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호|회원
온몸이 쑤시고 저려도
쓰레기를 치운다
상아탑이여 우리는 치운다
너의 위선을
가식의 오물을
쓰레기통에 처박는다
총장의 거드름 배인
재떨이를 비운다
상아탑이여 우리는 비운다
너의 허위의식을
때깔나는 사회봉사를
쓰레기통에 처박는다
교수의 타락한 침이 날린
칠판을 지운다
상아탑이여 우리는 지운다
너의 타락을
거짓과 지배에 아첨하는 학문을
쓰레기통에 처박는다
학생의 시대정신 상실한
1회용 컵을 치운다
상아탑이여 우리는 치운다
너의 이기심을
경쟁의 몸부림을
쓰레기통에 처박는다
교직원의 노동자성 사라진
화장실 변기를 닦는다
상아탑이여 우리는 닦는다
너의 충성을
상실한 계급성을
쓰레기통에 처박는다
빗자루가 춤추고 걸레가 노래하고
우리는 밤낮으로 쓸고 닦는다
상아탑이여 우리는 치운다
구역질나는 지성을
자본의 노리개를
쓰레기통에 처박는다
학문의 난장판 더미에서
더불어 살고 지는 삶의 모닥불을 피운다
피운다 피운다
노동의 가치를
역사의 주인을
쓰레기통에서 피운다.
[편집자 :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제가 경험한 청소노동자에 관한 시를 적었”다고 시인이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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