는 것만이 유일한 활로다. 노조활동을 이유로 해고된 수많은 판매노동자들이 일터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함께 싸워야 마땅하다. 다행히 현대·기아차에는 한국 최대 정규직 노조가 자리잡고 있다. 정규직노조와 비정규직인 판매연대가 단결하면 부당한 노동착취와 탄압을 시정하고 노조활동을 보장받는 길이 열린다. 그런데 판매연대가 금속노조에 가입을 신청했음에도 현대차지부 산하 판매위원회의 반대로 가입을 승인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비정규직 당사자들이 어렵게 만든 노조의 상급단체 가입 문제를 두고 이렇게 내부 갈등으로 시간만 끈다면 현대/기아차 자본만 희희낙락할 뿐이다. 자동차판매연대 비정규직노동자들의 투쟁은 당사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재벌 자본에 의해 양산돼온 외주하청 형태의 왜곡된 고용구조가 한국 노동시장 양극화를 고착시켜온 주범인 만큼 모두가 판매연대 투쟁에 함께 연대해야 한다. 현대/기아차 자본의 힘이 막강하므로 금속노조와 함께 비정규직 문제 개선과 해결을 바라는 시민사회단체도 힘을 보태 현대/기아차 자본의 정규직, 비정규직 분열 책동을 분쇄해야 한다. 자본이 갈라놓은 노동자들 간의 대립을 극복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노동자의 분열과 대립을 노동조합이 단결과 연대로 넘어서지 못한다면 민주노조로서의 대의명분과 사회적 신뢰는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 특히 비정규직 투쟁을 외면하는 노동조합과 노동운동은 자본과의 투쟁에서 이기기 어렵고 국민들로부터도 외면받고 고립되기 십상이다. 금속노조는 수많은 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일군 한국을 대표하는 민주산별노조다. 금속노조의 노력이 있었기에 한국 사회의 민주화가 진전됐고 노동인권이 이만큼 나아지기도 했다. 1천만 비정규직 시대 금속노조의 사회적 역할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도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한국비정규직노동단체네트워크는 민주노조운동의 본산인 금속노조가 상급단체로서 자동차판매연대노동조합의 가입을 절차에 따라 즉각 승인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우리는 자본과 권력에 맞서 비정규직과 함께 하는 금속노조 동지들의 힘찬 투쟁을 응원하며 판매연대 가입 문제가 잘 해결될 것이라 믿는다.

2016년 11월24일

한국비정규직노동단체네트워크

광주광역시비정규직지원센터, 구로구근로자복지센터, 경기북부노동인권센터, 당진시비정규직지원센터, 대전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 부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 서울노동권익센터, 수원시 비정규직노동자복지센터, 안산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영등포산업선교회비정규노동선교센터, 우리동네노동권찾기, 울산동구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음성노동인권센터, 익산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인천비정규노동센터, 전주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청주노동인권센터, 충남비정규직지원센터, 한국비정규노동센터(이상 19개 단체)와 전남비정규직노동센터 전경진노무사(개인)

9)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산별가입 자율성보장! 민주노총 중재요구와 금속노조의 집단가입승인요청 노동자 서명운동!!

산별정신 망각한 금속노조는 각성하고, 판매연대의 가입을 즉각 승인하라!

지난 2월 20일 수많은 국내 노동계의 눈과 귀가 금속노조 중앙위를 주목했다.

정규직 자동차 판매노조의 반대로 비정규직 판매노동자들이 금속노조 가입을 신청하고 가입비인 산별기금을 납부했음에도 9개월이 넘도록 가입이 보류되고 있다가, 이 날 드디어 가입승인 절차를 밟겠다는 통보를 받은 것이다. 하지만 현대차 판매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현대기아차 정규직 노조의 극렬한 반대로 또다시 가입이 연기되고 말았다. 우리나라의 노조가입률은 OECD국가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0%, 비정규직의 노조가입률은 2% 불과하다. 왜 이런 수치가 나오는지 정부의 노동법과 노동정책만으로 탓을 돌려왔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가 노조내부에 있음을 여실히 드러낸 금속노조 중앙위였다. 비정규직이 50%를 넘어섰지만, 비정규직 신분으로 노조를 가입하는 것은 이미 해고를 각오하고 생계를 걸고 시도하는 것이다. 금속노조는 가입을 원하는 남여노소 누구나 노조에 가입할 수 있다고 천명하고 산별노조로 출범했었고, 2년 내에 30만 조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장담하였다. 하지만 현실은 출범당시 15만에서 최근 현중노조의 가입으로 17만으로 늘었을 뿐, 변화가 없다. 산별정신과 동떨어진 기업지부의 해소도 3년이란 유예기간 후 지역지부로 편제하기로 했으나 10여 년이 지금까지 그대로이고, 이번 중앙위에서 현중노조 역시 기업지부로 편제하였다. 기업지부의 병폐는 이번 판매연대 가입 결정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현대 기아차를 중심으로 한 대기업 정규직만의 이익을 대변하는 노조를 정체성으로 할 것인지, 이 땅의 모든 노동자의 희망이 될 것인지, 금속노조는 정확히 입장을 밝혀야 한다. 조직가입은 형식적인 절차로서 선언. 강령. 규약(규정)에 문제가 없을 시 가입은 무조건 승인되어야 하고, 판매연대는 여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이번 중앙위에서도 확인하였다. 번 가입연기 결정은 규약과 원칙을 무시하고, 철저히 힘의 논리에 지배당하고 굴복한 금속노조 중앙위의 결정이며, 판매연대는 이를 절대 인정할 수 없음을 밝힌다.

그동안 판매연대는 정규직에 수차례 대화를 요청했었다. 아무런 내용도 없이 시간만 지연될 것이 뻔한 허울뿐인 테스크포스팀의 구성과 대화는 단호히 거부한다. 이는 금속노조 가입을 위해 정규직의 허락을 받아오라는 말이며, 노동자에도 계급이 있음을 인정하고 천명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 검찰에서도 노동자로 인정했거늘 대리점 판매노동자들을 노동자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코드등록인원이라 지칭하며, 사용자의 주장과 동조하는 정규직노조의 허락을 받아 오라는 것이 금속노조 중앙위가 할 소리인가!

우리는 더 이상 허락을 구하거나 읍소하는 행위는 하지 않겠다.

이미 판매연대는 산별기금납부등 금속노조 가입의 모든 절차를 완료했고, 선언.강령.규약에 문제가 없으므로 즉시 승인할 것을 요구한다. 민주노조라는 금속노조가 노동자를 분노케하고 피눈물을 흘리게 하는 현 상황은 반드시 중단되어야 하며, 비난받아 마땅하다. 이제라도 금속노조는 산별노조 정신에 입각하여, 규약과 원칙을 지키며, 모든 노동자의 품으로 돌아와 주기를 바란다.

2017년 2월 21일

전국자동차판매노동자연대 노동조합

10)1) 금속노조는 판매연대 가입을 즉각 승인해야 합니다.

금속노조 비정규직 대표자 성명서

전국자동차판매노동자연대 노동조합의 금속노조 지회전환 총회가 개최된 지 벌써 해가 바뀌어 9개월이 지났습니다. 노동자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금속노조에 가입하겠다는 노동자들을 열렬히 환영하지는 못할망정, 가입이 지연되고 수개월째 항의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는 소식에 눈과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그들이 우리와 같은 비정규직이라는 사실과 일부 정규직 노조의 반대로 가입승인이 미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1100만 비정규직 시대, 노조가입율 10%가 채 안 되는 대한민국 현실에서 헌법으로 보장된 노동3권은 그림의 떡이었습니다. 비정규직은 노조에 가입하는 순간부터 해고를 각오해야 했습니다. 노동자가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미조직 노동자의 노조 가입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투쟁해 왔습니다. 그리고 판매연대 노동자들은 금속노조 가입을 새로운 삶의 희망으로 여겼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 희망은 실망과 절망으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권과 정면으로 맞서 투쟁해 왔고 노동자 민중의 희망으로 우뚝 서야할 금속노조가 조합원 가입을 거부하고 있다는 현실을 90% 미조직된 노동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생각하기조차 두렵습니다.

얼마 전 현대중공업 노조가 금속노조 가입을 결의하고 지부로 결합했습니다. 17만 금속노조 조합원의 환영을 받는 그 자리에 판매연대 노동자들도 함께했습니다. 이들은 또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을까요. 노동조합은 노동자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어야 하고, 동지로서 환영받아야 합니다. 민주노조에서 비정규직이라고, 힘이 없다고, 조합원 수가 얼마 안 된다고 가입승인을 미루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금속노조 깃발 아래 노동자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노동자 민중이 주인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모였습니다. 어떠한 이유로도 그 뜻을 함께하고자 하는 노동자들을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오늘 금속노조 산하 비정규직 단위 대표자들은 판매연대의 즉각적인 가입승인을 촉구하는 바입니다. 더불어 다시는 금속노조 내에서 조합원 가입을 거부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노조 가입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이 땅 대다수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다시금 희망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15만 조합원에게 자랑찬 민주노조의 투쟁의 구심으로 바로 설 수 있도록 판매연대 노동자들의 가입을 즉각 승인합시다. 함께 투쟁하고 함께 승리합시다.

2017년 2월 20일

금속노조 비정규 대표자 일동

광주부품사비정규직지회장 정준현, 금호타이어비정규직지회장 신현균, 기륭전자분회장 유흥희, 기아차 화성 사내하청분회장 김수억, 동희오토 사내하청지회장 심인호, 삼성전자서비스지회장 라두식, 아사히비정규직지회장 차헌호, 포스코사내하청지회장 정용식, 한국지엠 부평비정규직지회장 신현창, 한국지엠 군산비정규직지회장 진제환, 한국지엠 창원비정규직지회장 김희근, 현대차 울산 비정규직지회장 유홍선, 현대차아산비정규직지회장 양회삼, 현대차전주비정규직지회장 이병훈, 현대위아 평택비정규직지회장 서광수, 현대제철 당진비정규직지회장 조민구, 현대제철 순천비정규직지회장 김흥주,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장 하창민

11) 민주노조운동의 본산 금속노조가 본분을 다해야 할 때입니다

―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자동차판매연대 가입을 승인해주십시오

민주노조운동의 자랑스런 역사를 만들어온 금속노조 대의원 동지들, 반갑습니다.

저희는 여러 차례 무산된 전국자동차판매연대노조 가입 승인 건을 두고 더 이상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어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 나선 각계각층 노동사회시민운동 부문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박근혜 탄핵을 넘어 구속 수사와 적폐 청산으로 나가야 하는 엄중한 시국에 이런 성명으로 대의원 동지들께 호소 드리게 돼 안타깝고 착잡합니다. 거대한 자본에 맞서 더 크게 뭉쳐 싸우기 위해 만든 것이 산별노조입니다. 미조직 비정규직 노동자들까지 하나의 노조로 뭉쳐야 자본에 맞서 승리할 수 있기 때문에 자본의 격렬한 반대를 무릅쓰고 산별노조를 건설했습니다. 판매연대는 특수고용 비정규직 지위에 있는 자동차 대리점 판매사원들이 만든 노조입니다. 산별노조가 직접 조직해야 할 비정규직 당사자들이 해고를 비롯한 갖은 어려움을 감내하면서 노조를 만들어 지금까지 유지해 왔고 금속노조에 가입을 신청했음에도 번번이 가입 승인이 가로막히는 일이 다름 아닌 한국을 대표하는 금속노조에서 벌어졌습니다. 제조업에서 하청을 없애고 직영으로 전환해야 하는 것처럼, 판매에서 대리점을 없애고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대리점을 20년간 없애지 못했는데, 그곳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조 가입조차 받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제조업 하청노동자들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금속노조 가입을 거부당한 일은 없었습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이견과 논쟁이 있을 수 있으나 가입 승인을 두고 다툴 일은 아닙니다. 특히 상급단체의 고유 권한을 물리력을 동원해 가로막는 일은 있어선 안 되는 일입니다. 저희는 우리 안의 치부를 더 이상 용인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왔다고 판단합니다.

지금이라도 금속노조가 온당한 결정으로 민주노조로서의 정체성을 재확립하고 현장에서 노동자들의 단결과 연대로 자본에 맞서는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와 줄 것을 호소드립니다. 비정규직 문제는 민주노조운동의 명운이 걸린 시대 과제입니다. 이제라도 지난 잘못을 바로잡고 한국을 대표하는 금속노조가 산별노조로서 제 몫을 해야 합니다. 대의원 동지들이 금속노조의 마지막 보루이자 희망입니다. 판매연대 가입 승인이 민주노조 정신에 걸맞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해주시길 동지애를 담아 요청 드립니다. 저희들도 이 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도록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3월 2일

전국자동차판매연대노조의 금속노조 가입 승인을 바라는 노동사회시민단체

12) [논평] 정의당 전국노동위, 전국자동차판매연대노동조합 금속노조 가입 유예에 대한 입장

정의당 전국노동위원회는 지난 3월 8일(수) 회의를 통해 전국자동차판매연대노동조합의 금속노조 가입유예에 대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내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정의당 전국노동위원회는 지난 금속노조 대의원대회에서 대리점 판매비정규직 노동자들인 전국자동차판매연대노동조합의 금속노조 가입이 유예된 것에 대해 아쉽게 생각합니다. 비록 조합원간의 경제적 갈등이 생길 요소가 다분하고 입장의 차이도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노동조합으로의 단결을 통해 현장의 문제를 풀어가는 민주노조운동의 정신에 맞게 추후 있을 가입 의결단위에서 전국자동차판매연대노동조합의 금속노조 가입이 결정되기를 희망합니다. 정의당 전국노동위원회는 노동자들을 무한경쟁으로 내몰고 비정규직 확대 정책으로 일관하는 현대자동차 자본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향후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현대자동차 판매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과 함께 굳건히 연대해 나갈 것입니다.

2017년 3월 9일

정의당 전국노동위원회(위원장 양성윤)

13) 관련해서 레닌의 ≪제국주의론≫을 중심으로 ≪제국주의와 사회주의의 분열≫, ≪제2인터내셔널의 붕괴≫, ≪좌익 공산주의―소아병≫을 참조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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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의 정치적ㆍ이념적 발전을 위한 노동사회과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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