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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와 노동 - < 정세 >
제목 ‘종북’ 매카시즘 공세와 트로이 목마
글쓴이 박봄매|회원 E-mail send mail 번호 241
날짜 2013-11-06 조회수 1426 추천수 142
파일  1383734136_‘종북’ 매카시즘 공세와 트로이 목마.hwp

  

극우반동세력의 공세가 예사롭지 않다. 김기춘을 비롯한 유신 독재 잔당들이 청와대와 주요 권력기구를 장악한 데 이어 국정원이 또다시 공개적으로 정치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 교학사 역사교과서 채택 움직임, 안보교육 강화, 제2의 새마을 운동 등 박정희 유신독재를 미화․찬양하는 움직임들이 노골화되고 있고, 이에 고무된 극우 인사들의 입에서는 “아버지 대통령 각하”(새누리당 심학봉 의원), “박정희 독재는 매우 실용적”(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유신시대가 더 좋았다”(손병두 박정희기념재단 이사장), “한국은 독재해야 해”(김영진 목사)와 같은 섬뜩한 목소리들이 숨김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범민련에 대한 탄압, ≪자주민보≫ 폐간 움직임 등에서 볼 수 있듯 국가보안법은 얼마 있지도 않은 정치사상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남김없이 파괴하고 있고, 극우반동의 공세 속에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 중단 등 표현의 자유마저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 ‘유신으로의 회귀’라는 말이 결코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 상황이다.











이명박에 이어 박근혜가 ‘당선’됨으로써 극우반동세력이 더욱 득세하리라는 것, 민주주의가 후퇴되고 진보진영, 노동운동진영에 대한 탄압이 강화되리라는 것은 이미 예견되었던 사태였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은 단순히 우려의 수준을 넘어 실질적인 위협으로, 민주주의의 파괴와 노동자 인민에 대한 총공세로 나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18대 대선이,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 해도 국정원, 국방부, 경찰, 행정안전부(현 안전행정부), 통일부, 노동부, 통계청 등의 국가기관, 재향 군인회와 같은 유관기관, ‘십알단’, ‘박사모’ 등 민간인에 이르기까지 직․간접적으로 개입된 부정선거였음이 드러났고, 선관위까지 개입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박근혜는 여전히 발뺌 아니면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노동자 인민의 퇴진요구를 묵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찰, 국정원을 동원하여 부정선거 사실을 은폐하려 한 데 이어 ‘검찰답게’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을 수사하려 했던 검찰총장과 일선 수사팀장을 밀어내고 빈자리를 김기춘 비서실장의 ‘최측근’과 ‘정통 공안통’으로 교체함으로써 부정선거 사실을 은폐하려 하고 있다. 국가보안법의 칼날을 마구잡이로 휘두르더니 급기야는 수십 년 만에 내란음모까지 조작하면서 모든 저항을 잠재우려 하고 있다. 민주주의에 대한 부정만이 아니다. 통상임금을 위시한 노동자들의 임금에 대한 공격, 노동유연화 공세, 전공노와 전교조에 대한 탄압, 복지공약 파기, 공공부문 사유화, 의료 사유화, 밀양 송전탑 건설 강행 등 노동자 인민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극우반동의 공세가 강화되면서 이들의 전매특허 ‘종북’ 매카시즘 공세 역시 극에 달하고 있다. 18대 대선 부정의 실체가 발각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을 조작하면서 정점에 달했던 ‘종북’ 매카시즘 공세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고, 부정선거의 실체가 하나씩 드러날 때마다 ‘종북’ 공세 또한 더욱 확대재생산 되고 있는 상황이다. ‘내란음모 총책’으로 조작된 이석기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 '종북의원‘으로 낙인찍힌 이석기, 김재연 의원에 대한 재명 공세와 ’종북당‘이 되어버린 통합진보당 해산 시도,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지지 않은 31명의 ’종북의원‘에 대한 색출작업은 한 편의 ’종북 광란극‘을 보여주었다. 전공노 조합원들은 ’종북 공무원‘이 되어버렸고 전교조 조합원은 ’종북 교사‘, 민주노총은 ’종북노총‘이 되어버렸으며, 심지어 밀양에서 송전탑 건설에 저항하고 있는 70-80대 어르신들에게까지 ’종북세력‘이라는 낙인을 찍어대는 웃지못할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통합진보당을 비롯한 진보진영에 대한 공세뿐만 아니라 지배계급의 일분파인 민주당에 대한 공격에도 ‘종북’ 논리가 활용되고 있고, ‘수사 외압’을 폭로했던 윤석열 특별수사팀장과 박근혜 자신이 임명했던 채동욱 전 검찰총장에게까지 ‘종북’이라는 낙인이 찍혀지고 있다. 심지어는 국정원의 정치개입을 비판했던 이재오 의원 등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까지도 ‘종북’ 공세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지경이다. 절대반지 ‘종북’ 앞에 무릎 꿇을지어다!













좌익용공, 빨갱이, 간첩, 친북의 새 이름 ‘종북’











극우반동세력은 자신들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진보진영, 민주주의 세력 등 모든 반대 세력에 대해 좌익용공, 간첩, 빨갱이, 친북 등의 이름으로 공격을 해왔다. 이들은 자신들의 권력이 위태로울 때마다 ‘좌익용공’, ‘간첩’들을 수도 없이 만들어냈고, 내란음모에서부터 국가보안법 위반까지 크고 작은 사건들을 조작해 왔다. 또한 법률 위반 여부와 전혀 상관없이 일상적으로도 반대파를 제압하기 위해 ‘친북’이라 공격하면서 매카시즘 공세를 펴왔다. 해방 이후 반세기 넘도록 계속된 반공․반북 매카시즘 공세와 함께 폭력적 탄압을 가함으로써 노동자 인민을 잔뜩 움츠러들게 만들었고, 노동자 인민의 의식을 뼛속까지 반공․반북 이데올로기로 물들였던 것이다. 노동자 인민의 의식이 어느 정도 성장하고 민주주의가 확장된 오늘날까지도 이들이 주입한 반공․반북 이데올로기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을 볼 때 극우반동세력의 이데올로기적, 물리적 공세가 얼마나 집요하고 치밀했는지를 짐작케 한다. 지금에 와서 낡은 이름인 좌익용공, 간첩, 빨갱이, 친북을 ‘종북’으로 개명했다고 해서 그 본질이 달라진 것은 전혀 없다. ‘NLL 논란’, ‘이석기 내란음모 조작사건’이 여실히 증명하고 있듯 뿌리 깊이 박힌 반공․반북 이데올로기로 인해 여전히 ‘종북’이라는 이름의 매카시즘 공세가 먹혀들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이 모든 반대 세력에 대해 전가의 보도처럼 '종북‘이라는 칼을 휘둘러대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종북’이라는 신조어를 만든 것은 극우반동세력이 아닌 이른바 ‘진보진영’ 일각, 구 사회당(현 노동당)이었다. 2001년 당시 반(反)조선노동당 노선을 천명했던 사회당이 민주노동당의 통합 제의에 대해 “민중의 요구보다 조선노동당의 외교정책을 우위에 놓는 ’종북세력‘과는 함께 당(활동)을 할 수 없”(원용수 사회당 대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종북‘이라는 신조어를 공식화한 것이다. 민주노동당의 통합 제의를 계기로 촉발된 사회당과 민주노동당의 노선논쟁에서 ’종북‘ 논리는 사회당이 천명한 반(反)조선노동당 노선을 확인이라도 시켜주듯 반제자주통일운동 진영에 대한 공격 수단으로 적극 활용되었음은 물론이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극우반동세력이 가해왔던 반공․반북 매카시즘 공세에 ’합리적인 근거‘를 제공해줌으로써 극우반동세력의 매카시즘 공세에 날개를 달아주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던 것이다. 반공․반북 이데올로기와 공안탄압이 노동자 인민의 혁명적 진출을 차단하고 권력과 자본주의 착취 체제를 지키기 위한 지배계급, 특히 극우반동세력의 지배전략이 아니라, 실제로 한국사회에 뿌리 뽑아야 할 ’종북‘이라는 ’암‘적인 요소가 존재한다는 것을 ’진보‘라는 이름으로 주장함으로써, 국가권력의 억압, 통제가 마치 정당한 것인 양 ’진보‘라는 이름으로 합리화시켜준 꼴이 되어버린 것이다. 사회당은 뿌리 깊은 종파주의와 반공․반북주의, 한국 사회의 성격에 대한 무지, 반(反)조선노동당이라는 안티테제를 자신들의 정치노선으로 삼는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저열한 정치사상 등의 문제로 결국 몰락하고 역시 반공․반북으로 똘똘 뭉친 소부르주아 정당, 포스트 청산주의의 화신, 이른바 ’좌파‘의 결정판, 사회당의 찰떡궁합이었던 구 진보신당(현 노동당)에 흡수되는 처지가 됐지만, 이들이 만들어낸 ’종북‘ 논리만큼은 이미 대한민국을 지배하고도 남을 지경에 이르고 있다. ’민중의 요구‘에 승리를!











‘진보’ 내의 ‘종북’ 공세를 이어받은 것이 노,심,조로 대표되는 구 민주노동당 탈당파들이었다. 다수를 점하고 있던 ‘자민통’ 진영에 밀려 당내 권력의 중심에서 밀려나 있었던 이른바 ‘평등파’가 탈당하면서 자신들의 탈당과 (구)진보신당 창당 명분을 그럴듯하게 포장하고, 자신들이야말로 ‘진짜 진보’임을 각인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외쳤던 것이 당내 패권주의와 함께 ‘종북’이었다. 특히 심상정, 노회찬은 민주노동당의 대중적 지지를 끌어 올리는 데 일정한 역할을 했던 ‘스타 의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당내 권력에서는 ‘단맛’을 보지 못한 처지에서 2007년 민주노동당 대선후보 선출 경선마저 패배하게 되고, 최종적으로 이른바 ‘혁신안’을 던지면서 당권 장악을 목적했으나 그것마저 부결되면서 결국 민주노동당을 탈당하여 진보신당 창당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역시 자신들의 탈당을 포장하고 분열주의, 반공․반북주의를 은폐하기 위해, 그리고 역시 자신들이야말로 ‘진짜 진보’임을 내세우기 위해 활용한 것이 ‘종북’ 논리였다. 심상정은 비록 극우반동세력의 ‘종북’ 공안몰이를 의식한 듯 자신의 문제제기를 ‘편향적 친북행위’에 대한 비판으로 표현했지만, 내용적으로는 전혀 다르지 않은 말장난에 불과하다. 탈당의 공식적인 이유는 대선 패배와 ‘일심회 사건’을 계기로 한 민주노동당 혁신안이 부결된 것이었지만, 사실 혁신안 자체가 반제자주라는 민주노동당의 진보성을 거세하고 반공․반북 정당으로 만들려는 소부르주아 정치꾼들의 반동적인 공세였던 것에 비추어 봤을 때 한국 사회에 뿌리 깊은 반공․반북 이데올로기를 강화하고 오히려 이에 편승하여 당권을 장악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들 ‘진보’의 ‘종북’ 공세가 극우반동세력에게 정당성을 부여했음은 물론이다.













‘종북’ 공세의 결정판은 가히 광풍(狂風)이라 할 만한 마녀사냥이 몰아쳤던 ‘통진당 사태’라 할 수 있다. 조준호 전 공동대표가 당내 ‘부정경선’ 의혹을 폭로하면서 촉발된 ‘통진당 사태’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조사와 조치를 취하기도 전에 이미 통진당을 부정한 세력으로 매도하고, 예의 ‘종북’ 마녀사냥의 재물로 만들었다. 특히 통진당 내 당권파로 분류되던 이른바 ‘경기동부연합’은 종북, 패권, 비민주로 얼룩진 세력이 되어버렸고, 이들에 의해 장악된 통진당은 ‘종북당’이, ‘경기동부연합’의 이석기 의원은 ‘종북의원’이 되어버렸다. 조중동을 위시한 극우언론과 새누리당 등 극우반동세력은 연일 통진당 내 ‘반(反)종북세력’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종북’ 마녀사냥을 자행했다.













‘통진당 사태’의 한 복판에서 대활약을 펼쳤던 자들 역시 노,심,조 합류파들이었다. 이들은 2008년 구 민주노동당을 탈당할 때 자신들이 ‘종북세력’으로 매도했던 자들과 다시 통합하는 어처구니없는 행보를 보이더니 이내 또다시 ‘종북세력’, ‘부정세력’이라 비난하면서 ‘셀프제명’으로 탈당해버린 것이다. 이들은 또다시 ‘종북’ 운운하면서 극우반동세력의 ‘종북’ 마녀사냥에 정당성을 부여한 것은 물론, 부정경선 시비를 통해 검찰조사까지 불러들이면서 적의 아가리에 동지를 밀어 넣는 짓꺼리를 한 것이다. 통진당 경선 부정이 이른바 ‘경기동부연합’이 아닌 부정경선을 폭로하고 그 책임을 이른바 ‘경기동부연합’에 덧씌웠던 자들이 저질렀다는 것을 상기한다면 결국 이들이 주장했던 ‘부정’이라는 것이 결국에는 아무런 근거 없이 날조된 것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부정경선’이 그러했듯 ‘종북’ 공세 역시 실체 없는, 그저 상대를 제압할 목적에 만들어졌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













통진당 사태 과정에서 나타났던 진보적 언론, 지식인, 정치인들의 행태는 한 편의 집단 광란극을 연출했다. 사실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통합진보당 내 일부 세력을 ‘경기동부연합’, ‘당권파’로 지칭하면서 ‘부정경선’ 세력으로 비난하더니 급기야는 ‘종북세력’으로 옮아가 마녀사냥을 자행했다. ‘부정경선’의 실체가 밝혀지고 자신들이야말로 ‘돈키호테’였다는 것이 밝혀진 후 ‘종북’ 공세도 잠잠해지나 싶더니 불과 1년 만에 국정원 발 ‘이석기 내란음모 조작사건’이 터지면서 또다시 활활 타오르고 있다.











‘종북’ 할 수 없는 사회











사실 한국에서 ‘종북’은 가능하지도, 하려야 할 수도 없다. ‘종북’이란 북, 즉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한국에서는 아무리 그것을 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근본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종북’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북, 즉 조선을 알아야 하지만, 한국에서는 조선을 결코 알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국가보안법으로 철저하게 차단하고 있고, 남북교류, 왕래 역시 국가가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의 허가를 얻지 않고 조선에 다녀올 경우 예외 없이 감옥으로 보내 사회와 철저하게 단절시키고 있는 것이 바로 국가다. 극소수 연구자에 한해 조선의 서적과 자료들이 들어오고는 있지만, 이런 자료들 역시 관련된 연구자들 이외에는 사실상 접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처럼 정작 조선과의 교류, 소통을 철저하게 가로막고 있는 당사자가 바로 대한민국의 국가권력임에도 불구하고 조선에 대해 폐쇄적인 사회라고 비난하는 적반하장도 참으로 풍년이지만, 어쨌든 한국의 노동자 인민은 사실상 북의 실상을 알 수 있는 처지에 있지 못하다. 현실이 이러할진대 ‘종북’으로 매도당하는 개인, 정치세력이라고 해서 뾰족한 수가 있을까? 심지어 대북 정보를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국정원조차 조선이 어떤 사회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마당에 일반인들이 조선을 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조선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했을 때 국정원조차도 사망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고, 후계자로 선출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어떤 인물인지도 알지 못했다. 국정원 내지는 국방부, 통일부 등 주로 대북 정보를 다루는 기관으로부터 조선에서 벌어졌다고 하는 어떤 사건에 대한 얘기들이 흘러나오지만, 정작 대북정보력 부재로 언론의 호된 질타를 받는 기관도 이들이다. 이들 기관들의 대북 정보라는 것이 사실은 미국이나 일본의 정보력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정원조차 이럴진대 일반인들이, 그것이 아무리 당이라 할지라도 조선에 대해 ‘종북’할 만큼 안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얼마 전 ≪동아일보≫에 실린 기사는 한국에서 조선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지, 한국에 알려지고 있는 조선 관련 소식들이 사실은 아무런 근거 없는 ‘카더라’에 불과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진 리 AP통신 전 평양지국장이 자신이 보았던 조선의 모습을 전하는 과정에서 “한국에서 김경희가 위독하다는 보도가 있었을 때 나는 공식 행사장에 나온 김경희를 직접 볼 수 있었다. 루머에 의존하는 북한 관련 보도의 단점이 극명하게 드러난 사례가 아닌가 싶다.”(≪동아닷컴≫, “北의 변화 깜짝 놀랄 만하다”, 2013.10.31)고 꼬집고 있다. 한국에서는 지난 3월 김정은 제1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가 혼수상태에 빠져 회복이 불가능할 것 같다는 기사를 집중적으로 쏟아낸 바 있다. 단적인 예이지만 이것이 말해주는 것은 조선의 현실을 아는 것 자체가 그만큼 쉽지 않다는 것이고, 또 사실이라고 전해지는 것이 오히려 거짓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극히 상식적인 의문을 가져볼 수 있다. 남이 북을 적대시하고 왕래와 교류를 가로막고 있는 상황에서는 기본적으로 조선의 실상이라고 전해지는 모든 것들은 남의 국가기관, 반공․반북 이데올로기로 무장한 부르주아 언론의 검열을 통과하지 않으면 안 된다. 위의 김경희의 예처럼 없는 사실도 만들어내는 마당에 덧칠하고 왜곡하고 은폐하고 꾸며내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할지도 모른다. 이러한 각색과정을 거쳐 조선을 지옥으로, ‘북한인권결의’라는 것을 채택해야 할 만큼 조선 인민들의 인권이 유린당하고 있는 것으로, 조선의 노동자들은 노예와 같은 처지에 있는 것처럼 만들어내는 것 역시 지극히 당연할 것이다. 적대적 관계에서 ‘적’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어 ‘적’을 이롭게 할 리는 만무하기 때문이다. 요즘 부쩍 늘어난 탈북자들의 입을 통해 ‘북의 실상’이라고 해서 부정적인 얘기들이 많이 나오지만, 조선을 버리고 한국으로 내려온 자들이 조선에 대해 사실대로 이야기할 리는 만무하다. 간혹 조선 관련한 기사에서, 탈북 했다 다시 조선으로 돌아간 인사들이 모여 한국의 현실을 대단히 비판적으로 소개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를 한국 언론은 ‘남을 비방함으로써 북한 체제선전에 이용했다’라는 식으로 설명하곤 한다. 실제 조선에서 조선의 체제를 선전하기 위해 그런 자리를 마련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만약 한국 언론이 소개하는 논리대로라면 조선을 버리고 한국으로 넘어온 탈북자들 역시 한국의 체제를 선전하기 위해 조선을 근거 없이 비방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탈북자들이 실제 그러한지는 알 수 없지만 한국 언론의 논리대로만 하면 그렇다는 말이다. 물론 우리는 조선의 현실이 어떠한지 알 수 없다. 어떤 사회든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고, 우리의 시각으로는 전혀 이해되지 않는 점도 그곳에서는 충분히 합리적일 수 있기 때문에 조선 사회 역시 한국에 마치 ‘사실’인 양 전해지는 것과 같은 모습만은 아닐 것이다. 대한민국 국가기관의 차단, 통제로 인해 한국인은 북에 갈 수 없는 처지지만, 외국인들은 조선에 자유롭게 드나들고 있다. 간혹 이들이 전하는 북의 실상은 그동안 우리가 알아 왔던 조선의 모습과는 전혀 다름을 확인할 수 있다.











주제에서 많이 벗어났지만, 어쨌든 결론은 부정적인 것이든, 긍정적인 것이든 우리는 조선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알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에 전해지는 조선에 관한 소식은 어찌되었든 조선을 적대시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가기관과 반공․반북 이데올로기로 무장한 부르주아 언론의 검열을 통과하여 각색되고 정제된 채로 전해진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고작 조선이 어떻다고 전해지는 소식들에 대해 그것이 객관적인 사실로 밝혀지기 전까지는 우선은 거짓이라 전제하는 것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종북’이 가능하리라고 보는가?











극우반동의 트로이 목마가 된 이른바 ‘진보’











사실 한국에서 ‘종북’ 매카시즘 공세가 예외 없이 먹혀드는 이유는 노동자 인민의 의식에 깊이 뿌리박힌 반공․반북주의 때문이다. 지배계급, 특히 극우반동세력은 미제국주의의 든든한 비호 아래 반세기에 걸친 독재를 통해 반공․반북 이데올로기와 폭압적인 탄압을 가함으로써 자본주의 착취 체제를 유지해 왔다. 이러한 지배계급의 공세에 첨병이 되었던 것이 국정원을 비롯한 역대 정보기관이었고 법률적으로 뒷받침한 것이 국가보안법이었으며, 이를 실질적으로 보증한 것이 미제국주의와 이에 결탁한 친일, 친미세력에 의해 만들어진 분단체제였던 것이다. 오늘날 노동자 인민의 의식이 성장하고 민주주의가 확장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반공․반북 이데올로기를 떨쳐내지 못하면서 순식간에 모든 이성을 마비시키고 있는 것이다. 진보진영 일각에서 반제자주통일운동 진영을 공격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종북’이라는 신조어가 극우반동세력에 의해 확대재생산 되면서 이제는 민주당과 새누리당 일부까지도, 일선에서 계급 억압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검사들에게까지, 극우반동 자신들에게 반하는 모든 세력을 잠재울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북’ 매카시즘의 근본적인 공격 대상은 여전히 노동자 인민이다. 반공․반북주의에 근거한 자본주의 착취 체제를 폭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노동자 인민의 혁명적 진출을 결사적으로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종북’ 매카시즘은 여전히 탁월한 효능을 발휘하는 무기로 쓰이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지배계급, 특히 극우반동세력의 반공․반북 매카시즘 공세에 적극 복무하고 있는 것이 이른바 ‘진보’ 세력이라는 점이다. ‘종북’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낸 것도 ‘진보’였듯, 노동자 인민의 성장과 민주주의 확장의 열매를 받아먹고 자라난 소부르주아 지식인, 언론, 정치인 등이 극우반동세력의 지배전략에 철저하게 복무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자 인민의 의식을 반공․반북으로, 노예의식으로 물들이고 있는 것이다. 국정원에 의해 조작된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에서 이들 ‘진보’들의 활약상은 더욱 빛을 발했다.











지난 8월 28일,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이 발표되었을 때 ‘진보’를 자임하는 언론들은 내란음모가 실제 있었다면 충격이 아닐 수 없음을 전제하면서도 실제 내란음모 실행 가능성에 의문을 던지는 한편, 국정원의 압수수색 시점이 18대 대선 부정이 발각되고 촛불집회 등 저항이 커져가면서 국정원이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벌어졌다는 점을 들어 국정원의 위기 모면용 기획수사가 아닌지 의심하는 기사와 사설을 실었다.











우선, 대단한 중범죄에 속하는 ‘내란 음모’에 해당할 만큼의 범죄행위가 실제로 있었느냐의 문제다. 형법 87조에서 말하는 ‘내란죄’는 ‘국토의 참절 또는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하여 폭동하는 죄’를 말한다. ... 국민의 투표로 심판받겠다고 제도정치에 들어온 정당의 의원이 과연 그런 수준의 행위를 도모했을까 하는 상식적 의문이 드는 것이다.

또 하나는 오랫동안 수사를 해왔다는 국정원이 왜 하필 지금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에 들어갔느냐 하는 점이다. 국정원은 지금 선거와 정치에 개입한 국기문란의 범죄행위로 전직 국정원장이 재판을 받는 등 위기에 처해 있다. 시국선언과 촛불시위가 이어지면서 지금이야말로 조직을 대폭 축소·개편하는 등 철저하게 국정원을 개혁해야 한다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 이런 점 때문에 국정조사를 앞두고 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해 물타기를 시도했던 ‘남재준 국정원’이 이번엔 국정원 개혁 요구에 맞서 ‘종북몰이’로 칼날을 피해 가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다. 저간의 사정과 과거 국정원 행태를 종합해보면 이번 수사를 순수하게 봐주기 힘든 측면이 적잖다.

(≪한겨레≫, <사설> 미묘한 시점에 이뤄진 통합진보당 수사, 2013.08.28)



≪한겨레신문≫뿐만 아니라 ≪경향신문≫, ≪프레시안≫, ≪오마이뉴스≫, ≪레디앙≫ 등 진보적인 언론들은 모두 동일한 논조의 기사와 사설을 게재했고, 하루에만도 몇 개씩 되는 기사를 올리기도 했다. 그런데 이른바 ‘RO회합'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이들 대부분의 논조는 180도 달라진다. ’상식적 의문‘을 제기하던 이성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리고 하이에나가 되어 득달같이 달려들기 시작한다.



이 의원을 비롯한 진보당 일부 인사들의 시대착오적 현실인식은 지난주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된 ‘5월12일 모임 녹취록’에서 이미 드러난 바 있다. 역사의 시계를 30~40년 전으로 되돌린 듯한 조악하고 황당한 발상에 국민들은 충격에 빠져들었다. 체포동의요구서가 적시한 혐의사실까지 살펴보니 그야말로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 ‘진보’의 이름을 앞세우고 국회에 입성하고도 수구적 행태를 보인 세력은 더 이상 진보를 참칭할 자격이 없다고 본다.

이 의원은 체포동의요구서가 적시한 혐의에 대해 “상당 부분 사실이 아니다. 취지와 의도가 잘못 전달되고 있다”며 부인했다고 한다. 자신을 향한 국정원의 수사방향을 두고 “사상검증이자 마녀사냥”이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 그러나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은 사법적 책임을 따지기에 앞서 정치적 책임부터 질 필요가 있다. ... 이 의원은 이러한 국민들 앞에 정직해야 한다. 모든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밝히고 사법절차에 응하는 것이 주권자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일 터이다.

(≪경향신문≫, <사설> 체포동의요구서가 밝힌 ‘이석기 혐의’의 심각성, 2013.09.02)



비록 많은 기사와 사설에서 ‘만약 사실이라면’을 전제하고 있고 여전히 국정원에 의한 ‘물타기’ 의혹을 거둬들이지는 않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의례적인 표현, 마치 자신은 중립적인 양 가장하기 위한 가면일 뿐, ‘이석기 내란음모’ ‘혐의’는 이제 ‘혐의’가 아니라 이미 기정사실이 되어버렸다. 이제는 통합진보당이 계속해서 문제제기 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사실 확인조차 생략한다. 아니 오히려 통합진보당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는다고 질타한다. 새누리당 의원의 발언을 그대로 인용하면서, 이석기 의원이 의정활동에 필요한 자료를 요청한 것을 마치 국가기밀을 빼내려 했다는 듯이 기사화하는가 하면, 당선 축하편지를 충성편지로 둔갑시키고 있다. 국정원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했을 때는 문재인 의원의 발언을 빌어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발언’ 조작 의혹을 제기(≪경향신문≫, 문재인 “대화록, 국정원 누군가 정권에 갖다주려 만든 듯”, 2013.06.27)하고, 포기발언은 결단코 하지 않았다고 끝까지 주장했던 ≪경향신문≫이 이 사건에 대해서는 전혀 논조를 달리한다. 국정원과 검찰이 흘리는 말을 그대로 받아 적다보니 어느새 극우언론 조중동과 점점 거리를 좁히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이제는 “시대착오적 현실인식”, “조악하고 황당한 발상”, “수구적 행태” 등의 표현을 써가며 이석기 의원, ‘RO조직원’으로 규정된 진보인사들의 사상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왜 시대착오적이고 수구적 행태인지는 밝히지 않는다. 그러고선 사법절차에 응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낡은 진보’를 심판하는 글들이 줄을 잇는다. “진보 죽이는 ‘낡은 진보’… 다시 살아난 공안 몰이”(≪경향신문≫, 2013.09.03), “<싱크탱크 시각> ‘80년대 낡은 프레임’의 격돌”(≪한겨레신문≫, 2013.09.01), “국정원과 이석기, '유신'시대와 '석기'시대의 조우”(≪프레시안≫, 2013.09.11), “비비탄 개조해 빨치산 용사놀이? 현실감각 안타깝다”(≪오마이뉴스≫, 2013.08.30), ... 방어적 태도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이제는 숨김없이 본색을 드러낸다.











‘진보언론’에 뒤처질세라 ‘좌파언론’ ≪레디앙≫이 치고 나온다. ≪레디앙≫은 2012년 ‘통진당 사태’ 당시 당권파로 분류되던 이른바 ‘경기동부연합’을 물어뜯던 ‘있어봐서 아는데’를 자랑하는 ‘인사’와 ‘진보’인지 반공주의자인지, 아니면 이도저도 아닌 ‘일베충’들인지 구분 안 되는 인사들의 입을 빌어 맘껏 놀려댄다.



▶ 경기동부 출신에서 PD계열로 전향한 ㅈ씨, “한때 경기동부 출신이었던 내가, 그들이 김일성주의자이며 철 지난 정신 나간 운동권들”

▶ 녹색당 당원인 ㄱ씨, “남한 사회의 ‘진보’블럭은 또 엄청난 이미지 하락이 생기겠구나”라고 한탄하며 “저 머저리같은 인간들이 어찌되던 간에, 중요한 것은 정치의 전면에 정보기관이 나섰다는 것”이라며 “... 정말 중요한 건 공안정치가 부활한다는 것이다. 통진당은 처벌 받을 수 있고, 처벌 받아도 된다. 하지만 이러한 광풍은 어디로 얼마나 번질지 가늠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 변호사인 노동당의 ㅅ씨, “법리를 다투어 ‘내란예비음모죄’를 성립하지 않도록 하는 것보다 중요한 자리는, 진보진영이 스스로 교정할 능력이 없는 집단으로, 시대에 뒤떨어진 집단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이번 사태가 전체 진보진영의 쇠락으로 가게 될 것을 우려했다.

▶ A씨, “거의 공상만화 수준으로 열혈급진민족주의자들 집단패거리들의 골방좌담회를 가지고…”

▶ B씨, “종교집단일 줄 알았는데, 과대망상 환자들이었구나”

▶ C씨, “비비탄총 개조하고 인터넷 검색해서 폭탄 만들자는 애들을 경계했었다니 갑자기 나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레디앙≫, 이석기 녹취록 공개에, 진보진영 SNS에서 “아…” 한숨만, 2013.08.30)

(* 인용과정에서 ▶ 삽입, 굵은 글씨 표기 등 일부 편집)











그 어디에서도 비판의 근거는 찾아볼 수 없다. 이석기 의원과 사건에 연루된 인사들의 사상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무엇이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 그저 희화화시킬 뿐이다. ≪레디앙≫은 다른 기사(≪레디앙≫, 뜬금없는 ‘내란예비음모죄’, 2013.08.28)에서 보수언론에 대해 “자극적인 단어로 선정적인 보도”를 일삼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좌파’언론은 대체 무엇이 다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진보언론의 활약상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른바 ‘진보적 지식인’과의 조합을 통해 자신의 논조를 정당화하고, ‘진보적 지식인’ 역시 ‘물 만난 고기’마냥 진보의 ‘판결문’을 마구 읊어댄다.











이석기 의원과 국정원은 시대착오의 전형으로 서로 거울이미지다. ... 한쪽에선 전무후무한 3대 세습의 북한 1인독재체제를 추종하며 체제부정과 혁명을 부르짖는 사람들, 그 이름처럼 석기시대만큼이나 낡은 이념을 신봉한다. 다른 극단에서는 정부를 비판하면 빨갱이 딱지를 붙이고, 자신들이 지지하는 정당과 인물의 집권을 위해서는 국가의 공공기관이라도 개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유신독재 시대의 세계관을 굳게 신봉하는 사람들이다. 이 두 극단의 집단이 충돌했다. 유신 시대와 석기시대의 조우인데, 그 사이에서 21세기 우리 한국사회가 또 흔들리고 있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 국정원과 이석기, '유신'시대와 '석기'시대의 조우, ≪프레시안≫, 2013.09.11)











이제는 아예 반제자주와 민족통일, 민주주의, 노동자 인민의 권익을 위해 투쟁하면 “3대 세습의 북한 1인독재체제를 추종”하는 자가 되어버린다. 왜 그렇게 결론이 나는지는 역시 알 수 없다. 사실 조선의 지도자가 3대째 이어져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세습’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민주적인 선거를 통해 선출된 것인지 우리는 알 길이 없다. 조선이 1인 독재 체제인지, 아니면 나름의 민주적인 제도와 실천을 통해 운영되는지도 역시 알 수 없다. 한국에는 조선이 ‘3대 세습 독재’로 알려져 있고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이 역시 북을 적대시 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가권력과 부르주아 언론의 검열을 통해 전해졌다는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다. 무려 30년간이나 독재를 행했다고 알려진 쏘련의 스탈린조차도 사실은 매번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는 과정을 거쳤음을 상기한다면 우리가 모르는, 혹은 알려지지 않았거나 ‘검열’ 과정에서 은폐된 과정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상식적인 의문을 충분히 가져볼 법도 하지만, 그러한 고민의 흔적은 역시 찾아볼 수 없다. 전형적인 반공․반북 매카시즘 공세가 진보언론에서, 진보적 지식인의 이름으로 행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9월 11일 정도 되면 통합진보당에서 이른바 ‘RO회합’이 내란음모를 모의하기 위한 모임이 아니라 사실은 전쟁 위협 속에서 어떻게 평화를 실현할지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음을 충분히 해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귀 기울임의 흔적은 전혀 엿볼 수 없다. 다짜고짜 ‘3대 세습 독재’를 추종한 ‘종북’이 되어버린다. 새누리당, 조중동과 다른 점이 무엇인지 도저히 알 길이 없다. 덧붙여, 김준형 교수님께서는 이석기 의원과 국정원을 동급으로 취급하는 대단한 역사인식은 물론 이석기 의원의 이름을 가지고 장난질 치는 치졸함까지 보여주고 있으니, 역시 대단한 진보언론이고 진보적 지식인이라 아니할 수 없다.











진보적 지식인 하면 역시 이들을 빼놓을 수 없다. 어떤 이슈가 벌어질 때마다 말을 안 하고는 견뎌내지 못하는 진보적 지식인들이 있으니, 그중에서도 역시 가장 발 빠르게 움직여 이름 석자를 날린 인물은 진중권이었다.











녹취록 전문. 완전히 정신병동이네요. 소수극렬화 현상으로 봅니다. 사회적 고립에서 오는 현실적 무력감을 심리적으로 보상받으려 집단으로 과격한 환상을 발전시키는 거죠. 현실에서 환상으로 도피한다고 할까? 일종의 동키호테 현상이죠. 이미 민족해방운동의 시대는 오래 전에 지났죠. 그들의 혁명적 로망의 근거가 사라진 겁니다. 그러다 보니 미군의 도발로 전쟁이 발발한다는 가상의 시나리오를 세워놓고, 그 안에서 빨치산 용사 놀이를 하는 겁니다. (출처: 진중권의 트위터)











정치적 발달장애를 앓는 일부 주사파 정치 광신도들이 80년대의 남조선혁명 판타지에 빠져 집단으로 자위를 하다가 들통난 사건 정도로 보면 될 듯. 근데 했다는 발언들을 들어보면, 얘들 중증인 것은 확실. 80년대에도 저런 또라이들은 없었거든요. (출처: 진중권의 트위터)











노,심,조 등 진보신당의 일부가 구 민주노동당과 다시 통합하려 할 때 진중권은 통합에 반대하는 진보신당 당원들을 향해 ‘좌익소아병’이라 비난한 바 있다. 그런데 이제 와서는 통합하려 했던 세력에 대해 ‘정신병자들’이라는 비난을 쏟아내고 있지만, 소부르주아적 망동이 비단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니 과거의 일까지 들추어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진중권은 알아주는 ‘진보논객’에서 이제는 그저 ‘입진보’로 전락해버림으로써 “사회적 고립에서 오는 현실적 무력감을 심리적으로 보상”받으려는 듯 ‘건달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호칭’스러운 말들을 마구 토해내고 있다. 그런데 이제 진중권의 말을 통해서 왜 이석기를 위시한 통합진보당의 인사들을 “시대착오적 현실인식”, “조악하고 황당한 발상”, “수구적 행태”라고 비난했는지 이유를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민족해방운동의 시대는 오래 전에 지났”건만 여전히 “미군의 도발로 전쟁이 발발한다”는 정세인식을 하고 있다는 것이 그 요지인 모양이다.











전시작전권조차 갖지 못한 나라, 미제국주의와 일본이 합의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으로 인해 유사시에 일본의 침략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인데도 ‘침략’으로 규정하지 못하는 나라,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미제국주의 상국의 허가를 득해야 하는 나라, 여전히 분단이 해소되지 못하고 평화체제조차 구축되지 못한 나라에 살면서 ‘민족해방의 시대는 끝났다’라고 소리치고 있다. 반세기가 넘도록 미제국주의의 핵전쟁 위협을 머리 위에 이고 살았으면서도, 핵항공모함, 핵잠수함이 드나들고 핵폭격기가 머리 위를 날고 있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미군의 도발은 없다’라고 소리치는 자가 ‘진보의 화신’이 되어 정세를 규정하고 있다. 자신의 천박한 정세인식과 몰계급성에 아랑곳하지 않고 미제국주의의 전쟁위협으로부터 목숨 걸고 평화를 실현하겠다고 하는 반제반미 투사를 정신병자로 매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진중권만이 아니라 진보적 언론, 지식인, 정치인 할 것 없이 진보를 내세우는 소부르주아 이데올로그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제기하는 비판, 비난의 근저에는 동일한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모두가 한결같이 현실과는 전혀 상관없이 돈키호테가 되어 자신들의 머릿속에서 ‘민족해방’을 맞이하고, ‘미제국주의의 핵전쟁 위협’을 차단하고 있는 것이다.











진보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분이 바로 손호철 교수님이시다. 이 분 역시 소부르주아적 본질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딱! 중간에 서려고 한다. 누구의 편도 들지 않고, ‘종북주의’와 ‘종북매카시즘’ 모두에 분개하신 나머지 결국에는 피해자인 ‘종북주의’자들을 배신하고 만다. ‘종북매카시즘’ 공세에 ‘종북주의’자들이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비론은 열의 하나는 자신의 영혼을 지키는 데 쓰이고, 열의 아홉은 약자를 공격하는 ‘시누이’가 될 뿐이다. 정치학을 가르치시는 손호철 교수님께서 적대적 관계에 중립 내지 중간은 결코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시대착오적인 종북주의는 신랄하게 비판하되 그것이 ‘종북매카시즘’으로 나가는 것을 막고 올바른 진보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대중의 몫이다.

(≪경향신문≫, <손호철의 정치시평> 이석기를 넘어서, 2013.09.15)











진보들이 취하는 양비론, 중립적 태도라는 것이 현실에서는 어떤 결과로 나타나는지를 잘 보여준다. 자신 스스로 ‘종북매카시즘’으로 나가는 것을 막자고 하면서도 ‘종북주의’라 매도하고 있다. 한국에서 ‘종북주의’는 곧 국가보안법에 의해 제재를 받아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손호철 교수 스스로도 법적 제재를 인정하고 있다. “이번 녹취록에서 나타난 것과 같은 테러는 사법적으로 규제해야 한다.” (같은 글) ‘테러’가 “사법적으로 규제”받아야 한다면 ‘종북주의’ 역시 국가보안법에 의해 규제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종북’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북, 즉 조선을 안다는 것이고, 따라서 알기 위해서는 회합․통신을 하든, 이른바 ‘월북’을 하든, 뭐라도 해야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보안법을 사수하라!











‘시대착오’, ‘정신병자’, ‘돈키호테’ 등 모든 비난의 결정판, ‘종북’ 마녀사냥의 결정판, ≪한겨레 신문≫ 오태규 논설위원의 논평을 빼놓을 수 없다.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의 사실관계도, 지난 5월의 반도 정세도, 한국 사회의 성격도 그에겐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오직 하나, 난도질할 수 있는 그럴싸한 비유면 족하다.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과 그의 동지들이 벌인 ‘집체극’을 보면서 두 가지 장면이 머릿속을 스쳤다. 하나는 사이비 광신도들의 부흥회이고, 또 하나는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다.

이 의원이 강연하면서 중간중간 던지는 질문에 “예, 예” 하며 호응하는 참석자들의 모습은, 사이비 종교 교주의 설교에 “아멘, 아멘” 하며 감읍하는 맹신도의 행태를 영락없이 빼닮았다. 그 개인에 초점을 맞추면, 기사도와 관련한 책을 너무 탐독한 나머지 풍차를 거인으로 알고 덤빌 정도로 맛이 간 돈키호테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에게 돈키호테의 둘시네아 공주는 북쪽의 ‘김씨 일가’, 기사도 서적은 ‘주체사상’, 거인으로 착각한 풍차는 ‘남쪽 정권 및 미 제국주의’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한겨레신문≫, <아침 햇발> 문제는 핵이다, 2013.09.10)











오태규는 <돈키호테>와 달리 “이 의원은 공포와 불안을 주는 아마겟돈적 괴물로 다가온다”면서 그 원인을 이석기 의원의 핵에 대한 입장으로부터 찾는다. ‘녹취록’에 등장하는 이석기 의원의 핵무기 지지 입장에 대해 이렇게 비판한다.











둘째, 핵 민족주의로는 절대 분쟁을 억제하거나 평화를 담보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힘이 없는 나라가 힘이 강한 나라와 민족주의로 맞서 이길 수 없다는 건 누구나 쉽게 수긍할 것이다. 민족주의 앞에 ‘핵’ 자가 붙는다고 그 본질이 달라지지 않는다. 북이 핵무기를 가졌다고 해도 그것은 패망을 부르는 무기에 불과하다. 이것은 ‘친남’ 핵 민족주의자에도 똑같이 해당한다.(같은 글)











미제국주의는 반도에 전쟁이 벌어지고 있던 때부터 지금까지 북에 대해 수도 없이 핵공격을 감행하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1950년 이미 한국에 핵무기를 들여왔고 전쟁 당시에는 핵공격을 감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까지 실행된 바 있다. 이후로도 계속해서 핵전쟁 위협을 가한 것은 물론 1993~94년에는 실제 핵전쟁 위기로까지 치달았던 바가 있다. 미-일-한은 북에 대해 전쟁 연습을 계속하는 한편 올해 상반기에는 핵항공모함, 핵폭격기, 핵잠수함 등을 훈련에 투입해 핵참화 위기를 조장한 바 있다. 핵은 단순히 중립적인 과학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대단히 정치적인 문제이며, 때로는 사느냐 죽느냐를 가르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라크는 대량살상무기가 없었기 때문에 미제국주의에 의해 짓밟혔고, 리비아 역시 적절한 대응수단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처참하게 짓밟혔다. 물론 핵은 그 자체로 위험하다. 그런데 과연 이석기 의원은 그 사실을 몰랐을까? 오태규는 핵이 아니라면 과연 어느 것으로 “분쟁을 억제하거나 평화를 담보할 수” 있을지를 얘기했어야 한다. 그리고 핵을 문제 삼으려거든 북의 핵과 이석기 의원이 지지하는 핵이 아닌 반세기가 넘도록 북에 대해 핵전쟁 위협을 가하고 전 세계를 마치 자신의 안마당마냥 짓밟고 다니는 미제국주의가 보유한 핵에 대해 성토하고 폐기할 것을 목숨 걸고 투쟁했어야 한다. 오태규의 글에는 미제국주의가 보유한 핵에 대한 언급은 일언반구도 찾아볼 수 없다.











진보적 지식인이라고 해서 모두 이들과 같은 반공․반북주의자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어 보는 지식인들이 나서서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이 국정원에 의해 조작되었음을 폭로하고 있고, 부정선거로 당선된 박근혜의 퇴진을 위해 투쟁하고 있다. 그리고 이른바 ‘진보’로 위장한 소부르주아 언론, 지식인, 정치인들의 반공․반북주의를 일갈하고 있다.











<왜냐면> ‘적대적 공생관계’라니? / 장정일(소설가)



... 국정원이 집권 여당의 정적이나 민주화 운동을 탄압하기 위해 내란음모와 반국가단체를 조작하고 날조한 사건은 부지기수다. 인혁당(1974),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1980), 오송회 사건(1982), 왕재산 사건(2011) 등 국정원이 시나리오를 쓴 굵직굵직한 공안사건은 모두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럼에도 국정원은 피해자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거나 국민에게 변변한 재발 방지책을 내놓지 않았다.

대선이 한창이던 2012년 12월, 간첩과 내란음모 사건을 조작해온 국정원의 업무에 또 다른 업무가 추가됐다.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발각된 국정원 여직원의 인터넷 댓글 공작은 여직원 개인의 사적 활동이나 과잉충성이 아니었다. 국정원장의 지휘 아래 심리전 부서가 일사불란하게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나섰던 것이다. 정치 개입이 금지된 국정원이 어느 한편을 당선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벌였으니 해체되어 마땅했다. 그러자 국정원장은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전문을 무단 공개하며 조직 지키기에 나섰다. 발가벗기는커녕 온갖 오물을 덕지덕지 묻힌 채, 동네방네에 용의자의 피의사실을 퍼뜨리며 가택수사를 하겠다고 나선 국정원의 뻔뻔함이라니!

자신의 죄는 벗지도 못한 채 남의 허물을 캐고자 가택수색을 강행한 국정원도 그렇지만, 국정원과 통진당을 가리켜 ‘적대적 공생관계’라고 질타하는 좌파 지식인과 진보적 논객은 더 구역질난다. 통진당이 ‘장난감 총을 개조하자’느니 어쩌느니 하는 ‘뻘짓’을 하는 통에 국정원이 구원을 받은 것은 맞지만, 국정원 덕에 통진당이 반사이익을 얻거나 혜택을 받은 게 어디 있다는 말인가? 국정원이 낸 보도 자료가 맞다면, 통진당은 몇년째 국정원의 사찰을 당하고 있었던 피해자이지 국정원과 적대적 공생관계라는 인과관계는 성립하지 않는다.

... 통진당과 국정원이라는 양극단을 등가로 놓고 비난하는 진보 지식인의 행태도 쉽게 이해가 된다. 이들은 이 기회를 빌려 자신을 불편부당하고 합리적인 지식인으로 내세운다. 뿐만 아니라 이런 분식에는 자신의 합리적 이미지를 강화하는 것 이상의 허위의식과, 통진당 사태로부터 건져내야 할 소중한 자산을 보지 못하는 좌파·진보 논객의 무능력마저 내재되어 있다.

... 적대적 공생관계는 이런 경우에나 써야 한다. 이석기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놓고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과시한 ‘찰떡 공조’는, 그들이 무엇을 옹호하고 두려워하는지를 잘 가르쳐준다. 자본주의는 아주 오랫동안 자신을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누구도 이 체계를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자연(自然)인 양 스스로를 신화화해왔다. 전 세계에 번진 비당파적 실용주의와 초당파적 협력이라는 탈이데올로기 정치는 그 오랜 노력이 거둔 승전물이다. 딱히 내란 음모가 아니더라도, 통진당은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지우고 봉합한 탈이데올로기의 속임수를 드러내기 때문에 반드시 제거되어야 하는 눈엣가시다. 탈이데올로기(자본주의)가 무성한 오늘날, 통진당의 실패는 ‘다시 실패하라, 더 낫게 실패하라’는 사뮈엘 베케트의 교훈을 떠올려 준다.(≪한겨레≫, 2013.09.12)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을 계기로 ‘종북’ 매카시즘 공세에 나선 이들 중 진보적 정치인을 빼놓을 수 없다. 이들 중 단연 으뜸은 심상정이다. 자신의 앞길에 걸림돌이 될 때는 ‘종북’의 낙인을 찍고 가차 없이 버렸다가도 또 필요할 땐 언제 그랬냐는 듯 ‘진보’의 가면을 뒤집어쓰는 ‘권력의 화신’ 심상정이 여지없이 기염을 토해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진보’로 위장해 왔던 자신의 본질을 여과 없이 드러내면서 부르주아 정치판에 더욱 깊숙이 발을 담그려 하고 있다. 요즘 들어 특히 조중동의 세례를 부쩍 받고 있는 이유는 괜한 것이 아니다.











“내란음모는 이 땅에서 결코 용인할 수 없는 또 다른 국기문란 사건” ... “철저하고 엄중하게 수사되어야 한다” ... “대한민국 헌법과 법률에 근거해 존재하는 공당이고 그 소속원이라면 이번 수사에 당당하게 임하길 진보당과 이 의원에게 촉구한다” ... “현재 제기되는 혐의는 헌법의 기본정신을 부정했다는 것” ... “중차대한 혐의로 각종 의혹이 난무하는 현실에서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는 길은 당당히 수사에 응하는 것” ... “문제는 국정원이 선거개입 등 국기문란 사건으로 이미 국민의 신뢰 밖에 있다는 것” ... “국정원은 국기문란 사건 국면전환용이라는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내란음모사건’ 수사를 검찰로 넘기고, 수사상 요구되는 사항에 협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향신문≫, 심상정 “국민들은 헌법 밖의 진보 용납하지 않아…이석기, 수사 임해야”, 2013.09.01)











심상정은 1985년 구로동맹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10년 가까이 수배를 받았고, 전노협의 핵심 간부, 금속노조의 핵심 간부로 오랜 기간 ‘투사’로서 활동해 왔다. 노동자 인민의 생존권, 이땅의 민주주의와 진보를 위해서라면 합법, 불법 가리지 않았던 심상정이 이석기 의원을 비난하고 나섰다. 그것도 ‘헌법’을 벗어났다는 이유로 비난한 것이다. 심상정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정치사상의 자유가 극우반동세력의 ‘종북’ 매카시즘 공세에 의해 낱낱이 파괴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이 주장하는 ‘헌법 내 진보의 가치’,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인 이석기 의원을 향해 헌법을 벗어난 ‘체제전복세력’이라고 낙인찍고 스스로 감옥에 가라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노동자 인민이 피나는 투쟁을 통해 건설한 민주주의가 처참하게 짓밟히고 있는 상황인데도 양비론을 내세워 중립을 가장한 채 국정원의 내란음모 조작에 정당성을 부여하면서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법이란 결국 부르주아 지배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기제에 불과하다. 헌법은 우리가 지켜야 할 최고의 가치, ‘진보’의 가치가 아니라 부르주아 지배 체제인 반공․반북에 근거한 자본주의 착취 체제를 유지하는 가장 상위의 법률에 다름 아니다. 지배계급은 자신의 지배 체제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정치사상의 자유,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 등은 하위법을 통해, 단서조항을 달아 사사건건 트집을 잡으면서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리지만, 국가의 지배 체제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조항들은 ‘준법’을 강요하면서, 이를 어길 시 가혹한 처벌을 가하고 있다. 또한 헌법보다도 상위에 있는 법인 국가보안법이 호시탐탐 진보진영, 노동자 인민을 감시․통제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런데도 심상정은 ‘헌법 내의 진보’ 운운하면서 자신은 결단코 법을 위반하지 않을 것임을 온 천하에 천명한 것이다. 결국 반공․반북주의에 더해 이제는 준법정신까지 무장한 심상정은 진보의 의미를 마음대로 ‘헌법 내’로 한정하면서 이석기 의원과 통합진보당 인사들에 대한 공격을 넘어 새로운 사회를 꿈꾸는 진보진영 전체로, 노동자계급운동진영 전체로 공격의 화살을 날린 것이다. 심상정에게는 진보도, 노동자 인민의 해방도 아닌 결국 자신의 권력의 앞길을 순탄하게 닦아줄 제2의 통합진보당을 필요로 할 뿐이다.











반동적 소부르주아 이데올로기 극복과 노동자계급의 해방











극우반동세력이 박근혜를 당선시키기 위해 국정원을 비롯한 국가기관, 유관기관, 민간인까지 총동원해 부정선거를 치른 것은 박근혜의 당선이 재벌을 위시한 독점자본의 요구였기 때문이다. 2007년 말 발발해 전 세계를 공황으로 몰아넣은 경제위기로부터 5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 오히려 불황의 장기화와 더한 추락을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표면적으로는 거짓신화인 ‘산업화의 아버지’ 박정희의 이미지를 차용함으로써 노동자 인민의 ‘기대감’을 채워줄 수 있으면서도, 본질적으로는 노동자 인민에 대한 강력한 억압과 통제, 독점자본 밀어주기 정책을 펼 수 있는 ‘집행위원장’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것이 박근혜였고, 비록 수많은 ‘복지공약’을 남발하면서 당선시키기 위해 애를 썼지만, 결국에는 국가기관을 총동원한 부정선거를 통해서야 겨우 당선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부정선거가 발각돼 박근혜 정권이 총체적 위기에 빠져드는 순간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빼들었던 카드가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 조작이었던 것이다. 비록 수많은 부르주아 정치인들과 진보적 지식인, 언론, 정치인들이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라는 식으로 국정원의 대선 개입과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 수사를 구분하려 했지만, 위축된 촛불시위가 보여주듯 이미 국정원의 내란음모 조작이 먹혀든 것이다. 그 원인은 내란음모 자체가 ‘생소’하기도 하고 워낙 강력한 사건이기도 했지만, 근본적으로는 한국 사회에 뿌리박힌 반공․반북 이데올로기에 그 원인이 있다 할 것이다. 반세기가 넘도록 반공․반북 이데올로기가 전 사회를 지배해 왔고, 한편으로는 독재권력을 유지하는 이데올로기로, 다른 한편으로는 폭압적인 자본주의 착취 체제를 지탱하는 이데올로기로 작용했던 것이다. 이에 더해 국가권력의 폭압적인 탄압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오늘에 와서 반공․반북 이데올로기가 사라진 것처럼 보이지만, ‘이석기 내란음모 조작사건’이나 작년에 있었던 ‘통진당 사태’ 등을 통해 알 수 있듯 한국 사회 전반에 여전히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다.











그리고 반공․반북 이데올로기가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맹위를 떨칠 수 있게 된 데는 극우반동의 공세뿐만 아니라 이른바 ‘진보적’ 언론, 지식인, 정치인들의 역할이 컸다. 이들은 한국 사회, 나아가 반도 전체를 지배하는 민족모순과 계급모순이 사라진 것처럼 얘기하면서 이제는 민주주의의 확장, 개혁, 복지, 점진적인 진보만이 대안인 것처럼 주장한다. 그리고 이들이 얘기하는 진보를 넘어서는 주장을 펴는 자들에 대해서는 ‘구좌파’, ‘시대착오적’, ‘골방좌파’, ‘돈키호테’, 그리고 ‘종북’이라는 낙인을 찍어댄다. 사실은 이들이야 말로 돈키호테요 환상 속에서 해방을 맛보고 있음에도 말이다.











쏘련을 위시한 20세기 사회주의 체제가 붕괴되고 몇 남지 않은 사회주의 국가들이 힘겹게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반동적인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노동자 인민이 전망을 상실하고 체제에 안주하며, 결국 개혁과 점진적인 진보만을 추구하는 지경에 처하게 된 것이다. 당장 자본과 국가권력의 공세로 인해 생존권의 위협에 놓여 있는 노동자 인민이 언제 올지 모를 해방의 전망을 움켜쥐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개혁과 점진적 진보, 복지를 설파하는 이른바 ‘진보적’ 지식인들, 언론들, 정치인들이 설파하는 ‘달콤한 미래’에 솔깃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길은 노동자 인민의 길이 결단코 아니다.











노동자 인민의 의식을 노예화하고 이로써 체제 유지에 복무하는 반동적인 소부르주아 이데올로기 극복이 매우 시급하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매주 개최되고 있는 촛불투쟁과 전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동자 인민의 투쟁에 정치조직들이, 사회주의자들이 전면적으로 결합해야 한다. 노동자 인민의 투쟁에 긴밀하게 결합하여 자본과 권력의 공세의 본질을 폭로하고, 투쟁을 보다 정치적이고 전투적으로 고양시키며, 전국을 단일한 전선으로, 反박근혜 투쟁 전선으로 모아내야 한다. 이를 통해 소부르주아 이데올로기로부터 보다 정치적이고 계급적인 의식으로 노동자 인민의 의식을 견인해야 한다. 또한 노동자 계급의 정치참모부, 당 건설에 적극 매진해야 한다. 맑스-레닌주의와 철의 규율로 무장한 노동자 계급의 정치참모부를 건설할 때 지배계급의 공세와 ‘진보’를 가장한 소부르주아 이데올로그들이 주입하는 혼란을 뚫고 노동자 인민의 해방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다. <노사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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