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동|시인
부용산 오리 길에
잔디만 푸르러 푸르러
솔밭 사이 사이로
회오리바람 타고
간다는 말 한마디 없이
너는 가고 말았구나
피어나지 못한 채
붉은 장미는 시들어지고
부용산 봉우리에
하늘만 푸르러 푸르러
그리움 강이 되어
내 가슴 맴돌아 흐르고
재를 넘는 석양은
저만치 홀로 섰네
백합일시 그 향기롭던
너의 꿈은 간 데 없고
돌아서지 못한 채
나 홀로 예 서 있으니
부용산 저 멀리엔
하늘만 푸르러 푸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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