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시

무서운 시간*

  윤동주       거 나를 부르는 것이 누구요,   가랑잎 이파리 푸르러 나오는 그늘인데, 나 아직 여기 호흡이 남아 있소   한번도 손들어 보지 못한 나를 손들어 표할 하늘도 없는 나를   어디에 내 한 몸 둘 하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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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공교두보2

  고희림(회원)       성주촛불 김천촛불 소성리 촛불까지 울력으로 매일 매일 타오른 지 1년이 되어간다 껌을 씹고 웃음 지으며 미군의 사드발사대가 할매들의 초경이 터진 앞마당을 지나 달마산으로 들어간 지도 두 달이 지났다   이곳저곳에서 교섭 얘기가 제법 나오고 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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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을 구합니다

  고희림(회원)       왜 미국 물건 갖다 놓고, 한국 할매들이 동네에 못살게 만드노, 너흰 월급 받는기다 우리 아들 딸들 세금 받아 처묵은 거 아나, 내가 농사 지은거 처묵는거다 먹기는 우리 것 먹어놓고 일은 남의 나라 일해주고 그렇게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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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팔선은 삼팔선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김남주       삼팔선은 삼팔선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어부가 그물을 던지다 탐조등에 눈이 먼 바다에도 있고 나무꾼이 더는 오르지 못하는 입산금지의 팻말에도 있고 동백꽃 까맣게 멍드는 남쪽 마을 하늘에도 있다   삼팔선은 삼팔선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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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찬가*

  에프. 에스. 쉬꿀레프**       우리에게는 폭풍우와 지독한 가난이 무섭지 않다: 우리는 신성한 노동의 강한 아이들! 불행이 먹구름처럼 우리 위에서 떠 흐른다 할지라도 우리는 무위가 아니라 노동을 영혼으로 사랑한다. 행복한 노동과 더불어라면 우리에겐 아무 문제가 없다, 우리는 노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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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고백 속에서 말하지 마라*

  아. 이. 마쉬로프**       생생한 고백 속에서 말하지 마라 나에게 자랑스런 노랫말의 ≪시인≫을. 우리는 ― 기쁨의 첫 숨결, 우리는 ― 첫 초록빛의 개화. 조그만 검은 창들을 깨뜨리면서 우리는 평화에 취하길 열망한다. 아직도 태양을 알지 못하는 우리는 자랑스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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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인사*

  아. 이. 마쉬로프**       다시금 태어난 숲의 살아있는 새싹들이 녹색의 옷차림을 하고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봄의 내달림 속에서 젊은 시냇물들은 유쾌하게 마지막 장애물을 향해 질주한다.   다시금 눈을 뜨면서 봄은 안개를 피우기 시작했고, 푸른 먼 곳들이 보다 드넓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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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라 동지들아*

  데이빗 디오프(David Diop)**       투쟁기의 동지들아 들어라 아프리카에서 아메리카에 이르는 니그로의 격한 외침을 그들은 맘바를 살해했다 마르틴스빌의 7인을 살해했듯이 혹은 감옥의 창백한 빛 속에 꿇어앉은 마다가스카르인을 살해했듯이 그는 시선으로 동지들을 쫓았거니 아무 번민도 없이 따스하고 충성스런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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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섬을 향해 오고 있다(1493년)

  빠블로 네루다       학살자들은 섬 전체를 폐허로 만들었다 구아나아니가 최초의 희생자였다 저 수난의 역사에서 흙의 자식들은 보았다 그들 희생자들의 미소가 파괴되는 것을 사슴처럼 가냘픈 그들의 사지가 박살나는 것을 죽을 때까지 그들은 그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희생자들은 결박되어 능지처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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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잘도 죽인다!

제일호 | 회원     자비가 넘치는 자유 민주주의 천지간의 경계가 모호해서 그런지 사람 목숨 파리 목숨으로 여겨서 그런지 물대포로 두개골을 갈라 참 잘도 죽인다   바다에서 잠수함에 헤딩시켜 수장시키고 지하철에서 불에 타 죽게 하고 전투력 강화를 위해 내무반에서 때려죽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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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여 부활하라

강광석 | 강진농민회       꽃은 덜컹 떨어지지 않았다 잎사귀부터 마지막 꽃잎까지 한꺼풀 한꺼풀 벗겨졌다 1초 1초 따박따박 4월 진도바다 세월호처럼 백남기의 죽음이 생중계 되었다 낱낱이 명백하다 이건 살인이다   농민도 사람이다 밥쌀수입 반대한다 사선의 구호는 청와대에 닿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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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그림자가 없다

김수영       우리들의 적은 늠름하지 않다 우리들의 적은 커크 더글러스나 리처드 위드마크 모양으로 사나웁지도 않다 그들은 조금도 사나운 악한이 아니다 그들은 선량하기까지도 하다 그들은 민주주의자를 가장하고 자기들이 양민이라고도 하고 자기들이 선량이라고도 하고 자기들이 회사원이라고도 하고 전차를 타고 자동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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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을

김수영     푸른 하늘을 제압하는 노고지리가 자유로웠다고 부러워하던 어느 시인의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   자유를 위해서 비상하여 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는가를 어째서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 혁명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혁명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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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타 트롤 6

  하인리히 하이네(Heinrich Heine)   그러나 동물계의 상층에 자리잡고 있는 우리 인간도 그 하층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를 아는 것은 결코 무익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 그 하층에 있는 사회의 비참한 영역에서는 동물계의 처참한 영역에서는 곤궁과 오기와 증오가 자라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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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 폭풍우

이. 아. 보이노프     민중의 폭풍우, 위대한 폭풍우, 그대의 순번은 곧 오는가? 우유부단한 한밤중, 야만적인 증오, 잔혹한 적의는 영혼을 압박한다. 수수께끼같고 영원히 기쁨없는 그대는 일어나라, 일어나라, 몸을 곧게 펴라, 러시아 지난 사건의 영웅이여. 음울한 노예신분, 역겨운 시대, 용감하게 털어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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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이산하 | 시인     30여년 만에 걸어보는 이 학살의 숲은 조금도 변한 것이 없었다 산등성이마다 뼛가루로 쌓여 있는 흰 눈이며 나뭇가지마다 암호를 주고 받는 새들의 울음소리며 멀리 사람 실은 배 한 척, 돌 실은 배 한 척, 떠나는 바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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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 줄도 쓸 줄도 모르는 어느 백성 이야기

김남주 전쟁이 터지고 나는 쌈터로 끌려갔다 앞장 세워져 맨 앞 부자들의 총알받이가 되었고 사람들은 그런 나를 두고 나라 국경 지키는 용사라 했다     쌈질이 끝나고 고향은 쑥밭이 되고 나는 건설대로 끌려갔다 소나 말이 되어 게거품을 흘렸고 사람들은 그런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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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동지의 질문

폴커 폰 퇴르네       누가 기꺼이 하지 않겠는가 자유를 쟁취하는 일을 투표 용지와 연설로서!     그러나 어떻게 하나 만일 감옥이 우리 동지들의 아우성으로 메아리치면? 우리는 사형 집행부대를 저지해야 하나 삐라를 가지고?     누가 기꺼이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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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 만 시 / 다 쓴 시

쓰다 만 시   김남주 | 시인       미군이 있으면 삼팔선이 든든하지요 삼팔선이 든든하면 부자들 배가 든든하고요         다 쓴 시     김남주 | 시인     미군이 없으면 삼팔선이 터지나요 삼팔선이 터지면 대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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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

    김남주 | 시인       지상의 모든 부(富) 쌀이며 옷이며 집이며 이 모든 것의 생산자   그대는 충분히 먹고 있는가 그대는 충분히 입고 있는가 그대는 충분히 쉬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 결코 그대는 가장 많이 일하고 가장 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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