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시

우리가 만든 세상

이정연 | 시인, 자료회원     우리는 왜 먼 곳의 학살만 기억하는가   아우슈비츠라는 말만 들어도   가스실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 냄새가 나는 것 같고   몸부림치며 벽을 긁은 손톱자국이 보이는 듯한데   경대병원으로 병문안 가던 삼덕동 어느 골목이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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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에 해방

고희림 | 회원     애가  어리숙해서 농사나  제대로  지을라나  싶었다 너무  착해빠져서 속도  썪이지  않았다   동네 사상가  선배  따라다니더니 들로  산으로  갔다 배고파  가끔,  야반에 집에  왔다   새벽길  떠나는  녀석  보니 몸이  똑바로  서고 속이  깊어져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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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혜안 ―맑스 탄생 200주년

고희림 | 회원   세상의 저 천리를 뚫는 망원 막연한 삶에다 질서를 부여하는 현미경 관찰력 생산력 발전이 생산관계와 충돌하고 그 모순이 변혁으로 연결된다는 사실 마침내 인간에 의한 해방이 가능하다는 사실 머리는 숨 죽여 듣고 자지러진 심장은 경건해졌다 그는 과학으로 세상을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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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년 1월 17일 조천읍 북촌리

최상철     군인들이 다가 왔다 함덕주둔 2연대 3대대 불길이 덮친다 부락민들이 끌려간다   젊은이들은 벌써 다 산 속으로 갔다   재판을 요구하자 날아든 미제 카빈 총탄 인민의 심장을 겨눈 대한미국 제국의 법   삶도 죽음도 평등하지 않았다 추수한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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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차 대‘포위토벌’에 반격하여

마오쩌둥       나무숲 단풍들어 붉게 타는데 천병의 적개심은 하늘에 차네 물안개가 자욱한 용강 일천봉 일제히 환호성을 터뜨리누나 장휘찬 잡았다는 전방 소식에   또다시 강서성에 적군이십만 흙먼지 하늘속에 타래치누나 천백만 노농대중 불러일으켜 한마음 한뜻으로 싸워나가니 불주산 밑 붉은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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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H. 하이네       독일의 시인이여! 독일의 자유를 노래하고 찬양하라. 그리하여 그대의 노래가 우리의 영혼을 사로잡고 우리를 행동하게 고무하도록, 프랑스 혁명가의 가락으로.   더 이상 베르테르처럼 사랑의 눈물을 흘리지마라, 그는 오직 롯테만을 위하여 정열을 불태우니까 종이 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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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

    무딴((穆旦)       걸어도 한이 없는 산맥의 기복(起伏), 강과 들판 세어도 한이 없는 빽빽한 마을, 닭울음소리와 개 짖는 소리 황량한 아시아의 토지에 연이어 있다 망망한 들풀 속에 메마른 바람이 소리치고 낮은 검은 구름 아래 동으로 흐르는 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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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국화

김남주     서리가 내리고 산에 들에 하얗게 서리가 내리고 찬서리 내려 산에는 갈잎이 지고 산에 들에 하얗게 풀잎이 지고 무서리 내려 들에는   당신은 당신을 이름하여 꽃이라 했지요 꺾일듯 꺾일듯 꺾이지 않는 꽃이라 했지요   산에 피면 산국화 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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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날에

  임채희       생일 같은, 작은 기억들조차 정말 사치 같은데,   쏜살 같이 흐르는, 저 어두운 세월에, 가끔 영혼이 깨어나,   나를 뒤돌아보게 한다, 내 식구들을 생각하고, 내 부모들을 생각하고,   내 친구들을 생각하고, 내 형제들을 생각하고,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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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시간*

  윤동주       거 나를 부르는 것이 누구요,   가랑잎 이파리 푸르러 나오는 그늘인데, 나 아직 여기 호흡이 남아 있소   한번도 손들어 보지 못한 나를 손들어 표할 하늘도 없는 나를   어디에 내 한 몸 둘 하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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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공교두보2

  고희림(회원)       성주촛불 김천촛불 소성리 촛불까지 울력으로 매일 매일 타오른 지 1년이 되어간다 껌을 씹고 웃음 지으며 미군의 사드발사대가 할매들의 초경이 터진 앞마당을 지나 달마산으로 들어간 지도 두 달이 지났다   이곳저곳에서 교섭 얘기가 제법 나오고 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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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을 구합니다

  고희림(회원)       왜 미국 물건 갖다 놓고, 한국 할매들이 동네에 못살게 만드노, 너흰 월급 받는기다 우리 아들 딸들 세금 받아 처묵은 거 아나, 내가 농사 지은거 처묵는거다 먹기는 우리 것 먹어놓고 일은 남의 나라 일해주고 그렇게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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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팔선은 삼팔선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김남주       삼팔선은 삼팔선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어부가 그물을 던지다 탐조등에 눈이 먼 바다에도 있고 나무꾼이 더는 오르지 못하는 입산금지의 팻말에도 있고 동백꽃 까맣게 멍드는 남쪽 마을 하늘에도 있다   삼팔선은 삼팔선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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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찬가*

  에프. 에스. 쉬꿀레프**       우리에게는 폭풍우와 지독한 가난이 무섭지 않다: 우리는 신성한 노동의 강한 아이들! 불행이 먹구름처럼 우리 위에서 떠 흐른다 할지라도 우리는 무위가 아니라 노동을 영혼으로 사랑한다. 행복한 노동과 더불어라면 우리에겐 아무 문제가 없다, 우리는 노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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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고백 속에서 말하지 마라*

  아. 이. 마쉬로프**       생생한 고백 속에서 말하지 마라 나에게 자랑스런 노랫말의 ≪시인≫을. 우리는 ― 기쁨의 첫 숨결, 우리는 ― 첫 초록빛의 개화. 조그만 검은 창들을 깨뜨리면서 우리는 평화에 취하길 열망한다. 아직도 태양을 알지 못하는 우리는 자랑스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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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인사*

  아. 이. 마쉬로프**       다시금 태어난 숲의 살아있는 새싹들이 녹색의 옷차림을 하고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봄의 내달림 속에서 젊은 시냇물들은 유쾌하게 마지막 장애물을 향해 질주한다.   다시금 눈을 뜨면서 봄은 안개를 피우기 시작했고, 푸른 먼 곳들이 보다 드넓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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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라 동지들아*

  데이빗 디오프(David Diop)**       투쟁기의 동지들아 들어라 아프리카에서 아메리카에 이르는 니그로의 격한 외침을 그들은 맘바를 살해했다 마르틴스빌의 7인을 살해했듯이 혹은 감옥의 창백한 빛 속에 꿇어앉은 마다가스카르인을 살해했듯이 그는 시선으로 동지들을 쫓았거니 아무 번민도 없이 따스하고 충성스런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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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섬을 향해 오고 있다(1493년)

  빠블로 네루다       학살자들은 섬 전체를 폐허로 만들었다 구아나아니가 최초의 희생자였다 저 수난의 역사에서 흙의 자식들은 보았다 그들 희생자들의 미소가 파괴되는 것을 사슴처럼 가냘픈 그들의 사지가 박살나는 것을 죽을 때까지 그들은 그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희생자들은 결박되어 능지처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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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잘도 죽인다!

제일호 | 회원     자비가 넘치는 자유 민주주의 천지간의 경계가 모호해서 그런지 사람 목숨 파리 목숨으로 여겨서 그런지 물대포로 두개골을 갈라 참 잘도 죽인다   바다에서 잠수함에 헤딩시켜 수장시키고 지하철에서 불에 타 죽게 하고 전투력 강화를 위해 내무반에서 때려죽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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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여 부활하라

강광석 | 강진농민회       꽃은 덜컹 떨어지지 않았다 잎사귀부터 마지막 꽃잎까지 한꺼풀 한꺼풀 벗겨졌다 1초 1초 따박따박 4월 진도바다 세월호처럼 백남기의 죽음이 생중계 되었다 낱낱이 명백하다 이건 살인이다   농민도 사람이다 밥쌀수입 반대한다 사선의 구호는 청와대에 닿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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