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식
1948년 일본 교토에서 재일교포 2세로 태어나 고등학교를 마친 후 ‘조선놈’이 되기 위해 한국에 유학했다. 조국의 비참한 사회현실에 고민하던 중 서울법대 3학년 때인 1970년 여름방학에 형 서승과 함께 이북을 방문했다가 대선을 1주일 앞둔 1971년 4월 20일에 체포되어 ‘유학생 간첩단’의 일원이라는 죄목으로 7년형을 선고 받았다. 가혹한 고문에 의한 전향 강요를 ‘사람의 생각, 양심의 자유는 어떤 권력도 규제할 수 없다’는 신념으로 거부, 형기를 마친 후에도 다시 10년간 ‘보안감호’ 처분으로 갇혀 있어야 했다. 1988년 5월 비전향 장기수로는 처음으로 석방되었다. 도시빈민들과 어울려 살려 하였으나 운명이 그를 ‘인권운동가’로 살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고, 1991년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사건에 항의하여 다시 투옥되기도 하였다. 비타협적인 삶의 자세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강퍅한 투사’로 오해하기도 하지만, 주위의 벗들에게 그는 ‘착하고 뜨거운 마음을 가진 사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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