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과학연구소

[현장] 풍산 투쟁, 노동자계급의 입장에서 어떻게 볼 것인가?

 

 

천연옥 | 부산지회장

 

 

 

부산의 대표적 장기 투쟁 사업장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풍산마이크로텍지회는 9년째 거리에서 투쟁하고 있다. 필자는 이미 3년 전 ≪정세와 노동≫ 제123호(2016년 5월)에 풍산 노동자 투쟁을 정리한 부산 풍산 마이크로텍(현 피에스엠씨) 노동자들의 투쟁을 제출한 바 있는데, 그때만 해도 이 투쟁이 이렇게까지 장기화되리란 것을 알지 못했던 것 같다. 작년 2018년 9월 <센텀2지구 재벌 특혜개발 전면재검토! 사회공공성 확보 및 노동자 생존권 보장을 위한 부산시민대책위>(이하, 대책위)가 결성되었고, 노동사회과학연구소 부산지회도 대책위에 참가하여 활동하고 있다.

이 글은 풍산 대책위에 참여하면서, 대책위의 요구가 풍산 노동자들의 요구와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이 투쟁이 시민운동의 영역인지 노동운동의 영역인지, 이 투쟁의 성격을 노동자계급의 입장에서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해, 지난 8월 6일 진행된 부산지회의 ≪정세와 노동≫ 쎄미나에서 토론한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이다.

   

 

1. 대책위의 요구와 활동

 

1) 풍산 투쟁 경과

풍산 노동자들은 모든 문제의 시작과 배경을 센텀2지구 개발 이익을 위해 소속 노동자들을 희생시킨 풍산그룹의 탐욕과 이에 공모하여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적폐 세력 간의 정경 유착으로 보고 있다.

생산 공장을 운영하는 이익보다 정경 유착을 바탕으로 공장 부지인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특혜 개발하여 1조원 이상의 이익을 노리는 풍산그룹의 노조 탄압으로부터 시작된 지난 9년은, 정리 해고ㆍ강제 휴업 등 사 측의 탄압에 맞서 생존권을 사수하려는 노동자들의 투쟁의 시간이었다.

 

2008년 풍산은 비전 50이라는 그룹 발전 전략을 통해, 부산 반여동에 있는 동래공장 부지를 개발하여 1조원 이상의 차익을 얻겠다고 발표하였다. 그런데 이 동래공장 부지는 전두환 정권의 국방부로부터 1981년 12월 31일자로 군수 산업을 한다는 이유로 헐값(당시 매매 계약은 250억 원이었고, 순수하게 땅값은 77억 원 정도로 추산하지만 현 시세로는 1,000억 원에 이른다)에 불하받았던 것이다. 풍산 부산사업장인 반여동 공장 안에는 방산인 풍산 부산사업장, 풍산홀딩스 동래공장, 풍산마이크로텍(90년 동래공장 파업 이후 동래공장 생산부에서 리드프레임 생산 공정을 마이크로텍으로 법인 분리함)이라는 3개의 회사가 있었는데, 공장 부지 개발이 주된 사업 계획인 비전 50은 노동자들을 불안하게 하였으며, 당시 풍산그룹 노동조합들을 대표하여 민주노총 금속노조 풍산마이크로텍지회가 땅 개발의 특혜성을 제기하며, 반대 입장을 표명하였다.

이후 풍산그룹은 돔구장 기부체납을 걸고 그린벨트 해제를 시도하였으나, 당시 부산시장의 거부로 보류되었다. 5,000억 돔구장 기부체납을 통한 그린벨트 해제와 공장 부지 개발이 무산되자 금속노조 풍산마이크로텍지회에 대한 탄압이 시작되었다. 작업 공정에서 배제, 보직 변경을 통한 감금 등으로도 모자라, 휴가 기간 투기 자본에게 회사를 위장 매각하고 이어서 지회 간부 80%를 포함한 대규모 정리 해고를 진행했다. 풍산 노동자들은 그린벨트 특혜 개발 중단! 정리 해고 철회! 생존권 보장!을 내걸고 2011년 11월 총파업을 시작하여 37개월 동안 장기 파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풍산 노동자들이 진행한 부당 해고 구제신청의 결과 지방노동위, 중앙노동위, 행정소송 1심, 2심까지 진행하여 대법원 판결만 남겨 놓은 상황에서 부당 해고로 인정되어 회사는 2014년 12월 복직을 시키면서도 대법원 상고심을 진행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2015년 2월 13일 심리불속행기각 결정을 내렸고, 그로부터 얼마 후 2월 26일 원인 불명의 화재로 동래공장의 도금공장이 전소하게 된다.

풍산은 노동조합을 청산하기 위한 악랄한 탄압을 계속하였다. 공장의 화재를 핑계로 2015년 8월부터 2016년 5월까지 9개월간 5차례의 구조 조정(희망퇴직)을 실시하였다. 희망퇴직을 유도하기 위해 집중 면담, 가정 통신문을 빙자한 희망퇴직 유도 서신, 사택에 대한 명도 소송, 시효 만료된 구조 조정 저지 투쟁에 대한 30억 손해배상 소송(이 소송은 1심에서 기각되었으나, 목적을 달성한 사 측은 패소에도 항소하지 않았다)을 진행하면서 희망퇴직을 하면 손배 소송에서 빼주는 식으로 회유와 협박을 자행하였다.

투쟁이 길게 진행되면서 한때 직원 250명 중에서 190여 명이 가입했던 노동조합은 37개월 파업 후 현장 복귀 시점엔 80여 명으로 축소되어 있었다. 사 측은 풍산 부지 개발로 도금공장 재건이 어렵고, 부산시와 풍산이 개발을 하니 이전해야 한다면서 2016년 8월 초에 경기도 화성으로 공장을 이전하였다. 공장 이전 이후엔 풍산 서울본사 투쟁과 부산시에 대한 투쟁 중단을 요구하며 화성공장 휴게실에 금속노조 조합원만 9개월간 교육 대기를 시키고, 2017년 5월부터 현재까지 조합원들에 대한 강제 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조합원 22명이 남아 14명은 화성공장에서 순환 파업을 하며 투쟁에 결합하고 있고, 8명 중에서 7명은 강제 휴업을 당한 상태로, 1명은 정년퇴직을 하였음에도 일상적으로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풍산 노동자들은 오늘도 오전 8시부터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시청 등 부산지역 거점 곳곳을 누비며 선전전을 하고, 저녁에는 시청 앞 천막 농성장에서 노숙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몇몇의 동지들은 서울에서 청와대 앞, 국방부 앞, 풍산 본사 앞에서 선전전을 하고, 세종시 국토교통부 앞에서도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2) 센텀2지구 개발의 문제점

풍산은 5공 비리 청문회에서 창업주 류찬우 회장이 증인으로 불려 나와 전두환 대통령과 대구공고 학연이 풍산 부지 헐값 인수에 영향을 미친 점과 전두환 정권에 34억5천만 원의 정치 자금을 상납한 것에 대해 질책을 받았다. 2008년 비전 50 발표 이후 풍산은 노동조합을 탄압하면서, 부산시가 애초 첨단산업단지 개발에 풍산 부지를 포함하지 않은 것에서 풍산 부지를 포함하는 것으로 탈바꿈하게 하였다.

이러한 특혜성 개발 계획을 움직이는 보이는 손들은 아래의 [표 1]을 참고하자. 이 표는 2018년 대책위 자료집과 여러 자료들을 참조하여 재구성한 것이다.

 

[표 1] 풍산그룹의 개발 흐름과 해당 시기의 정치적 환경

 

시기

풍산그룹

정치적 환경

비고(분석)

2004

2003년

부지 개발 발표

17대 국회의원 선거,

서병수 해운대 지역구 당선

그린벨트 조정 가능 지역 변경으로 개발 계획 시작

2008

창립 40주년

“비전 50” 발표

18대 국회의원 선거,

서병수 후보, 풍산 반여동 부지 개발 공약 발표

풍산그룹과 지역구 국회의원 간의 연계

2010

서병수에게

정치후원금 지원

풍산마이크로텍

매각

풍산그룹으로부터 후원금 받음(서병수 국회의원)

해운대 드림시티 조성 사업

(배덕광 구청장)

풍산그룹은 개발을 위해 정치후원금 계속 지원

해운대구청, “2030 비전과 전략”(풍산 돔구장 개발 계획과 흡사) 책자로 발표

2012

주주총회, 주택 사업 진출 결정

전경련(류진 부회장) 돔구장 추진

국토해양부,

거래 불가능 지역→

거래 가능 지역 변경

거래 가능 지역 변경으로 돔구장 추진

2014

방산 라인 매각 추진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

국토교통부, 그린벨트 해제와 개발을 위해 각종 규제 법령 등 대폭 완화, 도시첨단산업단지 사업 지구 공모 발표

배덕광 국회의원 당선

(전 해운대구청장)

부산시장과

지역구 국회의원 당선 및

국토부의 규제 완화로 첨단산단으로 개발이 유력

2015 

5월 7일, ‘반여 도시첨단산업단지’ 사업 참여 결정

2월, 부산시 센텀2지구 포함된 도시첨단산업단지 타당성 조사 용역 입찰

5월 6일, 국토부 그린벨트 규제 완화 발표

6월, 풍산-부산시 센텀2지구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

 

2016 

 

산업단지 지정계획 고시

 

2017

 

도시관리계획(G.B 해제)

입안 신청(시→국토부)

G.B 해제 중앙도시계획위원회

1차 심의(유보)

 

2018

 

G.B 해제 중앙도시계획위원회

2차, 3차, 4차 심의(유보)

부산시장

오거돈 당선,

해운대구 국회의원 윤준호 보궐선거 당선,

해운대구청장 홍순헌 당선

(지자체장,

지역구 국회의원이 자유한국당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 교체됨)

2019

 

3월 15일, 부산시의회 행정사무조사특위 주최의 센텀2지구 토론회

8월 1일, 제2센텀 산업단단 G.B 해제 및 조속 추진을 위한 주민설명회 및 결의 다짐(찬성 주민 동의서

1만8천여 장 전달)

 

 

 

센텀2지구 개발은 위의 사실들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정경 유착으로 특정 기업에 특혜를 주는 개발이며, 추진 주체는 풍산의 배후 조종으로 움직이는 지자체와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대표되는 정치인들이다. 무엇보다 대책위와 풍산 노동자들이 분노하는 것은, 지자체장과 지역구 국회의원이 촛불 정권을 자임하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교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달라진 점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아래 [표 2]는 지난 6월 27일 대책위와 민중당 김종훈 의원실 공동 주최로 열린 국회 토론회 <특혜논란 부산센텀2지구 개발, 무엇이 문제인가?>에서 발표되었던, 부산 참여연대 양미숙 처장의 발제문에서 인용한 것이다.

 

[표 2] 센텀2지구 산업단지 계획

 

 

2015년 10월 이전

2016년 2월

2018년 8월

2019년 4월

사업명

부산시 반여

도시첨단산업단지

(일명 ‘제2센텀시티’) 조성

센텀2지구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 사업

센텀2지구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 사업

센텀2지구

도시첨단산업

단지 조성

사업

대상지

부산시 해운대구 반여동 22 일원

해운대구 반여동, 반송동 일원

해운대구 반여동, 반송동, 석대동 일원

해운대구 반여동,

반송동 일원

면적

1,880,000㎡

(약 570,000평) (풍산그룹 부지 760,000㎡ 포함)

208만㎡

195만㎡

(59만 평)

195만㎡

(산업 57만㎡)

입주 시설

지식산업센터 등

복합연구단지,

고층 주거시설,

쇼핑몰, 특화병원

지식산업센터,

R&D센터,

창업지원센터,

비즈니스호텔

융합부품소재,

정보통신기술

(ICT),

바이오,

영상ㆍ컨텐츠

지식정보통신산업,

영화영상게임 등

컨텐츠 사업,

엔지니어링 등

지식서비스산업, 

4차 산업혁명관련 기업 및 연구시설,

청년창업거점시설

사업비

총 9,000억 원

1조4,235억 원

(용지비 8,093, 공사비 3,032, 부대비 3,110)

1조6,413억 원

(단지조성

1조5,298, 진입도로

1,115)

1조,6413억 원

(단지조성 1조5,298,

진입도로

1,115)

사업 기간

2015-2019년

2016-2022년

2016-2022년

2016-2026년

 

 

특혜 개발의 핵심 문제는 부지 문제인데, 이것은 민중당 김종훈 의원을 통해 1981년 12월 31일자 ㈜풍산과 군수사령부의 매매 계약서가 확인되면서 민중당 부산시당 노정현 위원장이 여러 토론회에서 발제하였다. 이 계약서에 의하면 풍산이 매매 계약 후 지정된 군수 산업 목적을 폐지하였을 때 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이 내용은 특약 사항으로 부기 등기하여야 하고, 계약을 해제하였을 때에는 계약 보증금을 포기하고 매수한 재산을 즉시 반환하여야 하며, 원상 복구와 손해배상을 책임져야 한다.

그런데 1999년 4월 9일자로 풍산 부지에 대한 특약 등기가 해제되었다. 이를 근거로 풍산과 개발론자들은 부지 개발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였는데, 대책위가 국방부에 이에 따른 갱신 계약서의 존재에 대해 정보 공개 청구를 하였으나, 계속해서 답변을 거부하였다. 그러다가 앞서 언급한 6월 27일 국회 토론회에 참석한 국방부 관계자에 의해 갱신 계약서가 존재하지 않음이 최종 확인되었다. 그러나 부산시는 부지 문제는 국방부와 해결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즉 풍산에 주기로 한 5천억 원에 이르는 토지 보상금을 국방부에 주면 된다는 것이다.

 

3) 대책위의 활동

2018년 9월 결성된 대책위는, 특혜 개발의 문제점을 알려 내고, 풍산 부지 환수 서명 운동, 그린벨트 해제 반대 투쟁, 시의회를 통한 토론회 개최, 김종훈 의원실과 공동 주최로 국회 토론회 개최, 쟁점이 발생할 때마다 기자 회견과 항의 방문을 진행하였다.

그런데 대책위에서 풍산 부지 반환 서명 운동을 벌이자 윤준호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한 개발론자들은 해운대구 주민들을 상대로 개발 찬성 동의서 서명을 받으며, 지난 8월 1일 극비리에 서명지 전달식과 주민 결의 대회를 개최하기에 이른다. 이 행사에 부산시, 부산도시공사, 윤준호 국회의원, 해운대구청장이 참석하여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그린벨트 해제 5차 심의에 대비하여 마치 공론화 과정을 거친 것처럼 위장한 것이다.

대책위는 8월 21일 부산시청과 해운대구청, 윤준호 국회의원 사무실을 항의 방문하였고, 9월 2일에는 국회 앞에서 규탄 기자 회견을 진행하고, 민주당 중앙당사를 항의 방문하여 센텀2지구 개발을 위해 엘시티 비리로 구속된 전 국회의원 배덕광을 찾아가 큰절을 하면서 센텀2지구 개발에 자유한국당의 지지를 호소한 윤준호를 내년 총선에 민주당이 공천하지 말 것을 요구하였다.

 

 

또한 대책위는 8월 19일부터 매일 아침 시청 후문에서 센텀2지구 개발의 문제점을 폭로하는 동영상을 상영하는 영상차와 함께, 방산 포기 풍산 부지 국가 환수 / 부산시는 센텀2지구 개발 추진 중단하라!는 현수막을 들고, 출근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2. 풍산 투쟁의 성격

 

며칠 전에 풍산마이크로텍지회 문영섭 지회장을 인터뷰하는 자리에서 센텀2지구 개발을 전면 재검토하라는 대책위의 요구와 별도의 노동조합의 요구가 있는지, 있다면 무엇인지에 대해서 질문하였다.

문 지회장은, 9년째 이어지는 장기 투쟁의 과정에서 조합원 190명에서 22명이 남기까지, 매 시기 조합원들과 토론하고 또 토론해서 내린 결론은 센텀2지구 개발로 인한 생존권의 부정이기에, 기본적으로 대책위의 요구와 노동조합의 요구가 동일하지만, 별도로 일자리 보전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1) 특혜 개발 반대 투쟁

≪동아일보≫ 기자를 거쳐 현재 ≪민중의 소리≫에서 일하고 있는 이완배 기자가 쓴 ≪한국 재벌 흑역사≫ 상권, 현대편에는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특혜 분양 사건을 설명하면서 다음과 같이 덧붙이고 있다.

 

보수정권이 부동산 특혜로 권력층에게 부를 이전하고, 그를 통해 보수층의 지지를 얻어낸 부동산통치의 출발점이었다. 박정희는 물론, 전두환과 노태우, 이명박과 박근혜 등 모든 보수정권이 부동산 개발과 아파트 가격상승에 목을 걸었던 이유는 그들이 부동산을 통한 보수층 통제를 매우 효율적인 수단으로 여겼기 때문이었다. … 개발지역을 지정할 권한이 있는 정부가 새로운 개발지역을 지정하는 순간 그 지역의 땅값은 천정부지로 오른다. 개발지구가 지정되기 전 중요한 정보는 권력의 실세들에게 공유되고, 이들은 차명으로 땅을 미리 사 둔 뒤, 개발계획 발표와 함께 급등하는 땅값을 유유히 즐겼다.

 

풍산은 방위 산업을 한다는 명분으로 국방부로부터 헐값에 넘겨받은 땅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사업을 확장해 왔으며, 이제 그 땅을 개발하여 엄청난 이익을 얻으려고 하고 있다. 2008년 그들이 발표한 비전 50에 의하면 1조 원을 만들겠다고, 언론에 보도되기까지 했다. 센텀2지구 개발 예정지 57만 평 가운데 21만 평이 풍산 부지이고, 부산시는 이 땅에 대한 토지 보상금을 약 5천억 원으로 예정하고 있다.

문제는 센텀2지구에 포함되지 않는 풍산 부지가 바로 옆에 있다는 것인데, 이 땅이 함께 그린벨트에서 해제될 경우 부동산 시장에서 매매될 땅값은 더 엄청날 것이다. 또한 센텀2지구 개발 예정지에 풍산 이외의 지주들이 2015년 2-3백 명에서 2019년 800여 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아, 이미 부동산 투기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부산지역의 주요 언론, 대학, 의료기관들도 조금씩 땅을 소유하고 있으면서 은근히 개발을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풍산과 800여 지주를 대변하는 정치 세력이 2018년 6월 이전에는 자유한국당이었으나, 지금은 바로 더불어민주당 지역구 국회의원과 시장ㆍ구청장 같은 지방자치단체장들이다. 그리고 그들은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원조 적폐 세력인 자유한국당과도 협력할 수 있다는 것을 윤준호를 통해서 잘 보여 주고 있다. 이렇게 특혜 개발 반대 투쟁의 전선은 반더불어민주당 전선으로 형성되어 있지만, 현재 반일ㆍ반아베ㆍ반자유한국당 전선이 형성되어 있는 부산지역의 흐름으로, 풍산 대책위의 활동은 많이 위축되어 있다.

 

[표 3] 부동산 투기로 부를 축적한 재벌들의 대표적 사례

 

부동산

내용

삼성

용인 자연농원

1969년부터 국가사업을 하는 것처럼 속여서 헐값에 매입,

자연농원 개발로 엄청난 시세 차익

현대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특혜 분양 사건

1978년 600여 명에게 특혜 분양

롯데

호텔, 백화점, 롯데월드 등

외국인투자기업으로 면세

 

 

2) 재벌 반대 투쟁

한국 독점자본의 특수한 형태인 재벌은 정경 유착과 부정부패로 부를 축적하고, 각종 편법으로 2세, 3세에게 부를 상속하고 있다. 그들이 저지르는 비리의 천문학적인 금액에 너무 익숙해져 있는 우리에게 풍산을 재벌이라고 부르는 게 맞나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SK그룹의 2대 회장 최종현의 아들 최태원과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 노소영이 결혼하면서 한국석유공사와 제2 이동통신이 SK로 간 것처럼, 많은 재벌들이 유력 정치인과의 결혼으로 친인척이 되어 더욱 쉽게 특혜를 누려 왔다. 풍산의 경우도, 창업주 류찬우는 첫째 아들 류청을 박근혜의 동생 박근령과 결혼시켰으나 6개월 만에 이혼했고, 막내아들 류진을 노신영 전 국무총리의 딸 노혜영과 결혼시켜 후계자로 삼았다.

≪비즈니스포스트≫는 2019년 7월 3일자 Who is?난에 류진 풍산 대표이사 회장을 실었다.1) 이 기사에 따르면, 류진은 58년생으로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다트머스대학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풍산금속에 입사해 십여 년 동안 경영 수업을 받은 뒤 풍산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으며, 선대 회장이 별세한 이듬해(2000년) 회장직에 올랐다.

그는 풍산의 양대 사업인 신동(구리나 구리 합금) 사업과 방위 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을 듣고 있다고 한다. 풍산은 2011년 12월 창립 43년 만에 처음으로 서울 충정로에 신사옥을 마련했으며, 해외 시장을 확대하여 2019년 3월 말 현재, 세계 소전(素錢, 액면가와 그림 등이 새겨지지 않은 반제품 상태의 동전) 시장에서 점유율 53%를 차지하고 있다. 2018년 현재 실적은 매출 2조1,625억 원, 영업이익이 1,876억 원, 순이익이 1,485억 원에 이르고 있다.

류진은 재계에서 선비, 와인 전문가, 미국 전문가로 통하며, 스포츠계에서도 마당발로 통한다고 한다. 풍산이 노동자 해고 사태로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던 1989년 당시 문재인 현 대통령이 풍산의 고문 변호사를 맡았는데, 문재인 대통령과도 이때부터의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전경련 부회장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전문가로 통하는 류진은 한국의 정권이 바뀔 때마다 미국과 가교 역할을 해 왔으며, 2019년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 참석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그를 소중한 벗이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추도식 하루 전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부시 전 대통령 간의 만남을 성사시킨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추도식에 즈음하여 부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 회담도 성사되었는데, 그 자리에 류진 회장도 배석했다고 한다. 2017년 5월 17일 기업인으로서는 유일하게 문재인 정부의 대외특사단에 포함되기도 했다. 노무현 정권 초기 대미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했고, 노무현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을 성사시킨 핵심 인물이라는 말도 있다. 2013년 박근혜 정권 당시 미국 하원의원단과 한국 재계의 만남을 주선하기도 했으며, 2015년에는 프레지던츠컵 골프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아, 이명박 전 대통령과 부시 전 대통령을 대회에 초청하기도 했다.

류진은 2008년 풍산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풍산홀딩스를 지주회사, 풍산을 사업회사로 분할하였다. 지주회사 풍산홀딩스는 풍산, 풍산특수금속, 풍산발리녹스, 풍산메탈서비스, 풍산마이크로텍 등을 자회사로, 풍산 FNS, 피엔티, 피엔티테크 등 풍산자회사와 해외계열사 등을 손자회사로 두었다. 이처럼 풍산그룹은 류진 회장 일가가 지주사인 풍산홀딩스를 지배하고, 풍산홀딩스가 또다시 자회사를 지배하는 전형적인 총수회사 구조를 갖추고 있다. 류진과 배우자, 자녀 등 오너 일가는 풍산홀딩스의 40.05%의 지분을 가지고 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고, 2018년에만 53억 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풍산홀딩스의 2018년 사업 보고서와 ㈜풍산의 2019년 상반기 보고서에 의하면, 류진 회장은 ㈜풍산홀딩스 대표이사 회장, ㈜풍산 대표이사 회장, 풍산특수금속㈜ 회장, ㈜풍산화동양행 이사를 겸직하면서, ㈜풍산홀딩스에서 24억6,000만 원, ㈜풍산에서 17억9,400만 원의 급여를 받았고, 비상장 회사에서 받은 급여는 얼마인지 알 수 없다. 즉, 주식 소유에 따른 배당금과 급여로 연 100억 원 정도를 챙긴다고 보면 된다.

2019년 8월 22일자 ≪비즈니스워치≫에 나온 대기업 회장님들의 월급2)과 비교해 보면, 류진 회장도 상장사에서 받는 월급만 3억 이상이니 30대 재벌 총수들과 어깨를 견줄 만하다고 하겠다.

 

[표 4] 대기업 회장 월급 현황 (월급×12=연봉)

 

풍산그룹은 재계 순위 77위로 중견기업으로 분류되고 있는데, 중견기업으로서 내부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2019년 6월 19일자 ≪백세시대≫에 의하면, 풍산그룹은 계열사 내부 거래 비중이 최고 80%에 이르고 있어,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로 공정거래위의 제재를 받게 생겼다고 한다. 현행법이 인정하는 내부 거래 비율은 30%이지만, 자산 5조 원 미만인 그룹에 대해서는 그동안 규제를 해 오지 않았는데, 김상조 당시 공정거래위원장이 이에 대한 규제에 나서겠다고 했다 한다.3)

2014년 류진 회장의 아들 류성곤과 부인 노혜경은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2019년 8월 16일자 ≪더팩트≫에 의하면 한국의 방산업체를 대표하는 S&T와 풍산의 후계자들이 국적을 포기한 것에 대해 명백한 병역 기피로 보고 있다. 한국 군대에 소총을 납품하는 S&T그룹 최평규 회장의 장남 최진욱은 2018년 8월 미국 국적을 취득했는데 95년생으로 올해 24세이고, 방산업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풍산의 장남 류성곤은 2014년 국적을 미국으로 옮겼는데 93년생으로 당시 21세였다.4)

 

[표 5] 재벌들의 병역 기피 백태5)

이름

군 면제 사유

이름

군 면제 사유

SK 최태원

과체중

(만능 스포츠맨)

삼성 이재현

유전병

SK 최재원

시력 문제

삼성 이재용

허리 디스크

(승마 선수)

삼성 이맹희

한국전쟁 시기 일본으로 도피

삼성 정용진

과체중

삼성 이건희

특권층 자녀

군 면제

롯데 신동주, 신동빈

일본 국적

현대 정의선

질병

조선일보 방상훈

과체중

대림 이해욱

질병

중앙일보 홍석현

폐질환

두산 박정원

싱가포르 영주권

삼성 이창희

일본 유학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풍산은 총수 일가가 지주회사의 지분으로 계열사를 지배하고,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부를 축적하고 있다. 그리고 류진 회장이 받는 급여의 수준이나, 정치권력과의 결혼으로 맺어진 튼튼한 인맥으로 보나, 자녀의 병역 기피로 보나, 재계 순위가 좀 낮다뿐이지 하는 짓은 한국 재벌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이들의 축적된 부에는 우리 노동자들의 피와 땀이 고스란히 아로새겨져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3) 민주노조 사수, 생존권 쟁취 투쟁

풍산 노동자들은 풍산그룹이 방위 산업을 포기하고 부지 개발을 통해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는 것을 지역과 시민사회에 폭로함으로써 내부 고발자가 되었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가혹한 탄압을 받았다. 그 과정에서 민주노조와 노동자들의 생존권은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9년 동안 풍산 노동자들은 해고자, 비해고자가 함께 파업을 했으며, 해고자들이 받은 퇴직금과 모든 수입을 모아서 콩 한 쪽도 나누어 먹는다는 정신으로 108명의 조합원 전체가 배분하면서 투쟁해 왔다. 지금도 강제 휴업자의 휴업 급여와 순환 파업자들의 임금을 모아서 다시 나누는 방식으로 투쟁하고 있다.

풍산이 노동조합 파괴를 목적으로 위장 매각하였다는 사실은, 피에스엠씨(풍산마이크로텍)가 증권선물위원회에 소송을 제기한 사건에 대한 서울행정법원 판결문에 의해 진실이 밝혀졌다. 이 소송은 증권선물위원회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대한 법률 위반으로 피에스엠씨에 부과한 과징금 3억5,460만 원을 취소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풍산이 2008년부터 매각된 2010년까지, 노조 파괴 공작 전문컨설팅 회사인 창조컨설팅의 회원사였다는 사실이, 2013년 10월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었던 창조컨설팅 심종두 대표의 재판에서 확인되었다. 당시 노조와 풍산은 2010년 임단협과 인수에 따른 교섭을 진행 중이었는데, 사 측은 잡셰어링(기본금 10% 삭감, 상여금 300% 삭감, 학자금 미지급, 체력단련비(휴가비) 미지급, 종합건강검진 2012년으로 유보)을 들고나왔다. 노동조합이 이를 거부하자, 정리 해고를 통보한 것이다.

 

 

3. 글을 마치며

 

풍산 노동자들의 투쟁은 특혜 개발 반대 투쟁이고, 재벌 반대 투쟁이며, 민주노조 사수, 생존권 쟁취 투쟁이다.

한국 재벌의 역사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자신의 인맥을 이용해서 특혜를 누려 온 역사이다. 풍산은 문재인 정권과 특별한 인연이 있고, 이것이 부산의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더불어민주당으로 바뀌어도 문제가 풀리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반자유한국당의 전선이 강화된 부산에서 이 투쟁이 어렵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풍산 투쟁을 노동운동이 아니라 시민운동으로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서 반대한다.

풍산 투쟁은 경제 투쟁과 정치 투쟁이 결합된 투쟁이며, 특혜 개발과 재벌에 반대하는 노동자ㆍ민중의 민주주의 투쟁이다. 이 투쟁의 방향은 특혜 개발과 관련된 한국 자본주의의 민낯을 대중적으로 폭로하는 것, 문재인 정권의 반노동ㆍ반민중성을 폭로하고 투쟁을 조직하는 것이어야 하고, 결국엔 투쟁의 당사자들이 변혁적 전망을 획득하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노사과연

 

 

[참고 자료]

이완배, ≪한국 재벌 흑역사≫ 상ㆍ하권, 민중의 소리, 2018.

김경진, ≪재벌과 부≫, 한울, 2018.

<국회 토론회 자료집> 특혜논란 부산센텀2지구 개발, 무엇이 문제인가?, 2019. 6. 27.

 

 


 

1) 김지효 기자, “[Who Is?] 류진 풍산 대표이사 회장”, ≪비즈니스포스트≫, 2019. 7. 3. <http://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33883>

 

2) 박수익 기자, “대기업 ‘회장님’ 월급은?…신동빈 회장 기본급만 12억 원대”, ≪비즈니스워치≫, 2019. 8. 22. <http://news.bizwatch.co.kr/article/industry/2019/08/21/0014>

 

3) 최주연 기자, “풍산그룹, 계열사 내부 거래 비중 최고 80%…‘땅 짚고 헤엄치기’”, ≪백세시대≫, 2019. 6. 19. <http://www.100ssd.co.kr/news/articleView.html?idxno=62169>

 

4) 장병문 기자, “[장병문의 퀘스천마크] 추신수 아들과 방산업체 S&Tㆍ풍산 후계자 ‘국적이탈’ 차이”, ≪더팩트≫, 2019. 8. 16. <http://news.tf.co.kr/read/economy/1760662.htm>

 

5) 이완배, ≪한국 재벌 흑역사≫ 하권, 민중의 소리, 2018, pp. 272-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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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옥 부산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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