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정세] 2019년 하반기 노동 정세와 노동자계급의 과제

 

 

 

김태균 | 연구위원

 

 

* 이 글은, 지난 9월 27일 진행되었던 ‘노사과연 9월 연구토론회’에서의 발제문을 수정ㆍ보완한 것입니다. 토론회 발표 자료로 제출된 글이라, 대단히 압축적이고 간혹 논리적 비약이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면한 2019년 하반기 투쟁에 대한 실천적 고민을 함께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정세>로 제출하게 되었습니다.

 

 

1. 정세

 

1) 경제 정세

(1) 세계 자본주의 경제 상황

– IMF는 지난 7월, 2019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3.2%로 제시했다. 그러나 미국(2%대), 중국(6%대), 일본(0.5%) 등 세계 주요 자본주의 국가의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이보다 낮은 경제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 세계 주요 국가의 경제 성장이 침체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반전시킬 만한 요소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아니 오히려 세계 자본주의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주요 자본주의 국가들의 자국 내 경제 상황이나 국가 간 경제 대립은 세계 자본주의 경제 성장률을 더욱더 낮추는 요소로 작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의 상황을 보면 자본주의 주요 국가들의 경제 위기나 주요 국가 간 진행되는 경제 대립은 작금의 세계 자본주의 경제 위기의 결과이자 이를 더욱더 부추기는 원인으로 존재하고 있다.

 

–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통화량을 확대해 온 미국의 경우 지난 8월 말 기준 금리를 2.25-2.50%에서 2.00-2.25%로 0.25% 낮추고, 연내에 추가로 기준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등 통화량 확대를 통한 경제 위기 극복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을 상대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0% 추가 관세를 부가하고,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등 미ㆍ중 경제 대립이 심화되고 있고, 이에 중국은 위안화 추가 절하로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 세계 자본주의 주요 단위 중 하나인 유럽연합의 경우, 2008년 미국의 금융 위기가 2010년 유럽의 재정 위기로 확산되었다. 국제결제은행(BIS) 통계에 따르면, 2019년 1분기 현재까지도 유럽 각국의 GDP 대비 정부 부채는, 그리스 185.4%, 이딸리아 144.4%, 뽀르뚜갈 136.6%, 에스빠냐 111.2%, 프랑스 113.3%, 영국 110.2%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유럽의 재정 위기는, 2016년 9월 독일 주의회 선거에서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약진, 2016년 6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 투표(투표율 72.2%, 찬성 51.9%, 반대 48.1%) 등 극우 포퓰리즘의 부상으로 나타나면서 세계 자본주의 경제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2) 한국 자본주의 경제 상황

– 이렇게 세계 자본주의는 위기와 침체라는 경제 위기의 한복판에 놓여 있으며, 한국 역시 마찬가지로 경제 위기ㆍ침체의 한복판에 놓여 있다. 특히 2008년 이후 지금까지 10여 년 동안 경제 성장률이 2-3%대에 머물고 있는 한국의 경우, 장기간 저성장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경제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할 수 있다.

 

– 지난 7월 18일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2%로 수정하는 등 한국 경제의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였다. 실질적으로 한국 경제는 지난 1/4분기 –0.4%, 2/4분기 1.1%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2019년 경제 성장률이 1%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최악의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실정이다.

 

– 이러한 한국의 장기간 경제 침체는, 전체 수출량 중 27%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ㆍ중 경제 대립의 영향과 내적으로는 지난 2008년 미국 금융 위기 이후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무역 지수 악화, 수출 물량 감소, 산업 생산 및 설비 투자 동반 감소 등이 표면적 원인이자 또 다른 결과로 나타난 현상이다. 특히,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및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한 결정과 이에 맞대응하는 한국의 경제적 제재 조치 등은 한국의 경제 위기 상황을 더욱더 교란시키는 요소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 종합적으로, 지난 2008년 미국 금융 위기 이후 10여 년 동안 2-3%대 저성장을 보이면서 장기간 침체에 빠져 있는 한국 자본주의는 미국과 중국 및 유럽 등을 중심으로 한 세계 자본주의 경제 위기와 맞물려 장기적 경제 침체 상황이 고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이를 반전시킬 만한 객관적 조건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작금의 한국 자본주의 경제 상황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3) 경제 위기 상황에서의 노동자계급

– 노동자계급의 유일한 수입원은 임금이다. 임금을 받는다는 것은, 취업을 통해서 가능한 것이며, 따라서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것은 노동자계급의 유일한 수입원이라 할 수 있는 임금을 받을 기회가 줄어들고, 동시에 노동자 간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임금이 줄어듦으로써, 생존권이 위협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 지난 6월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5월 취업자 수가 259,000명 정도 증가했으나, 증가한 대부분은 초단기와 60세 이상 취업자로, 정규직 중심의 일자리 증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실질적으로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 수는 38만 명 정도가 감소했고, 제조업 또한 7만 명 정도 감소한 것이 이를 확인시켜 주고 있다. 결국 지금의 고용 상황은 정규직ㆍ비정규직 구분 없이 전반적으로 일자리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며, 그나마 창출되는 일자리조차 비정규직 중심의 저질의 일자리로 자신의 노동력을 팔아 그 대가인 임금을 통해 살아가는 노동자의 입장에서는 유일한 수입원이 줄면서 생존의 위협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 한편 한국은 기준 금리 조정을 통해 통화량을 조절하는 통화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지난 2008년 미국 금융 위기 이후 2009년 2월 2%의 저금리 정책을 시행했고, 2011년 3%를 1년간 유지하다가, 이후 지속적으로 기준 금리를 낮추어 2015년 6월 1.5%, 2016년 6월에는 1.25%까지 인하하였고, 2017년 11월 1.5%, 2018년 11월에는 1.75%로 조금 인상했다가, 지난 7월 1.5%로 다시 인하하는 등 초저금리 정책을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한국은행은 기준 금리 추가 인하를 시사하는 등, 통화량 증대를 통해 한국 경제 위기(침체)를 극복하고자 하는 상황이다.1)

 

– 그런데 2019년 1월부터 8월까지 누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0.5%를 보였다. 특히 8월에는 –0.04%로 사상 처음으로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이러한 통계치는 지난 1965년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문제는 상반기 이러한 물가 상승률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라는 점이다.

 

– 이렇게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고 있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초저금리 정책을 통한 통화량 증대는 작금의 한국 자본주의 경제 위기(침체)의 해결 방안이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노동자계급의 유일한 수입원인 임금이 줄고, 일자리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과 함께 국내 시장에서의 소비가 준다는 사실은, 초저금리 정책을 통해 시장에 풀린 돈이 노동자계급이 아닌 자본가계급의 주머니로 들어가고 있음을 방증하고 있다.

 

(4) 경제 조건(위기)으로부터 규정된 계급 투쟁의 객관적 조건

– 작금의 경제 위기는 노동자계급과 자본가계급 간의 처절한 계급 투쟁을 예고하는 물적 토대가 된다. 10여 년 동안 지속된 저성장ㆍ경제 침체의 한복판에 놓여 있는 한국의 경제적 조건은 국민 국가 수준에서 노동자와 자본가 간의 치열한 계급 투쟁을 예고하며, 또 다른 한편에서는 문재인 정권의 계급적 성격을 규정하는 유일한 물적 조건이 된다.

 

– 장기간 저성장이라는 한국의 경제 위기(침체)로부터 규정받고 있는 문재인 정권은, 축소된 자본의 이윤을 확대하기 위하여, 자본의 집적과 집중의 과정을 일상적 시기의 그것보다 강하게 제기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조건에 내몰리고 있다.

 

– 이러한 물적 토대는 노동자계급에게 개별 자본을 상대로 일정한 양보를 통해 개량적으로 지위를 향상시키는 경제 투쟁을 넘어, 자본주의 체제를 상대로 한 정치 투쟁을 요구한다. 그러나 이러한 물적 토대는 단지 토대일 뿐, 이를 새로운 세상으로의 전환이라는 혁명적 투쟁으로 전환시키는 몫은 여전히 노동자계급 내부에 있음을 확인해야 할 것이다.

 

2) 정치 정세

(1) 작금의 부르주아 국가 권력의 정치 활동의 핵심은 자본의 위기를 극복하는 것, 즉 노동자계급을 상대로 잉여가치 착취를 극대화하는 것에 있다

– 정치는 경제와 분리ㆍ독립된 영역이 아니라 경제적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는 또 다른 영역일 뿐이며, 정치는 경제의 집약과 집중이다. 부르주아 국가 권력으로 행해지는 정치적 행위는 작금의 부르주아 계급의 위기(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행위임과 동시에 노동자계급을 상대로 잉여가치의 착취를 극대화하기 위한 행위이다.

 

– 노동자계급을 상대로 잉여가치 착취를 극대화하기 위한 자본가계급의 경제 위기 극복 방안은 당연하게도 노동자계급의 처절한 저항을 불러온다. 이러한 노동자계급의 저항은 경제 위기라는 물적 토대가 반영된 것으로, 자본가계급과 노동자계급이 상호 양보를 통해 일정 기간 평화를 유지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계급 투쟁을 의미한다.

 

(2) 문재인 정권의 경제 위기 극복 방안의 핵심은 잉여가치 착취를 극대화하기 위한 폭력적인 자본의 집적과 집중의 강화 및 부르주아 민주주의 확대와 사회적 합의주의 공세 등을 통한 노동자계급의 저항의 무력화에 있다

– 문재인 정권은 장기간 경제 침체라는 경제 위기의 한복판에서, 그리고 9년간의 한나라당-새누리당 정권의 폭정과 이에 맞선 촛불 투쟁 위에서 출범했다. 이러한 조건은 문재인 정권의 성격을 규정하는 물리적 조건이 된다. 즉, 한 축으로는 자본가계급을 경제 위기로부터 구출하는 것, 그리고 또 다른 한 축으로는 자유한국당과는 차별되는 부르주아 민주주의의 수호자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촛불 투쟁이라는 노동자 민중의 투쟁이 자본주의 체제를 뛰어넘어 노동자 민중이 해방된 세상으로 전진하지 못하도록, 즉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의 투쟁으로 한정되도록 의회 제도 정치로 흡수하는 것 등이 바로 출범과 동시에 문재인 정권이 부여받은 과제인 것이다.

 

– 문재인 정권은 출범과 동시에 철저하게 물리적 토대로부터 규정된 자기 과제를 수행해 왔다.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 등 노동관련법의 개악과 규제샌드박스ㆍ규제자유특구 도입 등 자본 규제의 완화를 통해 자본의 이익에 복무하는 동시에, 소득주도성장론, 최저임금 1만 원 공약, 공공부문 비정규 제로 정책 선언, 한반도 평화를 내걸고 수차례에 진행된 조선 및 미국 정상과의 회담,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를 통한 노동자계급의 포섭 등을 추진하면서, 자유한국당과의 차별성을 보이며, 촛불 투쟁에서의 노동자 민중의 요구를 부르주아 제도 정치로 흡수하려 하였다.

 

– 그러나 문재인 정권의 지상 과제는 자유한국당과의 차별성을 극대화해서 부르주아 계급 내에서 주도권을 장악하는 것보다, 장기간 경제 침체(경제 위기)로 인해 위기에 처한 한국 부르주아 계급을 구출하는 것, 곧 노동자 민중의 투쟁이 노동자 민중이 해방된 새로운 세상으로 향하는 것을 막고, 그것을 자본주의 체제 내에 묶어 두는 것, 이를 위해 부르주아 의회 정치의 활성화를 꾀하는 것이다.

 

– 장기간 저성장으로부터 위기에 처한 부르주아 계급을 구출하기 위한 문재인 정권의 정치적 행위는 크게, 개별 자본의 이윤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제반 조건을 마련해 주는 규제 완화, 노동3권을 무력화하기 위한 법과 제도 정비, 독점자본을 중심으로 자본의 질서를 재편(자본의 집중)하는 행위 그리고 이에 반대하는 노동자 민중의 투쟁을 폭력과 회유의 방법으로 탄압하는 노동 탄압 행위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법 개악 행위는, 주52시간 노동 시간 단축을 빙자해서 할증제를 폐지하는 근로기준법 개악(2018. 2.), 산입 범위 확대를 통해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하는 최저임금법 개악(2018. 5.), 자본 규제 완화를 위한 지역특구에 관한 규제 특례법, 산업융합 촉진법,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 특별법 개악(2018. 8.) 등이 바로 그것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문재인 정권은 탄력 근로제 확대와 주휴 수당 폐지 등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노동법 개악, 최저임금 결정 단위 변경 및 노동3권 무력화 등 다양한 형태의 법 개악을 통해, 노동자계급을 상대로 한 자본가계급의 이윤 극대화를 위한 법 개악 행위를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문재인 정권의 법 개악 움직임은 ILO 핵심 협약 비준을 빙자한 노동법 개악으로 보다 구체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 자본의 집중은 우선적으로, 고용에 있어 비정규ㆍ특고 확산,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으로 나타나고 있다. 자본의 집중 과정은 삼성과 현대 자본을 중심으로 한 전자, 조선, 자동차 산업의 전면적 재배치이다. 자본 질서 재편, 즉 자본의 집중은 특히 자동차 산업과 조선 산업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 중심으로 무노조ㆍ무단협ㆍ저임금이라는 광주형 일자리를 통한 독점자본 중심의 자동차 산업 질서 재편과 현대중공업으로의 거제 대우조선 매각 및 현대중공업의 분사를 통한 현대중공업 중심의 조선 산업 질서 재편이 바로 그것이다.

 

(3) 노동자계급의 저항을 무력화하기 위한 폭력적 탄압과 회유

– 문재인 정권은 출범과 동시에 사회적 합의주의(경사노위)에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한국 노동자계급의 전국적 대중 조직의 참여를 종용해 왔다. 이는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떠나, 민주노총 내부에서 경사노위 참여를 둘러싼 논쟁이 벌어지게 함으로써, 근로기준법ㆍ최저임금법 개악 저지 투쟁을 무력화시켰다는 점에서, 자본가계급 입장에서는 일정한 성과가 있었다.

 

– 특히 여전히 국가보안법이 현존하는 상태에서 진행되고 있는 일련의 남ㆍ북, 한ㆍ미, 조ㆍ미 정상 회담을 통한 문재인 정권식의 한반도 평화 공세는, 한국 노동자계급의 투쟁 전선을 교란시키는 또 다른 요소로 작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작금의 조국(曺國) 정세 등 부르주아 계급 내부의 다툼, 한ㆍ일 간 경제 대립 등을 통한 국가주의 공세는 또 한 축의 계급 투쟁 전선의 교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 2019년 하반기 노동자계급의 과제

 

1)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전국적 노동자 대중 조직의 상태

–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한국 계급 운동은 2019년 상반기 계급 투쟁을 주도했다기보다는, 문재인 정권의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독점자본 중심의 자본 질서 재편, 자본 규제 철폐, ILO 핵심 협약 비준을 핑계로 한 노동법 개악, 임금 삭감 및 비정규 확대, 사회적 합의주의 공세 등에 수세적으로 대응하기에 급급했다. 아니 보다 노골적으로 평가하자면 뒤따라가기에 급급한 상황이었다.

 

– 이렇게 민주노총의 투쟁이 수세적 형태를 가지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대표적으로는 전국 각지에서 목숨을 걸고 전개되는 노동자 현장 투쟁을 하나로 모아 내어 전국적 계급적 투쟁 전선으로 확대하는 투쟁 조직화가 부재했기 때문이다.

 

– 지난 9월 23일, 민주노총은 69차 임시 대의원대회를 통해 2019년 하반기 투쟁 계획을 확정했다. 민주노총은 2019년 하반기 투쟁을, 2020년 4ㆍ15 총선 전 노동자 민중을 포함한 진보 역량을 결집시키는 분기점ㆍ정점으로 설정하고, 과제로 2019년 정기 국회에 심의ㆍ처리가 예상되는 자본 규제 개혁안 및 노동 개악안 저지와 동시에 노동3권의 보장을 넘어 비정규직 철폐 투쟁의 전면화, 신종 불안정 노동 보호를 위한 제도 마련, 사회 안전망ㆍ공공성 확대, 재벌 체제 개혁ㆍ한반도 반전평화ㆍ자주통일 쟁취를 결정하였다.

 

– 구체적 투쟁 계획은, ①노동 기본권 쟁취ㆍ노동 개악 저지, ②비정규직 철폐, ③사회 안전망ㆍ공공성 확대, ④재벌 제체 개혁/고용 중심 산업 정책 쟁취의 4대 투쟁 과제를 중심으로, ①9월 23일 임대 결의→②10월 말/11월 초 민주노총 총력 투쟁→③11월 9일 전국 노동자대회→④11월 30일 민중대회→⑤11월 말/12월 초 민주노총 총파업 투쟁으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2) 목숨을 건 현장 투쟁

– 톨게이트 노동자 투쟁

2009년 한국도로공사는 모든 톨게이트 영업소를 외주 용역으로 전환했으나, 2013년 법원으로부터 요금 수납원은 도로공사 직원이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이후 2015년 서산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82일간의 파업 투쟁을 통해,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모든 영업소에 고용 승계를 쟁취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의 비정규직 정규직화=자회사 직고용을 통한 가짜 정규직화 방안으로 인해, 1500여 명의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집단 해고로 내몰릴 상황에 처해졌고, 이에 반발한 노동자들은 지난 6월 30일 42명의 노동자들이 서울 톨게이트 캐노피 농성에 돌입한 이후 7월 1일에는 500여 명의 노동자들이 청와대 농성에 돌입했으며, 9월 9일부터는 김천 한국도로공사 본사를 점거하고 농성 중이다. 8월 29일 요금 수납원은 도로공사 직원이라는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권은 자회사만이 해결 방안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따라서 현재도 투쟁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 철도 노동자 투쟁

코레일관광개발 노동자들은 임금 인상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직접 고용을 요구하면서, 지난 9월 11일-16일 1차 경고 파업에 돌입했다. 임금 교섭과 20년 3조2교대에서 4조2교대 전환에 따른 인력 확보를 요구하며, 9월 28일 전 조합원 결의대회를 예정하고 있는 철도노조는 9월 30일 간부 농성에 이어 10월 11일-13일 1차 파업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철도자회사인 코레일네트웍스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정규직의 80% 수준)을 요구로 걸고 9월 26일-28일까지 총파업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국토부는 현재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맡고 있는 철도 관제 업무를 분리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따라서 비정규직의 직고용과 정규직의 인원 충원 요구와 함께, 자본 측의 분사 움직임이 또 다른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 한국GM 비정규 노동자 투쟁

한국GM 비정규 노동자들은, 해고자 복직과 불법 파견 철폐를 요구로 내걸고, 고공 농성(8. 25.)과 집단 단식 투쟁(8. 26.)을 전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규직 노조는 현재 진행 중인 임금 교섭 투쟁과 함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하면서, 부분 파업을 다음 주까지 전개할 예정이다.

 

– 현대중공업 하청 노동자 박종열 사망 관련 투쟁

지난 9월 20일 현대중공업에서 액화석유가스(LPG) 저장 탱크 제작 작업 중 하청 노동자 박종열이 18톤 철판에 머리가 눌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금속노조는 곧바로 9월 25일 전국 대책위 구성을 제안하였고, 이후 하반기 투쟁의 중심으로 박종열 사망 관련 투쟁 배치를 조직해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 현대중공업으로의 대우조선 헐값 매각 저지 투쟁

대우조선 노동조합의 기업 결합 심사 관련 유럽 원정 투쟁단 출국 투쟁(9. 29.), 조선노협의 전국 동시다발 파업 및 대우조선 노동조합의 세종시 공정위 앞 집회 투쟁(10. 2.), 2019년 임단협 원하청 공동 요구로 10월 말 집중 투쟁 등이 예정되어 있다.

 

– 현대중공업 분사 저지 투쟁

지난 5월 31일 법인 분할 주주총회 저지 투쟁 이후, 30억 원에 달하는 손배 가압류가 들어왔고, 4명 해고, 24명 정직 등 1,415명이 징계되었다.

 

– 영남대 의료원 투쟁

2007년 창조컨설팅 노조 탄압 프로그램에 의해 조합원은 1천여 명에서 70명으로 줄었고, 노조 간부 10명이 해고되었다. 이후에도 노조는 지속적으로 투쟁을 전개해 왔고, 지난 7월 1일 노조 탄압 중지, 해고자 복직, 비정규직 철폐를 주 요구로 고공 농성에 돌입하였다.

 

 

3) 2019년 하반기 투쟁

(1) 민주노총 하반기 투쟁 계획

– 4대 투쟁 요구

  ① 노동 기본권 쟁취ㆍ노동 개악 저지

  ② 비정규직 철폐

  ③ 사회 안전망ㆍ공공성 확대

  ④ 재벌 제체 개혁 /고용 중심 산업 정책 쟁취

 

– 하반기 투쟁 일정

  ① 9월 23일 민주노총 임시 대의원대회(김천)

  ② 9월 27일 전국 노동자대회(비정규 공동행동)

  ③ 10월 5일 톨게이트 희망버스

  ④ 10월 8일 영남권 노동자대회(영남대 의료원 투쟁 승리)

  ⑤ 10월 말/11월 초 민주노총 총력 투쟁

  ⑥ 11월 9일 전국 노동자대회

  ⑦ 11월 30일 민중대회

  ⑧ 11월 말/12월 초 민주노총 총파업 투쟁

 

(2) 민주노총 하반기 투쟁에 있어 몇 가지 고려 지점

– 민주노총의 하반기 총파업 투쟁 일정

지난 69차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민주노총은 2019년 하반기 투쟁을 결의하였다. 민주노총은 2019년 하반기 투쟁을 통해 진보 진영의 역량을 총집결시키고, 정부의 자본 규제 개혁안 및 노동 개악 저지와 노동3권 보장을 넘어, 비정규직 철폐 투쟁의 전면화, 신종 불안정 노동 보호를 위한 제도 마련, 사회 안전망ㆍ공공성 확대, 재벌 체제 개혁ㆍ한반도 반전평화ㆍ자주통일 쟁취를 과제로 결의하였다. 이를 위해 민주노총은 ①노동 기본권 쟁취ㆍ노동 개악 저지, ②비정규직 철폐, ③사회 안전망ㆍ공공성 확대, ④재벌 제체 개혁/고용 중심 산업 정책 쟁취 등 4대 투쟁 요구를 걸고, 11월 9일 전국 노동자대회와 11월 30일 민중대회에 이어 11월 말/12월 초 총파업 투쟁을 제시하고 있다.

 

– 민주노총 하반기 총파업 투쟁이 실질적 총파업 투쟁으로 위력적으로 전개되기 위해서는 현재 전개되고 있는 현장 투쟁과 어떻게 결합할 것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투쟁, 현대중공업ㆍ대우조선 등 조선노협 노동자들의 투쟁, 영남대 의료원 고공 농성 투쟁, 삼성 노동자 투쟁, 한국GM 노동자 투쟁, 철도ㆍ지하철 노동자 투쟁 등, 완전한 노동3권과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을 쟁취하기 위한 목숨을 건 투쟁들이 전국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다. 민주노총의 2019년 하반기 투쟁이 위력적 총파업 투쟁으로 전개되기 위해서는 지금 현재 전개되고 있는 현장 투쟁을 어떻게 모아 낼 것인가 그리고 이 투쟁들을 어떻게 2019년 하반기 총파업 투쟁의 실질적 중심으로 세워 낼 것인가라는 것에 고민이 집중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당장 민주노총은 2019년 하반기 위력적 총파업 투쟁을 위한 전국 투쟁 사업장 회의를 시급하게 개최하고, 전국 투쟁 사업장들의 요구를 하나로 모아, 이 투쟁들을 어떻게 전국적ㆍ계급적 투쟁으로 모아 낼 것인가를 고민해 들어가야 할 것이다.

 

– 국회 일정에 따라가는 하반기 투쟁이 아니라, 공세적ㆍ선도적 투쟁으로 2019년 하반기 투쟁을 준비해 들어가야 한다

민주노총은 지난 69차 임시 대의원대회를 통해, 11월 말/12월 초 총파업 투쟁을 결의했다. 그러나 벌써부터 현장에서는 11월 말/12월 초 총파업 투쟁이 11월 30일 민중대회 집회 투쟁으로 전락할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10월 또는 12월로 예상되는 노동법 개악안 국회 상정 시점에 투쟁을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국회 일정 따라가기 투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ILO 핵심 협약 비준을 빙자해서 노동법 개악안을 통과시키려는 문재인 정권의 의도는 지난 상반기부터 노골화되었다. 문제는 이를 뻔히 예상하면서도 투쟁을 공세적으로 배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 상정 시 총파업 투쟁이 아니라, 공세적 투쟁 배치를 통해 노동법 개악을 저지하기 위한 고민이 절실히 필요하다.

 

– 하반기 투쟁 한복판에 진행되는 금속노조, 공무원노조 등 주요 산별ㆍ연맹의 선거 일정

11월 후반부터 내년 1월까지 민주노총의 주요 산별ㆍ연맹 중 금속노조와 공무원노조가 집행부 선출을 위한 선거에 돌입하게 된다. 특히 금속노조와 공무원노조의 경우, 본조 위원장 선출을 위한 선거뿐 아니라 각 지역과 기업별 본부장ㆍ지부장 선거까지 동시에 진행하는 일정이다. 물론 노동조합 집행부 선출을 위한 선거 투쟁은 노동조합 운동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역대 선거 투쟁 과정을 보면, 당면 투쟁이 방기되고, 선거 투쟁에 몰입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었다. 특히 이번 하반기 투쟁의 경우, 노동자들의 자주적 단결권과 단체 교섭 및 단체 행동권 등 노동3권에 대한 전방위적인 공격과 임금ㆍ고용 등 노동 조건 악화를 위한 전면적인 법과 제도의 개악을 저지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투쟁임이 분명하다. 선거를 연기할 수 없다면, 각 후보 진영이 당면 투쟁에 대한 공동의 결의를 조합원들에게 확인시켜 주면서, 각 선거운동본부가 공동 투쟁 조직으로 전환하는 등 선거와 당면 투쟁을 결합하는 슬기로움이 절실히 요구된다.

 

– 소위 조국 정국과 하반기 투쟁

조국 사수 대 조국 퇴진으로 표현되는 소위 조국 정국에서 노동자계급의 모습은 없다. 아니 오히려 노동자계급은 당면한 조국 정국에서 투쟁복을 벗고 노동조합 깃발을 내리고 몰계급적 모습으로 함께할 것을 요구받고 있을 뿐이다. 조국 정국은 노동자계급에게 당파성을 버리고 부르주아 계급 내부의 쟁투에서, 애국주의, 국가주의에 동원될 것을 요구하고 있을 뿐이다. 문제는 노동자계급이 당면한 조국 정세에서 노동자계급의 당파성을 유지하면서 투쟁을 주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노동자계급의 모습은 당면 하반기 투쟁에서도 여전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국 정국에 대한 노동자계급의 태도는, 하반기 민주노총의 투쟁을 성사시키기 위한 주요 요소 중 하나이다. 애국ㆍ국가주의를 넘어, 조국 사수 대 조국 퇴진 정세를 노동자계급 대 자본가계급의 계급 전선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적극적 모색이 요구된다.

 

–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내년 4월 15일, 제21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총선이 있다. 벌써부터 진보 정당들은, 내년 총선을 대비하기 위한 논의와 노동자계급의 공동 실천을 요구해 들어오고 있는 실정이다. 민주노총이 지난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2019년 하반기 투쟁의 성과를 모아 진보 진영 역량을 총집결할 것을 결의한 이유 또한 이러한 총선 대응과 무관하지만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투쟁을 전제로 한 의회 정치 개입의 상이 아닌, 현장 투쟁이 어려워(?) 의회 정치를 통한 쟁취라는 개량주의적 사고가 2019년 하반기 투쟁의 걸림돌로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2020년 총선 투쟁과 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2019년 하반기 투쟁과의 결합에 대한 고민이 요구된다.

 

– 변혁적 좌파 진영의 공동 실천이 필요하다

전체 계급 투쟁을 지도할 당이 현존하지 않는 상황에서 노동자계급의 대중 조직인 민주노총이 2019년 하반기 투쟁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투쟁을 주도할 투쟁 주체의 미형성, 국회 일정 따라잡기 식의 수세적 투쟁, 주요 노동조합의 집행부 선출을 위한 선거, 소위 조국 정국이라 불리는 애국ㆍ국가주의 공세, 2020년 총선 등 민주노총의 하반기 투쟁을 흔들 요소들은 곳곳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노동자계급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조ㆍ미, 한ㆍ미, 남ㆍ북 정상 회담과 한(조선)반도 평화 정세 또한 2019년 하반기 투쟁을 교란할 요소로서의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에 시급하게 변혁적 좌파 진영의 공동 실천을 위한 논의가 요구된다. 특히,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2019년 하반기 투쟁이 위에서 거론된 투쟁 교란 요소를 극복하고 실질적 계급 투쟁으로 전개되기 위한 실천적 고민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노사과연

 

 


 

1) [편집자 주] 예상한 대로, 10월 16일 한국은행은 기준 금리를 1.5%에서 1.25%로 0.25% 인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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