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5. 31. 유인물> 정부는 거짓말만 하고 있다! 9시 13분 탈출한 보트의 정체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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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사건과 대한민국의 본질

어떤 일이 얽히고설켜 있을 때, 그것의 핵심을 정확히 짚어야 일을 올바로 잘 처리할 수 있다. 즉, 일의 정곡을 짚어야 하는 것이다.

천안함 사건을 상기해 보자. 그것의 정곡은 소위 ‘제3 부표’였다. 천안함의 함수는 사고 다음 날까지도 육안으로 보일 정도로 물 위에 떠 있었다. 그런데 정부는 아무런 구조 활동을 하지 않았고, 심지어 섬의 어선들이 바다에 나갈 수 없도록 했다. 그러고는 함수가 완전히 가라앉은 후 침몰 지점과는 전혀 다른 곳에서부터 수색을 시작했다. 그곳이 바로 천안함의 함수도 함미도 아닌 곳, 소위 ‘제3 부표’였다.

이 ‘제3 부표’에서의 수색 작업으로 한주호 준위가 사망했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까지 그 ‘제3 부표’ 아래 무엇이 있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정부는 여전히 진실을 은폐하고 믿을 수 없는 증거들을 들이대며, 천안함 사건은 ‘북괴의 어뢰에 의한 폭침’이라고 강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부의 발표를 믿지 않는 사람들은 모두 ‘종북’으로 낙인찍히고, 합리적ㆍ과학적 의심을 당당하게 외쳤던 사람들은 ‘허위 사실 유포’, ‘명예 훼손’ 등의 명목으로 재판장으로 넘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TV를 통해 생생히 지켜보았던 것들이 있다. 그 ‘제3 부표’에서 미군 헬기가 어떤 물체들을 쉴 새 없이 날랐던 것, 수색 대원들이 인터뷰에서 밝혔던 내용들을 보면, ‘제3 부표’ 아래의 물체가 잠수함의 구조와 매우 유사하다는 것, 그리고 한주호 준위의 장례식(‘일개’ 부사관의 장례식)에 주한미군사령관께서 몸소 납시어 유가족을 위로하며 뭔가를 건넸던 것. 이 모든 것을 우리는 방송을 통해 똑똑히 지켜보았다.

그리하여 우리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합리적 의심을 거둘 수 없다. 그리고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저들이 은폐하고 있는 그 ‘제3 부표’의 존재가, 지금까지의 한-미 관계가 얼마나 굴종적인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대한민국이라고 불리는 이 나라의 위정자들은 바로 이 굴종 관계에 자신들의 사활이 달려 있는 자들이라고. 또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저들에게는 자신들의 잇속이 모든 것이며, ‘에어포켓’, ‘생존 가능 시간’, ‘수색’ ‘구조’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따라서 저들에게 ‘국민’의 생명 따위는 어떻게 되어도 아무 상관없는 일이며, 저들은 자신들의 이해를 위해서 자신들의 ‘국민’을 희생시키는 일 따위는 아무렇지 않게 저지를 수 있는 자들이라고.

이것이 천안함 사건의 ‘제3 부표’를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있는, 저들의 본색이며, 동시에 저자들의 나라 대한민국의 본색이다!

 

 

“옆에 보트가 탈출하네요”

그런데 몇 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저자들의 똑같은 모습을 보고 있다. 이번에는 304명 이상이 희생된 여객선의 침몰이다.

천안함 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침몰의 원인을 둘러싼 수많은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그리고 그때처럼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유언비어’를 유포한다는 명목으로 입건되고 있고, 제도언론의 보도는 사실상 철저히 정부가 설정한 틀 속에 갇혀 있다. 언론들은 침몰의 원인을 무리한 증축, 과적, 급격한 변침 등 배의 구조적 원인과 선사의 잘못으로 몰아가고 있고, 유병언 일가의 비리, ‘구원파’ 운운하며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 침몰ㆍ참사의 직접적 원인과 경위를 철저히 은폐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천안함 사건 때처럼 우리가 사건의 진실에 접근할 수 있는 정보는 굉장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사건에도 누구에게나 공개된 ‘핵심’이 있다. 바로 진도 관제센터(VTS)와 사고 인근 해역을 운행하던 유조선 ‘두라 에이스’호 간의 ‘9시 13분-14분’의 교신 기록이다. ‘두라 에이스’호는 분명히 말하고 있다: “옆에 보트가 탈출하네요.”

이것이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사건의 ‘정곡’이다!

우리가 익히 수차례 보았던 해경의 영상은 9시 32분경, 해경123정이 멀리서 접근하며 시작된다. 그리고 해상을 통한 최초의 구조는 9시 39분경이며(작업복을 볼 때 선원으로 추정), 선장 등 나머지 선원들은 9시 45분-49분 사이에 구조된다.

그럼 9시 13분에 탈출한 보트는 무엇인가? 라이프래프트(구명정)인가? 교신 기록 전문에는 서로 ‘라이프래프트’나 ‘구명정’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지, ‘보트’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교신 기록에서 ‘보트’는 딱 두 번 등장한다.

“진도 VTS: 세월호, 여기 진도연안VTS. 지금 승선원들은 라이프래프트(life raft·구명정) 및 구조보트에 타고 있습니까?”

“두라 에이스: 옆에 보트가 탈출하네요.”

그리고 단 한 개만 펼쳐진 구명정은 9시 32분 영상에는 등장하지도 않는다. 그것은 9시 46분경 해경이 발로 차서 바다에 떨어뜨린 후 펼쳐진 것이다. 따라서 9시 13분 보트는 ‘구명정’일 수 없다.

그렇다면 9시 13분에 탈출한 보트는 무엇인가? 두라 에이스가 헛것을 본 것인가? 9시 28분경 해경 헬기 영상을 보면 두라 에이스는 세월호 왼쪽 바로 앞에 있다. 9시 32분경 해경 영상에는 두라 에이스가 세월호 바로 옆에 함께 등장한다. 9시 35분경, 해경123정 후방 CCTV에는 두라 에이스가 등장하고, 같은 시각 전방 촬영 영상에는 세월호가 123정 바로 앞에 있다. 이처럼 두라 에이스와 세월호의 거리는 굉장히 가까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두 배 사이의 거리는, 망망대해에서 ‘탈출하는 보트’를 잘못 볼 정도로 떨어져 있지 않았다.

따라서 두 가지 추정이 가능하다. 첫 번째, 9시 13분 실제로 보트가 탈출했다. 이 보트에는 당연히 훨씬 나중에 구출된 선원도 승객도 아닌, 다른 누군가가 타고 있었을 것이다. 두 번째, 진도VTS의 공개된 교신 기록은 중간중간 끊어진 곳이 있으며, 초단파(VHF) 무선 통신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잡음이 심하다. 따라서 고의적으로 왜곡ㆍ편집된 것이라는 합리적인 의혹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공개된 교신 기록의 시간도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진도VTS와 두라 에이스의 9시 13분 교신 기록이, 과연 9시 13분의 것인가? 짜집기를 하면서 뒤의 것이 앞 시간으로 간 것은 아닌가, 이렇게 추정해 볼 수도 있다.

첫 번째의 경우가 진실이라면, 정부는 참사의 중대한 원인을 감추고 있음에 틀림없다. 선원도 승객도 아닌 누군가가 사고 이후 탈출했다! 그리고 두 번째 경우라 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정부는 뭔가를 숨기기 위해 의도적으로 교신 기록을 왜곡ㆍ편집한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제한된 정보로 인해, 세월호가 침몰한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다. 다만 공개된 여러 가지 정보를 가지고 침몰의 원인을 합리적으로 추론해 볼 수 있을 뿐이다. (우리의 추론에 대해서는, <노동사회과학연구소> 홈페이지 http://www.lodong.org의 세월호 관련 글들을 보라.)

하지만 이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9시 13분 탈출한 보트가 있다! 아니면 공개된 교신 기록은 ‘완전히’ 왜곡ㆍ조작된 것이다! 둘 중 어느 것이라 해도 정부는 참사의 원인을 ‘의도적’으로 은폐하며, 거짓말만 하고 있는 것이다! 통제 하의 언론도 공개된 교신 기록에 명백히 “옆에 보트가 탈출하네요”라고 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점에 대해 아무런 의문도 제기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9시 13분 보트’가 빠진 정부의 모든 말들은 거짓이다. 부와 언론은 진실을 은폐하며,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

 

 

정부는 거짓말만 하고 있다

5월 19일 박근혜는 대국민 담화에서, “초동대응 미숙으로 많은 혼란이 있었고, 불법 과적 등으로 이미 안전에 많은 문제가 예견되었는데도 바로 잡지 못한 것에” 사건의 원인이 있다며, 그 대안으로 ‘해경’을 해체하고 ‘안전행정부’와 ‘해양수산부’를 손보면서, ‘국가안전처’와 ‘행정혁신처’를 신설한다고 했다. 또 원인으로 제기되고 있는 ‘민관유착’, ‘관피아’를 뿌리 뽑겠다고도 했다.

저 가증스런 눈물처럼, 모두 다 새빨간 거짓말이다. 진짜 원인에 대한 말은 일언반구도 없다: 9시 13분 탈출한 보트에는 누가 타고 있었는가? 교신 기록은 왜 조작했는가?

이렇게 정부는 사건의 원인을 다른 데로 돌리려 하고 있다. 진실을 은폐하려 하고 있다. 여기에 휘둘려서는 절대 안 된다. 저들의 장단에 놀아나서는 절대로 안 된다.

정부의 의도를 정확히 봐야 한다. 저들은 이 사건을 빌미로, ‘국가 개조’, ‘의식 개조’ 운운하며 노골적으로 ‘파쇼 국가’를 만들려 하고 있다.

보라, ‘해경’을 하루아침에 없애 버리는 전제 권력을 휘두르고 있으며, “공직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개혁이 필요”하다며 공무원들을 단도리(!)하고 있다. “앞으로 기업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큰 피해를 입히면서 탐욕적으로 사익을 추구하여 취득한 이익은 모두 환수해서 피해자들을 위한 배상재원으로 활용하도록 하고, 그런 기업은 문을 닫게 만들겠”다며, 기업들을 윽박지르고 있다. 또한 “수백 년의 형” 운운하며 ‘형법’ 개정을 말하고 있다. ‘국가안전처’를 신설하겠다는 말에, 9ㆍ11 테러 이후 미국에서 만들어진 ‘국토안보부’가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소위 ‘테러와의 전쟁’을 내세워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을 살육하며 자유와 인권을 침해하고 있는, 무소불위의 그 ‘국토안보부’ 말이다.

저들은 박근혜의 입을 빌려 명확하게 이야기하고 있지 않은가!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비정상의 정상화, 공직사회 개혁과 부패척결을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고. 저들이 외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는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그것은 바로 재벌 등 국내외 독점자본의 이익을 위해 철도 등 공기업을 민영화하겠다는 것이며, 의료를 영리화하겠다는 것이다. 노동자들을 때려잡고, 언론을 통제하고,시민들의 정치적 자유와 권리를 탄압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 아이들에게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교과서를 가르치겠다는 것이다. 바로, 대기업ㆍ대자본을 살찌우며 서민들의 삶을 벼랑 끝으로 떠밀겠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고 새롭게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과거와 현재의 잘못된 것들과 비정상을 바로 잡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저의 모든 명운을 걸 것”이라는 박근혜의 말은 그래서 노동자, 서민들에 대한 선전 포고에 다름 아니다.

 

 

정부는 결코 무능하지 않다

“살릴 수도 있었던 학생들을 살리지 못했”다고 말하며, 박근혜는 세월호의 진실을 호도하고 있다. 우리들도 어느새 “무능한 정부”를 규탄하며, 저들의 말에 속아 넘어가고 있다.

그러나,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결코 저들에게 휘둘려서는 안 된다. “무능한 정부”라는 말은 바로, ‘강력한 정부’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그 ‘강력한 정부’가 하려는 일은, 앞에서 본 것처럼, 노동자ㆍ서민들의 자유와 권리를 더욱더 철저히 유린하고 억압하려는 것이다.

정부는 결코 무능하지 않다. 세월호 참사에서 결코 무능하지 않았다! 우리는 정부가 어떤 이유에서든 승객들을 구하지 않았다고 추정한다. 이에 대한 수많은 의혹들은 이미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해군 대원들은 왜 즉시 투입되지 않았는가? 해군참모총장이 명령한 통영함의 발진은 왜 취소되었는가? 선사와 국정원과의 관계는 무엇인가? 등등. 그리고 ‘9시 13분 탈출한 보트’에는 누가 타고 있었는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언론은, KBS 사태에서 ‘빙산의 일각’이 드러나고 있는 것처럼, 정부에 의해 철저히 통제되고 있다. 정당한 집회의 권리는 경찰의 무자비한 폭력에 의해 짓밟히고 있다. ‘허위 사실 유포’로 사람들이 입건되고 있다.

이것만 보아도 정부는 결코 무능하지 않다. 저들은 강력한 권력으로 국민들을 속이고 통제하고 억압하고 있다. 그리고 세월호의 진실을 의도적으로 은폐하고 있다. 세월호가 완전히 침몰해 버릴 때까지 정부는 무엇 때문에 무엇을 위해 무슨 일에 매달리고 있었는가? — 문제는, 결코 무능이 아니라, 바로 이것이다.

 

 

함께 싸울 때만 진실을 밝힐 수 있다

저들의 힘은 진실을 묻어 버릴 만큼 강하다. 아니 우리의 역사에서 보듯 그리고 지금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각종 사건들에서 보듯, 거짓조차 진실로 만들 만큼 강력하다.

하지만 저들은 소수이다. 반대로 우리는 절대 다수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항상 저들에게 통제되고 억압받아 왔다. 왜냐하면, 우리가 통제되고 억압받고 있다고 의식하지 못했고, 다수이지만 단결되어 있지 않았고 하나로 조직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우리의 힘은 그냥 ‘다수’라는 것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힘은 그 다수의 비판적ㆍ대자적 ‘의식’과 ‘단결’과 ‘조직’에서 나오는 것이다.

따라서 먼저 조직되어 있는 노동자들, 선진 노동자들이 나서야 한다.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모든 시민들과 함께 싸움에 나서야 한다. 이렇게 우리가 단결하여 함께 맞서면 저들의 강력한 힘을 이겨낼 수 있다. 지난 해 ‘철도 민영화 반대’에서 보여 주었듯 조직 노동자들과 함께 시민들이 나설 때, 노동자들도 시민들도 힘이 생긴다.

철도 노동자들이 다시 나서야 한다. 앞으로는 “안전한 대한민국” 운운하며, 뒤로는 철도를 ‘민영화’하려 하는 저들에 맞서 일어나야 한다. JTBC의 보도에 따르면, “KTX는 3,500km 주행 때마다 하게 돼 있던 검수 주기가 5,000km로 늘었고. 전기기관차는 2주에 한 번 하던 검수를 아예 없앴”다고 한다. 또 “한 열차는 1만 7천km가 검수 주기인데 10배 가까운 16만 6,000km를 뛰고도 아직 점검을 못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5월 24일에는 철도 노동자 한 분이 열차 사이에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무리한 인력 감축으로 열차가 오는지 감시하는 사람도 없이 작업을 해야 했고, 전날 주간과 야간을 근무한 후, 당일 주간을 근무하던 중 사고가 난 것이다. 이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철도 노동자들은 안전한 철도를 위해, 그리고 자신의 안전을 위해 싸워야 한다. 그러면 시민들도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 분명 이 투쟁에 함께 할 것이다. (모든 시민들은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 투쟁에 함께 해야 한다.)

버스 노동자들은 어떤가? 장거리 시외ㆍ고속버스 노동자의 근무 시간은 살인적이다. 광주에서 서울까지 하루 4번을 운행하는 기사가 있다. 그 노동자의 건강이 정상일 수 있겠는가? 승객들은 과연 안전하게 버스를 타는 것인가? 지난 3월 송파에서 발생했던 시내버스 기사의 사망 사고 역시, 당일 그 노동자는 18시간이나 버스를 몰고 있었다. 그리고 충분한 인력은 쓰지 않고, 무리하게 강요하고 있는 시내버스의 빡빡한 배차 간격은 또 어떤가? 과연 누구를 위한 버스인가! 노동자인가? 시민인가? 버스 자본인가?

택시 노동자들은 사납금을 맞추기 위해서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운전대를 잡고 있다. 정부에게 묻고 싶다. “안전한 대한민국”은, 택시의 ‘사납금’을 폐지하고 ‘완전 월급제’를 시행하는 것과 무관한 일인가?

화물 노동자들은 엄청나게 낮은 단가에, ‘과적’을 하지 않으면 생계를 유지할 수조차 없다. 화물 노동자들의 생계와 “안전한 대한민국”은 무관한 일인가?

한국의 산업 재해 사망자는 한 해 2,000명에 육박한다. 하루 6명이 제조공장에서, 건설현장에서, 화학공장 등에서 죽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세월호 이후에도 수많은 노동자들이 건설현장에서, 화학공장에서 죽어 나가는 보도를 우리는 접해야 했다. 이러고도 “안전한 대한민국”이라고 떠든다! 안전한 대한민국은 안전한 산업 현장에서 나온다. 운수, 제조, 건설, 화학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 나서야 한다. 자신들의 노동조건을 위해 나서야 한다. 철도의 사고, 도로의 사고, 건설현장의 사고, 화학 공장의 사고가 시민들과 무관한 일인가? 이 사고들이, 저들의 파쇼적 지배와 무관한 일인가?

곧 있으면 정부는 전교조를 불법화하는 데 다시 나설 것이다. 전교조의 ‘노조 아님’에 대한 법원의 판결 날짜가 다가오고 있다. 세월호 사건에서 전교조 선생님들은 해직을 각오하고,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데 누구보다도 앞장서 싸우고 있다. “참교육”이 무엇인지 “가만히 있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제 국민들은 알아야 한다. 누가 무슨 목적으로 전교조를 ‘빨갱이’로 몰아가는지, 그리고 전교조를 ‘불법화’하려고 하는지! 우리 아이들을 무한경쟁과 자살로 내모는 교육을 바꾸는 데에 전교조가 앞장서고 있다. 이제 이 싸움에 우리 모두가 함께 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를 빌미로 정부는 공직사회를 다잡겠다며 나오고 있고, 공무원 연금을 이참에 개악하려 하고 있다. 정부는 “막대한 혈세” 운운하며 ‘공무원 연금’을 ‘국민 연금’에 비교하며 국민들을 속이고 있다. 사실 공무원들은 연금으로 자신의 월급에서 ‘국민 연금’보다 더 많이 공제하고 있다. 그리하여 아무튼 중ㆍ하급 공무원들은 ‘연금 개악’에 맞서 싸울 것이다. 그리고 최대한 ‘국민을 위한’ 공무원 노동자가 되려고 할 것이다. ‘낙하산’이니, ‘관피아’니 하는 고위직들과 다른 ‘공무원 노동자들’이 말이다. ‘윗선에 줄 대려는 공무원이 될 것이냐, 국민을 위한 공무원이 될 것이냐’, 이것은 정부에 맞서, 정부의 단도리(!)에 맞서 싸우는 공무원 노동자들을 지지해 주는 국민들 자신의 과제이다!

언론 노동자들도 “가만히 있지 않고” 투쟁에 나서고 있다. KBS 양대 노조가 모두 파업에 돌입했다. 정부의 언론 탄압에 MBC의 젊은 기자들은 성명을 발표했다. 정부가 그 동안 자행해 온 언론 탄압의 ‘빙산의 일각’이 들어난 것이다. 이성을 가진 시민이라면, 이 ‘빙산의 일각’을 보고 그 동안 우리가 봐 왔던 언론 보도들이 얼마나 쓰레기(!) 같은 것이었는지 깨달을 것이다. 비단 세월호 보도만이 아니다. 유가족 중 한 분은 팽목항에서 이렇게 외쳤다: “그동안 뉴스가 다 거짓말이라는 것을 이제 알겠다!”

KBS뿐만 아니라, ‘진실을 말하고자 하는 의지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모든 언론사의 노동자들이 정부에 맞서 파업을 조직하고, ‘가만히 있지 않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 KBS 노동자들도, 사장 퇴진을 넘어, ‘진실을 말하지 못했던’ 지난날을 반성하고, 최대한 ‘공영방송’의 모습을 가질 수 있는 실질적이고 제도적인 것들을 만들기 위해 싸워야 한다. 정부에 맞서 ‘진실을 지키기 위한 투쟁’에 노동자ㆍ시민들도 함께 할 것이다!

끝으로, 문제, 비정규직 노동 문제, 문제, 문제에 침묵하면서, “안전한 대한민국”, “새로운 대한민국” 운운하는 것 자체가 바로 저들에게 ‘국민’ 따위는 안중에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사실 대공장 노동자들 역시 그동안 비정규직 문제를 남의 일처럼 생각해 온 경향이 있었다. 이제라도 대공장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문제에 앞장서 싸우자. 그리고 실업 문제, 빈곤 문제, 사회 제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장서 싸워야 한다. 그리하여 ‘시민’들로부터 이 사회의 진정한 대표자로서 인정받는 ‘노동자 계급’으로 우뚝 서야 한다.

시민들의 문제가 바로 노동자들의 문제이며, 노동자들의 문제가 바로 시민들의 문제라는 것을, 노동자들도 시민들도 모두가 깨달아야 한다. 사실상 우리 앞의 문제들 모두가, 저들의 통제와 억압으로 인한 문제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함께 싸울 수 있고, 우리가 힘을 모아 단결해서 싸울 때만이, 막강한 힘을 가진 저들에 승리할 수 있다.

 

 

“새로운 대한민국”의 첫걸음은 박근혜 정권이 퇴진하는 것이다

언론은 자꾸만 유병언 일가의 역외 탈세니, 계열사 간 거래에서 거액을 빼돌렸느니, 정관계 로비니 하며, 유병언 일가의 부도덕성으로 사태의 초점을 맞춰 가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참사의 본질을 흐리려는 수작에 불과하다. 우리는 저들의 수작에 놀아나지 말고, 사태의 본질에 파고들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일개’ 자본가의 부도덕성 운운하는 저들에게 말해 줘야 한다. 전직 대통령까지도 해외에 비밀 계좌가 있음이 만천하에 드러났고, 어느 대기업치고 그러지 않은 곳이 있는가? 계열사 간의 부당거래야말로, 소위 ‘일감 몰아주기’로 그렇게 당신들이 떠들었던 문제 아닌가? 편법 증여, 편법 탈세, 이것들 모두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던 말 아닌가? 정관계 로비라고? 어떤 기업치고 그렇지 않은 곳이 있는가? 못해서 문제지.

그런데 ‘일개’ 자본을 넘어, 한국의 자본을 넘어, 사실 다른 자본주의 국가들도 다 똑같다. 소위 ‘후진국’은 그렇다 치고, 소위 ‘선진국’들은 더 심하다. 영국, 프랑스, 독일의 각종 부패 스캔들의 보도를 잊은 것인가? 미국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돈’이 ‘정치’를 좌우한다. 대선 비용은 천문학적이며, 선거에 얼마나 기부했느냐에 따라 공식적으로 관직이 주어지는 나라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를 두고, 언론들은 자꾸만 “후진국형 사고”니 뭐니 떠들어 대고 있는데, 이 역시 참사의 본질을 흐리려는 수작에 불과하다.

하지만 여기에 대해서도 우리는 말할 수 있다. 다시 당신들의 ‘선진국’, 미국을 보라.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남부에 불어 닥쳤을 때, 가난한 빈민들과 흑인들은 교통수단이 없어 대피하지 못하고 몰살당했다. 대피도 구호도 사고 수습도 모든 것이 완전히 엉망이었다. 현재 미국에는 한국 인구 전체 정도나 되는 4천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의료보험에 가입해 있지 못하다. 엄청난 의료비에 그들은 자선 단체들의 구호로 연명하거나, 그냥 아파야 혹은 곧장 죽어야 하는 처지에 있다.

유럽은 다른가? 연일 보도되고 있는 실업과 연금 삭감, 복지 축소에 맞선 유럽의 투쟁들을 보라. 그것만으로도 유럽은 뭔가 다를 것이라는 생각은 버리는 것이 좋다.

그렇다. 자본주의 세계 어느 곳이나 저들의 행태, 행동의 원리ㆍ규범은 똑같다. 미친 듯한 무한경쟁과 이윤추구! 부정부패! 정경유착!

그런데도 박근혜는 “민관유착의 고리를 반드시 끊어 내겠”다고 한다. “비정상적인 사익추구”, “탐욕적으로 사익을 추구”하는 “기업은 문을 닫게 만들겠”다고 한다. 세월호의 진실에는 굳게 입을 다문 채, 새빨간 거짓말만 늘어놓고 있다. 그렇다면, 모든 자본가 기업을 처벌하라. “탐욕적으로 사익을 추구”하지 않는 자본이 어디 있는가? 모든 자본을 몰수하라! 결국 저들은 지동지서(指東指西)하며, 다시 말해, 근본은 건드리지도 않고 이러쿵저러쿵하며 노동자ㆍ인민을 기만하고 있는 것이다.

세상의 어떤 자본주의 국가에서도 노동자ㆍ인민의 안전과 자유와 권리는 보장되지 않는다. 어떤 자본주의 국가에서도 노동자ㆍ인민들은 사람답게 살 수 없다. ‘무한 사익 추구’가 자본주의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운 대한민국” 어쩌고 되지도 않는 입에 발린 말만 늘어놓으며, 정부와 언론은 세월호의 진실은 은폐하고 국민들을 기만하고 있다. 국민의 분노를 호도하고 있다.

천안함은 분명 학살이다! 그리고 세월호도 학살이다! 그냥 수사(修辭)로서의 ‘학살’이 아니다. 저들의 필사적인 은폐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단편적으로 머리를 들고 있는 진실들이, 승객들을 “구할 수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 “구하지 않았던” 것임을, ‘학살’임을 가리키고 있다! 세월호 학살은 ‘국민’을 위하는 척하는 저들의 가면을 찢어 버리고, 사실 계급적 이익을 위해서는 ‘국민’의 생명 따위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는 저자들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 희생자 가족들이 울부짖었듯이 “이게 진정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이제 저들의 물타기에 휘둘리지 말자. 은폐된 진실에 주목하자. 애도를 넘어, 분노로. 그리고 분노를 넘어 행동하자. 저들의 거짓 눈물과 사과에 맞서, 저들이 내놓은 말도 안 되는 대책들에 맞서, 세월호의 진실은 무엇이고, “새로운 대한민국”은 어떠해야 하는지 우리 스스로가 보여주자.

‘안전’ 운운하는 저들의 기만을 폭로하며, 철도 노동자가, 버스 노동자가, 택시 노동자가, 화물 노동자가, 그리고 전국의 모든 제조업, 건설, 화학 노동자가 나서자. “채 피지도 못한 많은 학생들” “번민으로 잠을 이루지 못한 나날” “비애감” 운운하며 흘리는 거짓 눈물에 맞서 교육 노동자들이 나서자. “공직 사회 개혁”이라는 미명 하에 벌어지는 각종 탄압에 맞서 공무원 노동자들이 나서자. 언론의 탄압에 맞서 언론 노동자들이 나서자. 저들의 “새로운 대한민국”에 맞서 모든 농민들,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들, 시민들이 모두 세월호 학살 진실 규명 투쟁, 박근혜 정권 퇴진 투쟁에 나서야 한다.

모든 부문의 노동자ㆍ인민들의 싸움이 바로 세월호의 진실이 밝히는 투쟁이며,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는 투쟁이 바로 우리 자신들의 투쟁이다. 이 모든 것이 바로 국가 권력의 폭력과 억압에 맞서, 우리의 생존 그리고 자유와 권리를 쟁취하는 싸움이기 때문이다.

안전한 나라는, 나아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나라는, 결코 저들의 손에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세월호의 진실을 은폐하는 박근혜 정권을 심판하자!

학살의 주범 박근혜 정권을 타도하자!

그리고 우리 노동자ㆍ인민들의 손으로, 진정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그런 나라를 만들어 내자. 노동자ㆍ인민이 스스로 주인이 되는 새 세상을 함께 건설하자. 그 첫걸음은 세월호 학살의 진실을 밝히는 것이다. <노/사/과/연>

노사과연

노동운동의 정치적ㆍ이념적 발전을 위한 노동사회과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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