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민중총궐기” 전과 후 그리고 몇 가지 생각들

김형균 | 회원, 철도노동자

 

 

글을 쓰기 시작한 이 시간, 만감이 교차하는 날이다. 한상균 위원장이 조계사에 피신했다가 폭력모리배들에게 온갖 수모를 당하고 끝내 적들에게 넘겨졌다. 위원장이 경찰에 체포되었으나 70만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위원장이 체포되면 즉각 총파업한다”는 방침을 실행할 수 없는 오합지졸임이 드러났다. 누가 누구를 보호한단 말인가? 명동성당에 이어 조계사까지 철저히 자본주의 생산양식의 상부구조로서의 면모를 드러냈을 뿐이다. 권력과 국가에 대항하는 노동자를 어찌 혹세무민(惑世誣民)하는 종교 세력이 보호할 수 있을까? 기독교든, 천주교든 불교든 불의한 권력과 공생하고 있을 뿐!
위원장이 경찰의 침탈에 의해 체포된 것이 아니라 ‘자진출두’라는 형식을 취한 것에 대해, 곳곳에서 분통과 자괴감이 뒤섞여 표현되고 있다. 페이스북에 게시된 문예운동가 박현욱동지의 글을 소개하면서 심정을 대신한다.

수천 개의 얼음송곳이 온몸을 후벼 파는 듯한 추위의 고통도, 찰나의 순간에 존재 자체를 흔적도 없이 지워버릴 수 있는 15만 4천 볼트 전류의 압박도 200여 일 간 그를 밀어낼 수 없었는데

아귀같이 달려드는 사람들이 뱉어내는 폭력의 고통이 그 얼음송곳보다 몇 갑절이었고, 부처님의 자비를 담은 목탁소리가 그 15만 볼트 전류보다 몇 갑절의 압박이었겠구나.

그가 송전탑에 있을 때 그 송전탑이 그리도 흉물스러워 보였는데 이제 보니 사찰지붕의 처마보다 그 철골 구조물이 더 성스러웠던 거였구나.

그래도 원망할 일은 없다. 애초에 그들에게 던져놓은 게 우리 실력이니……. 냉정하게 확인한 만큼 냉정하게 할 일을 할 뿐이다. 다시 다리에 힘주기!

“1차 민중총궐기”투쟁은 그 이전의 투쟁과 확연히 구분된다. 그 투쟁의 파장이 현 시기 정세를 강타하고 있고, 또 많은 시사점과 쟁점들을 던져주고 있다. ‘11.14민중총궐기’ 투쟁 자체, 그리고 그 이전과 이후 전개되는 이러저러한 사건과 양상들을 반추해 보려 한다. 그 과정에서 소회들, 이러저러한 생각의 조각들을 드러내 볼 것이다.

 

1. 민주노총 파업투쟁에 대한 문제의식

민주노총은 “1차 민중총궐기”투쟁 이전에, “총파업”투쟁을 비롯한 대규모 집회와 시위투쟁을 전개했었다. 4.24 하루파업(1차), 4월 25일 “공적연금 강화 국민대회”, 5월 1일 노동절 대회, 7.15 하루파업(2차), 8.28 1만 선봉대 집중행동, 9.23 하루파업(3차) 등등. 이외에도 지역차원의 집회와 시위가 잇따랐다. 민주노총의 총파업 지침이 현실 속에서 그 위력이 어느 정도일지는 지도부도 알고 공안당국도 안다. 수만 명의 노동자들이 서울도심에 모여도 정권과의 긴장은 거의 없었다. 집회하고 폴리스라인을 따라 행진한 후 해산하는 패턴이 반복되었다.
도심 속 시위가 너무 얌전하다보니 노동자 투쟁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눈을 감는 언론을 뒤집어 놓을 수도 없었다. 민주노총의 투쟁이 박근혜정권에게는 아무런 위협이 되지 못했다. 그래서 정부는 적당히 노동자투쟁을 관리하면서, 자신들의 목적을 관철시켜 나가고 있다. 공안당국은 한상균위원장의 발목을 묶었을 뿐, 노동자투쟁에 대해서 사실상 무시했었다.
민주노총은 생산에 심대한 타격을 주는 위력적인 “총파업”을 열망하지만 조직적 상태가 바닥이다. 그 결과 투쟁의 파괴력이 정권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임계점에는 근접도 못했다. 가두투쟁 역시 무기력하게 조직되었다. 지난 9월 23일 3차 “총파업” 당시에는 경향신문사 앞 결의대회를 했다. 집회에서는 결기를 느낄 수 있었으나 정작 가두투쟁에 돌입하자 지도력 자체가 발동하지 않았다. 시위대가 지침에 따라 광화문에 집결하자마자 지도부는 느닷없이 ‘해산지침’을 내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투쟁대오의 분노는 민주노총 최고지도부를 향했다. 급기야 한상균위원장이 사과성명을 발표했다.
‘실질적인’ 총파업이 사실상 무망한 조직적 상태라면, 그것‘만’으로 정세를 돌파할 수는 없는 것이 자명하다. 노동자계급을 대표하는 민주노총은, 노동개악에 맞서는 파업투쟁은 물론, 부정선거ㆍ세월호학살ㆍ민주주의 파괴ㆍ역사교과서 국정화ㆍ민생파탄에 저항하는 모든 성난 민중들을 하나로 결집하도록 해야 했다. JTBC에서 방영한 드라마 제목 “송곳”처럼, 공기조차 밀도를 높이고 집중하면 딱딱한 바위조차 구멍을 낼 수 있듯이… 민주노총이 중심이 되어, 투쟁하는 민중들을 박근혜 정권 퇴진투쟁 요구로 통일시키고 확고한 투쟁전선을 구축해야 했다. 그리하여 정권에 파열구를 내는 데 집중해야 했다. 그 성과는 곧바로 수년간 노동자분할통제에 짓눌려 위축된 노동자들(노동조합)에게 자신감을 회복시키는 길이다. 그리하여 더 크게, 더 공세적으로 대중투쟁이 폭발할 수 있게 하는 필요조건이다.
민주노총은 3차에 걸친 “총파업”과 대규모 집회투쟁을 전개한 이후에 “민중총궐기” 방침을 채택했다. 매년 개최하는 노동자대회 시기에 맞춰 10만 민중총궐기 투쟁을 전개하기로 한 것이다. 이러한 방침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았다. “10만이 모인들 또 틀에 박힌 집회와 시위로 마무리할 게 아닌가?”, “큰 집회 하나 하고 총선국면으로 빨려들어 가자는 것 아닌가?” “노동자 파업 전술을 피하기 위한 발상 아닌가?”

 

2. 11.14 민중총궐기 투쟁의 구심, 그것은 민주노총

11월 14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노동자들의 산업별ㆍ부문별 사전대회가 열렸다. 이어서 시청광장에서 노동자대회가 열렸다. 동시에 농민, 빈민 등 기층민중대회가 곳곳에서 열린 후, 한 곳으로 집중했다. 전국에서 13만 명의 대오가 서울로 집결하여 민중대회를 열고 청와대로 향했다. “박근혜는 퇴진하라”는 구호는 비로소 ‘대중적인 핵심 구호’로 자리 잡았다. 청와대로 향하는 광화문 4거리는 차벽으로 막혔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지난 9.23파업 당시 가두시위 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 주었다. 한상균위원장은 수배로 인해 연금되어 있던 민주노총 건물에서 나와서 홍길동처럼 뛰어다녔다. 오전에는 프레스센타에서 기자회견을 한 후 본 대회에 참여하고 가두시위 차량에도 올라 투쟁을 독려했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전면에 나서서 온 몸으로 가투를 지휘했다.
고압 캡사이신 물대포가 난무하는 차벽 앞에서는 선두대오가 경찰버스에 밧줄을 묶고 하나씩 끌어내고 있었다. 경찰버스 몇 대가 밧줄에 이끌려 나오면서 시위대의 사기는 충전했다. 무기력한 촛불대신에 횃불이 시위 현장을 밝히면서 감동의 물결을 이루었다. 다급해진 경찰은 119 응급차량에까지 물대포를 난사하며 이성을 잃기 시작했다. 소화전까지 동원하여 시위진압용 물대포로 이용했다. 무리하게 시위진압을 시도하던 경찰은 물대포를 조준 직사하여 급기야 백남기 농민을 중태에 빠뜨렸다.
물대포의 사거리 안에서는 선두대오들이 지칠 줄 모르고 줄기차게 투쟁을 전개했다. 반면에 후미대오는 분위기가 매우 어수선했다. 마이크를 잡은 지도부는 모든 대오를 차벽 앞으로 전진ㆍ집결시켰는데, 그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모처럼 민주노총의 권위와 지도력이 작동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뿌듯했다. 시위대는 23시가 넘어서야 백남기 농민이 있는 서울대병원으로 이동하면서 차벽으로 가로막힌 광화문 앞 가두투쟁은 마무리되었다. 집회에 참석했던 노동자 민중들은 가슴에 폭력ㆍ살인정권에 대한 분노를 끌어안고 해산했다.

 

3. 정권의 공안탄압, 그것은 겁을 집어먹고 있다는 반증

백남기 농민이 서울대 병원에서 의식을 잃은 채 사경을 해매고 있다. 서울에서는 “백남기 농민을 살려내라”, “폭력정권, 살인정권 박근혜는 퇴진하라”라며 매일 투쟁이 이어졌다. 지방에서도 투쟁결의대회가 이어졌다. 박근혜정권은 경찰의 폭력에 쓰러진 백남기 농민이 매우 불길한 존재일 터이다. 그래서 그들은 수구언론을 앞세워 마치 민주노총이 “폭력집단”인 것처럼 호도하고 덮어씌우는데 밤낮을 가리지 않고 대국민 거짓선동을 해댔다. 그들의 논지는, 뒤집어져 있었지만 민주노총의 존재감을 만천하에 홍보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만약 14일 그렇게 투쟁하지 않았다면 대다수 사람들에게 민중들의 목소리는 전혀 알려지지도 않은 채 지나갔을 것이다.
한편 정부는 공안정국을 만들어 투쟁하는 주체들을 위축시키려는 공작에 혈안이 되어 있다. 투쟁의 불길이 급속도록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전 방위적인 융단폭격을 가했다. 11월 21일 민주노총과 공공ㆍ금속ㆍ건설노조 등 8개 단체의 사무실 12곳을 압수수색했다. 추가로 민주노총경기본부도 압수수색했다. 민주노총이 2년 만에 또다시 수모를 겪은 셈이다. 2년 전 철도노조가 수서발KTX 사유화 저지를 위해 23일간 파업투쟁을 벌였을 때, 철도노조위원장을 체포한다는 명목으로 침탈했었다. 저들이 민주노총을 침탈(압수수색)할 수 있었던 근본적인 배경에는 취약한 조직 상태가 존재한다. 이러한 치욕은 복수의 칼날을 갈아야 할 대목이다. 실제 민주노총이 침탈된 직후, 민주노총 중집은 파업날짜도 확정하지 못한 채, 11월 26일 중집회의로 결정을 미룬 바 있다.
다른 측면은 유독 노동조합만 압수수색하는 것은, 민주노총이 민중총궐기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기 때문이다. 전체 민중 속에 노동자계급의 구심인 민주노총의 위상을 확인시켜주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이어질 다음 투쟁을 봉쇄하고자 함이요, 노동자계급이 중심이 되어 민중을 하나로 단결시켜 정권을 향해 총진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이는 “민중총궐기” 투쟁이 정권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증거이다. 정권이 겁을 집어먹고 현저히 동요하고 있다는 사실의 다른 표현이기 때문이다.
박근혜정부는 12월 5일로 예정되어 있던 “2차 민중총궐기” 집회와 시위 자체를 불허(!)하면서 봉쇄하려 했다(법원의 집회금지 통고 효력정지 결정으로 실패했다). 11.14일 집회 참가 단체 대표 46명에게 소환장을 발송했다. 한상균위원장 체포방해 혐의로 124명에게 출석을 요구했고 그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새누리당은 국정원을 컨트롤타워로 하는 “초법적 감시기구”를 만들고, 국회에 계류 중인 “테러방지법”을 관철시키겠다고 나섰다. 집회나 시위 때 복면을 착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한상균위원장을 체포한 경찰은, 전두환군사독재정권이 광주민중항쟁이나 86년 5.3인천항쟁 등에 제한적으로 적용했던 “소요죄” 적용을 검토하기도 했다(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는 ‘소요죄’가 적용되지는 못했다).

 

4. 주춤주춤 물러서면 곧 죽음

지배세력들의 나팔수들은 종편방송을 비롯한 모든 매체를 통해 입에 거품을 물고 ‘폭력시위’ 운운하며 민주노총을 마치 폭력집단인 것처럼 악선동을 쏟아냈다. 백남기 농민을 중태에 빠뜨린 국가폭력을 은폐하고 민주노총을 고립시키는 데 혈안이 되었다. 새정련을 비롯한 조계사가 사실상 거기에 합세하고, ≪한겨레신문≫ 등 어중간한 언론들이 차벽과 폭력시위를 대비시키며 양비론을 들고 나왔다. 문제는 민주노총 내부인사들, 노조관료들이 그들의 프레임에 빨려 들어간 것이다. 지역에서 열리는 집회시위에서도 지역지도부들은 국가폭력을 낱낱이 폭로하고 되받아치기보다, 철저히 관리되는 집회를 기획ㆍ진행하는 상황이다. 백남기 농민에 대한 살인폭력은 게눈 감추듯이 사라지고, “평화적인 집회 문화”에 대한 요구가 대세가 되었다.
12월 5일, 2차 민중총궐기대회에 5만여 명이 서울시청 광장에 집결했다. 노동자 민중대오들이 정권의 융단폭격을 받고 위축되지 않을까 다소 걱정을 했다. 초라한 군중집회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러나 위축된 것은 상층의 지도부들이었지 노동자 민중은 아니었다. 결코 적지 않은 대오가 다시 서울로 집결한 것이다. 그러나 집회 시위가 너무나 “평화롭게” 조용히 끝나고 말았다. 행진대오는 청와대로도, 위원장이 있는 코앞의 조계사로도 향하지 않은 채, 대학로에서 조기에 마무리하고 말았다. 그놈의 근거도 없는 평화집회 이데올로기에 ‘민중총궐기 투쟁본부’ 투쟁회피적인 지도부들이 짓눌리고 만 것이다. 정작 “평화적인” 민중대회를 치렀지만, 정권의 공안탄압은 조금도 수그러들지 않았다. 위원장에 대한 소요법 적용 운운하고, 복면금지법, 테러방지법을 추진하는 한편, 집회 참가자에 대한 소환장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가두투쟁의 기세를 가능한 최대치로 올려 저들의 거짓 평화공세에 허를 찌를 수 있어야 하는데…. 그리하여 저들을 더욱 몰아붙여 자중지란에 빠지도록 해야 하는 데…. 그들이 그어놓은 선 안에서만 움직인다면 어떤 가능성을 열 수 있겠는가! 노동자 민중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지금은 물러서는 것이 아니라 더욱 완강하게 저항하고 도전해야 할 때이다. 우리가 물러서면 저들은 더욱 몰아붙일 뿐이다.

 

5. 내부의 적, 비타협적 투쟁 필요

정부는 올해 내로 “쉬운 해고”, “취업규칙변경”에 대한 지침을 발표하려 하고 있다. 5대 노동개악법안은 임시국회에서 야당과의 흥정대상이 되었다. 그나마 민주노총이 투쟁을 이어 올 수 있었던 것은, 중앙집행위원회 내에서 현 직선 지도부가 투쟁회피주의자들이 판치는 민주노총 내부의 적들과 투쟁을 해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움직이지 않았던 대공장 노동자들도 ‘쉬운 해고’만큼은 절대 안 된다는 정서다. 정면으로 맞서 투쟁하는 길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절체절명의 투쟁과제 앞에서 주춤거리는 지도부를 반드시 탄핵해야 한다. 현장 활동가들은 아래로부터의 조직적 태세를 구축ㆍ강화하고, 매시기 투쟁회피적ㆍ노사협조주의적 지도력을 폭로ㆍ타격하여 대중적으로 그 지위를 박탈하는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언제나 그렇듯이 전투적으로 싸워야 할 때마다 기회주의적인 “위기론”이 고개를 쳐든다. “위기론”자들이 조합주의ㆍ경제주의를 비판하는 것은 정당하지만, 언제나 노동운동을 체제내적으로 순치시키는 방향으로 논지를 펴는 특징이 있다. 노동운동의 위기는 변혁성과 계급성의 상실에서 찾아야 한다. 국가권력은 철저히 독점자본의 정치부대로서 자본의 위기, 자본주의 축적양식 자체의 위기 앞에 철저히 계급적이다. 운동 지도자들이 계급적ㆍ정치적으로 각성하지 못 한다면, 언제나 노동자 민중의 정치적ㆍ역사적 진출을 방해할 뿐이다. 이들이 노동운동 “위기”의 실천적 담지자들이다. 이쯤해서 노동운동은 전노협시절에 민주노조운동의 기준으로 정식화되었던 자주성, 계급성, 전투성, 연대성, 변혁지향성을 현실화시킬 때만이 운동의 “위기”를 극복하고 전망을 움켜쥐게 될 것이다.
노동자들은 노동자계급의 이념으로 무장하고 단결과 연대로 독자적으로 서야 한다. 그리고 동요하는 민중들을 견결히 하나로 묶어세워야 한다. 한국경제를 한동안 지탱해주던 중국조차 경제상황이 악화되자 한국은 진퇴양난에 빠지고 있다. 그 점을 정확히 예측하고 있는 정부와 자본은 이른바 ‘노동개악’을 통해 조직된 노동자들, 노동조합을 철저히 무력화시키고 비정규직으로 전환시키려는 프로젝트를 몰아붙이고 있지 않은가! 국가권력은 한편으로 저항을 잠재우기 위해 필연적으로 파쇼통치를 강화하고 있다. ‘자본의 위기’를 전면적으로 노동자 민중에게 전가하는 정책을, 다른 한편으로 필연적으로 솟아오를 수밖에 없는 전 민중적 저항을 힘으로 통제하기 위해, ‘국민의 제목’ 따위는 훌러덩 벗어 던진 지 오래다.
운동세력 내 상당수가 여전히 일말의 기대를 버리지 못하고 있는 제1야당 새정련은 어떤가? 새정련과 문재인의 행보를 보라! 노동자 민중의 정치적 진출을 두려워한 나머지 노골적으로 자신들의 계급적 본질을 드러내고 있는 형국이다.
노동자 민중이 기댈 곳은 어디에도 없다. 여전히 야당에 기대고자 하는 자들은 이제 꿈을 깰 때도 되었다. 지나가는 말이지만, 불교 조계종의 본산 조계사의 일말의 자비심이 어떻게 표현되었나? 집에 찾아드는 산짐승도 보호해 주는 것이 인지상정이거늘, 한상균위원장에게 말할 수 없는 린치를 가하더니 결국 적들에게 넘겨주었다. 위원장이 경찰의 손에 넘어갈 때 국회의원이라는 작자들은 단 한 명도 그 자리에 없었다. 내년 총선에서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었을 것이다. 애초에 그들은 그 길을 가도록 내버려 두고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가야 한다.

 

6. 대중투쟁이 기각된 선거전술은 사상누각

노동부는 “쉬운 해고”, “취업규칙 변경”에 대한 가이드라인(지침)만큼은 반드시 올해 내로 발표하겠다는 의지다. 국회에서는 12월 15일 선거구 획정을 둘러싼 본회의를 하고 21일에서 24일 사이 노동법 개악 법안 심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16일 지역별 파업, 19일 전국동시다발 민중총궐기 투쟁 계획을 제출하고 있다. 12월 17일 민주노총 중집에서 내년 1월까지의 투쟁계획을 내놓을 것이라고 한다. 민주노총 4차 “총파업”과 관련하여 금속노조가 4시간 이상 파업을 결의해 놓고 있는 상태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이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이경훈에서 박유기집행부로 바뀌었다. 공안당국의 압박도 계속되고 있다. 민중총궐기 투쟁 이후 십자포화를 당하고 있는 건설노조가 상경집회 투쟁에 들어간다.
우선 노동자의 운명이 경각에 달린 조건에서, 할 수 있는 지역별 집회 시위를 중심으로 하는 파업 참여 조직이 최대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4시간이니 하루파업이니 하는 것들이 그 의미를 살리기 위해서는, 유일하게 가두에서 격렬한 정치투쟁을 전개할 수 있을 때만이다. 거대 노조들이 단 4시간 파업일지라도 가두투쟁의 선봉이 될 수 있도록 조직되어야 할 것이다. 혹여 면피용으로 몇 시간의 공장내부 프로그램으로 때우려는 일각의 움직임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
이어서 12월 19일(토)은 지역별 동시다발 “민중총궐기”가 예정되어 있다. 11월 14일의 그 ‘기세’를 지역투쟁에서 살릴 수 있는 가두전술 기획이 절실하다. 공세적인 전술운용방침, 선봉대오의 조직과 운용, 저항과 도전의 창발적인 방안들을 총동원하는 전국동시다발 민중대회를 준비했으면 한다.
노동개악을 둘러싸고 온 힘을 다해 투쟁을 조직해야 할 때, 내년 총ㆍ대선으로 관심을 집중시키는 흐름이 매우 강하게 감지된다. 당장 “쉬운 해고(일상적인 해고)”, 제도가 합법화의 기로에 서 있는 국면이다. 물러서는 만큼, 투쟁을 유보하는 만큼 공안탄압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결국 저항의 고지를 모두 내주고 말 것이다. 파시즘의 지배는 더욱 더 강화될 것이다. 민주노총은 12월 16일 중집 결정으로 “2016년 총선방침 안”을 제출했다. “총선방침안”은 ‘진보진영 총선연대’ 안인 셈이다. 이는 현실적인 조건을 고려할 때 ‘진보진영 후보단일화 안’에 다름 아니다. 다른 측면에서는 민주노총의 ‘민주노총 후보 지원지지 방침’인 셈이다. 눈에 띄는 점은 새정련과의 이른바 “야권연대”는 배제했다는 점뿐이다.
민주노총이 선거에 개입을 하더라도 유일한 기준은, 대중 투쟁을 강화하는 것을 근간으로 총선국면을 관통해야 할 것이다. 선거도 결국은 계급 역관계의 표현이다. 노동자 민중투쟁이 공안탄압과 혹독한 이데올로기 공세에 무력화된다면, 선거의 결과 또한 자명한 것이다.
활동가들은 각급의 현장과 지역에서 대중의 계급적ㆍ정치적 진출을 도모하고, 투쟁 속에서 그 구심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지도적 위치에서 똬리를 틀고 있는 기회주의적이고 투쟁회피적인 인사들을 매시기 폭로하고 그 지위를 박탈하도록 도모해야 한다. 그리하여 파쇼통치, 공안탄압에 맞서 폭발적인 대중투쟁을 조직하는 데 모든 힘을 다 쏟아야 한다. 그 역할의 담지자들이 노동자계급의 독자적인 정치세력화의 실체가 될 것이다. “공황의 폭발이 목전에 닥쳤다. 자본의 단발마적 공세가 몰아칠 것이다. 시간이 없다. 노동자 민중은 시급히 전열을 정비하여야 한다.” <노사과연>

노사과연

노동운동의 정치적ㆍ이념적 발전을 위한 노동사회과학연구소

1개의 댓글

연구소 일정

2월

3월 2024

4월
25
26
27
28
29
1
2
3월 일정

1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2

일정이 없습니다
3
4
5
6
7
8
9
3월 일정

3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4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5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6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7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8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9

일정이 없습니다
10
11
12
13
14
15
16
3월 일정

10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11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12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13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14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15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16

일정이 없습니다
17
18
19
20
21
22
23
3월 일정

17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18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19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20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21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22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23

일정이 없습니다
24
25
26
27
28
29
30
3월 일정

24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25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26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27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28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29

일정이 없습니다
3월 일정

30

일정이 없습니다
31
1
2
3
4
5
6
3월 일정

31

일정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