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열(戰列)과 전선(戰線)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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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배 | 회원

노동자의 투쟁을 두고 지금도 참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대체로 흥겨운 것보다 답답한 일들이 많죠. 싸움이 밀리는 것은 기본이요, 전세를 뒤집을 방법에 대한 논의는 몇십 년째 제자리걸음입니다. 저는 그중 가장 큰 이유가 소통을 위한 밑거름인 개념의 이해부터 중구난방이며, 그마저도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꼽습니다. 필요한 것은 많지만 우리는 당장 자본가계급과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달리 말해 계급전쟁이라고도 하죠. 그래서 전쟁과 관련한 개념들도 많이 사용됩니다. 일단 그중 하나를 골라 설명 드리고자 합니다. 그리고 우리 주변 사건과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관해서도요.
1. 전열의 개념

전열이란 단어는 아마 많은 분들이 낯설게 느껴지실 겁니다. 상대적으로 전선이란 표현이 보다 익숙하고 널리 쓰이고 있죠. 하지만 전선은 전열에서 보다 확장된 개념이므로 동일한 의미는 아닙니다. 전열은 병력이 적과 대치하며 전투를 수행하기 위해 늘어선 형태, 전선은 전쟁 전체의 판세를 두고 공방이 벌어지는 지역의 연결이 만드는 경계라고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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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굳이 설명 안 해도 익숙한 장면. 방패를 들고 좌우를 맞춰 늘어선 저 모습이 전열을 형성한 상태입니다. 적이 저 방패대열 뒤로 넘어가는 일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전열 뒤의 공간은 그 군에 의해 점유된 것으로 여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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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한국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의 모습. 전열을 이뤄 전투가 벌어지는 지역들을 연결하면 전선이 됩니다. 전선의 전방은 적에 의해, 후방은 아군에 의해 점유된 공간이 됩니다. 점유지는 병사의 훈련, 재배치, 물자 생산과 보급, 연락망 구축이 이루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합니다.

전열이나 전선 모두 전쟁을 이해하고 수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용어입니다. 전쟁과 관련이 있다고 하면 군대가 떠오르고, 의무복무를 거친 한국 남성들에게 익숙할 말일 것 같으나 현실을 놓고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전열이나 전선이란 개념은 작전을 수립하고 지휘하는 역할을 맡은 장교의 전유물에 가깝습니다. 일부 상급 부사관을 제외하고 기타 부사관과 병사는 이 개념을 배울 기회도, 익힐 이유도 없습니다. 주어진 명령에 복종하면 그만이니까요. 어디까지나 확립된 지휘체계 내부의 역할 분담에 따르자면 그렇다는 뜻입니다.
전열의 형성과 유지는 전투를 수행하는 과정에 있어 이루 말할 수 없이 중요합니다. 전열의 붕괴는 곧 전투의 패배와 동일시될 정도입니다. 왜 그렇게까지 전열이 중요할까요? 최대한 이해하기 쉽도록 그림을 통해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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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전투 시작 전 전열을 갖춘 모습
여기 전투에 들어가기 전 안정적으로 전열을 갖춘 두 집단이 있습니다. 각자 맨 앞에 선 부대(또는 병사)가 적과 먼저 싸우게 됩니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나란히 배치된 전열이 무너지지 않으면 서로 적 후방의 점유영역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또한 선두에 있는 주전열 말고 제대로 체계가 잡힌 군대라면 그 뒤에 예비대라는 것을 배치해 둡니다. 예비대의 활약 또한 승패의 향방에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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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전투 개시
전투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전열의 모양이 조금 변했습니다. 파란색 진영의 중앙이 붉은색 전열 사이로 크게 넘어왔습니다. 전투가 진행되면서 양쪽의 병력도 조금 줄어들었습니다. 서로가 거의 대등하게 싸우고 있기 때문에 병력 소모도 비슷합니다. 병력의 소모에 맞춰 양쪽 진영 모두 중앙 예비대를 주전열의 뒤에 배치합니다. 전투가 벌어지는 선두 병력의 소모에 맞춰 뒷열의 병력이 자리를 메우게 됩니다. 그리고 파란색 진영의 좌ㆍ우익(양날개) 부분을 보면 예비대가 주전열에 바짝 달라붙어 있습니다. 그러나 선두에서 맞붙는 병력의 수는 같기 때문에 전투에 직접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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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파란색 전열 돌출부의 반포위
붉은색 진영이 드디어 좌ㆍ우익 예비대를 움직였습니다. 하지만 파란색 진영과 다르게 붉은색 진영은 중앙에 병력을 집중합니다. 이로써 각자의 좌ㆍ우익 주전열은 여전히 대등하게 싸우고 있지만, 중앙은 3면에서 공격받는 파란색 진영이 크게 불리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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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주전열의 붕괴와 후퇴

중앙의 전투 양상이 크게 변합니다. 파란색 진영의 병력이 크게 줄어든 반면 붉은색 진영은 조금 전과 거의 다르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전열의 특성에 기인하는 것인데 이후에 다시 설명하겠습니다. 더 이상 적의 진격을 막을 전열의 유지가 불가능한 파란색 진영 중앙은 후퇴합니다. 그 뒤를 붉은색 진영 중앙이 뒤쫓습니다. 그리고 중앙을 공격하던 붉은색 진영 좌ㆍ우익 예비대는 가까운 아군 좌ㆍ우익 주전열을 도와 적의 측면을 노립니다. 파란색 진영은 중앙 전열의 패퇴로 인해 결국 전체 전열이 무너집니다.
어깨를 나란히 하는 아군 중의 일부에 구멍이 뚫리고 그 틈으로 적이 침투하게 되면, 전면의 적뿐만 아니라 좌ㆍ우ㆍ후방에서 들이닥치는 적과 맞서 싸워야 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전열이 유지되면 개개의 병력은 정면에만 집중하며 적어도 1:1의 상황에서 싸움을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열이 무너지는 순간 주의를 요구하는 범위가 분산되고, 동시에 상대해야 할 적의 수 또한 증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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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전열이 무너진 부대의 말로
전열이 무너진 부대의 전투수행능력은 급격히 저하됩니다. 전투 내지 전쟁은 특히 현대에 가까워질수록 개인의 무력이 영향을 끼칠 여지가 지극히 낮습니다. 대신 집단이 종합적으로 발휘하는 능력의 우위가 더 중요합니다. 전열의 유지는 군이라는 집단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하기 위한 최소의 조건이 됩니다.
전열은 전투수행 능력, 지휘체계, 사기의 유지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전투(전쟁)는 보통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쳐 승패가 나뉩니다.

적 전투수행능력 파괴→적 점유지로의 침입→적 무력화

이것을 뒤집으면 아군의 무력화를 막기 위해서는, 적이 아군의 점유지 내부로 진입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이것은 지휘체계의 유지가 가장 큰 목적입니다. 지휘체계의 유지는 사기에도 큰 영향을 줍니다. 다소 병력의 감소가 있더라도 지휘체계와 사기가 유지된다면 전투수행능력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습니다.

① 전투수행능력
고정된 일정한 수치가 아니라 특정한 규모의 단위가 해낼 수 있다고 기대되는 역할로 이해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아군 1개 소대(약 40명)는 동일한 규모의 적과 대치하여 1시간 이상 침입을 저지할 수 있다’, 또는 ‘아군 1개 중대(약 150명)는 적 1개 소대의 정면을 공격하여 10분 이내에 무력화시킬 수 있다’와 같은 계산을 하게 됩니다. 때문에 주어진 상황과 목표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화할 수 있습니다. 전투수행능력은 아래에서 설명하는 조건들이 충족된 후에야 비로소 의미를 가집니다.

② 지휘체계
집단이 유기적으로 움직이기 위한 일련의 소통경로를 의미합니다. 가장 상급단위의 지휘부에서 가장 말단의 전투병력까지 지시와 보고의 책임과 권한, 판단의 범주를 정해 둔 것입니다. 지휘부의 판단이 빠르고 정확하며 이에 대한 집단 전체의 이해도가 높을 때 지휘체계가 잘 작동합니다. 반복된 훈련과 숙달이 수준 높은 지휘체계를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지휘체계가 작동하지 않거나 그로부터 이탈한 집단은 남은 병력의 수와 관계없이 전투수행능력을 상실한 것으로 판단합니다. 한마디로 존재의 의미를 상실합니다. 이런 상태를 궤멸(潰滅)이라고 부릅니다. 보통 전쟁에서 가장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는 때는 전열을 이뤄 치열하게 싸우는 중이 아니라, 지휘체계가 무너진 부대의 병력이 도주하는 중에 추격하는 적군에게 살해되는 상황입니다.

③ 사기
인간이 가진 신체능력의 발휘는 정신적 상태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사기는 자신에게 부여된 임무와 지시를 수행하고자 하는 병사 개개인의 의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집단을 이룬 상태에서 인간의 감정은 서로에게 빠르게 공유됩니다. 그래서 개인의 사기는 부대 전체에, 부대의 사기는 개인에게 크게 영향을 미칩니다. 높은 사기를 유지하는 밑바탕은 주로 안정과 신뢰의 형성입니다. 자신의 좌우에 나란히 위치한 아군의 존재만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기에 전열의 존재는 매우 중요합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전열의 붕괴는 곧 사기의 저하, 지휘체계의 붕괴를 의미합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승패를 가르기 위해 전열을 직접 공격하여 소모시키는 방법 이외에도, 적 지휘부를 먼저 공격해 지휘체계를 교란하거나, 병사들에게 공포를 주는 방법도 종종 사용됩니다.
2. 전선의 개념

앞서 잠깐 이야기했지만 전선은 전열의 범위를 크게 확장시킨 개념입니다. 전열을 이해하면 전선은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다만 무기 체계에 따라 전쟁의 양상이 바뀌면서 전열과 전선이 갖는 중요도 역시 변화했습니다. 타격 무기의 비중이 높던 과거의 전쟁은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에 치러지는 주요한 전투 몇 번으로 전쟁의 승패가 나뉘었습니다. 이때는 전열의 중요성이 압도적으로 높았지요. 반면 총기를 비롯한 투사 무기의 발달로 눈으로 보이는 거리 밖에서 공격이 가능한 시대로 넘어오면서 전열보다 전선의 개념이 더 중요해집니다.
전쟁 개념이 낯선 분들을 위해 예를 들자면, 전열은 가두 투쟁이 벌어지는 단시간 동안 공권력과 사수대가 대치할 때 만들어지는 대열, 전선은 월이나 연 단위의 장기 투쟁 계획 속에서 공방이 이뤄지는 사안과 쟁점의 연결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전열과 전선의 사이에는 상정되는 기한과 범위가 넓어지는 것으로 단순한 합을 넘는 질의 변화가 일어납니다. 가시적, 구체적 영역이던 것이 개념적, 추상적인 영역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직접 오감을 통해 느낄 수 있던 인물과 지형의 모듬이던 범주에서, 기호화된 수치와 지도로 바꿔야만 이해 가능한 범주가 됩니다. 그래서 서로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고려하여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3. 전열과 전선의 이해 응용

자본가들은 자신이 소유한 생산수단에 노동자의 노동력을 구매하여 상품을 생산토록 하고, 그 결과물을 전부 가져가는 대신 노동자가 다시 노동력을 판매할 수 있도록 재생산하는 비용을 임금의 형태로 지불합니다.
생존을 위해 필요한 각종의 생활수단을 만들 수 있는 생산수단이 대부분 자본가계급의 손에 집중되어 배타적ㆍ독점적으로 소유되어 있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생활수단을 상품의 형태로 구매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상품과 교환할 재화를 달리 생산할 방법이 없으므로 자본가에게 자신이 가진 유일한 상품인 노동력을 팔아 임금을 구합니다. 그러나 이 임금조차 노동력의 대가가 아닌 노동력을 다시 팔 수 있는 상태를 유지(재생산)하는 수준에 그치고 맙니다. 그래서 노동자가 받는 임금은 기본적으로 항상 저임금입니다.
자본가 개개인은 경쟁관계인 서로에게 적대적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노동자계급에게 더욱 적대적이며, 계급 간 적대의 문제 앞에서 어제의 적과 동맹관계가 됩니다. 이들이 계급의 명운을 걸고 스스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최후의 보루가 바로 ‘사적소유의 인정’, 보다 정확하게 말해 ‘생산수단의 배타적ㆍ독점적 소유관계의 유지’입니다.
생산수단을 독점한 자본가들은 그 힘을 바탕으로 국가권력을 독점합니다. 자본주의에서 국가란 자본가계급의 위원회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생산수단이라는 물적 토대를 지배하는 자들이 그 사회의 사상 또한 지배합니다. 그래서 착취받는 자들이 자신을 착취하는 자들의 희로애락에 더 관심을 쏟고, 그들의 시선으로 사회를 보고 판단합니다.
그러나 모두가 그러한 것은 아닙니다. 피착취자인 노동자계급의 시선에 맞춰 세계를 보고 변혁을 꿈꾸는 자들이 나타납니다. 그것이 운동이 되고, 노동조합이 되고, 계급정당이 만들어지는 원천입니다.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노동자계급과 자본가계급은 일상적으로 전선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선을 체감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이번에는 실제 전선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몇 가지 예를 통해 설명하겠습니다.

1) 속칭 ‘귀족노조’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정규직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귀족노조’에 대한 비난은 매우 익숙한 일입니다. 문제는 자본의 공세에서뿐만 아니라 노동운동 내부에서도 현대차, 기아차가 자기들만의 철옹성에 틀어박혀 있다는 점입니다. 대공장을 대표하는 조합원 6-7만의 조직이 이토록 겉도는 이유와 그들이 위치한 지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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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노동자의 전선 속 위치
자본에 의해 수만 명 규모로 조직된 대공장 노동자들이 그대로 노동자군대가 되어 자본의 저지와 공권력을 뚫고 노동조건을 크게 격상시키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들이 전진하는 만큼 뒤따라 노동자계급의 전반적인 인식과 환경이 바뀌는 것입니다. 당연히 대공장 노조의 발을 묶을 필요가 자본가들에게 대두됩니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대공장 노조 자체를 파괴하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합니다.
차선책은 몸집도 크고 강력한 대공장 노조의 발을 묶고 다른 노동자계급과 분리시키는 방법입니다. 본보기로 집중 타격을 가하여 겁을 준 뒤 적당한 양보안을 제시하여 지속적으로 회유에 들어갑니다. 아무리 강력해도 단사노조의 힘만으로 자본가계급 전체의 힘을 감당할 방법이 없는 대공장 노조가 주춤하는 사이, 자본가계급의 전열이 대공장과 여타 중소 사업장 노동자 간의 노동조건 격차를 벌려 노동자계급의 전열을 무너뜨리는 겁니다.
상대적으로 우월한 노동조건을 보장받은 대공장 노조는 자본가계급 전열의 포위망 안에서 안주합니다. 이들이 가진 힘을 무시할 수 없는 자본가계급 역시 포위와 압박을 반복할 뿐 쉽사리 공격하지 못합니다. 대신 자본을 향한 공세로 나서기에 세가 부족한 여타의 사업장을 차례차례 공격하여 전반적인 노동조건은 계속 후퇴하게 됩니다.

2) 주간연속2교대제와 유성기업의 사례
완성차의 주요 부품 공급처였던 유성기업에서 노조가 제시한 주간연속2교대제는 어렵사리 분리한 노동자계급의 주전선과 대공장노조의 전열을 하나로 이어줄 가능성이 있는 돌출부였습니다. 만약 유성기업에서 제시된 주간연속2교대제안이 그대로 통과된다면 생산업종 전반이 단결하여 투쟁에 나설지도 모를 일이었던 것입니다.
결과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직접 나서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국가 공권력이 신속하게 진압에 나서는, 자본가계급의 집중 타격을 유성기업의 조합원 400명이 고스란히 받는 형태가 되어 버립니다. 그리고 완성차 대공장과 일부 자회사에게 후퇴한 주간연속2교대제가 도입되는 수준에서 상황이 마무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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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갑을오토텍 노조파괴와 대표이사 박효상의 구속
자본가계급은 노동자계급을 향해 적대할 때 하나로 뭉칩니다. 그리고 계급 간의 전선에서 우위를 유지하려면 아군의 전열을 잘 유지하는 동시에, 적의 전열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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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가 내부에서 분파가 나뉘는 이유 또한 이것과 관련이 깊습니다. 자본가계급의 명운이 ‘생산수단의 배타적ㆍ독점적 소유관계’에 있기 때문에, 이것을 지키기 위해 자본가 개개인의 절제와 피지배계급을 향한 유화책이 다소 필요하다고 여기는 쪽은 부르주아 좌파, 절제와 유화책은 무의미하며 피지배계급을 향해 보다 강한 통제와 억압으로 다스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이 부르주아 우파를 형성합니다. 둘 다 자본주의 자체를 존속시키려는 목적이라는 점은 동일합니다.
아무튼 이런 입장의 차이가 가끔 지배계급 내부에 분열을 만들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작년부터 시도되는 노동조건개악입법의 주 공격대상은 공기업입니다. 이곳에 전력을 집중하는 동안 전선의 다른 지점들은 현상유지와 고착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난데없이 갑을오토텍에서 큰 싸움이 벌어지고 맙니다. 상대적으로 손쉽게 자본이 승리했다면 별문제가 없었겠지만, 노동조합과 연대노동자들의 힘으로 공격이 무산되고 되려 노동자계급의 동요(여론)만 키우게 된 겁니다.
이대로라면 엉뚱한 지점에서 자본의 전열이 무너지고 큰 혼란에 빠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자 부랴부랴 약해진 전열의 전방을 진정시키기 위한 유화책이 제시됩니다. 자본의 위원회 일원인 국회의원을 보내 시간을 끄는 사이, 계급 전체의 위기를 불러올 뻔한 내부자에게 일시적인 징계를 내리는 것입니다. 이게 소위 말하는 저들의 ‘사법정의’입니다.

4. 마치며

병법의 기본은 변증법적 사고입니다. 병법과 관련하여 가장 널리 퍼진 그릇된 표현이 ‘지피지기 백전백승’ 또는 ‘지피지기 백전불패’라는 말입니다. 정작 출처로 인용되는 ≪손자병법≫은 그런 말이 쓰여 있지 않습니다. 전쟁이란 서로 다른 이해와 목적을 갖는 집단이 각자의 목적을 관철하기 위해 벌이는 상호작용입니다. 그러므로 100% 완벽한 준비 내지 승패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아군의 손실은 피하고 적의 손실은 강요하려는 다양한 행위들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손자병법에 쓰인 본래의 표현은 “모공편”의 결구인 ‘知彼知己 百戰不殆, 不知彼而知己 一勝一負, 不知彼不知己 每戰必殆(지피지기 백전불태, 부지피이지기 일승일부, 부지피부지기 매전필태)’입니다. 승패는 미리 확정지을 수 없으나, 패하더라도 손실을 줄이며 물러날 방법을 알면 위태로움은 피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준비가 미흡하면 승기를 얻었다 생각하던 와중에 스스로의 위태로움을 만나 크게 패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요행만을 바라는 쪽보다 우세한 조건을 많이 확보한 쪽이 유리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전열과 전선은 아군의 약점에서 비롯된 위태로움을 줄이면서, 적의 약점을 노릴 기회를 얻기까지 전황을 유지시키려는 목적으로 발전되었습니다. 제대로 전열과 전선을 형성하지도 못하는 오합지졸은 적의 약점을 노리기 전에 자신의 약점부터 노출시키며 쉽게 무너지기 마련입니다. 전열과 전선을 형성 및 유지할 수 있는 제반조건을 확보하고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은, 승리를 얻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노사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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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9th, 2016 | By | Category: 이론, 정세와노동 | 조회수: 6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