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자본론≫ 읽기를 마치고

유현숙 | ≪자본론≫ 읽기 수원모임

 

 

장장 4년 동안 ≪자본론≫을 함께 읽었다, 최소 4명에서 최대 10명이 함께하는 읽기를 꾸준히 이어나갔다. 한 명이라도 더 참가하기를 희망했으나 그 반대가 되었다. 내용이 어려워서, 가정 사정으로, 책의 성향과 맞지 않아서 등의 이유로 인원은 줄어가기에 바빴다. 그때마다 아쉽고 서운하였다. 이런 상황이 생길 때마다 멀리서 대중교통을 갈아 타면서 수원까지 오셔서 강의해 주시는 채만수 소장님께 죄송함이 가득했다.

 

특히 채만수 소장님은 맑스의 ≪자본론≫에 있어서는 최고로 정통하신 분이시고 높은 단계의 사회를 앞당기기 위하여 사회참여도 활발하게 하시는 진정한 혁명가이시기에 더욱 그러하였다. 소장님은 인격적으로도 우리를 늘 감동하게 하시는 분이시다.

 

2012년 4월 9일(월) 세미나 첫날 서문 {“우리는 살아 있는 것에서 의해서뿐만 아니라 죽은 것에 의해서도 고통을 받고 있다. 죽은 것이 살아있는 사람을 괴롭히고 있다.”, “자본주의적 생산의 자연법칙들로부터 발생하는 사회적 적대관계의 발전정도가 높은가 낮은가는 문제되지 않는다. 문제는 이 법칙들 자체에 있으며 움직일 수 없는 필연성을 가지고 작용해 관철되는 이 경향들 자체에 있다.” “나는 과학적 비판에 근거한 의견이라면 무엇이든 환영한다. 그러나 내가 한 번도 양보한 일이 없는 이른바 여론이라는 편견에 대해서는 저 위대한 플로렌스 사람(단테)의 다음과 같은 말이 항상 변함없이 나의 좌우명이다. 제 갈 길을 가라, 남이야 뭐라든!”}에서 맑스라는 인물의 고고함과 위대함을 느낄 수 있었다. 어떤 학자가 이다지도 당당하고 건방질 수 있단 말인가? ≪자본론≫ 세미나를 하면서 채만수 소장님이 맑스를 닮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제 1장의 상품편에서 일평생 겪어보지 않던 문장들을 보았고 의미를 파악했다. 세상의 비밀을 살짝 들여다 본 것처럼 놀랍고 재미있었다. 상품들이 교환될 때 그들의 교환가치는 상품가치와는 직접적으로는 관계가 없다. 상품의 가격, 가치의 기준이 살아있는 노동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수요와 공급이 기준이 아닌 것이다. 이것이 맑스가 항상 비웃는 속류경제학의 영향력이었다. 자본주의사회의 지배적 이데올로기가 우리를 매트릭스의 틀 안에 가두고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가 맑스의 사상과 이론을 두려워하는 이유가 이 책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들도 어쩔 수 없는 자본주의적 생산의 자연법칙들로부터의 필연성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 다행이었다.

 

흥미진진한 수업임에도 부담스럽고 어려웠다. 특히 본인이 발제를 해야 할 때는 고민이 많았다. 문장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맑스가 친절하게도 많은 문장으로 설명하면 할수록 더 어려워졌다. 특히 속류 경제학자의 잘못된 견해를 지적하고 반박할 때는 이해하기가 더 힘들었다. 그럴 때마다 소장님은 독일말이 원래 그렇다고 하시며 차근차근 설명해 주셨다. 소장님 없으면 이걸 어떻게 읽을 수 있을까를 걱정하면서 몰라도 뻔뻔하게 노력도 안 하고 소장님 입만 바라보고 수업을 하였던 것이 죄송하고 부끄럽다.

 

제 8장의 불변자본과 가변자본은 2권으로 넘어갈 때까지 혼동되는 용어였다. 특히 소장님이 “망치는 불변자본입니까? 가변자본입니까?” 하시면 우리는 서로 눈치 보며 난감해했다. 함정이 있는 같은 질문을 또 몇 번이나 하셨는데 그 때마다 기억하지 못하고 또 대답을 못하길 몇 차례 했다. 소장님은 온 몸으로 가르쳐 주시는데 우리는 건성으로 하는 것 같아 또 죄송하였다.

 

제 3편과 4편에서 잉여가치를 생산해 내기 위해 가혹하게 당했던 어린 노동자들의 비참한 역사를 통해 자본주의의 진실된 모습을 알게 되었다. “가치가 사용가치보다 우위를 점하는 사회는 착취가 심하다.”는 것을 자본주의 초기나 현재나 똑 같은 모습을 보면서 맑스의 사회과학의 정확성에 놀라웠다. 우리는 수업을 할수록 2세기 전의 맑스의 생각이 지금의 상황에서도 정확히 맞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금융에 대한 것도 지대에 대한 것도 오늘날에도 맞는 상황인데 과거에 밝혀내다니…. 그 때마다 소장님은 “그래서 사회과학인 거지!”하신다. 우리는 맑스의 사회과학에 놀라고 소장님의 설명에 놀란다.(소장님은 우리보다 먼저 맑스에게 놀라셨고 또는 맑스를 계속 실천하고 계시므로…..)

 

자본주의는 영국의 산업혁명에 의해 저절로 자연스럽게 발생했다고 생각했다. 자본주의 역사가 인위적으로 가혹하게 시작되었고, 한국의 자본주의를 급격히 발전시키기 위한 농지개혁을 공부하면서 계급이 신분제 사회에만 존재하는 게 아님을 알게 되었다. 직업의 자유가 있다는 것 때문에 능력만 있으면 되는 줄 알았다. 직업의 자유는 자신의 노동력을 팔 수 있다는 자유임을 이제야 세미나를 통해 알게 되니 한심하였다. 그러면서도 노동자만이─ 그것도 상품을 생산하는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니 프롤레타리아의 지배가 얼른 도래하기를 바란다. 자본주의의 실상과 허상을 모두 밝혀준 최고의 서적 ≪자본론≫은 감동 그 차제이며 세상을 판단하는 기준을 알려주었다.

 

자본주의여 더욱 번성하라! 그리하여 끝을 보여라….. 새로운 세상을 위하여!!!

 

2015년 11월 16일의 발제를 끝으로 ≪자본론≫ 읽기 수원모임은 끝난다. 4년 동안 매주 한 책을 읽어가며 공부한 길순, 경숙, 준형에게 고맙다. 특히 준형씨는 야간근무도 있고 병도 있었는데 꾸준히 참석하여 더욱 고맙다.

몇 안 되는 수원모임을 이끌어 주신 채만수 소장님께 감사드린다. 소장님이 아니셨으면 수원모임이 5권의 ≪자본론≫을 끝내지 못했을 것이다. 소장님은 연세에도 항상 경어를 쓰시고 잘 웃으시며 주류와 커피 소비분야에서 최고를 차지하시는 유쾌하신 분이시다.

제 2의 맑스이며 혁명가이신 소장님과 수원모임에서 만난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노사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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