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시

생탁

제일호 | 회원 TV 광고 속 아나운서의 웃음 속엔 생탁 몇 병이 묻혀 있을까? 썩은 미소 속 사장의 행복 속엔 생탁 몇 병이 감추어져 있을까? 음흉한 악수 속 정치인의 미소 속엔 생탁 몇 병이 녹아내려 있을까? 쌉싸리하게 맴도는 시원함이 노동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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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탁2

제일호 | 회원 이제 주저앉아 있을 시간이 없다 일어나야 한다 눈물을 흘려서도 안 된다 오늘은 더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 매의 발톱으로 수 년 전 아니 몇 개월 전만 해도 노예보다 비참하고 포로보다 억울하고 죄수보다 가혹하게 지하 암반수가 아닌 수돗물로 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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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가 떠나던 길에 도덕경을 써주게 된 전설

브레히트     노자가 나이 칠순이 되어 쇠약해졌을 때 이 스승은 간절히 쉬고자 하였다. 이 나라에 선이 다시 약화되고 악이 다시 득세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신발 끈을 매었다.   2. 그리고 필요한 짐을 꾸렸다. 약간이었지만, 그래도 이것저것 있었다. 이를테면 저녁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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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대학살 그리고 세월호

제일호 | 회원       피가 그칠 줄 모르는 친일파 독재정권의 칼날에 4.3 제주 민중항쟁의 두개골이 걸려있다 총알받이 되어 버린 등에 업은 아이의 눈을 쓸어내리는 순이 삼촌의 눈시울을 파고들면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 쿠테타 유신 정권의 총구에 통혁당의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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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I Go!

김남주 | 시인     차에 깔려 죽고 물에 빠져 죽고 날마다 날마다 죽음이다. 흉기에 찔려 죽고 총기에 맞아 죽고 날마다 날마다 죽음이다. 공부 못해 죽고 대학 못가 죽고 취직 못해 죽고 장가 못가 죽고 날마다 날마다 죽음이다. 아이는 단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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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살 2

  김남주|시인       오월 어느날이었다 80년 오월 어느날이었다 광주 80년 오월 어느날 밤이었다   밤 12시 나는 보았다 경찰이 전투경찰로 교체되는 것을 밤 12시 나는 보았다 전투경찰이 군인으로 대체되는 것을 밤 12시 나는 보았다 미국 민간인들이 도시를 빠져나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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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용산

  박기동|시인     부용산 오리 길에 잔디만 푸르러 푸르러 솔밭 사이 사이로 회오리바람 타고 간다는 말 한마디 없이 너는 가고 말았구나 피어나지 못한 채 붉은 장미는 시들어지고 부용산 봉우리에 하늘만 푸르러 푸르러   그리움 강이 되어 내 가슴 맴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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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군단에게 보내는 지령서 제 2호

마야꼬프스끼|시인    당신들에게 명한다— 창조의 첫날부터 오늘까지 극장이라는 이름의 소굴을 로미오와 줄리엣의 아리아로 뒤흔드는 피둥피둥한 바리톤 가수들.   당신들에게 명한다— 잘 키운 말처럼 기름기 번지르한 화가들, 러시아의 게걸스럽고 소란스러운 자랑거리, 스튜디오에 숨어서 꽃과 나체 따위나 진부하게 칠해 대는 족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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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밤에도 달은 있었다

침침한 독방 내가 먹는 찬 그릇 묻어 온 고추씨 하나 흙도 없는 마룻장 한구석 솜뭉치를 흙을 삼아 조심조심 놓아 심고 자고 나면 물을 주어 정성껏 가꾸면서 애지중지 살펴 주니 감쪽같이 솟아났네 차츰차츰 새파랗게 움이 색색 자라더니 새싹은 땅에 박고 낡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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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두의 피와 넋을 되살려라!

김남주|시인   오늘도 새벽을 알리는 첫닭이 캄캄한 암흑의 밤을 깨우친다. 그때 갑오년 정월, 동진강변의 찬바람 속에 말없이 모여든 흰옷의 당신들이 보인다. 논밭의 푸르른 때는 날카로운 징벌의 죽창이 되어 탐관오리의 심장을 겨누었고 당신들의 부릅뜬 눈과 움켜진 주먹은 훨훨타는 횃불과 철퇴가 되었다. 봉건왕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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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은 우리를 자유케 한다!

 에리히 뮈잠(Erich Mühsam)   증기기관일랑 세워두고, 길거리로 나가자 무산자여; 이전에 소유자였던 자더러 그 큰 바퀴를 돌리라 하자. 이제 파업하자, 인민이여, 예속의 사슬이 두동강이 날 때까지. 총파업은 진행 중이다, 총파업은 우리를 자유케 한다!  



사과를 먹으면서

정설교|시인, 양심수   옥에서 맛보는 풋풋한 사과 한 알 우리농촌 구부러진 할머니들의 손 때 묻은 태양볕 감로 붉은 사과를 베어 물면 아들이 감옥에서 어서 돌아오기만을 축원하시며 서러움을 삭혀내는 팔순에 내 어머니 스물스멀 기어나오는 눈물자국이 보인다.   [2013. 11. 7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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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제일호|회원, 시인   개구리 산 마중 가던 타오르던 횃불이 쉬어가곤 하고 연밭 사이 사이로 짓밟힌 역사가 연산천으로 흘러나가던 곳.    일본군 숙소 낡은 일제 관사에 날품팔이, 막노동꾼 공순이, 공돌이 모여 인간으로 더불어 살던 곳.    물밀듯 밀려오는 서러움을 죽는다한들 지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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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처음 왔을 때

마르틴 니묄러(Martin Niemöller)   나찌가 공산주의자에게 갔을 때 나는 침묵했다 그래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사회민주당원들을 가두었을 때 나는 침묵했다 그래 나는 사회민주당원이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노동조합원에게 갔을 때 나는 침묵했다 그래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유태인에게 갔을 때 나는 침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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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을 노래한다

김남주|시인   <신으로부터 불을 훔쳐 인류에게 선사했던 프로메테우스가 인류의 자랑이라면 부자들로부터 재산을 훔쳐 민중에게 선사하려 했던 나 또한 민중의 자랑이다> 나는 듣고 있다 감옥에서 옹기종기 참새들 모여 입방아 찧는 소리를 들쑥 날쑥 쥐새끼들 귀신 씨나락 까는 소리를 “왜 그런 짓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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