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7 촛불의 교훈―중간 평가와 향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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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인 | 편집출판위원장

 

 

2016/17년 뜨거운 겨울의 한가운데를 통과하고 있다. 이 글은 현 정세에 관한 중간 평가와 향후 과제에 대한 단상을 적은 것이다.

 

 

I

 

1. 현 정세의 본질은, 현 체제가 용인하는 한도 내에서 일반적 방식을 넘어서는 형태로 전개된, 차기 대권 즉 정치권력의 주도권을 둘러싼 지배계급 내부의 권력투쟁이다.

 

2. 대권의 획득은 형식적으로는 일정하게 정착된 것으로 보이는, 보통ㆍ직접ㆍ평등ㆍ비밀선거의 방식을 따르고 있고, 이를 통해 정당성을 획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형식의 이면에는, 내용적으로 관권 개입과 부정ㆍ조작이 난무해 왔다.

 

3. 어느 정권이나 자신의 권력을 연장하고자 하는 속성은 있다. 현 정권 역시 이런 속성이 있음은 물론이고, 여기에 개인(들)의 특성까지 더해져 이러한 의지가 더욱 강력했던 것으로 보인다. 차기 대선을 앞두고 여권 내부에서도 친이계로 대표되는 이전 정권 세력과 친박계로 불리는 현 정권 세력 간의 권력투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었고, 여기에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야권까지 더해, 대권을 둘러싼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되었다.

 

4. 현 정권은 지난 4년 동안 지배계급 내 기존 통치ㆍ운영 씨스템을 완전히 무시하였다. 이것을 보여 주는 대표적 사례들은 다음과 같다.

ㆍ 위안부 문제 해결 등 한-일 관계: 현 정권은 취임 초부터 위안부 문제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책임 있는 해결을 일본 측에 요구했고, 이것 없이는 양국 간 정상회담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지배계급은, 보수 신문 및 각종 통로를 통해 한-일 관계의 정치적 정상화를 요청했다. 하지만 정권은 묵묵부답이었다. 그런데 미국이 자신의 세계전략, 특히 (동)아시아 전략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한-일 관계의 정상화를 강력하게 압박하자, 그제야 졸속ㆍ굴욕적인 합의를 통해 위안부 문제의 불가역적 해결을 선언해 버리고, 전 국민적 반발에도 아무 일 없다는 듯 행동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왜 이런 갈지자 행보를 했는지 아무도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온 보수 언론들이 나서 한-일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해 아베를 만나야 한다고 했을 때, 박근혜는 콧방귀도 뀌지 않았다.

ㆍ 개성공단 폐쇄: 개성공단 폐쇄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앞뒤도 재지 않고 아무런 대책도 없이, 왜 갑자기 이런 무지막지한 결정을 내렸는지,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 결정되었는지, 심지어 통일부 장관도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ㆍ 싸드 배치: 싸드 배치 결정은 또 어떠한가? 싸드 배치는 군사적으로나 외교적으로나 굉장히 민감한 문제이다. 따라서 이는 지배계급으로서도 굉장히 세밀하게 접근해야 할 문제였을 것이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에게 이해를 구하고, 그들을 설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도 필수적인 과정이었을 것이다. 군사적 이해관계 등의 이유로, 저들의 동의를 받아내는 것까지는 힘들더라도 최소한 그들에게 사전에 일정한 양해를 구하려는 몸짓이 요청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 정권은 배치 논의 자체를 극구 부인해 오다가, 어느 날 갑자기 배치 결정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정치ㆍ경제ㆍ군사ㆍ외교적 후폭풍이 예견되는 이런 엄청난 문제의 결정에 외교부는 완전히 배제되어 있다. 배치 발표 당일, 외교부 장관은 발표 사실도 몰랐다.

ㆍ 한진해운 사태: 한진해운 해법에 관한 다양한 의견들이, 다양한 통로를 통해, 정권에 전달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도 정권의 결정은, 어김없이 일방통행이었다. 수많은 한국 자본이, 수출 물류 대란이라고 표현되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세간에는 해진해운 법정관리 결정에 대해,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이 평창올림픽 시설 공사를 스위스 업체 누슬리에 맡기라는 청와대의 지시를 거부하고, K스포츠재단 기금 출연을 거부한 탓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5. 최근의 전 정권들은, 지배계급 내의 통치ㆍ운영 씨스템에 따라 다양한 통로를 통해 의견을 주고받으며, 주요 정책들을 결정해 왔다. 물론 권력을 잡고 있던 그 정권의 세력들이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겠지만, 지배계급 내 최소한의 암묵적인 룰은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현 정권은 이러한 씨스템을 완전히 무시하고, 아무런 소통도 없이 어디서 결정되었는지 알 수도 없는, 말도 안 되는, 이해할 수도 없는 결정들을 반복했다. 언론들이 너나없이 외쳤던 불통 논란은 어느 정권에서나 항상 존재해 왔던 인민 대중과 정권 사이의 불통이 아니라, 당연히 저들 국민들 사이의 통로가 막혔다는 것을 의미한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결정들이 자신들도 배제된 정말 몇몇이 모인 밀실에서 결정되었던 것이다.

 

6. 여기에 더해, 현재 통치ㆍ운영 씨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재벌(독점자본)에 대한 현 정권의 태도, 즉 관계 설정에도 심각한 문제가 노정되었다. 현재 이 씨스템에서 재벌(독점자본)은 핵심적 위치에 있다. 그런데 박근혜 정권은, 한국 자본주의의 건설기에나 가능했던 관계를 재벌(독점자본)들에게 요구했던 것이다. 다 큰, 아니 이미 자신의 머리 꼭대기에 있는 재벌(독점자본)들을 어린애 취급했던 것이다.

 

7. 한국 자본주의의 건설기에는, 독재 정치권력의 비호 아래에서 재벌(독점자본)이 형성되었고, 재벌(독점자본)들은 정치적으로는 저들의 발밑에 엎드려, 시장을 장악, 즉 경제권력을 획득해 갈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 자본주의의 고도성장과 더불어, 자신의 경제적 권력을 공고히 한 재벌(독점자본)은, 이제 정치권력의 발아래에 조아리는 존재가 아니라, 그 머리 위에 올라앉게 되었다. 그래서 근래의 정권들은, 재벌(독점자본)들과 항상 논의하며, 그들의 의견을 주의 깊게 청취하고, 그들이 제시하는 방향대로 정책을 결정해 왔다. 뿐만 아니라,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은 오랜 기간 인척 관계를 맺으며 한 몸이 되어 왔고, 또는 경제권력 자신이 직접 의원ㆍ(최)고위관료 등으로 정치권력이 되기도 하였다.

 

8. 지난 정권들은 다 그래 왔다. 그런데 박근혜 정권은 다른 모든 퇴행적 정책들과 마찬가지로, 재벌(독점자본)과의 관계에서 또한, 시계를 유신시절로 되돌리려고 하였다. 일정한 수고비나 챙기면서, 자신들의 업무를 차질 없이 처리해 주기만 하면 될 것을, 마치 큰 상전인 양 되는 듯 행동했다. 평창올림픽 유치에 수백억을 투자했던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을 준비위원장 자리에서 쫓아냈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게는 을 제대로 지원을 하지 않았다고 호통을 쳤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CJ 이미경 부회장도 자리에서 쫓아냈다(CJ의 입장에서는 CJ가 무슨 공기업도 아니고 했을 것이다). 이에 대해 국정조사 청문회장에 나온 손경식 CJ 대표이사는, 군사독재 때는 이런 일이 왕왕 있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9. 알려진 것 중에 일부만 보아도, 대략 이 정도인데, 실제 그 위세가 얼마나 대단했겠는가! 그런데 앞서 살펴본 대로 이 정권의 일 처리는 영 신통치 않다. 물론 되는 것은 된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 때 롯데월드타워의 건축 허가가 났듯, 되는 것은 어느 정권에서나 된다. 안 되는 것도 되고. 그런데 이 정권은 헛발질이 많고, 그 헛발질의 대부분은 도무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다. 거기에다가 이러한 결정이 기존의 방식이 아니라, 말도 안 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재벌(독점자본)들의 입장에서는 기가 찰 노릇이었을 것이다.

 

10.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글로벌 무한 생존경쟁의 시대에 이 무슨 낭패란 말인가! 그런데 누굴 닮아서인지, 권력욕만은 또 그렇게 대단하다. 현재의 헌법하에서는 직접 연임을 할 수 없으니, 헌법을 고쳐서 집권당 내의 지분을 가지고 직접 총리의 위치에 오를 수도 있고, 혹은 대통령제든 내각제든 친박 차기 정권을 창출해서,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며 상왕 정치를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공공연하게 나왔다. 재벌(독점자본)들 입장에선 정말 미치고 환상할 노릇이 아닌가! 그런데 이 정권이 지난 4년 동안 보여 준 행태들을 보면, 박근혜 자신도 그렇게 그 자리에 올랐듯 다시 한 번 온갖 부정조작을 총동원해서라도, 이 정권이 정말로 그렇게 하려 한다는 판단이 들었을 것이다.

 

11. 저들이 사회과학적으로 말하는 입을 가졌다면, 분명 이렇게 외쳤을 것이다. 이건 부르주아계급의 독재가 아니다, 박근혜-최순실 도당의 독재이다, 박근혜-최순실 도당을 타도하자. 경상도 사람의 평범한 입으로는 이렇게, 마이 무따아이가, 인자 고만 쳐 무라. 그래서 지배계급 일반은 ≪조선일보≫의 입을 빌려, 청와대에게 엄중 경고한다. 이 경고장이 우병우 민정수석에 대한 공격(넥슨과 처가 간 수상한 부동산 거래와 네이처 리퍼블릭 정운호 전 대표와의 관계 등)과 미르ㆍ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 보도였다.

 

12. 경고장의 내용은 이러했다. 주요 수석, 보좌관 등 청와대 참모진을 소통이 가능한 인물들로 교체하라. 먼저 민정수석, 문고리 3인방을 교체하라. 우병우를 날리면 항복한 것으로 알겠다. 미르ㆍK스포츠재단 의혹을 맛보기로 보여 주며 이렇게 말한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무얼 폭로할지 잘 알고 있겠지!

 

13. 하지만 이 경고가 무슨 복잡한 미적분 방정식도 아닌데, 박근혜 정권에는 이 경고를 해석할 사람이 없었는지, 혹은 알면서도 무시하고 어디 감히라며 한판 해 보자는 것이었는지, 박근혜는 끝까지 우 수석을 감싸고 오히려 ≪조선일보≫를 부패 기득권 세력으로 몰아붙이며 역공을 가했다. ≪조선일보≫의 송희영 주필이 공격 대상이었데, 송 주필의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 로비 의혹, 민유성 산업은행장과의 관계, 이를 통한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은폐 및 산업은행의 특혜 지원, 그 과정에서의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와의 관계, 전세기ㆍ요트 등 호화 접대 여행 등이 폭로되며, 송 주필은 결국 사퇴하게 된다. 청와대는 ≪조선일보≫의 무릎을 꿇리며, 기어이 사과를 받아내었다.

 

14. 지배계급 내부에서 대체적으로 동의되고, 대략 그려진 그림은, 청와대가 인적으로 쇄신되고, 남은 임기 동안 소통이 가능한 인물들이 좀 합리적(?)으로 산적한 현안(!)들을 처리를 해 주고, 다음 정권은, 지배계급의 다른 분파에게 넘기는 것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청와대는 이런 제안을 일거에 거절하고 도리어 싸움을 걸어온 것이다. 나 박근혜는 절대로 다시는 권력에서 물러나지 않겠다!

 

15. 지배계급의 다른 분파들은 미칠 듯 화가 나겠지만, 일단은 참았을 것이다. 저들은 서로서로 물리고 얽혀 있기 때문에 상대편을 찔렀는데 우리 편이 더 다칠 수도 있고, 상대편의 약점을 정확히 알고 있어서 쉽게 찌를 수 있지만, 상대도 나의 약점을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어디까지 싸워야 할지 어떻게 싸울지, 계산이 무척 복잡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이 싸움의 여파가 어떻게 어디까지 전개될지에 대해서도 고심했을 것이다.

 

16. 이후 투쟁은 조용하면서도, 동시에 한 걸음 한 걸음 중심을 향해 나아갔다. 미르ㆍK스포츠재단 설립ㆍ기금 모금ㆍ운영 과정 등에서의 의혹이 더욱 상세하게 폭로되며, 최순실이라는 이름이 보도되기 시작했다. 정유라의 이화여대 입학 비리, 성적 조작 등도 보도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민심도 조금씩 요동치기 시작했다.

 

17. 당연한 말이지만, 지배계급의 핵심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현 국정 씨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훤하게 알고 있었다. 자신들이 직접 뇌물을 주고, 이권을 챙겨주고 했는데, 이와 관련해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은 누가 봐도 뻔한 거짓말이고, 실상은 앞서 말한 것처럼, 이전 정권들보다 참기 힘들고 황당하지만,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인내할 수 있는 한계까지는 그냥 참아 준 것으로 보는 게 맞을 것이다. 또한 이후 싸움이 전개되는 과정에서도 비장의 카드들을 언제 어떻게 써야 할지, 상당히 고심하고 조율했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 ≪TV조선≫은, 이미 오래전에 최순실 관련 취재를 다 해 놓았고, 관련 영상까지 수개월 전에 확보해 놓고 있었지만, 이에 대해서는 전혀 보도하지 않았고, 이것을 쓸 적재적소를 찾고 기다렸다. 이 사실만 보아도 이렇게 생각하는 게 타당할 것이다. 사실 저들의 입장에서는, 가능하면 더 크게 싸우지 않고, 박근혜의 항복을 받은 것이 상책이었다.

 

17. 그런데 공격의 칼날이 핵심인 최순실의 바로 앞까지 오자, 박근혜는 항복선언 대신에 최순실 의혹을 개헌으로 덮으려 하였다. 끝까지 가겠다는 선언이었다. 나 박근혜는 절대로 다시는 권력에서 물러나지 않겠다!지배계급의 다른 분파들은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재벌(독점자본)들은? 저쪽은 죽으면 죽었지, 절대로 항복하지 않는다.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갈 때까지 가는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18. 이제는 어차피 양측 모두 전면전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서 최순실의 태블릿PC가 보도된다. 이와 함께 결사항전을 내건 상대를 향한 전면적인 총공세가 퍼부어졌다. 이로써 정치적 지배계급 내부 권력 투쟁이, 현 체제가 용인하는 한도 내에서 일반적 방식을 넘어서는 형태로 나아간 것이다.

 

 

II

 

19. 이러한 지배계급 내부의 권력투쟁의 과정에서, 인민 대중의 투쟁이 분출되었다. 대중들은 크게 두 부분을 요구했다. 박근혜 하야/퇴진/탄핵으로 표현되는 직접적이고 즉자적인 요구와 적폐청산으로 표현되는 정치ㆍ경제적 제반 요구들이다. 후자는 그동안 대중들이 불공정, 불평등하다고 생각해 왔던 사회의 제반 상황에 대한 개선/개혁의 요구들이다.

 

20. 그런데 인민 대중은 이러한 요구들을, 자신들이 직접 실행하려고 하지도 않았고, 실행할 수도 없었다. 광장의 인민 대중은 자기 자신의 정치적 권력체를 가지고 있지 않았고, 지금까지 그래 왔듯 서민의 충직한(?) 대변자임을 자임하는, 기존 제도 정당들에게 자신들의 이러한 요구를 대신 실행해 줄 것을 요청했다.

 

21. 그럼 인민들의 요구 중 먼저 박근혜 하야/퇴진/탄핵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박근혜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은 인민들의 요구이기 이전에, 현 정세를 창출했던 지배계급들의 요구이기도 했다. 그래서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으나, 박근혜-최순실 도당과의 본격적인 투쟁을 시작한 지배계급 다른 분파들이, 박근혜로부터 항복을 받아내기 위해, 즉 박근혜를 무력화시키거나 혹 상황에 따라 박근혜를 끌어내리기 위해, 인민 대중의 힘을 이용한 측면이 있다.

 

22. 물론 우리도 박근혜 퇴진을 누구보다 원했으므로, 우리가 저들 사이의 투쟁을 이용한 측면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을 정확하게 보아야 한다. 우리가 저들을 이용한 것이면, 박근혜 퇴진 이후 우리에게 더 많은 이득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이용당한 것이라면, 박근혜 퇴진 이후 저들에게 더 많은 과실이 돌아갈 것이다.

 

23. 그렇다면 예상은 어떠한가? 우리가 저들보다 더 많은 것을 가져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 현재 전개되고 있는 것은, 분명 차기 권력을 향배를 결정하는 정치투쟁인데, 권력이 우리의 수중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거의 없다. 차기 권력은 저들 중 누군가의 수중에 떨어질 것이다.

 

24. 지금 광화문 광장에서 우리에게 권력을 달라라고 외쳐 보라. 대부분 무시하거나 똘아이(?!) 아냐라고 생각하며 지나갈 것이다. 간혹 당신 뭐하는 사람이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반가울 것이다. 왜 그러한가? 우리는 권력 획득에 관해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인민 대중의 전폭적 지지를 받아 권력을 획득하기는커녕 대중들은 이 사람들이 뭐하는 사람들인가 생각부터 할 것이다. 대중들 또한 권력은 응당 지금의 제도 정당, 정치인들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즉, 인민 대중들 역시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이 점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25. 현 정세에서 인민 대중의 권력 획득이, 하나의 가능성으로 존재했었다면, 그것은 인민 대중이 자신의 손으로 직접 박근혜를 끌어내린다는 가정하에, 최소한으로 존재했을는지 모르겠다. 물론 이 상황에서도 기존 정치ㆍ경제 지배세력들과의 사활적 투쟁에서 승리해야, 그것이 가능한 것으로 되었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이것은 하나의 가정일 뿐이고, 우리는 우리 손으로 박근혜를 끌어내리지 못했다.

 

26. 우리는 이미 여러 기회에 걸쳐, 광장에서 천만 번 박근혜 퇴진/하야외쳐 봐야 박근혜는 꿈쩍도 하지 않을 것이라 주장했었다. 광장에서의 평화 집회는 야당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일종의 행사(이벤트)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었다. 당시 박근혜는 스스로 내려오는 것을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었기에, 박근혜가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경우는 두 가지뿐이었다. 인민 대중의 손에 끌어내려오든가, 아니면 헌법적 절차로 탄핵이 되든가.

 

27. 사실 지배계급의 다른 분파들이, 최순실 일파의 국정농단 사실까지 터뜨리며, 인민 대중들을 동원할 때엔, 박근혜 도당이 인민 대중들의 항의에 밀려, 자신들이 요구하는 2선 후퇴, 책임총리, 거국내각 등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 정도에서 상황은 마무리될 것이라 예상했을 것이다. 하지만 박근혜는 버티기로 일관했고, 그럴수록 인민 대중의 분노는 점점 임계점을 향해 올라갔다.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상황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이제 박근혜를 끌어내리지 못하면, 다 죽는다. 그들은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28. 만일 인민들이 임계점을 넘어 폭발한다면, 물론 그럴 가능성은 아주 낮기 때문에 최순실 일파의 국정농단 사실까지 터뜨리며 이 싸움을 전면화했던 것이지만, 만일에 하나라도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그래서 2016년 11월 24일자 ≪JTBC≫ 뉴스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김무성은 이렇게 말했다. [이 사태를 빨리] 분노도 줄이면서 불행한 사고도 미연에 막기 위해 탄핵의 틀 속에 넣어야 한다.저들에게 탄핵은 이런 의미였다. 그리고 저들은 압도적으로 탄핵을 가결시켰다.

 

29. 탄핵 가결을 촉구하는 <퇴진국민행동>의 집회가 국회 주변에서 전개되었다. 아무리 광장에서 촛불로 외쳐봐야 박근혜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그래 이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박근혜는 야당의 말도 듣지 않는다. 그럼, 남은 것은 탄핵인가! 이것은 국회 앞에서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를 결정하게 된 사고의 과정일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실 우리에게 남은 있던 카드는 저들의 탄핵에 동조하는 것이 아니라, 그래서 지금과 같은 방식의 집회를 넘어서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금처럼 해서 안 된다면, 다르게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것만이 인민 대중에게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30.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퇴진국민행동>은 국회 앞에서 집회를 개최하며, 탄핵 가결을 촉구하게 된다. 사실 현 정세를 관리하기 위한 지배계급 내의 합의를 막을 정치적 힘이 우리에게는 전혀 없다. 즉, 저들이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 박근혜를 탄핵하기로 결정했다면, 우리는 저들의 손을 틀어막고, 우리 손으로 박근혜를 끌어내릴 힘이 없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우리의 손발을 묶기 위한 저들의 이런 결정을 막지는 못할망정, 지금 저들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어떤 의도로 탄핵을 통과시키려고 하는지 진실을 폭로하지는 못할망정, 대중을 잘못된 길로 오도해서는 안 되었다. 자신의 손발을 묶을 탄핵 가결을 촉구하다니! 사실 언론들의 호들갑에도 불구하고, 의원들이 미치지 않고서야, 탄핵이 부결될 상황은 전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반대로 어쩌면 이것이 우리 손으로 박근혜를 심판할 수 있는 거의 마지막 기회였던 것이다.

 

31. 탄핵이 가결되는 순간, 사람들은 환호했다. 이렇게 해서라도 박근혜를 끌어내리겠다는 심정은 십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을 승리라고 말할 수는 없다. 촛불의 힘으로 탄핵을 이루었다고, 촛불이 아니었다면 저들은 탄핵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해서도 안 된다. 물론 앞서 저들이 왜 탄핵을 가결시켰는지에 대해 설명했듯, 이런 말에는 일말의 진실이 담겨 있다. 하지만 이렇게 주장하는 것은 우리에게 득보다 실이 많다.

 

32. 우리는 공세에 대한 엥겔스의 유명한 언명처럼, 작은 승리를 우리의 사기를 올리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었다. 대표적으로 작년 공공 총파업에서 서울시 산하 기관들의 승리를 이렇게 이용해야 한다고 지적했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을 두고, 우리 힘으로 탄핵을 가결시켰다, 우리는 승리했다고 선언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33. 물론 이것이 오랜 패배를 딛고, 이제 우리도 뭔가 할 수 있구나 하는 승리감을 줄 수는 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에서 이런 승리감은 우리에게 독이다! 독이 든 술잔을 마실 수는 없다! 저들은 우리의 평화집회를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여기에 더해 이제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이것 봐라, 이렇게 평화집회를 이어가니,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지 않은가? 민중총궐기총파업이니 하며, 그동안 폭력ㆍ과격 시위로는 무엇을 얻었는가? 운운. 이미 지금도 각종 교육 및 매스미디어 등을 통해 차고 넘치도록 제도적으로 사회화된 한국의 인민 대중들을, 저들은 이러한 방식으로 더욱더 자신들의 관리하에 두려할 것이다.

 

34. 거대한 그물 속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는 자신이 자유롭다 생각한다. 우리는 퇴진 집회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그 거대한 그물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는데(사실 수많은 인민 대중이 그 그물의 존재 자체를 인식하고 있지 못하다. 혹은 알면서도 순응하고 살아가고 있다. 이것을 일깨우는 것은 선진 활동가들의 중요한 사명 중 하나이다), 이제 그물 속에서 뭔가 대단한 일을 한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이렇게 싸우니 승리할 수 있구나, 평화적으로 싸우니 함께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결국에는 이길 수 있구나!, 이제 박근혜를 탄핵시킨 힘으로 우리는 뭔가 더 큰 일, 그래 이 사회를 바꾸는 일도 가능하지 않을까, 새로운 공화국을 우리 손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생각들이 과연 논리적 비약인가? 아니면 지금 눈앞에 실재하는 현실인가?

 

35. 자연스럽게, 그동안 대중들이 불공정, 불평등하다고 생각해 왔던 사회의 제반 상황에 대한 개선/개혁의 요구들로 넘어가게 되는데, 여기서 우리는 앞의 사람들과 정반대로 생각하고 주장한다. 우리는 뭔가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엉?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그렇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주장해야 한다. 단, 그것의 전제는 이것이다!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36. 이 사람 좀 보게. 우리는 천 만 촛불로, 박근혜를 탄핵시켰어, 지금 특검이 하는 것을 좀 봐, 이제는 이재용도 구속되겠어. 우리는 다시 한 번 주장한다.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잊지는 않으셨겠지만, 우리는 우리 손으로 박근혜를 탄핵시킨 것이 아니다. 탄핵은 상황을 관리하려는, 인민 대중의 분노와 저항을 관리 가능한 범위 내로 제한하려는 지배계급의 의도가 관철된 것이다(물론 상황을 관리한다는 것에는, 우리의 작용이 포함된다). 또 향후 상황을 예상해 보아도,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이 미치지 않고서야, 혹 한국에서 일대 사변이 일어나지 않고서야, 탄핵은 인용될 것이다(이런 점에서 인민 대중의 손으로 박근혜를 끌어내릴 수 있는 최종적 기회는, 탄핵의 기각이겠지만, 그것의 가능성은 0에 가깝다). 조기대선 국면이 시작될 것이고, 모든 것은 그것으로 빨려 들어갈 것이다. 천지가 개벽하지 않고서야, 기존 지배계급의 분파 중 하나가 권력을 잡게 될 것인데, 그들이 우리를 위해 무엇을 바꾸어 주길 기대하는가?

 

37. 단언컨대, 우리가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싸운다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근본적으로 우리의 삶은 전혀 바뀌지 않을 것이다. 박근혜가 탄핵되어도 지배계급은 그대로이다. 정치적 지배계급 중 한 분파, 그것도 그중 몇몇이 처벌되겠지만, 그 외 이 사회를 지배해 왔던 것들은 그대로일 것이다. 이재용이 구속된다고, 처벌된다고? 이건 굉장한 것 아니야? 역대 다른 정권에서도 재벌 총수들이 구속되거나 처벌된 예는 수없이 많았다. 그래서 세상이 바뀌었던가? 시간은 걸리겠지만, 저들은 수감되었다가 사면되기를 반복하지 않았던가! (박근혜 정권은 입만 열면, 재벌 총수의 사면은 절대로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해 왔지만, 실제로는 모두 사면되었다. 그런데 그게 몸값을 높이려는 수작이었는지, 재벌 총수의 사면은 없다는 것이 원칙이라는 둥 하면서 시간만 질질 끌었고, 사면만 해 주면 알아서 잘 챙겨줄 텐데, 직접적으로 사면에 대가를 요구하면서 자존심을 긁고, 사면권이 있다고 굴욕감을 주고, 무시하고, 아래로 보고 등등. 재벌 총수의 사면 과정만 생각해 보아도, 재벌들이 박근혜를 어떻게 생각했을까를 짐작해 볼 수 있다. 누구의 말마따나, 미치겠네. 아무것도 아닌 게 정말 지가 공주인 줄 아나봐.)

 

38. 선거 과정에서 약속한 것이 절대로 지켜지지 않을 것이란 걸 알고 있으면서도, 이번에도 다시 한 번 더 저들을 믿게 되겠지. 저들은 이런저런 정치적 쇼와 술수로 인민 대중을 현혹시키겠지. 결과는 아무것도 달라질 것이 없는 수박 겉핥기 식의 개혁이겠지만, 처음 보기에는 지금의 상황을 반영하여, 아주 그럴싸하게 포장할 것이다.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분명히 엄청난 기대감을 가지고, 또 속겠지만, 다들 아시는 것처럼 저들의 장기는 바꾸는 만 하는 것이다.

 

39. 물론 조금은 바뀌는 것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싸워서도 바뀌는 것이라면, 그것 저들의 이익을 상당히 침해하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며, 어느 정도는 용인할 수 있고, 큰 틀에서 보아서 본래도 협의 수준, 혹은 약간의 저항으로도 양보할 용의가 있었던 것들이며, 대중의 저항이 약해지거나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상 복구될 수도 있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40. <퇴진국민행동> 내에서도 우리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야당들과 적극적으로 연대해야 한다는 흐름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들은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 금과 같은 방식으로 저들과 연대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굳이 지금이 아니더라도 나중에라도 충분히 얻을 수 있는 수준의 것들이고, 사실 우리가 무엇인가를 중요한 것들을 쟁취해 내기 위해서는, 저들을 압박하고 강제해낼 수 있는 충분한 힘이 우리에게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싸워서, 우리가 저들을 압박하고 강제해 낼 수 있겠는가?

 

41. 우리가 생각하는 적폐를 일부나마 없앨 수 있는 방법은, 불평등ㆍ불공평한 것들을 조금이라도 바꾸어 내고, 작은 것이라도 우리의 삶을 개선시킬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 내는 방법은, 단 하나밖에 없다. 것은 지금과 같은 방식이 아니라, 우리가 더욱 강력하게 투쟁해서 저들이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것뿐이다. 그때는 저들이 자신들의 이익이 침해되더라도 어쩔 수 없이 우리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 만약에라도 저들과 우리의 이해가 일정하게 맞는 부분이 있으면, 저들은 그냥도 들어주고 우리가 조금만 이야기해도 들어주겠지만, 저들과 우리의 이해는 적대적이고 상충되기 때문에 그럴 경우는 거의 없다. 지배계급과 우리들의 이해가 적대적이고 상충되는 것이 아니었다면, 지배계급은 활용 가능한 사회의 모든 수단들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자신의 이익의 증진을 위해 이용해 왔는데, 같은 이해를 가진 우리의 삶은 왜 나아지지 않고 이 모양인 것인가? 잠시만 생각해 보아도, 정답이 나오는 문제이지 않는가?

 

42. 따라서 지금의 국면에서 우리는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 이전에, 먼저 할 수 없다고 주장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적폐와 개혁 과제를 요구하되, 지금과 같은 투쟁의 방식으로 이것을 요구해서 그것이 성취될 것이라고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하고, 대중들에게도 그렇게 이야기해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을 때, 대중들이 승리감에서 실망감으로 추락하는 것이 아니라, 왜 아무것도 성취하지 못했는지에 대한 반성과 그로부터 앞으로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에 대한 보다 정확한 방향성을 가지고 다시 출발할 수 있을 것이다.

 

43. 또한 다시 주장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우리는 지금 아무런 권력을 가지고 있지 않고, 자신을 위한 정치적 조직, 당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다만, 우리를 위한다고 자임하는 정치적 지배세력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있다. 그런데 사실 그들은 이 사회의 지배계급의 일부이고, 우리와 적대적인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자들이다. 그래서 지금과 같은 권력투쟁의 상황에서도, 기존 제도 정치권에 모든 과실을 빼앗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무것도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지금 당장 권력을 우리에게 달라고 해야 하는가? 이럴 수는 없다고 앞에서 이야기했다. 그럼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우리는 늘 지배세력의 정치적 노예로 있을 뿐이라는 것을 주장해야 한다. 어떻게?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고, 이대로는! 그래서 지금 당장 우리에게 권력을 달라가 아니라, 우리는 이런저런 적폐들을 개혁할 것이다가 아니라, 지금 우리에게는 권력을 향한 조직이 없고, 그래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주장해야 한다. 이래서는 우리는 늘 지배계급에 종속될 수밖에 없고, 빼앗길 수밖에 없다고 주장해야 한다. 지금 우리는 여기에서 출발해야 할 상황이다.

 

44. 살펴본 것처럼,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이것은 세 가지를 동시에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1) 저들로부터 무엇인가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투쟁 방식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된다. 2) 왜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는가? 역시 안 되는 것인가? 나중에라도 대중의 승리감이 실망감으로 떨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싸웠기 때문이다. 이것을 지금부터 명확하게 강조해야 한다. 그래야 다음에는 속지 않겠다, 이렇게 싸워서는 안 되겠다는 의식과 분노에서 다시 출발할 수 있다. 투쟁의 연결 고리를 틀어쥘 수 있다. 3) 사회생활에서 나의 이익을 남이 알아서 잘 챙겨주겠거니, 전적으로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아물며 적에게 자신의 운명을 맡기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그런데 실제 현실에게 우리가 기성 제도 정당에 투표하는 게, 바로 이것과 한 치도 다르지 않는 행위이다. 그래서 박근혜가 탄핵되어도 이재용이 구속되어도, 우리의 삶은 그대로인 것이다. 지배계급은 그대로이고, 지배체제도 그대로인 것이다. 우리의 이익을 위한, 우리의 권력체가 필요하다. 우리의 권리는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 자신만이 보장할 수 있다. 우리의 이익은 다른 누가 대신 챙겨주지 않는다. 모든 게, 우리 스스로의 몫이다. 우리의 해방은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쟁취해야 한다.

 

45. 개, 돼지처럼 다뤄지는 삶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자신의 삶을 되찾는 내용의 투쟁이라고 한다면, 그에 걸맞는 수준으로, 형식으로 싸워야 한다. 지배세력의 권력투쟁 한복판에 인민 대중이 등장했을 때, 노동자계급은 무엇을 했던가? 박근혜의 노동개악ㆍ탄압에 맞서 줄기차게 정권 퇴진을 외쳐 왔던, <민주노총>으로 대표되는 조직 노동자들은 무엇을 했던가? 그들은 박근혜 퇴진을 넘어, 박근혜 정책들을 전면 폐기시키고, 정치적ㆍ사회적 권리들을 쟁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그것에 걸맞는, 그것을 쟁취할 수 있는 투쟁을 전개했어야 한다. 정세의 초기부터 위력적인 총파업으로 사회를 마비시키고, 노동자ㆍ인민 대중이 주도하는 국면을  열어젖혀야 했다. 그렇게 해서 박근혜를 공격하고 있지만, 자신도 지배계급의 일원이기에 여러 가지 이유들로 주춤거리는 지배계급의 분파들이 아니라, 노동자ㆍ인민 대중이 정세의 주도권을 쟁취해야 했다. 끝내는 저들이 아니라, 우리의 손으로 박근혜를 끌어내리고 그 힘으로, 우리 스스로 정치적ㆍ사회적 권리들을 쟁취해 들어갔어야 했다.

 

46.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조직 노동자 대오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사적 상황에 기민해서 대처하지 못했고, 이미 인민 대중들은 광장의 분노를 기성 제도 정치권이 해결해 주기를 기대했다. 정세의 주도권이 이미 분명해진 11월 30일이 되어서야, <민주노총>은 총파업을 단행했다. 그 총파업의 내용도 사회를 마비시키고, 정권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대개 2~4시간의 부분파업이었다. 파업 참가율도 10%에 머물렀다.

 

47. 11.30 총파업 평가 및 총파업 전술에 대해서는 별도로 다룰 기회를 가지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다만 간략하게 단상을 이야기해 보자면, 조직 노동자들 역시 인민 대중들과 마찬가지로 현 상황에서 자신의 손으로 절박하게 무엇을 해야겠다는 의지가 없었고, 또 그렇게 해야만 지배계급이 관리하는 현 상황을 넘을 수 있고, 그래야만 자신들의 요구들을 실제로 쟁취할 수 있다는 의식이 광범위하게 존재하지는 못했다. 상황은 박근혜는 계속 버티고, 그에 따라 대중들의 분노는 계속 상승하고 있는 국면이었고, 그래서 더 분노한 엄청난 숫자의 대중들이 지금처럼 모이면, 그것으로 곧 사태는 해결되리라는 막연한 생각들이 내면에 있었다. 사태는 관리 가능한 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상황의 주도권은 박근혜와 투쟁하는 지배계급의 분파들에 있었다. 조직 노동자들의 생각 역시 대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고, 따라서 사활적으로 총파업을 조직하고, 그 노동자 대오의 조직적ㆍ위력적 진출만이 이 상황을 돌파하고, 진정 새로운 국면을 열 수 있다는 생각보다는, 이미 우리는 중앙ㆍ지역 집회에 열심히 참가를 조직하고 있다, 굳이 무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내면에 광범위하게 존재하지 않았는지 짧게 생각해 본다.

 

48. 실제로 우리는 노동자ㆍ인민 대중들에게, 모든 역량을 총동원한 총파업총궐기로 사회를 마비시키고, 정세의 주도권을 가져오고, 그 힘으로 박근혜를 타도하고, 우리 손으로 정치적ㆍ사회적 권리들을 쟁취하겠다는, 분명한 현실성 있는 실행 계획을, 전망을 보여 주지 못했다. 실제로 모든 집회는 관리 가능한 선에 머물러 있었고, 그 선을 지킨 시위의 힘은 사실상 독자적인 인민 대중들의 힘이 아니라, 야당들의 협상력으로 작동했다. 자신 자신의 권력체를 가지고 있지 못한 인민 대중은, 기존 정치권력에 자신의 힘을 위탁했던 것이다. 그리고 <민주노총>도 <민중총궐기본부>도 <퇴진국민행동>도 지배계급이 그어놓은 이 선을 넘어, 노동자ㆍ인민 대중의 독자적인 힘으로 되는 그런 역할을 하려 하지 않았고, 노동자ㆍ인민 대중들에게 총파업ㆍ총궐기는 그렇게 매번 선을 지킨 집회 이상의 의미로 다가가지 못했다. 노동자ㆍ인민 대중들에게는 이 역시 선을 지킨 또 한 번의 집회 이상의 의미가 없었다. 그런데 어떻게 파업/총력투쟁/궐기를 사활적으로 조직할 수 있었겠는가!

 

49. 지난 일을 문제 삼자는 것이 아니다. 누구의 탓을 하는 것도 아니다. 이것이 현재 우리의 상태이며, 우리가 가진 역량이다. 무엇을 해야 했던 것과 할 수 있는 것은 다르다. 그것을 할 수 있었던 조건과 역량을 우리가 가졌던가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자. 그리고 그렇지 못했다면, 우리는 지금 어디에서 출발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고민의 결과들을 실천으로 옮겨야 한다.

 

50. 6월 이후 7/8/9 노동자 대투쟁이 있었던 것처럼, 우리의 역할이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탄핵 절차가 시작된 이후 박근혜 즉각 퇴진은 사실상 구호일 뿐이고, 핵심적인 내용은 적폐청산, 권리쟁취의 문제로 넘어갔다. 즉각 퇴진을 천만 번, 수십억만 번 외쳐 봐야, 그런 외침으로 퇴진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누차 이야기했다. 인민 대중들도 탄핵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지, 대중 집회로 박근혜가 물러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계속되는 집회는 그래서, 적폐청산, 권리쟁취가 그 핵심인 것이다.

 

51. 청산할 적폐, 쟁취할 권리에 관한 주장들이 담고 있는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지금까지 인민 대중들이 느껴왔던 불평등ㆍ불공정에 관한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 내용들이다. 따라서 문제는 어떻게 하면, 이것을 쟁취할 수 있는가, 쟁취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관한 것들일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하는데, 필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집회에서 이런저런 적폐들을 우리가 청산합시다, 이런저런 권리들을 우리가 쟁취합시다, ○○○ 폐기하라! ○○○ 보장하라! 이렇게 요구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내용들은 재론하지 않겠다. 반대로, 우리에게는 이런저런 적폐들이 있고, 우리는 이런저런 권리들이 없다. 다들 그렇게 생각하시는가? 이런 적폐들이 우리를 힘들게 하고, 이런 권리들이 없어 우리는 고통받고 있는가? 다들 그렇게 생각하시는가? 그래서 우리는 적폐를 일소하고 권리들을 쟁취하고자 한다. 그러자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는 이렇게 노동자ㆍ인민 대중들에게 물어야 한다. 지금처럼 해도 될 것 같아요, 우리는 지금 잘하고 있어요라는 대답이 나오면, 단호하게 아니라고 대답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 생각이 왜 틀렸는지를 꾸준히 설명하고, 결국 그때 내 생각이 틀렸구나를 스스로 경험하게 해야 한다. 우리의 역할은 대중들이 스스로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스스로의 경험에서만 대중들은 성장할 수 있다. 리의 방점은 ○○○ 폐기하라! ○○○ 보장하라!에 찍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인식하고 있기에 대동소이할 수밖에 없는) 이 요구들에 대해 지금처럼 해서는 답이 없다. 결코 우리의 요구들을 쟁취할 수 없다는 것에 찍혀야 한다. 저들이 관리하는 선을 넘어 저들을 압박해야만 우리의 요구들을 쟁취할 수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선전ㆍ선동해야 한다. 그리고 실제로 가능한 수준에서 그러한 행동들을 조직하고 실천해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요구들을 스스로의 힘으로 쟁취하기 위해, 지배계급의 꼬리로서가 아닌, 우리 스스로의 독자적인 정치적 조직을 창출하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이러한 조직이 없이는, 우리는 늘 지배계급에 종속되어 우리의 문제를 타인의 손에 맡기는 종노릇만 할 뿐이라는 것, 우리의 해방은 그 누구도 아닌 우리 스스로가 전취해야 할 몫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하고, 이를 끊임없이 선전ㆍ선동해야 한다.

 

52.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고민하고 함께 실천하면서, 이러한 조직의 창출에 밑거름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조직 간의 연합의 방식일지, 개인적 결합의 방식일지, 현재 이런 고민까지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지금은 이런 작업을 자체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투쟁의 성격이 민주주의 투쟁이냐 반자본주의 투쟁이냐는 것은 부차적인 것이라 생각된다. 각자의 논리에 따라 각자의 답들은 정해져 있겠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지금의 권력투쟁에서 우리가 권력을 쟁취할 가능성은 거의 없고(쟁취할 주체도 없는 상황이다, 민주주의 투쟁으로 인민민주주의 정부(민중정부)를 수립하고, 반자본주의 투쟁으로 사회주의 정부를 수립할 상황도 아니다), 박근혜 탄핵도 이미 저들의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마당에, 이 논의를 치열하게 하는 것은 불필요한 역량의 소모를 가져올 것이다. 만약 투쟁의 내용이 현격하게 다르고, 방향이 완전히 벌어져 있으면, 그것은 완전히 다른 말이 된다. 하지만 지금은 그 내용이 대동소이하다. 따라서 지금의 문제는 투쟁의 방식에 집중하는 것이어야 한다. 지배계급의 거대한 그물망을 인식하게 하는 투쟁, 그래서 그물망을 찢어버리고 거대한 대양에서 헤엄치는 것을 꿈꾸게 하고, 그래서 그 그물망에 조금씩 균열을 내는 투쟁, 더 이상 어부의 손에 놀아나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이빨을 보다 날카롭게 벼려내겠다는 의지, 그 날카로운 이빨로 끝내는 그물을 찢어버릴 그런 자신의 조직을 만드는 투쟁, 지금은 이것의 시작을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눈앞에 놓인 그 선을 함께 넘으면서!

 

53. 한국의 경제 상황이 위기에 빠질수록, 대중의 분노는 더욱 높아갈 것이다. 정세 고양의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처럼, 우리가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그때도 우리는 그 기회를 낚아채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지금처럼 정치적으로 완전히 배제된 채, 정치적 지배계급 분파들 간의 권력투쟁을 또 한 번 지켜봐야 할지도 모른다.

가을ㆍ겨울에 준비해야 봄에 씨를 뿌릴 수 있다. 봄에 씨를 뿌리고 여름에 잘 키워야 가을에 추수를 할 수 있다. 사회의 이치가 자연의 이치와 한 치도 다르지 않다.

 

 

III

 

54. 작년 초부터 2017년 12월 대선에 관한 논의가 나올 때마다, 필자는 다양한 기회를 통해, 2017년 대선은 꿈도 꾸지 마라. 2017년 대선을 이야기하면서, 어떻게 지금 정권이 자행하고 있는 노동탄압을 분쇄하고 노동개악을 막아내겠다는 것인가? 2017년 12월에 대선이 치러진다는 것은 박근혜 정권이 그때까지 건재하다는 것 아닌가? 지금의 노동탄압과 노동개악은 자본과 정권의 사활이 걸린 문제이다. 저들은 정권이 날아갈 정도의 투쟁이 아니면,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저들은 사활을 걸고 있는데, 우리가 사활을 걸지 않으면 저들의 상대조차 되지 못할 것이다. 2017년 대선 꿈도 꾸지 마라. 2017년에는 대선이 없다는 각오로, 지금 여기서 이 정권을 끝장낸다는 각오로 싸우지 않으면, 승리는 요원하다! 이렇게 주장했었다.

 

55. 그런데 2017년 1월 말 현재, 박근혜의 탄핵과 조기대선은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우리의 힘으로 한 것이 아니기에, 아무것도 변한 것은 없다. 그러면 지금의 상황에서 (조기)대선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무엇인가?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민중경선을 통해 민중단일후보를 선출하자는 논의가 나오고 있다. 그 성과를 중심으로 2018년 지자체 선거 이전에 제 진보정당을 아우르는 선거연합정당을 추진하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2월 7일 예정되어 있는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이러한 정치방침, 대선투쟁방침들이 논의될 것이다.

 

56. 대선에 참가하느냐 하지 않느냐, 당을 만드느냐 만들지 않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내용으로 대선에 참가하느냐, 어떤 당을 만들자는 것이냐이다. 그렇다. 문제는 내용이다. 민중경선, 단일후보가 전혀 의미 없는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 후보(혹은 그 후보가 당적을 가지고 있다면 그 후보가 속한 당과 그 후보)가 민중의 이름으로 대선에 참가해서, 만약 지금까지 여러 진보 정당들이 대선에서 그랬던 것처럼, 우리는 당신들에게 이것을 해 줄 수 있다, 우리의 정책은 이것이다, 우리가 권력을 잡으면 이렇게 할 것이다라고 외칠 것이라면, 나는 이 경선과 후보에 100% 반대할 것이다. 그것은 사실 불가능한 것을 주장하는 사기이기도 하고, 저들이 주연하는 부르주아 정치 쇼에 들러리로 서는 것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혹여나 정치적 야심가를 지원하는 데 우리의 돈과 정력을 소모하거나, 혹은 그런 야심가를 하나를 더 키우는 것으로 전락하게 될까봐 우려스럽기까지 하다.

 

57. 만약 대선에 나간다면, 우리는 이 대선이 모두 사기이고 거짓이고 쇼라고 이야기해야 한다. 지배계급 중 한 명이 무조건 당선되는 이러한 방식으로는, 절대로 우리의 삶이 나아질 수 없다고 이야기해야 한다. 만약 우리가 당선되면 그것은 다를 수도 있지 않는가?라고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사회 대부분의 물적ㆍ정신적 수단을 독점하고 있는 계급이, 자신의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이 방식의 정당성을 설명하고 있다. 이 방식을 넘어서려 하는 모든 것은, 혼돈이며, 악이다! 사회의 안정을 파괴시키는 것이다! 우리는 정당한 절차를 통해, 다수의 지지를 받아 정당하게 통치한다! 그러면서 여기에서 고르라며, 실제로는 모두 자신들의 대리인들만 참가하는 쇼를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혹여 저들과 조금 동떨어져 보이는 인물이 쇼에 등장할 수도 있으나, 실상 본질적으로 그 역시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이 체제에 대한 대중들의 불만을 조금 누그러뜨리는 게 사회 안정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부류이다. 이런 사람도 있어야 쇼가 흥행이 된다. 그는 쇼의 흥행을 위한 맛깔나는 조연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실제 이 사람이 당선된다면, 이내 그는 가면을 벗고 정체를 드러낸다. 사실은 제가 감독님과 친해서 캐스팅이 되었지요…

 

58. 그럼 이제 질문에 대한 직접적인 답, 우리가 직접 참가하는 경우, 그래서 당선이 되는 경우는 어떠한가? 없다! 거거거의 없다! 저들과 우리는 물적인 기반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런 저들에 맞서, 그들 자신이 감독ㆍ각본ㆍ주연을 도맡은, 그래서 저들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는 방식인, 선거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경우(주체적 상황 준비되어 있고, 대중의 상태는 매우 우호적이며, 객관정세는 극히 고양되어 있는 상황 등등)를 제외하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저들은 이용 가능한 모든 사회적 수단들의 지원을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당선이 되는 경우는 어떠한가? 이 경우, 우리는 사회의 모든 운영권을 장악하고 있는 저들의 압박에 못 이겨 본래 우리가 추구했던 정책들을 대폭 수정해야 하거나, 아니면 사회의 모든 운영권을 장악하고 있는 그들과 사실상 전면전을 시작해야 한다. 즉, 선거의 당선으로 무엇을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결국엔 다시 돌아가서 선거로 당선되지 않았더라도 우리가 우리의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언젠가 겪을 수밖에 없는, 피할 수 없는 충돌을 겪어야 한다: 이 사회의 실질적 운영권을 놓고 벌이는 대격돌! 즉, 선거를 통해서 집권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뿐더러, 집권을 한다고 해도 실제 사회를 바꾸는 임무를 수행하려 한다면, 이 사회의 정치적ㆍ경제적ㆍ정신적 지배권력인 부르주아지와의 전면적인 격돌이 필요하다. 저들은 절대 자신의 것을 순순히 내려놓지 않을 것이므로.

 

59. 그래서 우리는 선거는 사기이고, 기만이라고 주장해야 한다. 저들은 선거를 통해 계속 집권할 것이다. 이렇게 선거의 본질을 폭로해야 한다. 그래서 만약 선거에 나간다면, 우리는 우리가 집권하면 이렇게 할 것이다라며 대중들을 기만하고 사기를 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이런 방식으로 권력을 잡을 수 없고, 이렇게 권력을 잡아도 아무것도 할 수 없으며, 만약 뭔가 세상을 바꾸려면 이 사회의 지배계급과 직접적으로 싸워서 쟁취하는 수밖에 없다고 선전ㆍ선동해야 한다.

 

60. 노동자ㆍ인민 대중들의 삶은 나날이 고달파지고 있다. 그래서 선거에서 모든 후보들은 이렇게 주장한다. 우리는 당신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이것을 해 줄 수 있다, 우리의 정책은 이것이다. 하지만 만약 선거에 나간다면, 우리는 이렇게 주장해야 한다. 선거에서 이겨도 이 체제가 유지되는 한, 우리는 당신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아주 조금의 위안이 되어줄 약간의 양보를 받아줄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언제까지 이것을 지킬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해야 한다. 이것이 진실이기 때문이다. 만약 인민 대중의 행복한 삶, 인간다운 삶을 완전하게 보장하려면, 그것은 선거를 통해서 집권하는 것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말해야 한다. 이것은 이 사회의 지배계급과 직접적으로 싸워서 쟁취하는 수밖에 없다고 선전ㆍ선동해야 한다.

 

61. 우리의 행복한 삶은, 인간적인 삶은, 우리 자신이 스스로 전취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 자신의 정치적 조직(당)이 필요하고, 우리의 방식으로 권력을 쟁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사회도 변혁하며, 우리 자신도 변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만약 선거에 출마하게 된다면, 우리는 선거의 본질을 끊임없이 폭로해야 하고, 저들이 우리의 해방을 가져다 줄 수 없으며, 우리가 해방되는 길은 우리 스스로의 힘과 조직으로, 지배계급과 직접적으로 싸워 이기는 것밖에 없다고 선전ㆍ선동해야 한다.

 

62. 과거의 민중후보, 노동후보들도 그러지 않았냐고? 아니, 분명히 기억하건대 그들은 그러지 않다. 그들은, 이러저러한 문제들을 이야기했다. 거기에 대한 이러저러한 해법들을 이야기했다. 마치 우리가 그러한 것을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그렇다. 정작 해결할 방식, 그것을 달성할 방식은 이야기하지 않고, 선거에서 이런저런 문제들을 나열하고, 해결책들만 말하는 것, 전망들만 늘어놓는 것, 그것은 의식적이든 무식적이든 선거에 대한 환상을 조장하는 것이다! 저들은 이것을 정책 대결이라고 부르는데, 만약 우리의 주장에 유권자가 관심을 가진다면, 그것 역시도 그 유권자의 눈에는 이러한 정책 대결의 하나로밖에 비쳐지지 않을 것이고, 이것은 그의 머릿속에 이런 정책들을 비교하고 투표하는 나는 현명한 유권자라는 또 하나의 환상을 심어줄 것이다. 당선자는 공평하게 경쟁해서, 공정하게 유권자의 선택을 받은 정당한 자라는 환상! 이런 것을 들러리라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핵심은 이것이다! 선거에 나간다면 분명히 말해야 한다. 선거는 사기다! 선거로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지배계급과 직접적으로 싸우는 것뿐이다. 우리의 전망은 이것이다. 우리의 방식은 이것이다! 우리 이 길을 함께 가자!

 

63. 대선에 참가한다면, 앞서 말한 것과 같은 계획을 가지고, 선거 과정에서 선거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정반대로 선거의 본질을 폭로하고, 진정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선거를 넘어서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 이런 내용으로 줄기차게 전체 조합원을 교육하고 조직해서, 그들이 또 다른 노동자ㆍ인민 대중들에게도 다시 그렇게 선전ㆍ선동하게 하는 것, 그래서 선거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 광범위하게 인식되고, 선거의 환상으로부터 깨어나는 사람을 늘려가는 것, 그리고 그들을 조직해 가는 것, 그런 것이 이번 대선의 목표가 된다면, 필자는 그런 민중경선과 대선후보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한 과정을 밟는다면, 이번 대선에 함께 복무하는 조직, 개인들의 공동 활동을 토대로, 한국 노동자계급은 정치적 발전의 일 보를 내디딜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전망이 전혀 없는 기존과 같은 방식의 대선 참가는 절대 반대한다!

 

64. 그러나 동시에 <민주노총>은, 이번 대선에 참여하든 하지 않든 간에 더 중요하게 해야 할 것이 있다. 대선이 저들 간의 치열한 공방으로 누가 앞서고 누가 뒤서든 간에 즉, 어떻게 진행되든지 간에, 이와 상관없이 우리는 이 정세를 십분 활용해야 하는 것이다. 이 정세를 활용하는 유일한 길은, 저들의 정치 쇼에 매몰되지 않고 우리의 투쟁을 계속적으로 이어가서, 저들을 압박하는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의 경우만 생각해 보면, 지금의 역량상 이런 이야기는 또 하나의 탁상공론에 그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구체적인 내용들은 11.30 총파업 평가 및 총파업 전술 관련 내용들과 함께 묶어 별도의 문건으로 제출하는 좋겠다는 생각이지만, 대략적인 단상을 적어보면 이렇다.

 

65. 박근혜가 탄핵되어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이제 저들은 개혁을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저들을 향해 이렇게 외치자. 바로 지금 여기서 그 개혁을 보여 달라. 지금 우리가 주장하고 있는 요구들을 들고, 선거가 아닌 광장의 힘으로, 저들에게 외치자. 총파업, 총궐기로 세상을 바꾸자! 우리는 노동자ㆍ인민 대중들에게 이렇게 선전ㆍ선동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두 가지 의미를 가진 전술이다. 첫째, 웬만큼 높은 수준의 투쟁(실질적 총파업, 총궐기)이 아니라면, 저들은 이러한 개혁 요구에 응답하지 않고, 이러쿵저러쿵 둘러댈 것이다. 이렇게 저들의 가면을 벗겨 버릴 수 있다. 둘째, 그렇다면 우리는 더 강력하게 투쟁하며 외쳐야 할 것이다. 각 당의 후보는 지금 당장 약속하라, 국회의 각 정당들은 지금 당장 입법하라! 실제로 이런 정도 의지와 계획을 가지고, 위ㆍ아래로 총파업ㆍ총궐기를 전면적으로 조직하고, 저들과 한판 투쟁을 벌인다면, 저들의 꼼수에 흔들리지 않고 저들을 지속적으로 압박하며 투쟁의 강도를 최대치로 높여낼 수 있다면, 저들에게 상당한 양보를 얻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진정한 승리를 향한 한 걸음, 교두보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확보된 정치적ㆍ사회적 권리를 기반으로, 우리는 더 큰 승리를 쟁취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66. 다음으로 2018년 지자체 선거 전 만들자는 선거연합정당의 문제로 넘어가자. 명칭과 시점으로만 보면, 이것은 순전히 선거를 준비하기 위해 만들어질 가설 정당으로 생각되는데, 노동자계급이 선거에 어떻게 임해야 하는지는 앞에서 구구절절 설명했고, 그것의 기본은 대선이든 총선이든 지자체 선거든 똑같다. 다만, 실제적인 부분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먼저 대선은 우리가 당선될 가능성이 전혀 없고, 만약에라도 당선된다면 우리 앞에 놓인 것은, 자본에의 항복(양보), 아니면 그것과 전면적 투쟁, 이 두 가지 길밖에 없다. 국회의원의 경우는, 여러 이유들(노동자 밀집 지역, 진보 성향의 젊은 유권자가 다수인 지역, 개인적 명망 등등 여러 가지 이유들)로 낮기는 하지만, 당선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지자체 선거의 경우, 광역부터 기초단위까지 그 규모의 차이가 너무나 크고, 성격과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여기서 일괄하여 상술하기 쉽지 않다. 노동자계급과 선거에 대한 내용들도 가능하면 별도의 문건으로 넘기면 좋겠다.

 

67. 아무튼 국회의원 선거의 경우를 조금만 더 살펴보면, 여기서도 우리는 노동자ㆍ인민 대중에게 진실해야 한다. 자기가 당선되면 뭔가 할 수 있을 것처럼 사기를 치고, 대중을 기만해서는 안 된다. 진실을 또박또박 분명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지금의 체제가 계속되는 한 저는 당선이 되어도, 여러분께 해 드릴 게 없어요. 그게 국회예요. 실제 정책은 누구에 의해, 누구를 위해 생산되고, 실제로 국회는 무엇을 하기 위해 존재하는 기관인가, 이러한 국회의 본질을 폭로해야 한다. 그래서 그것이 독자적으로 노동자ㆍ인민 대중을 위한 입법을 할 수 없다는 것을 폭로해야 한다. 아주 특수한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대개 의회에서는 의회 밖에서 벌어지는 싸움의 결과, 그 현실의 힘 관계를 반영하는 한도 내에서 운영된다. 즉, 어떤 국회의원의 힘으로, 어떤 개혁 입법이 가능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힘은 사실 의회 밖의 투쟁이라는 것이다. 노동자ㆍ인민 대중의 강력한 투쟁에 때문에, 지배계급이 어쩔 수 없이 양보할 때, 개혁 입법은 가능하다. 의회는 투쟁의 결과로 성취해 낸 것을, 법률적으로 확인받는 곳에 불과하다. 그래서 중심은 의회가 아니라, 의회 밖이 되어야 한다. 의회는 그 자체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대의제라는 명분을 만들어 주는 허울의 기관일 뿐이라는 것, 법률이라는 통치의 합법적 명분을 만들어 주는 기관일 뿐이라는 것이라는 것을 폭로해야 한다. 따라서 의회 내에서 우리의 활동은, 무엇인가 최소한 노동자ㆍ인민 대중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찾아내서 뭐라도 해야지 하는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것은 사람들에게, 의회가 독자적인 힘으로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환상을 계속해서 유포할 뿐이다. 반대로 우리가 방점을 찍어야 할 곳은, 의회 연단을 통해, 의회 활동을 통해, 그것의 한계를 지속적으로 드러내고, 의회는 독자적인 힘이 없는 허울뿐인 기관이라는 것, 노동자ㆍ인민 대중을 기만하는 기관일 뿐이라는 것을 지속적으로 폭로하는 데 있다. 따라서 노동자ㆍ인민 대중이 이러한 의회제(국회의원 선출)에 기대를 걸어서는, 정말 아무것도 넘을 수 없구나 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폭로하는 것이 의회 활동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의회에서 다수당이 되서 무엇인가를 하겠다는 것은 다 거짓말이다! 그 무엇인가에 한 걸음만 디뎌도, 그것이 실질적으로 인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자본과의 싸움은 의회 밖에서 벌어진다.

 

68. 입법 활동의 두 가지 예를 들어 보자. 먼저 영세 자영업자의 경우이다. 치킨집 사장님을 위해, 카드수수료율를 낮추고, 임대차 보호법을 만들고, 대기업을 규제하고, 이것이 최소한 우리들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좋다. 독점자본에게 고통받는, 도시 소부르주아를 우리 편으로 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재차 이야기하지만, 이러한 법률들은 의회 내의 독자적인 힘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이것은 전 사회적인 투쟁과 사회 안정을 위한 총자본의 양보가 절충된 지점에서, 그것이 법률적 형태로 승인된 것이다. 즉, 국회의원들 사이의 협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해 둔다. 왜냐하면 겉으로 보기에는 법률들이, 어느 당은 주장하고, 어느 당은 반대하고, 그래서 합의하고 부결되고 싸우고…등등…이런 모습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겉만 보아서는 안 된다. 본질을 보아야 한다. 국회는 독자적인 결정을 할 수 있는 기관이 아니다.

 

69.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이것이다. 카드수수료율을 낮추고, 임대차 보호법을 만들고, 대기업이 골목으로 못 들어오게 해서, 사장님의 살림은 좀 나아졌을까? 그런데 바로 옆에 또 다른 치킨집이 생긴다. 또 그 옆에는 피자집, 옆에는 편의점, 이젠 편의점에서도 치킨을 튀긴다. 법으로 일정하게 영세 자영업자들을 보호할 수는 있지만, 그 법은 자본주의 체제 내의 법이다. 경쟁은 계속되고, 소수는 살아남지만 다수는 패배한다. 자본주의가 계속되는 한 근본적으로 그들을 지켜줄 수는 없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에게 물어야 한다. 우리는 아주 빈약한 언제 없어질지도 모르는 도움을 드릴 수는 있어요. 그런데, 사실 우리는 사장님이 그리고 그 옆 사장님이 망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어요. 그게 자본주의예요. 그런데, 혹시 사장님은 치킨집 하시는 게 꿈이었나요? 이것을 천직으로 여기시나요? (편의점 사장님에게는) 편의점 하시는 것을 천직이라 생각하시나요? 정말 만에 한 명은 그것을 천직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자본주의에서의 직업 선택이 대개 그렇듯 아마도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천직은 뭐… 먹고살기 위해 하는 거지… 우리는 만약 할 수 있다면, 일정하게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최소한의 법률적 장치들을 만들 수는 있겠지만, 이러한 것들이 의회 활동의 중심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의회활동의 중심이 그들에게 거짓 희망과 일시적인 위안을 주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의회활동을 통해 그들에게 미래에 대한 진짜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 자영자업들에게 미래에 대한 진짜 희망은 자본주의가 극복된 사회이다(자영업자들이 우리 편에 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과 함께하며, 끈기 있게 그들을 설득해야 한다). 우리는 그들에게 미래 사회의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 거기에서는 모든 사람이 평등한 노동자이고, 교육과 능력에 따라 가능하면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가질 수 있다. 적성에 맞지 않는다면, 재교육을 통해 다른 직업을 가질 수도 있다. 임대료 걱정, 매출 걱정을 할 필요도 없다! 자영업자들에게 거짓 희망을 주며, 보라! 우리가 당신을 보호해 주었다. 우리는 당신의 편이다. 우리를 찍어 달라고 말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 아니다. 이와는 정반대로 우리는 대기업들의 횡포로부터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당신들을 보호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체제에서 이것은 일시적인 것일 뿐이다. 지금의 체제에서 당신들은 극심한 경쟁과 몰락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우리와 함께 싸우자(노동자계급의 편에 서라). 지금의 체제를 넘어선 새로운 사회가 있다. 이것이 우리가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손을 내미는 방식이어야 한다. 영세 자영업자들은 우리가 사기 쳐서 표만 뜯어낼 대상이 아니다. 이들은 우리의 든든한 우군이 되어야 한다. 이들과 함께하지 않고, 이들이 우리를 지지하지 않는다면, 독점자본에 맞서 미래 사회를 건설하고자 하는 우리의 과업은 엄청난 차질에 빠지게 될 것이다.

 

70. 노동자의 경우도 살펴보자. 구조조정을 막겠다고 한다. 노동악법을 막아내겠다고 한다. 실업을 막고, 좋은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한다. 그러니 자신들에게 표를 달라고 한다. 자신들이 집권하면 노동이 존중받는 복지국가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자신들이 당선되면 국회에서 이런 일에 앞장서겠다고 한다. 다 거짓말이고, 사기이다! 우리는 노동자들에게 진실을 이야기해야 한다. 구조조정을 막아내는 것, 노동악법을 분쇄시키는 것은, 국회의원들의 몫이 아니라, 노동자들 자신의 몫이다. 우리의 조직적이고 단호한 투쟁으로, 저들의 공세를 막아낼 수 있는 것이다. 미래를 열어갈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은 그 투쟁의 그 결과 내에서 움직이는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마치 자신들의 힘으로 그런 것들을 할 수 있는 양 사기를 친다. 또 자신들만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처럼 해서, 이것이 무슨 정치 전문가들의 고유의 영역인 것처럼 만들고, 현장의 힘이 직접적으로 정치권력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을 통해서만 상대할 수 있는 지금의 구조를 더욱 고착시키고, 그래서 마치 자신들이 없으면 지배권력을 상대하지 못하는 양 생각하게 하는, 그래서 그들이 우리의 진정한 정치적 대표자인 것처럼 행세하게 하는, 이런 구조를 유지해 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저들의 힘은 의회 밖에서 나오는 것이고, 저들의 역할은 그것에 종속되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제대로 된 의회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이러한 대리주의를 일소하고, 출세주의자들을 철저히 배격해야 한다. 진정한 노동자의 당은 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자신의 사업이라는 언명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71. 우리는 또 진실을 이야기해야 한다.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달하면서 생산력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예전에는 수백 명이 필요했던 일을 몇 명이서 할 수 있다. 아니, 아예 사람 한 명 없이도 무인생산으로 대체될 수 있다. 이러한 생산력의 발달로,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급속도로 없어지고 있다. 정리해고ㆍ구조조정이 확대되고 있다. 그런데 생산수단이 자본가의 독점적 소유로 되어 있지 않다면, 이 거대한 생산력은 인민 모두를 위한 광범위한 복지와 충분한 여가의 원천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것은 인민 대중의 광범위한 실업과 궁핍한 생활의 원천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노동자들에게 말해야 한다. 양질의 일자리를 위해 투쟁하자. 정리해고ㆍ구조조정을 막아내기 위해 투쟁하자. 의회에서는 그러한 투쟁의 힘으로, 양질의 고용을 촉진하는 법률, 정리해고를 제한하는 법률, 구조조정을 제한하는 법률 등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법들을 제정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투쟁이 약해진다면, 이것은 언제든 되돌려질 수 있고, 실제 현장에서는 법대로 지켜지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의 힘은 우리의 단결과 투쟁에서 나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실업, 정리해고, 구조조정은 자본주의 체제가 존재하는 한 계속될 것이며, 우리의 고통은 점점 더 심화될 것이라는 것에 있다. 이것은 법률로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이 체제를 넘어서는 투쟁을 전개해야 하지 않겠는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렇게 자신들은 문제 해결의 미봉책일 뿐이며, 근본적인 해결은 따로 있다는 것을 꾸준히 선전ㆍ선동하고, 그러한 길로 노동자 대중을 조직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진실한 의회활동이다.

 

72. 그렇다면 노동자의 권리를 위한 아무런 입법 활동도 하지 말자는 것이냐? 아니다. 정반대이다. 우리 의원은 누구보다도 그러한 활동에 앞장서야 한다. 하지만 이것은 자기 자신이 잘나서 하는 것이 아니다 또 자기 혼자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언제나 최우선으로 강조해야 한다. 자신의 힘은 노동 대중으로부터 나오며, 현장의 투쟁이 무엇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의회 밖의 투쟁을 독려해야 한다. 이런 힘을 바탕으로 체제 내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지만,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입법 투쟁에 앞장서야 한다. 그런데 문제의 핵심은, 앞서 말한 대로 이것의 한계가 명확하게 지적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사람들이 의회에 대한 환상을 가지지 않게, 의회의 본질을 폭로하면서도, 누구보다 앞장서 노동자 권리를 위한 입법 활동을 전개할 수 있는 것이다. 입법과 함께 그것의 체제 내적 한계를 동시에 지적하고, 승부는 의회가 아니라 의회 밖에서 결정된다는 것, 의회는 실제로 독자적인 역할을 할 수 없는 기관이라는 것으로 끊임없이 폭로해야 한다.

 

73. 이런 의회 활동을 하는 당이라면, 이런 의원단을 가진 당이라면, 그런 당을 만들자고 하는 것이라면, 쌍수를 들고 환영한다. 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선거연합을 해서, 지금까지처럼 선거에 임하고 더 많은 표를 얻겠다는 게 목표라면, 그렇게 선거에 대한 환상을 다시 한 번 조장하고 혹시 당선이 되어서도 국회에서 뭔가 대단한 일을 대신해 주는 것처럼, 그렇게 활동하는 당을 만들겠다면, 그런 당은 절대 반대하겠다.

 

74. 문제는 내용이다. 사실 당을 만드느냐 만들지 않느냐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어떤 당을 만드느냐이다. 이것이 논의의 초점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의 논의는 통 크게 한 번 다 모이자생각이 다른데 어떻게 다 모이냐의 대립 정도, 그럼 실용적으로 선거라도 같이 하는 것은 어떠냐 정도에 머물고 있는 느낌이다.

 

75.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대리주의, 출세주의가 판치는 또 하나의 개량주의 정당이 아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자신의 사업이라는 언명을 깃발에 아로새기고, 노동자계급 스스로가 주체로 서는 당, 내용적으로는 이 체제를 변혁하겠다는 올바른 노선을 가지고, 노동자계급을 이 혁명적 사상으로 끊임없이 무장시킬 수 있는 당, 당의 운영에 있어 민주집중제의 원칙이 철저하게 지켜지는 당, 규율로 조직되어 있는 당, 의원단이 아닌 당 중앙의 중심성이 지켜지는 당, 의원단은 당에 철저하게 종속되어 언제든 소환될 수 있는 당, 출세주의자들을 배격하는 당, 최소한 이런 당이어야 한다.

 

76. 이러한 기준에 비추어 기존의 진보정당들은 어떠하였는가? 진짜 안보 정당이라며 자신들에게 표를 달라고 했던 건 누구였는가? 헌법의 테두리 내에서 활동해야 한다고 말했던 것은 누구였는가? 그런데 정말로 이런 자들과 함께 사기기만이 아닌, 진짜 노동자 정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이것은 또 다른 사기기만이 아닌가!

 

 

덧붙여 ― 단상에 단상들

 

77. ≪김어준의 파파이스≫ 123회에 출현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런 말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 … 사사건건 미국의 소위 동맹이라는 이름으로 허락을 받고 또 지휘를 받던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어서 미국이 한국에 대한 영향력을 덜 행사할 수도 있다는 그의 말은 별로 동의할 수 없지만, 중요한 것은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사람의 입에서 직접 흘러나오고 있는 뒷부분의 말들이다. [미국은] 사사건건 [개입하고], [한국은] 허락을 받고 또 지휘를 받는다. 그렇다면, 사사건건 개입하고, 요청을 허락하고, 상황을 지휘하던, 미국이 지금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는 무슨 행동을 어떻게 취했을까?

ㆍ 미국의 지배계급도 단일한 것이 아니라, 여러 분파들로 나눠져 있고, 정치권력을 둘러싼 그들 간의 경쟁은 그 규모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다. 저들이 쓰는 선거자금은 가히 천문학적이다. 그만큼 천문학적인 이권이 걸려 있는 게임이라는 것이다.

ㆍ 싸드 배치 문제, 록히드 마틴 등등… 로비… 여기에 뭔가 중요한 키가 있지 않을까?

ㆍ 북핵 관련: 2016년 5월 4일 클래퍼 미 국가정보국장-박근혜 청와대 회동, 9월 6일 라오스 비엔티엔: 오바마-박근혜 정상 회담, 9월 중순 미 외교협회에서 보고서: 북-미 대화 촉구, 10월 21-2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북-미 간 비공식 채널 대화, 10월 25일 미 외교협회에서의 클래퍼 국가정보국장의 발언: 비핵화가 아닌 핵 동결과 평화협정, 11월 17일 클래퍼 국장 전격 사퇴.

ㆍ 이명박과 미국의 주요 정치 가문인 부시 가문은 사적으로도 친밀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ㆍ ≪월간 조선≫ 9월호: 차기 정권을 반드시 내 손으로 창출하겠다. 이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은 … 이 전 대통령이 최근 들어 누누이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 지금 대치동 슈페리어 타워[이명박 사무실]에는 모든 정보가 집중되고 있다. … 이명박 측은 이 기사를 극구 부인했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지 않는다.

 

78. 재벌(독점자본)들과 박근혜의 관계, 더 이상 참을 수 없음. 등등. 여기에 더해, 경제 위기 문제도 있음. 경제는 위기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는데, 이 정권과 소통하기는 힘듦. 물론 관료들 수준에서 소통은 일상적인 것임. 돈(뇌물), 이권, 정보, 정책 … 등등 … 그런데 중요한 것은 결정된 정책도 이것이 언제 뒤집어질지도 모름. 예측이 안 됨. 갑자기 이상한 결정을 할 수도 있음. 황당하기 짝이 없는 통치임. 그래서 이 정권이 더 연장되는 것은 두고 볼 수 없었을 것임. 래 위기관리를 하라고 맡긴 것인데, 위기관리는 불안하고, 오히려 자신들 위에 군림하려고 함. 경제 위기 심화→대중적 불만의 고조→투쟁의 폭발도 저들에게 불안한 요소였음. 자본은 이러한 위기를 알고 있고, 지금의 상황도 이것에 대한 선제적 조치의 일환임.

 

79. 기본적으로 지배계급은 자신감이 있음. 수십 년 동안 밀린 적이 없음. 우리에게 반동기라 함은 저들에게는 최고 강성기라 할 수 있음. 지배계급 분파들은, 아래에서 강력하게 치고 올라오면, 일단 체제 보위를 먼저 생각하게 되어 있음. 잠시 휴전하고 도전해 오는 놈들부터 먼저 처리하고 다시 싸움. 저들 간의 싸움도 엄청나게 치열함. 본적으로 정치권력을 갖는다는 것은, 엄청난 이권(금전)의 향배를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임. 아무튼 지금, 저들이 치열하게 싸울 수 있는 것, 최순실까지 다 드러내놓고 싸우는 것은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것임. 인민 대중의 투쟁을 관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음. 가장 위기감을 느꼈을 때는 박근혜가 버티고, 대중들의 불만이 최고조로 올라가던 시기였음. 그래서 모두 힘을 합쳐, 탄핵을 동의한 것임. 저들은 노동자ㆍ대중에 맞서 한 몸처럼 움직이고, 떡고물의 향배가 결정되는 철이면 피를 뛰기며 싸움. 그러다 분배가 어느 정도 결정되면, 낮에는 싸우는 척 밤에는 친구처럼 잘 지내기도 함. 왜냐면 다들 공생관계이기 때문임.

 

80. 그렇게 다 한패면 왜 그렇게 문재인을 깜? 종편은 왜 그렇게 야당을 깜? 먼저 한국의 정치적 지배세력을, 권력 정통(政統)에 따라 나누어 보면, 대략 전통 분파 : 신흥 분파 : 미약 분파 정도로 구분할 수 있고, 정확하게 증명할 길은 없지만(재벌 관련 뇌물 수사들을 참조), 현재 이들의 지분 정도는 대략 8(7.x) : 2(1.x) : 소수점(0.x) 정도라고 생각됨.

전통 분파는 큰 줄기로는 자유당-공화당-민정당-한나라당-새누리당으로 이어지는 한국의 전통적 정치 지배 분파를 말한다. 이 줄기에서 파생되었다가 통합되었던, 일단의 보수 정당들도 여기에 포함된다(자민련, 친박연대 등). 현재 정당으로는 새누리당, 바른정당 정도를 말한다.

신흥 분파는 전통 분파에 대당하고 있는, 민주당류의 정당으로 대표되는 세력을 의미한다. 새정치국민회의, 열린우리당이 집권을 했고, 전통적 집권 세력에 비해 신흥 분파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정당으로는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도를 말한다.

미약 분파는 정치적 지배세력 내에서 미약한 존재이다. 지배세력의 입장에서는, 일정한 관리의 대상으로 볼 수 있겠다. 현재 정당으로는 정의당 정도를 생각해 볼 수 있겠다.

한국은 오랫동안 전통분파가 통치했고, 그에 따라 모든 씨스템이 형성되어 있음. 유착관계가 그것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는 것임. 김대중-노무현 때 집권한 신흥 분파 10년 동안에도, 이 씨스템에서 일부는 선을 갈아탔지만, 대개는 본래 자리를 그대로 지켰음. 그리고 이제 다시 이명박, 박근혜의 9년을 지나고 있음. 전통분파가 볼 땐, 문재인 등 민주당류는 이질적인 존재임. 권력을 잡는다는 것은, 엄청난 이권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임. 이것을 나누어 먹을 수 있다는 것임. 지금 먹는 것을 빼기고 싶어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하물며 이 거대한 지분을… 정치, 언론, 학계, 문화계 등등… 모든 블럭이 그렇게 형성되어 있음… 이들 블럭 간의 돈줄을 놓고 벌이는, 정치 투쟁, 이데올로기 투쟁이라고 볼 수 있음. 이권이 큰 만큼, 까는 수준도 사활적임! 끈이 떨어지면, 졸지에 실업자가 될 수도 있음. 아무튼 다 한패더라도 이것은 노동자ㆍ민중에 대비해, 한패라는 것임. 자본주의 체제에서 보면, 이것을 수호하는 입장에서 한패라는 것임.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역할로 볼 때, 한패라는 것임. 자본가와 더불어 다 한패이지만, 저들 간의 정치적 투쟁은 사활적임. 결론: 다 똑같으면 문재인은 왜 안 되는가? 그것은 정치권력은 엄청난 이권이 걸린 사업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정치권력 쟁탈전이 이전투구, 복마전의 양상을 띠는 이유이다.

 

81. 재벌 입장에서는 떡고물 좀 떼어주면, 다들 자신을 위해 일하겠다고 저렇게들 난리니…꽃놀이패임… 한나라당 차떼기 수사 때 보면, 재벌은 대략 9:1, 8:2 정도로 투자했다고 함. … 사실 우리가 볼 때, 민주당류의 정권이 재벌 입장에서는 노동자ㆍ인민 대중을 더 세련되게 관리할 수 있어 보이기도 하는데… 아무튼 그래서 재벌입장에는 누구에게 정권을 맡겨도 크게 상관은 없을 것임. 단, 박근혜처럼 지가 위에 있다고 하는 놈은 안 됨. 돌발적인 변수는 안 됨. 관리가 가능해야 함.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처럼, 아무튼 오랜 집권 기간만큼, 오래된 관계가 전통 세력 쪽에 있을 것이고, 그만큼 인맥들도 그쪽으로 더 긴밀하게 되어있을 것이고 하는 등의 이유로 전통 세력을 더 편해하고, 선호함. 이론적으로도 표면적으로만 보면, 그쪽이 더 친근하기도 함. 언론과의 관계, 학계, 문화계 등과 관계 등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함. 특히 재벌-언론과의 관계에서 보면, 재벌도 언론은 자신들의 중요한 하위파트너인데, 주요 언론들은 대부분 전통 세력과 유착되어 있음. 아주 오래된 언론들이고…그때엔 당연히 다 전통 세력이 집권자들이었고…그래서 그 전체를 한 블럭으로 보면, 재벌 입장에서는 아무튼 전통 세력에 더 손이 가기는 함. 전통세력과 오래된 한 몸인 언론은 기를 쓰고 전통세력 편임.

 

82. 현 정세는, 전통 분파 내의 한 지파, 특히 그중 몇몇이 기존의 룰을 넘어선 전횡을 휘두르다, 경제권력과 다른 정치 지배분파들에게 전면적인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임. 하지만 이번 사태로 박근혜 세력이 몰락할 가능성은 극히 적음. 저들은 전통 세력 내에서도 오랜 기간 주요한 위치를 차지해 왔음. 또한 지역적으로도 확고한 기반을 가지고 있음. 시간과 공간적인 것을 모두 고려해야 함. 김기춘을 보면, 그들의 역사를 알 수 있음. 쉽게 끝나지 않음. TK의원들도 마찬가지임. 국정농단과 관련하여, 저들 중 일부는 처벌을 받겠지만, 시간이 약임. 박근혜-최순실 등 핵심 개인들의 재산도 다 은닉되어 있음. 그것의 규모는 막대하다고 알려져 있음. 최태민 씨 아들의 폭로에 의하면, 최태민 생전(1994년 사망)에도 1조는 넘었다고 함. 지금 10조라는 독일 검찰 발 소문은 중복 계산으로 이것보다 낮을 수는 있겠지만, 개인으로서는 천문학적인 금액임!

 

83. 지금 사회의 혁명적인 변화를 논할 수 없음. 사회가 혁명적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지배체제가 위기에 빠져야 함. 통제불능 상태에 있어야 함. 하지만 지금 모든 것은 너무나 잘 관리되고 있음. 너무 잘 돌아가고 있음. 심지어 혁명적으로 사회를 변화시키자고 하는 사람들조차, 저들의 짜놓은 틀 안에 저들의 관리를 받으며 사회의 변화를 외치는 집회를 지속하고 있음. 지배체제가 위기에 빠져 있지 않다는 것은 지배세력이 건재하다는 것임. 지배세력이 건재한 가운데, 우리는 사회의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임. 이것이 가능한 유일한 경우, 전 지배세력이 회심해서, 자신들이 지금까지 해 왔던 방식에서 혁명적으로, 스스로를 혁명적으로 변화하는 것임. 지금의 체제에서 그것은, 저들이 스스로 독점적 권력을 내려놓는다는 것임. 하.하.하. 이게 한국에서 가능한 것? 그래서 지금 체제를 바꾸겠다고 논의하고 있는 것 자체가, 사기, 기만인 것임. 어떻게 그것을 하겠느냐가 더 중요한 것임. 아니면 무슨 문제가 있는지 예습 차원의 공부로는 유용할 것임. 여기까지는 인정.

 

84. 개, 돼지처럼 살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먼저 우리가 거대한 그물 속에 갇혀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함. 그 다음은 앞에서 상술한 바 있음. 하지만 그물을 알면서도 그냥 안주할 수도 있음. 영화 ≪매트릭스≫에서처럼, 매트릭스에서도 자신이 매트릭스에 갇혀 있는 것을 알지만, 현실로 나가는 것이 두려워 다시 매트릭스로 돌아온 인물이 등장함. 그냥 저들이 주는 것들을 받아먹고 생각 없이 사는 것이 편할 수도 있음. 대중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살게 하는 것이, 교육이고, 매스미디어임. 최근 모든 방송이 먹방 천지임… 맛집, 맛집, 맛집… 저들의 눈에는 역시 민중은 개, 돼지로 보일 듯함. 우리 스스로도 이러한 삶을 살고 있음. 먹방과 아이돌 등등등등에 취해서.

 

85. 지금 정세의 본질은 정치 세력 간의 권력 투쟁임. 엄청난 이권이 보상으로 기다리고 있을 듯.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재벌이 기어오른 박근혜를 쳐버리면서 정치권력을 길들이고 있는 것임. 따라서 차기 권력은 그 어떤 정권보다 재벌(독점자본)의 푸들이 될 가능성이 큼. 단, 전제는 그때도 우리가 지금처럼 생각하고, 지금처럼만 저항하고 있다면.  [노/사/과/연]

노사과연

노동운동의 정치적ㆍ이념적 발전을 위한 노동사회과학연구소

Jan 19th, 2017 | By | Category: 2017년 01월호 제129호, 정세 | 조회수: 1,236

댓글 2개 “2016/17 촛불의 교훈―중간 평가와 향후 과제”

  1. 노동자말하길

    역시.

  2. 보스코프스키말하길

    이미 이런 형국은 만 1/5세기(20년)전의 암에푸(아이엠에프; IMF)국면에서 확인한 바 있지요. 이런시기에는 정말 우리보다 못한 나라(원래 이 언어들도 사용을 하지 않아야 하겠습니다만) 조차도 ML(M)(마극사 – 열령 (- 모)/마르크스 – 레닌 (- 마오)주의; 일전에는 일부 오타를 낸 적이 있어 재 고지 합니다.) 정당을 지니고 있는 상황은 너무나 부럽사와요^^ 비록 시원찮을 지라도 말입지요… 이건 나중에라도 변혁 자체는 시동할 수 있는 상황인데 한국은 지금까지도 이런 정당을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