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로버트 콘퀘스트는 죽었다

그로버 퍼(Grover Furr)

번역: 제일호(회원)

 

<쓰딸린 소사이어티(stalin society)>의 싣는 말:

최근에 전 세계는 정보 조사국(IRD, Information Research Department)―영국의 언론과 예술을 통하여 영향력 있는 반공산주의 선전을 생산하고 확산하기 위해, 노동당 정부에 의해 개설된 재미없이 이름 붙여진 작전 본부―을 위해 일했던 ‘역사학자’이자 작가였던 로버트 콘퀘스트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

신문의 광고란은 쏘련의 ‘공포’를 폭로하는 데 책임이 있었던 대단히 뛰어난 한 역사학자로서 콘퀘스트의 업적들을 아주 빨리 부각시켰다. 신문의 광고란은 반(半)파시스트와 반(反)공산주의 선전 조직들과 그의 강력한 연관성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무시해 버리고 그가 철저하게 학문적인 사기극으로 접근했던 그의 주장들을 뒷받침하는 ‘자료들’을 교묘하게 논쟁적으로 이용했다는 것을 무시해 버린다.

아래의 다시 옮겨진 글은 저명한 쏘련사 역사학자인 그로버 퍼의 콘퀘스트의 작업과 유산에 관한 글인데, 콘퀘스트의 작업과 유산은 많은 경우에 ‘주석을 단 정치선전’에 불과한 ‘학문적인’ 작업들 배후에 있는 편견과 자극을 이해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레온 뜨로츠끼 이후 아마도 틀림없이 20세기 반공산주의와 반쓰딸린주의 선전가의 우두머리인, 로버트 콘퀘스트가 죽었다. 당연히 자본주의 언론매체들은 그를 향해 아첨을 떨고 있다.

콘퀘스트에 관해 많은 사실들을 말할 수 있겠지만 아래의 글은 콘퀘스의 가장 유명한 책, ≪거대한 테러(The Great Terror)≫와 관련된 몇 가지 사실들이다. (나는 그 사실들을 검토해 보았다.)

정보 조사국(IRD, Information Research Department)이 1956년 개설되었을 때, 로버트 콘퀘스트는 정보 조사국을 위해 작업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IRD(원래는 공산주의자 정보국(Communist Information Bureau)이라고 불리었다)는 1947년 개설된 영국의 해외 업무 담당 부서였는데 주된 역할은 여론에 영향을 주는 입장에 있는 정치인, 언론인과 그 외의 다른 사람들 사이에 날조된 이야기들을 주입함으로써 전 세계적으로 공산주의의 영향력에 맞서 싸우는 것이었다.

가디언에 실린 1978년의 한 이야기는 콘퀘스트의 저작이 소위 쏘련의 ‘암흑의 역사’에 공헌하기 위해 ―다시 말해서 그 당시에 ‘사실’로서 속여 넘겨졌고 여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언론인들과 다른 사람들 사이에 널리 퍼졌던 ‘이야기들’을 날조하기 위해― 그곳에 존재했다고 주장했다.

공식적으로 IRD를 떠난 후, 콘퀘스트는 비밀 정보기관의 지원을 받으며 IRD가 제안했던 노선들에 관한 책들을 계속해서 적었다. 아마도 그의 가장 잘 알려진 책인 ≪거대한 테러(The Great Terror)≫는 1937년 쏘련에서 발생했던 권력 투쟁의 주제에 관하여 적은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졌던 반공산주의 교과서였다. 사실 그 책은 콘퀘스트가 비밀 정보기관을 위해 일하고 있는 중일 때 적었던 기사들을 한 권으로 재편집한 것이었다.

≪거대한 테러(The Great Terror)≫는 IRD―당시에 영국 정치 경찰의 최고 반공산주의 선전 우익 기관―의 도움과 함께 IRD의 감시하에 완성되어 출판되었다. 발행된 책의 1/3은 평소에는 CIA의 자료들을 출처로 하는 저서의 출판과 관계가 있었던 프래저 출판사(Praeger Press)가 구매를 하였다.

콘퀘스트의 책은 대학 교수들과 언론, 라디오와 TV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같은 ‘유용한 바보들’에게 증정되도록 의도되었다. 그러나 본래부터 편견에 빠져 있고 확실히 교묘한 출처임에도 불구하고, 콘퀘스트의 날조는 가장 유명한 (반공산주의) 역사학자들에게 쏘련에 관한 자료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기초 자료들’ 중의 하나가 되었다! 1) 2)

자신의 철학 박사 학위 논문(그가 그 책을 바탕으로 해서 적었던 책에서는 아니지만)에서, 아크 게티(Arch Getty)는 지배적인 경향(“숙청”의 역사를 적었을 때)은 한 러시아 망명객[뜨로츠끼: 역자]이 주장했던 그 어떠한 것도 자동적으로 믿었던 반면에 쓰딸린주의적인 입장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것의 진실을 부정하였다고 지적했다. 만약 누군가가 짜르 이반 4세에 대한 균형 잡힌 묘사(폭군(The Terrible))를 원한다면, 그 사람은 러시아-폴란드 간의 전쟁 동안 폴란드에서 추방된 꾸르브스끼 공작(Prince Kurbsky)의 묘사들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누군가가 중국에서 마오쩌뚱 체제에 대한 균형 잡힌 묘사를 원한다면, 그 사람은 본질적으로 의존할 수 있는 것으로서 1950년대 초기 장제스의 해석을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누군가가 그러한 견해에 흥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그 사람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게티 역시 콘퀘스트가 영국 정보기관을 위해 일하는 동안 학문으로 가장하여 반공산주의 선전을 전문적으로 다루었다는 것을 지적했다.

때때로 “학문”은 단지 부주의함 이상의 것이었다. 최근에 이루어진 영국 정보기관의 활동들에 대한 조사들(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에 대한 폭로의 여파로 이후에 이어지는)은 가장 영향력 있는 ≪거대한 테러(The Great Terror)≫의 저술가인 로버트 콘퀘스트가 쏘련에 관하여 의식적으로 날조하는 정보를 구하기 위해 영국 정보기관들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것을 암시한다. 결과적으로 그러한 개인의 저작들은 서구의 학문 공동체에서 그의 동료들에 의해 근거가 확실한 학문적인 저작들로서 결코 받아들여질 수가 없다.3)

1980년 나는 그 당시 쏘련법에 관하여 세계적인 전문가였던 컬럼비아 대학의 존 해자드(John Hazard) 교수를 인터뷰 했다. 해자드는 쏘련을 연구하는 분야에 있는 사람들이 그에게 영국 정보기관은 여전히 콘퀘스트의 저작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을 나에게 전달했다.

…콘퀘스트(≪거대한 테러(The Great Terror)≫, p. 754)…는 “진실은 결과적으로 소문의 형식 안에서 여과될 수 있다”는 아연실색하게 하는 진술을 했다. 그리고 설상가상으로 덧붙였다: “결코 잘못이 없는 것은 아닐지라도, 정치적인 사건들에 관하여 기본적으로 가장 좋은 자료는 소문이다…” 그는 소문을 검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소문을 다른 소문들―러시아 망명자들이 서로의 저작들을 읽는다는 사실이 주어진 의심스러운 절차―과 비교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물론 역사학자들은 역사의 어떤 분야에서도 소문과 풍문을 증거로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4)

 

[우리는 증거의 수준이 유사하게 떨어지는 반공산주의 선전의 몇 가지 다른 분야들을 추가하고자 한다: 한국으로 탈출한 조선의 ‘망명자들’의 날조와 같은 것인데, 기상천외한 반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 행렬의 대부분은 그들의 ‘증언’에 기초를 두고 있다: 쓰딸린 소사이어티]

 

1979년에 이미 게티는 여기에서 채택되는 관점은 “페인소드(Fainsod)와 콘퀘스트에 의한 해석들처럼 “거대한 테러”에 대한 표준적인 해석들은 심각하게 훼손되었고 쓸모 있는 증거를 설명할 수 없으므로 더 이상 지지할 수 없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콘퀘스트의 부정직함에 대한 좋은 대답은 “책상머리에서 이루어지는 편협함, 상식적인 전망과 천박한 증거에 관하여: 로버트 콘퀘스트에 대한 대답”이라는 로버트 서스톤(Robert W Thurston)의 기사이다.5)

나는 쏘련 역사의 분야에 종사하는 학자들 중 주요 언론에서 지면상으로 감히 콘퀘스트의 머리를 공격했다고 하는 어떤 다른 학자도 알지 못한다.

콘퀘스트는 그 응답으로 대답은 했는데, 1930년대 쏘련의 역사에 관한 서스톤의 책이 1996년 예일대학교 출판부에서 출판되었을 때 그 책을 쓰레기 취급을 하였다. 서스톤이 자동반사적인 반공산주의와 반쓰딸린 노선을 거절하고 단지 소수의 착오만 있었을 뿐 증거를 고수했기 때문에, 서스톤의 책은 그때까지 이 기간 동안에 관하여 적은 책 중 틀림없이 가장 좋은 책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가장 좋은 책이다.

서스톤은 역시 극소수의 사람들이 사실은 “테러를 당했다”는 것을 지적함으로써 ‘거대한 테러’라는 용어의 부정직함을 보여주는 훌륭한 책을 출판했다.6)

이 책은 콘퀘스트의 악의적이지만 아주 취약한 응답을 유도해 내었는데, 콘퀘스트의 응답에 대해 서스톤은 위에서 언급한 ‘천박한 증거’에 관한 책과 함께 응답을 하였다.

[콘퀘스트의 저작: 역자] ≪우끄라이나의 기근, 슬픔의 수확(Ukrainian famine, Harvest of Sorrow)≫에 관한 서스톤의 책이 출판된 후, 쏘련 역사의 분야에 종사하는 반공산주의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그 책에 대해 거부반응을 나타내었다. 당신들은 제프 콥론(Jeff Coplon)의 책, ≪쏘련의 대학살 연구, 55년간의 기근은 우파의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에서 그들로부터 나온 몇 가지 인용문들을 읽을 수 있다.7)

물론 고의적인 기근은 없었다. 그와는 정반대이다: 집산화는 러시아에 속한 우끄라이나의 기근이 끝나도록 해 주었다.

콘퀘스트는 나중에 쓰딸린이 고의적으로 기근을 불러일으켰다는 자신의 관점을 철회하였다. 나는 나의 책, ≪피가 거짓말한다≫8)에서 그의 말을 인용하였다.

나의 책, ≪흐루쇼프가 거짓말했다≫가 러시아에서 출판된 후, 나는 문예-문화 잡지, ≪리테라투르나이아 로시아(Literaturnaia Rossia)≫와 인터뷰를 하였다. 인터뷰를 하는 사람이 나에게 몇 가지 집요한 질문들을 던졌는데, 그 질문들은 훌륭하였다! 나의 대답의 일정 부분은 콘퀘스트의 책, ≪거대한 테러≫에 관한 것이었다:

 

1965년-69년 사이 졸업생으로서, 나는 미국의 베트남 전쟁을 반대했다. 언젠가 누군가가 나에게 베트남 공산주의자들은 모두가 ‘쓰딸린주의자들’이기 때문에 ‘좋은 사람들’일 수가 없으며 “쓰딸린은 수백만 명의 무고한 사람들을 죽였다”고 말했다.

나는 이 말을 기억했다. 로버트 콘퀘스트의 책, ≪거대한 테러≫가 출판되었던 1970년대 초 나는 그 책의 초판을 읽었다. 나는 내가 읽었던 내용 때문에 전율에 떨었다!

나는 고등학교 이후로 이미 러시아 문학을 공부해 왔기 때문에 내가 러시아어를 읽을 수 있었다는 사실을 덧붙여 말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콘퀘스트의 책을 아주 주의 깊게 공부하였다. 분명히 그 어떤 누구도 이전에 이 같은 일을 하지 않았었다!

나는 콘퀘스트가 자료를 이용하는 데 있어 부정직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의 주석들은 그의 반쓰딸린주의라는 결론들을 뒷받침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그 자료가 신뢰할 수 있는 것인지 혹은 신뢰할 수 없는 것인지와는 상관없이 그는 오로지 쓰딸린에게 적대적인 자료들만 활용하였다.9)

 

콘퀘스트는 영국 정보국의 도움을 받아서 흐루쇼프 하에서 흐루쇼프에 의해 조작되었던 쓰딸린 통치 기간 동안에 관하여 거짓말을 했고 알렉산드르 오를로프(Alexander Orlov)와 월터 끄리비츠끼(Walter Krivitsky)처럼 서구의 반공산주의 자료들로부터 더 많은 거짓말들을 추가했으며 이것을 ‘역사’로서 제공했다.

콘퀘스트의 책들은 많은 주석들을 담고 있는데, 그 주석들은 교육을 받긴 했으나 순진한 사람들을 속이고자 하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 똑같은 주석들은 콘퀘스트가 엉터리 증거를 이용했고 그의 반공산주의, 반쓰딸린 주장의 어떠한 것도 결코 증명하지 못했다는 것을 내가 발견하도록 해주었다.

25년 후 고르바쵸프가 흐루쇼프의 반공산주의와 반쓰딸린주의 거짓말들을 받아들여 그 거짓말들을 반복하고 그만의 더 많은 거짓말들을 추가했을 때, 콘퀘스트는 ≪거대한 테러≫의 새로운 판을 출판했다: “내가 옳았다.”

[하지만: 역자] 그는 ‘옳지’ 않았다. 고르바쵸프는 흐루쇼프와 그의 사람들이 말했던 쓰딸린 통치 기간에 관하여 단지 똑같은 종류의 거짓말들과 종종 아주 똑같은 거짓말들을 말하고 있는 중일 뿐이었다.

 

* * *

 

우리는 우리가 위에서 다시 옮겼던 콘퀘스트의 죽음에 대한 그로버 퍼의 빠른 응답에 대해 그를 칭찬하며, 우리의 독자들과 지지자들이 위의 말들에 주의를 기울여 줄 것과 쏘련사라는 주제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아주 훌륭한 책들을 조심스럽게 연구해 볼 것을 장려한다.

  1. 쏘련의 역사에 관한 거짓말들10)
  2. 우끄라이나 기근―학살이라는 거짓말
  3. 뻬레스뜨로이까, 수정주의의 완전한 몰락
  4. 뜨로츠끼주의인가 레닌주의인가?11)

 

2016년 2월 17일

쓰딸린 소사이어티(stalin society)

 


1) http://www.fact-index.com/r/ro/robert_conquest.html
2) This article from the Guardian in 1978 documents the propaganda activities of the IRD
http://www.mariosousa.se/TheGuardianFridayJanuary271978050831_Sida_1.jpg
http://www.mariosousa.se/TheGuardianFridayJanuary271978050831_Sida_2.jpg
3) Getty, The Great Purges Reconsidered, PhD dissertation, Boston College, 1979, p. 48.
4) Getty, The Great Purges Reconsidered, PhD dissertation, Boston College, 1979, p. 64. note 57.
5) Slavic Review, Vol. 45, No. 2(1986), pp. 238-244.
6)“Fear and belief in the USSR’s “Great Terror”: Response to arrest, 1935-1939”, Slavic Review, Vol. 45, No. 2(1986), pp. 213-234.
7) Village Voice, 12 January 1988, https://msuweb.montclair.edu/~furrg/vv.html
8) [역주] 티모시 스나이더(Timothy Snyder)의 ≪피에 물든 땅. 히틀러와 쓰딸린 사이의 유럽(Bloodlands. Europe Between Hitler and Stalin)≫을 반박한 책이다.
9) “The sixty-one untruths of Nikita Khrushchev”
https://msuweb.montclair.edu/~furrg/research/litrossiainterv0608_eng.html
10) [역주] 단행본으로 번역ㆍ출판되었음. 마리오 소사, ≪진실이 발혀지다!―쏘련 역사에 대한 거짓말≫, 노사과연.
11) [역주] ≪정세와 노동≫에 번역ㆍ연재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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